상세 컨텐츠

본문 제목

시선을 끄는 VMD, 간판 그리고 쇼윈도까지

브랜딩/브랜드 B자 배우기

by Content director 2022. 3. 25. 16:37

본문

반응형

 

쿵짝짝 쿵짝짝, 
VMD

 

위키피디아 한국판에서 VMD의 정의를 다음과 같이 했다.

“VMD란 Visual Merchandising의 약자로, 디스플레이의 하위 개념으로 상업적인 목적성이 강한 일종의 전시와 진열의 의미다.”

 

이 정의가 틀린 것은 아니지만 맞는 것도 아니다. 여기서 VMD를 디스플레이의 하위 개념으로 적은 것은 아마도 VMD를 쇼윈도에서 보여 주는 것으로 생각한 것 같다. 매장에 들어오는 사람들에게 들어온 이유를 물어보면 상품이 연출된 윈도를 보고 들어왔다고 대답하는 사람이 대부분이다. 그런 느낌이 매장 안에서도 그대로 연출되도록 예전에는 ‘DP(진열)’라 불렀다. 그러나 지금은 쇼윈도에서 매장 안까지 모두 VMD 관점에서 진열이 아닌 ‘연출’로 바뀌고 있다. 그래서 VMD는 진열에서 전시로, 전시에서 연출로 완결되는 이른바 ‘브랜드의 갈라쇼(GALA Show)’다. 

 

멋진 VMD는 매장에 들어온 손님에게 마치 왈츠의 박자를 알려 주는 것처럼 동선을 따라 춤추게 한다. 
VMD를 따라 움직이는 손님은 자신이 원하는 상품을 찾는 것도 기쁘고,
 여기저기 보다가 잠시 멈추는 것도 흥미롭다.

 

 

간혹 남자들이 멋진 프러포즈를 위해 공공의 장소에서 연인에게 무릎을 꿇고 반지를 전해 주는 연출을 한다. 이처럼 특별한 프러포즈는 언제나 해외 토픽이 된다. 이런 부담스러운(?) 프러포즈를 여자가 기쁜 마음으로 받을 정도라면, 그들의 감정은 어느 정도 교감된 상태다. 그래서 이런 과감한 프러포즈를 받고 여자들이 도망가거나 화를 내는 경우는 극히 드물다.

 

마찬가지로 손님이 매장에 들어왔다는 것은 브랜드의 프러포즈를 받을 수 있는 상황이 펼쳐졌다는 것을 의미한다. 그렇다고 결혼(구매)을 승낙할 정도는 아니다. 이때 판매하는 사람이 어떻게 프러포즈(제안하다)를 해야 될까? VMD에 따라 이곳은 단 둘이 있는 큰 레스토랑일 수도 있고, 모두가 자신들을 보는 공공장소일 수도 있다. 

 

지금은 쇼윈도에서 매장 안까지 모두 VMD 관점에서 진열이 아닌 ‘연출’로 바뀌고 있다. 
그래서 VMD는 진열에서 전시로, 전시에서 연출로 완결되는 이른바 ‘브랜드의 갈라쇼(GALA Show)’다. 

 

 

마케팅의 판촉이라는 관점에서 이런 상황은 위에서 낭만적으로 설명했던 것과 달리 한마디로 ‘충동구매 유발’이라고 한다. 그래서 VMD의 궁극적인 목적은 소비자의 모순된 욕구(비싼 것을 싸게 사고 싶은 것)를 충족시키는 것이다. 그런 의미에서 VMD를 ‘비싸게 보이면서, 합리적으로 구매를 돕도록 촉진하는 것’이라고도 말한다. 

 

이것 또한 틀린 말은 아니지만 맞는 말도 아니다. 멋진 VMD는 매장에 들어온 손님에게 마치 왈츠의 박자를 알려 주는 것처럼 동선을 따라 춤추게 한다. VMD를 따라 움직이는 손님은 자신이 원하는 상품을 찾는 것도 기쁘고, 여기저기 보다가 잠시 멈추는 것도 흥미롭다.

 

 

브랜드가 주인공이 되어서 그 브랜드 앞에 머리 숙여 경배하도록 위압감을 주는 VMD가 아니라 
고객이 주인공이 되고 브랜드는 주인공이 주인공 될 수 있도록 해주는 것을 말한다.

 

 

흥겨운 왈츠에도 엄격한 박자가 있듯이 VMD 원칙에도 다음과 같은 최소 세 가지 기준이 있다. 

 

1) Alignment, 정렬
트렌드와 아이덴티티, 상품 그리고 잘 팔리는 상품과 컨셉 상품을 중심으로 연출되어야 한다. 

 

2) Basic, 기본

정리 정돈 속에서 팔 것과 보여 줄 것을 ‘강조’하며, 소비자에게 ‘순서’적으로 알려 주어야 한다.

 

3) Creativity, 창의성
궁극적으로 1)과 2)를 포함한 VMD 전략의 기준은 브랜드 컨셉을 얼마나 창조적으로 보여 줄 것인가에 두어야 한다.

 

얼핏 보기에는 너무나도 쉽고 당연하며, 누구나 할 수 있는 것처럼 보이겠지만 이 세 가지의 기준을 만족시키는 VMD를 찾기란 여간 어려운 일이 아니다. 특히 ‘청혼’에 해당하는 그런 연출을 보여 주는 창의적 VMD는 좀처럼 보기 어렵다. 창의적 VMD의 기준은 고객이 꿈꾸어 오던 새로운 라이프스타일을 보여 줄 뿐만 아니라 동시에 브랜드를 오브제로서 완성도 있게 해주어야 한다. 

 

브랜드가 주인공이 되어서 그 브랜드 앞에 머리 숙여 경배하도록 위압감을 주는 VMD가 아니라 고객이 주인공이 되고 브랜드는 주인공이 주인공 될 수 있도록 해주는 것을 말한다.

 

 

브랜드의 명함, 
간판

 

명함은 무엇일까? 명함에 연락처가 중요한 정보일까? 아니면 명함을 건네주는 사람의 눈빛이 중요할까? 그렇다면 간판은 어때야만 하는가? 다른 집 간판보다 더 선명하고 환해야 할까? 더 잘 보이기 위해서 빨간색과 노란색으로, 그것도 굵게 칠해야만 할까? 도대체 좋은 간판의 기준은 무엇일까? 

 

모든 간판이 거리에서 자신을 보아 달라고 소리치는 것처럼 크고, 
선동적이며 눈에 거슬리기까지 한다. 

 

아파트 상가에 있는 간판들을 보면 그야말로 남대문 시장에서 행인의 시선을 잡기 위해 “골라 골라, 만 원에 2개! 골라 골라!”라고 외치는 거리의 상인과 흡사하다. 모든 간판이 거리에서 자신을 보아 달라고 소리치는 것처럼 크고, 선동적이며 눈에 거슬리기까지 한다. 상가들의 간판을 보면 마치 고래 등에 덕지덕지 붙어 있는 조개들 같다. 대기업에서 운영하는 브랜드의 간판이라고 다르지 않다. 오히려 더 강한 네온사인과 튀는 컬러로 경쟁 브랜드와 치열하게 간판 전쟁을 하고 있다. 그야말로 ‘아우성’과 ‘이구동성’이다.

 

 

간판은 소비자들에게 어떻게 보여야만 할까? 로고와 심벌이 크게 보여야 할까? 

 

 

거리를 지나가는 사람들의 눈이 제일 먼저 머무는 곳은 쇼윈도다. 그 다음이 간판이다. 사람들이 간판을 뚫어지게 쳐다보거나 가까이서 보는 경우는 지극히 드물다. 대부분 10m 전방에서 보게 된다. 그렇다면 간판은 소비자들에게 어떻게 보여야만 할까? 로고와 심벌이 크게 보여야 할까? 지금은 비록 환경미화 차원에서 무작정 큰 간판을 걸지 못하지만, 그렇다고 이러한 기준들이 그리 잘 지켜지는 것은 아니다. 사실 1990년대 초반과 크게 다를 바가 없다.

 

현장에서 거의 지켜지지 않지만 그래도 간판의 기준은 있다. 

 

첫째는 간판에서 커다란 네이밍만 보이는 것이 아니라 네이밍이 말하려는 의미가 은유적으로 보여야 한다. 심벌과 로고가 있다면 적절한 조합으로 만들 수 있다. 커피숍 간판이라고 해서 커피잔과 커피숍 이름만 보인다면 그것은 예전에 전성기를 누리던 ‘약속다방’의 간판과 별반 차이가 없다. 

 

둘째는 자신의 분야에 대한 업을 보여 주어야 한다. 커피숍 브랜드라면 커피보다는 커피의 컬러 혹은 커피로 인해 사람들이 누리고 싶어 하는 가치가 간판에 드러나야 한다. 셋째는 브랜드 컬러가 무조건 크게 보이는 것이 아니라 선명하고 강하게 보여야 한다. 

 

단골손님은 없고 단지 이동 인구가 많은 거리의 간판을 보면 브랜드 네이밍과 상징보다는 팔고 있는 아이템의 이름을 사용한다. 어차피 두 번 볼 사람들은 아니기에 팔기만 하면 족한 것이다. 또한 경쟁 브랜드가 많은 브랜드일수록 그리고 차별화 없이 오직 가격에만 승부하는 브랜드일수록 간판은 크고 자극적이어서 그야말로 유치찬란한 간판들이 많다. 이런 것은 간판이 추구할 방향이 아니다.

 

간판도 명함과 같은 기능을 가져야 한다. 
간판에서 그곳을 지나가는 사람들을 궁금하게 만들어 매장에 들어와서 그것을 이해하게 만들어야 한다.

 

 

 

간판의 목표는 주목보다는 설득과 기억이다. 처음 본 사람과 인사를 하면서 받은 명함에서 그가 다니는 회사의 로고와 심벌만 보인다면 어떤 생각이 들까? 더 이상 궁금하지가 않다. 반면에 독특한 컬러와 종이 재질, 작은 그림들이 있다면 우리는 상대방이 더 궁금해진다. 간판도 명함과 같은 기능을 가져야 한다. 간판에서 그곳을 지나가는 사람들을 궁금하게 만들어 매장에 들어와서 그것을 이해하게 만들어야 한다. 매력적인 쇼윈도에 끌려 들어가 매장을 나온 후에는 간판을 보고 고개를 끄떡일 수 있어야 한다.

 

 

브랜드의 자태, 
파사드


파사드는 원래 옛 건물의 웅장함과 장엄함을 말할 때 사용하던 용어다. 언제부터인지는 모르지만 이런 파사드가 간판을 포함하여 매장의 정면을 지칭하는 용어로 사용되고 있다. 매장의 얼굴을 간판, 입구, 쇼윈도라고 생각한다면 파사드는 이런 부분의 합으로, 그 전체다. 어쩌면 ‘분위기와 느낌’이라고 말하는 것이 더 정확한 뜻이라고 할 수 있다. 그래서 파사드는 옆 매장의 파사드와의 관계, 매장 파사드와 건물의 관계 그리고 거리와 자신의 파사드의 관계 등에서 기능한다. 

 

파사드의 어원은 ‘매장의 외관’이 아니라 고딕 건물의 웅장한 외장을 설명할 때
사용하던 단어라는 것을 기억해 보자. 

 

 

파사드는 건물에 박힌 보석과 같은 매장이 아니라 건물에서 드러난 보석과 같은 매장이어야 한다. (적절한 비유는 아니겠지만) 어떤 매장이 뱀의 입에 들어가 있는 개구리처럼 보이거나, 고래의 등과 배에 붙어 있는 따개비처럼 보인다면 그것은 단지 ‘매장’이기 때문이다. 매장의 파사드는 건물을 빛나게 해야 한다. 그런데 그렇지 못하는 이유는 이렇다.

 

첫째, 프랜차이즈의 파사드는 대부분 매뉴얼에 따라 어디를 가든 천편일률적이기 때문이다. 그래서 그 매뉴얼에 맞지 않으면 매장도 들어갈 수 없다. 

 

둘째는 건물주와 매장주가 분리되어 있기 때문이다. 

 

파사드의 어원은 ‘매장의 외관’이 아니라 고딕 건물의 웅장한 외장을 설명할 때 사용하던 단어라는 것을 기억해 보자. 따라서 브랜드 매장에서 이 단어를 쓴다면 ‘건물’의 외관 관점에서 사용해야 한다. 

 

 

브랜드의 눈동자,
쇼윈도

 

사람과 사람이 눈이 마주쳤을 때 순간적인 ‘교감’을 느낀다. 눈이 마주친 사람이 누구인가에 따라서 불편한 느낌에서 사랑의 느낌까지 다양한 감정을 갖게 된다. 그렇기에 사람의 눈을 ‘마음의 창’이라고 한다. 거짓과 진실은 눈빛에서 나오며, 눈을 통해서 마음도 전달할 수 있다. 이러한 사람의 눈에 해당하는 것이 바로 매장의 쇼윈도다. 쇼윈도는 브랜드의 눈이기도 하다. 

 

 

사람의 눈에 해당하는 것이 바로 매장의 쇼윈도다.
쇼윈도는 브랜드의 눈이기도 하다. 


간혹 매장에 앉아 거리에서 매장의 쇼윈도를 보는 사람들을 종종 관찰한다. 상품의 가격을 찾는 사람의 눈, 행복한 상상을 하는 사람의 눈, 자신의 추억을 더듬는 사람의 눈, 행복한 집을 꾸미고 싶어 하는 사람의 눈. 나는 그들의 눈을 통해서 브랜드의 가치를 찾아볼 수 있다. 


쇼윈도는 브랜드의 눈이다. 그렇다면 어떻게 쇼윈도를 연출해야 할까? 드라마틱하게, 상상력을 자극하게, 예쁘게, 튀게, 독특하게, 의미 있게 등은 분명 쇼윈도의 연출을 표현하는 단어지만 기준은 아니다. 모호하지만 분명한 기준은 브랜드의 마음이 드러나야 한다. 브랜드의 생각이 드러나야 한다. 나는 쇼윈도를 브랜드의 명료한 생각이라고 본다.


 

출처 : 유니타스브랜드 Vol 25 브랜드 B자 배우기 유니타스브랜드 SEASON 2 Choic
- 브랜드로 구축된 세상을 보다: 브랜드의 B자 배우기, BEING_보이는 것을 보이지 않게 만들기

반응형

관련글 더보기

댓글 영역