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신의 직장과 귀신의 직장, 직장에 나는 존재하는가?

자기다움

by Content director 2022. 9. 26. 13:4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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신의 직장에 다닌다고 해서 모두 존재감과 자기다움이 없다는 것은 아니다. 어디에 있든지 간에 그 속에서 자기다움으로 창조된 자신이 존재하고 있었느냐가 중요하다.

 

 

어떤 의도인지는 모르겠지만 대중매체에서 1년에 한 번씩은 꼭 ‘신의 직장’이라고 불리는 기업을 보도한다. 그들이 말하는 신의 직장이란 하는 일도 없이 돈만 많이 받고, 지각 출근과 조기 퇴근도 가능하며, 마음만 먹으면 업무 시간에도 놀 수 있는 곳이다. 무엇보다 철밥통 정년을 보장하는 직장이다. 신의 직장 중에는 심지어 ‘신들도 부러워하는 직장’도 있다. 그곳은 자기가 일한 것보다 더 많은 것을 누리는 곳이다. 만약 이런 신의 직장에서 일하던 사람이 정년이 되면 그는 어떤 신이 될까?

 

위에서 열거한 기준이 정말로 신의 직장이라면, 내가 봤을 때 그것은 스스로 생활하지 못하고 남의 생명력에 의지해서 살아가는 곳이다. 생물 시간에 이런 삶을 사는 생물을 ‘기생’이라고 배웠다. 과연 신의 직장은 이런 곳일까? 말로만 듣던 신의 직장을 다니는 어떤 사람을 만난 적이 있다. 자신의 직장이 뉴스에서 신의 직장이라 불렸다면서 매우 자랑스러워하며 신처럼 행동했다. 신이 되어 가는 그가 나에게 요즘은 어떤 특집을 내고 있느냐고 물어보기에 기회를 놓치지 않고 이런 질문을 했다.

 

“당신이 2008년에 살아 있었다는 것을 어떻게 증명할 수 있나요?” 그는 나의 이런 황당한 질문을 처음에는 이해하지 못했다. 잠시 후 질문의 의도를 이해한 뒤 4년 전에 살아 있었다는 증거를 제시하려고 했다. 하지만 증거는커녕, 자신이 4년 전 어디에서 무엇을 했는지도 기억하지 못했다.

 


 

이번에는 살아 있었다고 주장하는 사람의 이야기를 들어 보자. 

“이 책은 2006년에 시작해 지금 만들어졌으니 이것이 내가 그때 살아 있었다는 가장 확실한 증거입니다. 저는 2005년부터 2008년까지 ‘인내’라는 주제를 가지고 30권의 책을 읽고 있었습니다. 여기에 쌓인 30권의 책이 그때 제가 살아 있었다는 증거입니다. 저는 기획의 전문성을 높이고자 회사에서 전략팀에 자원해서 총 50개의 보고서를 만들었습니다. 2008년은 제가 전략에 심취하여 연구했을 때입니다. 그때 만들어진 보고서가 제가 살아 있었다는 증거가 아닐까요?”

 

살아 있었다는 증거를 제출할 수 있는 사람은 단순히 비전과 목표를 가지고 시간 및 업무 관리를 하는 사람이 아니다. 

자기다움이라는 자신의 큰 그림 속에서 4년 전 자신이 어떤 그림을 그리고 있었는지를 정확히 알고 있는 사람이다. 과거와 지금의 삶을 연장선상에서 설명할 수 있는 사람이다. 자신이 살아 있음을 증명하는 증거는 자신만이 보여 줄 수 있다. 그것은 누구도 반박할 수 없고 오직 자신만이 당당하게 증명할 수 있다.

 


 

신의 직장이건 지옥의 직장이건 중요한 것은 자신이 그곳에 존재하고 있었음을 증명할 수 있느냐의 여부다. 자신의 존재를 지각하는 것에서 바로 자기다움이 시작되기 때문이다. 자신의 존재감은 오로지 자신의 창조에서 나온다. 신의 직장에 다닌다고 해서 모두 존재감과 자기다움이 없다는 것은 아니다. 어디에 있든지 간에 그 속에서 자기다움으로 창조된 자신이 존재하고 있었느냐가 중요하다.

사람들은 거대한 조직에 있을수록 가늘고 길게 살고 싶어 한다. 그래서 회사가 큰 건물을 가지고 있으면 대체로 만족하거나 안정감을 느낀다. 건물이 크고 화려할수록 존재감과 자부심도 따라 커진다.

 


 

지금으로부터 4000년 전 높이 140m가 넘는 피라미드를 짓고 있는 이집트의 대형 건축 현장으로 가보자. 그 피라미드(무덤)를 보면서 누가 가장 행복해할까? 절대 왕권 하에서 완전히 고용된 노동자일까, 감시자일까? 아니면 그 무덤 안으로 들어갈 파라오일까? 기업의 평균 수명은 10년이라고 한다. 지금 우리가 일하는 곳은 신의 직장일까, 신의 무덤일까?

 

피라미드는 영원한 삶을 갈망하던(신이 되려던) 파라오의 꿈(무덤)이다. 신의 직장이라고 해서 자신이 마치 죽지 않는 신처럼 그곳에서 살 수 있다고 확신하고 생각 없이 살게 되면, 퇴사할 시점에 이르러서는 자신은 그저 세상을 떠돌면서 살 수밖에 없는 귀신 같은 존재임을 깨닫게 될 것이다. 신의 직장에서 자신의 존재감을 증명하거나 자기다움을 구축할 수 없음에도, 오로지 생존하기 위해서 남아 있는 것은 파라오의 무덤을 위해서 자신의 생명을 버리는 것과 같다.

 

귀신의 사전적 정의는 죽은 사람의 혼이다. 좀비는 돌아다니는 죽은 사람의 몸을 말한다. 이 둘의 공통된 특징은 몸과 혼 중 하나가 없다는 것이다. 몸은 직장에 있지만, 마음(혼)은 딴 곳에 있는 사람들은 귀신일까, 좀비일까?


출처 : 자기다움 유니타스브랜드 SEASON 2 Choice 
- 1. 다른 사람의 꿈에서 깨어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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