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노일훈 작가, 작품을 통해서 자신을 완성한다.

휴먼브랜드

by Content director 2021. 10. 21. 12:3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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The interview with 노일훈 작가

 

차도 지나기 어려운 서울 영등포 시장 근처의 좁은 골목길. 오래된 철공소와 철물점들 사이에서 작가의 작업실을 찾기란 쉽지 않았다. 세계의 유명 전시회에서 전시를 하고, 수집가들에게 인정받는 예술가인 노일훈 작가. 무엇이 그로 하여금 이곳에 <노일훈 디자인 스튜디오>를 설립하고, 작품에 몰입하게 만들었을까.

“우선 재료도 구입하기 편하고, 생각한 걸 바로 구현하기가 좋습니다. 이 느낌조차도 저에게 영감이 되고 너무 좋은 곳입니다.”

그는 자연현상에 숨어 있는 법칙을 발견하고, 작품으로 표현해왔다. 매 순간 그는 단 하나의 작품으로 다시 태어나고 있었다.

 

노일훈작가의 휴먼브랜드란?
"자기완성" 
휴먼브랜드는 스스로에 대한 끊임없는 질문을 통해 자신만의 길을 발견한다.
어려움 속에서도 그 길을 꿋꿋이 따라가며 자기완성을 추구하는 사람이 그가 생각하는 휴먼브랜드이다.

 

‘노일훈 디자인 
스튜디오’의 설립

 

Unitas BRAND 노일훈 작가님의 경력은 화려합니다. 영국 건축학교 AA, 영국 왕립 예술학교 산업디자인, 런던 킹스턴 건축대학원을 졸업하고 건축가 *노먼 포스터(Norman Foster)의 건축 설계 사무소에서도 일하셨죠. 좋은 직장을 다닐 수도 있었는데, 이런 환경에서 만나게 될 줄은 전혀 생각 못했습니다.

작가의 길을 걷게 된 이유가 무엇인가요?

 

출처 :&nbsp;blog.hyosung.com


노일훈 작가 기업에서 나름대로 인정을 받고 잘했습니다. 그런데 계속해서 같은 일을 반복하다 보니 극심한 내적인 욕구와 갈증이 생겼죠. 건축가로서 일할 때 여러 제약 조건 때문에 더 좋게 할 수 있는 부분을 포기하는 게 힘들었어요. 예를 들어, 시공비나 설계비, 건축 법규에 막혀서 정말 하고 싶지만 그렇게 하지 못하는 상황들이 저에게는 항상 불만족이었어요. 마치 벽에 부딪힌 것 같은 고통이었죠.

고객으로서는 너무나도 당연한 요구지만, 저는 돌파구를 마련하고 싶었어요. 그런 갈등 속에서 몸도 많이 아팠고요. 결국 나만의 일을 해야겠다고 결심을 했습니다. 지금 제가 하는 일이 디자인보단 순수 예술 영역에 속해요. 디자이너라면 소비 욕구, 실용성, 이윤과 같은 여러 이슈를 고려해야 하죠. 그런데 저는 그 틀을 깨고 싶었고, 나만의 것을 표현하고 싶었어요.

 

*노먼 포스터

세계적으로 유명한 영국인 건축가로 대영박물관의 그레이트 홀, 홍콩 상하이 은행 본부, 뉴욕 허스트 타워, 런던 시청 등을 설계하였으며, 첨단 기술의 도입과 친환경적 설계를 통해 인간과 자연의 조화를 추구하는 건축가다. 영국에서 기사 작위를 받았다. 스티브 잡스는 그에게 애플 사옥(Apple Campus 2)의 건축을 의뢰하였고, 2016년 완공 예정이다.

 

 

Unitas BRAND 자신만의 작품을 하고 싶었군요.


노일훈 네. 정말 하고 싶었어요. 처음엔 ‘정말 하고 싶은 게 뭘까?’ 질문해도 답이 보이지 않았어요. 하지만 그런 불안함 속에서도, 하고 싶은 일을 찾으려 하다 보니 확신이 섰던 것 같아요. 제가 하고자 하는 일, 생각들을 스케치하면서 정리하게 되었죠. 그러면서 그 대답이 점점 뚜렷해졌어요. 그래서 아내와 상의한 후 일을 시작했죠. 처음이 가장 힘들었어요. 

그런데 조금씩 전시를 하다보니 제 작품을 보시고 메시지를 알아주는 분들이 점점 생기더라고요. 그러다 보니 개인전까지 열면서 지금까지 오게 됐습니다. 

 

 

처음엔 ‘정말 하고 싶은 게 뭘까?’ 질문해도 답이 보이지 않았어요. 
하지만 그런 불안함 속에서도, 하고 싶은 일을 찾으려 하다 보니 확신이 섰던 것 같아요. 

 

Unitas BRAND 그동안 건축을 해오다가 자신만의 작품을 하는 과정이 매우 힘들었을 것 같아요. 새로운 것을 시도하는 과정에서 생각과 고민이 어떠했는지 궁금합니다.


노일훈 제가 하는 일은 종합예술이라고 생각해요. 건축과 산업디자인을 전공했지만, 예전에는 디자인, 건축 등을 분야별로 나누지 않았어요. 그러다 산업화가 되고, 대량생산을 하게 되면서 분야가 나뉜 거고요. 제가 하는 일은 건축이면서, 제품을 만드는 것일 수도 있고, 순수 미술로도 볼 수 있어요. 저는 저만의 것을 표현했을 뿐인데 많은 분들이 각자의 시각으로 제 작품을 해석해 주시죠.

 

 

 

 

Unitas BRAND 자신의 이름을 걸고 ‘노일훈 디자인 스튜디오’를 만들었습니다. 어떤 의미인지 궁금합니다.  

 

노일훈 자기 이름을 건다는 것 자체가 많은 의미를 함축하는 거 같아요. 제 작품은 저의 얼굴이기도 합니다. 제 얼굴이 남에게 공개되는 거죠. 그만큼 책임감과 완성도가 있어야 합니다. 노일훈이 만든 작품은 노일훈을 평가하고 판단하는 근거가 됩니다.

제 이름을 거는 것은 부족한 작품에서 도망갈 퇴로를 차단하는 것이죠. 이름을 걸면 작품에 대한 책임감과 완성도에 굉장히 큰 영향을 줍니다. 완벽한 작품을 만드는 것을 떠나 부끄럽지 않은 사상을 녹여내고 구현하기 위해서입니다. 

 

 

Unitas BRAND 그 사상은 작품의 스타일, 혹은 자신만의 작품 세계관을 말하는 건가요?


제가 이 일을 처음 시작했을 때 제 나름의 철학, 즉 제가 추구하고 싶은 걸 해보고 싶었어요. 제가 관심이 있어하는 공통분모가 모든 작품에 녹아들게 하는 거죠. 제가 탐구하는 자연의 미학, 그 흔적을 제 작품과 연결하는 것이죠. 자연이 얼마나 대단한지 보여주고 싶습니다. 그 간절함과 실험 욕구가 강했어요. 예를 들면, 애플도 그들만의 철학이 있으며, 그것을 반드시 지키려고 노력하죠. 그 철학이 어느 경지에 도달하면 더는 제품이 아니라 그 이상의 것으로 승화된다고 생각합니다.

 

*노일훈 디자인 스튜디오 https://ilhoon.com/ 

 

Studio IL HOON ROH, 노일훈 스튜디오

Studio for art and design inspired by nature, powered by technology, created by hand

ilhoon.com

 

자기 이름을 건다는 것 자체가 많은 의미를 함축하는 거 같아요.
제 작품은 저의 얼굴이기도 합니다. 
이는 작품에 대한 책임감, 완성도에 굉장히 큰 영향을 줍니다.

 

 

자연의 아름다움을 
작품에 담아내다

 

Unitas BRAND 자연의 아름다움을 발견하고 연구한 결과가 작품에 담기는 거네요. 자연 현상을 보면 하나의 작품처럼 느껴질 거 같습니다. 


노일훈 맞습니다. 제게 자연은 끝없는 목표이기 때문에 계속해서 알아가고 발견해나가고 있습니다. 그래서 일을 할수록 점점 더 겸손해집니다. 제가 존경하는 건축가 중 작년에 타계한 독일 건축가 *프라이 파울 오토(Frei Paul Otto)라는 분이 계십니다. 그분은 50년 넘게 비슷한 주제로 건축을 연구하고 작업을 해오셨는데, 결국 그 끝을 보지 못하고 돌아가셨어요.

저 또한 그분이 하신 연구를 보며 배웁니다. 자연의 흐름과 곡선 형태를 보면 정말 흥미로워요. 그 순간 제가 발견한 무언가를 보면서 어떤 법칙이 있을까 궁금해지고, 과학적인 요소와 수학적인 요소를 어떻게 저만의 방법으로 표현할 수 있을까 고민하게 됩니다.

 

*프라이 파울 오토 
독일의 건축가로 몬트리올 만국박람회의 서부 독일관(1961)과 자연에서 만들 수 있는 형태와 원리를 이용한 방식으로 뮌헨 올림픽 스타디움을 덮는 대형 텐트 구조물(1972)을 설계했다.

 

 

 

Unitas BRAND 왜 자연에 그토록 끌리셨어요?

 

노일훈 수학자, 건축가, 엔지니어, 과학자들이 자연의 아름다움에 관해 연구하고, 그 현상을 처음 발견한 것을 보았을 때 정말 흥미롭고 두근거렸어요. 모든 것은 다 법칙이 있고 이유가 있죠. 오래전부터 같은 현상과 아름다움을 보고 서로 다른 분야의 전문가들이 연구하고 발전시켜왔다는 것이 정말 흥미로웠습니다. 그 안에 흐르는 보이지 않는 법칙을 발견하고 싶었어요. 그 순간 정말 아름다움을 느꼈거든요.

만약 자연에 어떠한 공식이 이미 있었다면 저는 작품을 만들지 않았을 거에요. 저는 아름다움의 원천, 근본은 자연임을 말하고 싶습니다. 그 현상을 이해하고, 작품에 녹여내는 것이 제겐 매력적으로 다가왔고, 끌렸던 거죠.

 

 

Unitas BRAND 자연의 법칙을 작품에 구현한 과정을 들을 수 있을까요?

 

노일훈 이 작품(*Luno)은 사람 몸의 구조를 이해하고 연구하면서 나온 구조입니다. 작품에 압력을 가하면 전체적으로 자연스럽게 압력을 받아들이고 움직여요. 메커니즘이 있는 이 구조가 너무 신비로웠습니다. 이 원리를 구현하기 위한 적정 재료가 무엇일까? 어떻게 해야 그대로 만들 수 있을까? 고민했죠. 결국, 소재를 찾았고 이렇게 완성했습니다. 정말 많은 시행착오가 있었지만, 그 과정이 하나도 힘들지 않았어요. 그것을 구현해간다는 사실이 흥미로웠으니까요.

 

Luno

*Luno 
소재 : 탄소섬유(Carbon Fiber)
크기 : W68cm X L108cm X H105cm
라틴어로 '곡선'을 뜻하는 Luno는 탄소섬유를 늘어뜨려 수작업으로 만든 의자이다. 자연의 곡선을 담은 이 작품은 한국 전통 기와지붕의 곡선과도 닮아있다.

 

 

Unitas BRAND 작가의 철학이 작품으로 나오기까지 어떤 과정을 거치나요?


노일훈 제가 하는 모든 것은 실험입니다. 그 과정에서 이전에는 알지 못했던 것을 알아가는 게 실험의 제일 큰 목적입니다. 숨겨진 아름다움을 발견하고, ‘어떻게 보여줄 수 있을까’를 찾는 거죠. 이런 과정의 반복이 제가 하는 일입니다. 먼저 답을 찾으려 하기보다 ‘이게 정말 될까’하는 호기심으로 선례가 있는지 찾아봅니다. 예를 들어, 수학자, 물리학자들의 수많은 연구를 토대로 배워나가는 거죠. 그런 과정들을 통해 스스로 질문하고 다시 형상화해봅니다. 여러 방법을 통해서 궁금증을 풀어가면서  저만의 작품으로 다져지는 것 같아요.

 

 

수많은 연구와
실험을 통한
자기다움의 발견

 

Unitas BRAND 일반적으로 사람들은 타인에게 자신이 낫다는 걸 증명하기 위해 일하는데, 작가님은 자아 발견을 위해 일을 하는 것 같아요. 


노일훈 자기만족이 큰 것 같아요. 제 나름의 철학과 사상을 잘 녹여낸 작품을 만들지만,  전문가들은 제 작품에 대한 부족한 점을 찾아내고 다른 관점으로도 이야기합니다. 하지만 저는 쉽게 좌절하지 않아요. 제 작품에 최선을 다했기 때문에 만족합니다. 

 

실험은 실패가 더 많아요. 저는 가설을 세우고 법칙을 만들어 핸드 스케치 작업을 했지만, 막상 실제 작업물은 예상을 빗나가고 부족한 점이 발견되죠. 그런데 전 예측하지 못한 결과들이 나오면 흥미를 느껴요. 그러면서 새로운 것을 발견하고 질문하죠. 이 과정을 통해 발전합니다. 저는 제 연구와 실험이 저와 제 작품을 완성해주는 툴이라고 생각해요. 그렇게 고민하면서 저만의 자기다움을 만들어가는 것 같아요.

 

라미 벤치(Rami Bench)

*라미 벤치(Rami Bench)
소재 : 탄소섬유
크기 : W180cm X L37cm X H 45cm라틴어로 '나뭇가지들'이라는 의미의 Rami는 새의 두개골에서 영감을 얻은 작품이다. 탄소섬유 실타래를 활용하여 강철보다 강하지만, 한 손가락으로 들 수 있을 정도의 가벼운 구조를 지녔다. 

 

 

저는 아름다움의 원천은 자연임을 말하고 싶습니다. 
그것을 작품에 녹여내는 것이 제겐 매력적으로 다가왔습니다.

 

 

Unitas BRAND 노일훈이란 사람은 작품을 통해서 거듭나는 것 같습니다. 그렇다면 본인과 가장 가까운 작품은 무엇인가요? 어떻게 자신을 표현했습니까?


노일훈 네, 맞습니다. 끝이 보이다가도 다가가면 더 멀리 있고… 그걸 계속해서 반복합니다. 매번 작품을 통해 나를 찾아가죠. 자연의 어떤 면을 보고 나서 그 부분에서 무엇을 추구할지를 글로 먼저 정리해요. 그러면서 ‘가장 적절하게 표현할 수 있는 방법들이 뭐가 있을까?’ 고민합니다. 제 작품의 의도를 온전히 구현할 수 있는 소재를 연구하고 실험하던 중 탄소 소재를 발견했어요. 

처음부터 어떤 소재를 염두하면서 작업하지 않기 때문에 가능한 요소를 찾게 되죠. 그러다 보니 여러 소재의 새로운 특성을 알게 되고 친해집니다. 실험을 통해 새로운 길을 발견해나가는 과정이 재미있어요.

 

 

 

Unitas BRAND 우리나라에서는 노일훈 작가처럼 작가로서 모험하는 경우가 드뭅니다. 모험 정신이 부족한 디자이너에 대해서 어떻게 생각하시나요? 트렌드에 치우치거나 남의 것을 좇는 후배 디자이너들을 보면 어떤 생각이 드시나요?


노일훈 굉장히 안타깝죠. 젊은 친구들이 저에게 다양한 질문도 하고 여러 자문을 구합니다. 그들과 이야기하다 보니 위험 부담에 대한 두려움이 너무 많다는 걸 느꼈어요. 무언가를 이루기 위한 자기희생 없이 바라기만 하는 것은 굉장히 위험하다고 생각해요. 지금의 고민과 노력이 정말 자기만의 것인지 생각해보라고 말하고 싶어요. 

 

남들의 시선을 신경쓰거나 남들의 틀에 맞춘 행위는 카피본이라고 생각해요. 요즘 리사이클링 디자인이나 3D 프린팅에 대해 많이 이야기하는데, 그것도 처음 시작한 사람들의 노하우와 연구들이 축적된 결과물입니다. 내 생각이 없다면 아무리 잘 따라 하고 실천해도 결국은 추종자, 카피본일 뿐입니다. 저 자신에게 끊임없이 하는 질문을 그들에게도 해주고 싶어요. 

이런 질문의 대답을 찾기 위해서 살아간다면 ‘진짜 자기’로 탄생할 수 있다고 말해주고 싶습니다. 저도 그 과정 중에 있습니다. 

 

 

Unitas BRAND 작가님은 힘든 시간을 많은 고민과 생각들로 단련하면서 그 결과를 작품으로 보여주었습니다. 그렇게 견딜 수 있었던 힘이 무엇인가요? 

 

노일훈 저는 저 자신에게 굉장히 솔직해지려고 노력하고, 스스로 끊임없이 질문해요. 

‘내가 하고 싶은 게 뭐지? 무엇을 하려고 했지?’ 계속 물어요. ‘정말 하고 싶다. 정말 궁금하다’고 생각하면 시작하게 돼요. 

스스로 방향을 잘 잡고 가려는 거죠. 저에게 고민을 토로하는 친구들이 있어요. 그럴 때 저는 같은 질문을 합니다. 

“네가 정말 하고 싶은 게 무엇이고, 꿈이 뭐니?” 

그럴 때 제대로 대답하지 못하는 친구들이 정말 많아요. 그게 기본이고 살아가는 데 중요한 원동력이 되는데도 말이죠. 

저 또한 길을 헤매지 않기 위해 질문합니다. 동기부여가 되는 거죠. 

 

 

Unitas BRAND 2015년 한국복잡계학회 학술대회에서 연사로 참가하면서 물리학자, 빅데이터 전문가, 수학자들의 작품에 매료됐다고 들었습니다. 그 이유는 무엇인가요?


노일훈 한번은 이 *테이블(Fabric Table R)을  전시했는데 그곳에서 한 수학자를 만났어요. 그분은 오랫동안 자연에 있는 곡면을 수학 공식화하려고 연구하신 분이셨죠. 30분 동안 작품을 보고 하시던 말씀이 테이블을 수학 공식화할 수 있겠다고 하셨어요. 그때 굉장히 흥미를 느꼈죠. 같은 현상을 보고도 자기다움의 능력으로 발현되니까요. 같은 주제를 저는 작품으로 수학자는 공식으로 다르게 해석한 것이 흥미로웠습니다. 

테이블(Fabric Table R)

*Fabric Table R
소재 : FRP
크기 : W70cm X L125cm X H47cm 테이블의 이름에 ‘페브릭’이라는 수식어가 붙는 이유는 천을 사용하여 손으로 당겨 만들어진 모형을 굳히는 실험과정을 통해 탄생하였기 때문이다. 작품 제작 기법은 작가만의 고유한 기술로 자연의 기하학적 구조를 담아냈다.

 

 

저는 저 자신에게 굉장히 솔직해지려고 노력하고, 스스로 끊임없이 질문해요. 
‘내가 하고 싶은 게 뭐지? 무엇을 하려고 했지?’ 계속 물어요. 
‘정말 하고 싶다. 정말 궁금하다’고 생각하면 시작하게 돼요. 스스로 방향을 잘 잡고 가려는 거죠. 

 

 

 

Unitas BRAND 그렇다면 어떤 보이지 않는 의도와 법칙을 어떻게 작품에 담아내나요? 


노일훈 저는 실험과 연구를 통해 제가 찾고 싶은 무언가를 찾아 나갑니다. 그게 저와 제 작품이죠. 서로 다른 결과물이 나와도 작품들 사이에는 보이지 않는 규칙과 공통점이 있습니다. 그리고 라틴어로 이름을 짓고, 그 안에 의도를 담습니다. 제 작품의 라틴어 이름은 Rami(나뭇가지), *Nodus(매듭), Luno(곡선)이죠. 아시다시피 라틴어는 죽은 언어입니다. 그렇지만 기억에서는 영원히 그대로의 모습으로 존재하는 단어죠. 영어, 이탈리아어, 프랑스어로 작품명을 쓰지 않는 것은 언어의 중립성을 위해서입니다.

유럽 언어의 뿌리는 라틴어입니다. 이름도 저에게는 또 다른 작품이기에 보이지 않는 의미를 많은 사람과 공유하고 싶었습니다. 그래서 제 작품을 수집하는 분들은 일상에서 사용하기 위해 작품을 구입하지 않습니다. 작품에 녹여진 사상과 철학을 느끼기 위해 소유하는 거죠. 일종의 공감과 공유라고 할 수 있습니다.  

 

 

Unitas BRAND 작품을 통해서 노일훈의 어떤 면을 완성해 나가고 싶으신가요?


노일훈 저의 실체를 끊임없이 발견하고 지속해나가는 거라고 생각해요. 그래서 재미있어요. 끝이 있다면 그 과정이 정말 지루할 것 같아요. 새로움을 알아가는 과정이 제겐 큰 힘이 돼요. 그러면서 초심을 유지하려고 하죠. 물론 예전과 지금은 조건과 환경이 조금 달라졌지만, 괴로워하지 않으려고 노력합니다. 항상 즐기면서 새로운 것을 알아가는 그 힘이 저를 완성시키는 것 같아요. 

 

출처 : https://www.samsungsemiconstory.com

 

 

라틴어 명언 중에 ‘좋은 이름은 또 다른 유산이다(Bene audire alterum patri-monium est)’6는 말이 있다. 노일훈이라는 이름은 어떤 의미를 담고 있을까. 일훈 ( 一勳)은 그의 부모님이 ‘하나밖에 없는 공을 세워라’는 소망을 담아 그에게 물려준 유산이다. 노일훈 작가는 그의 이름답게 이 세상에 하나의 업적, 즉 단 한 명의 자식(작품)이 되어가고 있다. 노일훈 작가의 아내 이름은 강자연(Nature Kang)이다. 그의 자연을 담아낸 작품에 대한 사랑, 아내에 대한 사랑은 일치하고 있었다. 그의 모든 세계는 작품이었다. 

 

*“좋은 이름은 또 다른 유산이다.” 이 명언은 퍼블릴리어스 사이러스 (BC 85-43)의 말이다. 그는 기원전 1세기 로마시대의 시인으로 격언과 유려한 문장들로 율리우스  카이사르의 상을 받을 정도로 당 대 큰 성공을 거둔 인물이다. 

그의 명언은 윌리엄 셰익스피어의 작품  <헛소동>에도 인용되었다.

 

 

노일훈 작가의 작품 중 거대한 포물선 모양의 &lsquo;파라볼라 샹들리에&rsquo;


노일훈 런던의 건축학교 AA스쿨과 영국 왕립예술학교 산업디자인 석사, 런던 킹스턴 대학교 건축대학원을 졸업하고 영국 왕립건축사 자격을 취득했다. 이후 건축가 노먼 포스터의 건축 설계 사무소 ‘포스터 & 파트너스’에서 일했다. 2010년 ‘노일훈 디자인 스튜디오’를 설립한 이듬해 영국 아람 갤러리 초대전으로 세계 무대에 이름을 알렸다. 


출처 : 유니타스브랜드 Vol A.휴먼브랜드 유니타스브랜드 SEASON 2 Choice 

- 작품을 통해서 자신을 완성하는 노일훈, 자기완성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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