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보이지 않는 브랜드의 문화를 파는 '브랜드 매장'

브랜딩/브랜드 B자 배우기

by Content director 2022. 3. 25. 14:4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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브랜드의 매장이 주는 궁극적인 목표는 ‘문화’다. 여기서 말하는 문화란 그 브랜드만의 아이덴티티를 말한다. 매장에서는 브랜드의 독특한 존재감이 충분히 전달되어야 한다. 왜 이 상품이 여기에 있는지를 소비자가 파악할 수 있게 해야 한다. 매장은 상품의 기원을 보여 주는 곳으로서 출생(?)에 대한 감동이 전달되어야 하는 곳으로 매장의 판매원이 배우라고 한다면 VMD연출은 세트장이며, 소도구는 상품이다. 매장에서 고객과 만났을 때는 판매가 아니라 5분짜리 공연을 한다고 생각해야 한다. 

 

브랜드의 매장이 주는 궁극적인 목표는 ‘문화’다. 

 

브랜드의 매장이 주는 궁극적인 목표는 ‘문화’다. 문화라는 단어 때문에 매장의 목표가 너무 거창하거나, 일반적이고 혹은 무책임하게 들리겠지만 여기서 말하는 문화란그 브랜드만의 아이덴티티를 말한다. 매장에서는 브랜드의 독특한 존재감이 충분히 전달되어야 한다. 왜 이 상품이 여기에 있는지를 소비자가 파악할 수 있게 해야 한다. 매장은 상품의 기원을 보여 주는 곳으로서 출생(?)에 대한 감동이 전달되어야 하는 곳이다. 

 

폭스바겐의 슈퍼리무진을 만드는 드레스덴 공장(Dresden Factory)을 살펴보자. 이 공장은 예비 차주를 불러서 말 그대로 차가 태어나는 광경을 지켜보게 한다. 일명 유리공장에서 소비자는 자신이 주문한 차가 나오는 것을 직접 본다. 여기서 생기는 가치는 영업소에서 차를 받는 기쁨보다 자신의 것이 눈앞에서 만들어지는 훨씬 더 큰 기쁨을 보는 것이다. 생각해 보라. 아기가 만들어지는 것을 본다면 어떤 기분일까? 폭스바겐은 최첨단 시스템 덕분에 도저히 상상하지 못했을 기쁨을 소비자에게 느끼게 해주는 것이다. 단순히 새 차를 뽑는 것이 아니라 새 가족을 기다리는 경험을 하게 해 줌으로써 잊고 있던 차에 대한 유대감을 만들어 준다. 

 

새 가족을 얻는 경험을 줌으로 인해 잊고 있었던 RAW 한 감정을 만들어 내는 폭스바겐의 슈퍼 리무진을 만드는 드레스덴 공장(Dresden Factory) ⓒvolkswagen

 

매장은 상품의 기원을 보여 주는 곳으로서 출생(?)에 대한 감동이 전달되어야 하는 곳이다. 


그렇다면 빵집의 매장은 어때야 할까? 빵을 사는 곳이 아니라 자신이 살 빵들이 정성과 건강함으로 만들어져 놓인 곳이어야 한다. 그래서 크리스피 크림이라는 도너츠 매장에서는 도너츠가 신선하게 만들어지는 과정을 직접 보여 주어서 갓 만들어진 달콤한 도너츠를 먹는 기쁨을 더해 준다

 

이처럼 매장은 단지 물건이 있는 곳이 아니라 그 브랜드만의 문화가 있는 곳이어야 하고, 소비자는 이 문화를 누릴 수 있어야 한다. 파는 사람과 사는 사람이 존재하는 것이 아니라 그 브랜드를 아끼는 사람이 서로 만나는 곳이어야 한다. 마치 자신의 애완견이 낳은 새끼를 다른 사람에게 선물로 주기 위해서 만나는 곳 말이다. 이처럼 매장은 자신의 브랜드를 어떻게 팔 것인가와 어떻게 소개할 것인가의 관점에 따라서 동물병원 혹은 가축농장이 된다.

 

이처럼 매장은 단지 물건이 있는 곳이 아니라 그 브랜드만의 문화가 있는 곳이어야 하고,
소비자는 이 문화를 누릴 수 있어야 한다.


 

명품 매장을 방문했을 때 그 당시의 기분을 글로 적어 보자. 비록 단어로 몇 자 적어 보지만 그 단어가 그때의 기분을 정확하게 전달하지는 못한다. 자신이 좋아하는 브랜드의 매장을 떠올리면서 그 매장 안에 들어갈 때 기분을 생각해 보자. 그리고 그 느낌을 적어 보자. 분명, 뭔가가 있지만 막연하고, 그 느낌을 적어서 다시 읽어 보면 유치하다 못해 궁색하다면 그것이 바로 ‘문화’가 주는 느낌이다. 느낌은 좋은데 글로 쓰면 이상한 것이 바로 ‘분위기’다. 이처럼 문화가 있는 브랜드에는 ‘느낌’이 존재한다.

 

매장은 파는 사람과 사는 사람이 존재하는 것이 아니라
그 브랜드를 아끼는 사람이 서로 만나는 곳이어야 한다. 

 

 

지금까지 브랜드에 대해 알아야 하는 지식을 사람에 비유해서 말했다. 여기서 컨셉의 아이디어를 브랜드의 뼈대라고 한다면 매장은 그 뼈대가 외부로 나와 피부가 아니라 껍데기로 이루어진 갑각류로 비유할 수 있다.

 

매장의 기준은 다양하다. 어떤 브랜드는 상품이 잘 보여야 한다면서 내부 인테리어를 그야말로 극단적으로 단순하게 만든다. 반면에 어떤 브랜드는 상품은 그저 사은품이고 매장이 상품인 것처럼 자신들의 모든 것을 보여 주려 한다. 좋은 매장의 기준은 브랜드의 컨셉에 얼마나 제대로 충실했는가에 달려 있다. 매장의 크기, 매장의 인테리어와 오브제, 매장의 위치 등 브랜드는 자신이 말하고자 하는 것을 ‘공간’으로 표현해야 한다.

 

뮤지컬 세트장에서 배우가 여러 개의 도구를 이용해 자신의 역할을 탁월하게 보여 줄 때 우리는 분명 그것이 연극임에도 불구하고 실제감을 느낀다. 그리고 공감되어 감동까지 받는다. 매장의 판매원이 배우라고 한다면 VMD연출은 세트장이며, 소도구는 상품이다. 매장에서 고객과 만났을 때는 판매가 아니라 5분짜리 공연을 한다고 생각해야 한다. 

 

매장에서 고객과 만났을 때는 판매가 아니라 5분짜리 공연을 한다고 생각해야 한다. 

 

내가 어떤 빵을 고르고 있을 때 우연히 종업원과 눈이 마주쳤다. 

종업원은 아주 엷은 웃음을 지으면서 이렇게 말했다.

 

“방금 나온 빵입니다. 다른 빵보다 먼저 드셔야 맛있습니다.”
“왜죠?”
“음, 지금 손님이 고른 빵에 비해서 밀의 향기가 더 고소하게 나도록 만들었습니다. 그래서 다른 것을 먹고 중간에 먹으면 그 은은한 맛을 느끼지 못하거든요. 전자렌지에 10초만 데워서 드시면 더 고소하게 먹을 수 있습니다.”

 

 

매장은 물건을 파는 곳이 아니라 마음을 사는 곳이다. 
이 기준만 가져도 지금의 매장들은 전혀 다른 매장이 될 수 있다. 

 

 

나는 지금 매장에서 빵을 산 것이 아니라 맛있게 빵을 먹는 방법과 빵을 사랑하는 사람과 빵에 관한 이야기를 하고 있다. 앞으로 이 빵집에 가면 어제 산 빵에 대한 평가를 할 것이고 그렇게 되면 아마 이 빵집에서 만든 빵은 모두 먹게 될 확률이 높다(물론 맛이 좋다면). 이처럼 매장은 물건을 파는 곳이 아니라 마음을 사는 곳이다. 이 기준만 가져도 지금의 매장들은 전혀 다른 매장이 될 수 있다. 

 

 

 

앞서 말했듯, 매장이 주고자 하는 궁극적인 가치는 문화다. 그 문화를 제대로 느끼려면 나이키 매장과 아디다스 매장을 방문해 보면 알 수 있다. 스포츠에 관해서 미국인과 독일인의 눈으로 살펴보며 아주 작지만 근본적으로 다른 시각이 있음을 알 수 있다. 그런데 한국인은 나이키 매장과 아디다스 매장의 차이점을 구분할 수 있을까? 같은 스포츠 브랜드이지만 미국 브랜드와 유럽 브랜드는 서로 다른 관점에서 브랜드를 보기 때문에 매장에서도 차이가 난다. 그런데 각각의 매장에 들어갔을 때 신발만 보인다면 우리는 아직 문화의 결을 구분할 수 없다고 볼 수 있다. 

 

같은 스포츠 브랜드이지만 미국 브랜드와 유럽 브랜드는 
서로 다른 관점에서 브랜드를 보기 때문에 매장에서도 차이가 난다. 

 

 

이 두 브랜드의 매장에서 상품보다 문화를 더 보여 주고 있는 브랜드는 무엇일까? 이 두 브랜드의 매장들은 어떤 컨셉에서 시작됐을까? 그리고 이 두 브랜드가 연출하고자 하는 궁극적인 분위기는 무엇일까? 이 질문을 가지고 매장을 살펴본다면 이 두 브랜드의 분명한 경계선을 볼 수 있을 것이다. 그 경계선이 보인다면 브랜드 아이덴티티를 발견한 것이다. 

 

 

매장에 관한 책 10권을 읽기 위해서 시간을 쓰기보다는 매장을 100번 다녀오는 것이 훨씬 낫다.

 

매장은 상품을 소비하는 느낌을 다르게 만든다. 그것을 체험이라고 말한다. 

 

매장에 관한 책 10권을 읽기 위해서 시간을 쓰기보다는 매장을 100번 다녀오는 것이 훨씬 낫다. 1999년에 푸마 브랜드를 리뉴얼하면서 겪은 일이다. 당시에 브랜드 리뉴얼을 하지 않아 매장이 녹색이던 푸마와 리뉴얼을 해서 매장이 빨간색이던 매장이 동시에 존재하고 있었다. 그 중 리뉴얼을 하여 빨간색 매장을 가지고 있던 명동의 매장에서 일어난 일이다. 고등학생으로 보이는 아이들 4명이 몰려와 신발을 고르고 있었다. 때마침 나는 매장 입점 고객을 조사하러 그 매장에 방문했다. 아이들에게 사은품으로 신발끈을 주면서 어디서 왔는지를 물었다.

 

매장은 상품을 소비하는 느낌을 다르게 만든다. 그것을 체험이라고 말한다. 

 

“의정부에서 왔어요.”
“거기에도 푸마 매장이 있는데, 왜 여기까지 왔어요?”
“의정부 푸마는 망한 푸마고요, 빨강 푸마는 독일에서 진출한 푸마잖아요.”


그들이 알고 있는 사실은 사실이 아니었다. 그들 스스로 믿고 있는 진실이었다. 의정부와 명동은 같은 푸마였고, 아직 의정부는 리뉴얼을 하지 않았던 것뿐이었다(당시 리뉴얼은 서울부터 순차적으로 진행되고 있었다).


“아니, 의정부나 여기나 상품도 똑같고 가격도 똑같은데?” 


나는 의아해하면서 물었다. 그러자 그중에 한 명이 이렇게 말했다.  


“느낌이 다르잖아요.”

 

매장은 상품을 소비하는 느낌을 다르게 만든다. 그것을 체험이라고 말한다. 루이뷔통은 파리 본점에 가서 사야 된다는 사람은 어떤 체험을 하고 싶은 것일까? 폴로는 영국의 본드 스트리트에 있는 매장에서 사야 제 맛이라고 하는데, 그 이유는 무엇일까? 

장충동에서 ‘원조’라는 써 붙인 족발집 간판을 세다가 그만둔 적이 있다. 원조 매장에서 먹는 맛은 무엇일까? 

 

 

 

‘이 매장은 도시의 사원입니다.’ 

- 패션 브랜드 앤트로폴로지의 이야기다. 


‘그 매장은 도시의 꿈터 같은 곳입니다.’ 

- 나이키 타운을 말하는 것이다.


‘우리 매장은 빌딩 숲의 오아시스입니다.’ 

- 스타벅스 하워드 슐츠 회장의 이야기다. 

 

‘뉴욕 소호에 있는 애플 매장은 미국의 관광지죠.’ 

- 실제로 애플 매장은 관광 코스에 포함된 명소 중의 하나다.

 

자, 이제부터 바로 이런 매장의 구성에 대해 알아보자.


출처 : 유니타스브랜드 Vol 25 브랜드 B자 배우기 유니타스브랜드 SEASON 2 Choic
- 브랜드로 구축된 세상을 보다: 브랜드의 B자 배우기, BEING_보이는 것을 보이지 않게 만들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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