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리더십 바이러스 백신 '브랜드십'를 접종하며

리더십바이러스

by Content director 2023. 4. 6. 11:4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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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randness.co.kr

 

“리더와 보스의 차이점을 말해 보십시오”
난감한 질문이다. 

왜냐하면 리더는 상황과 환경에 따라 막무가내 ‘또라이’에서 나 홀로 ‘카리스마’까지 넓은 스펙트럼을 가지고 있기 때문이다. 한마디로 리더가 되면 그 감정은 휘발성과 가변성이 높아진다. 만약 리더의 성격과 인격마저도 불완전한 사람이라면 그의 리더십은 시시각각 변화무쌍해진다.

당신이 조직 생활을 하고 있다면 ‘인격이 매출이다’라는 말이 무슨 말인이 이해할 것이다. 대부분의 리더의 인격은 매출에 비례하며 오직 매출만이 리더십의 옥탄가를 올릴 수 있다는 것도 알 것이다(나 또한 이 사실을 부인하지 않겠다).


나는는 15년 동안 월급을 받는 위치에도 있어 보았고, 15년 동안 월급을 주는 입장에도 있었다. 그래서 아무리 말도 안 되는 리더일지라도 절대로 비난하지 않는다. 왜냐하면 내가 비난하는 리더와 나는 분명 어딘가 닮은 구석이 있기 때문이다. 비록 리더라는 이름을 붙이기조차 아까운 리더일지라도 그 사람의 리더십은 분명 그 어려운 환경에서 진화되고, 투쟁하고 그리고 생존했기에 같은 리더의 위치에 선 사람으로서 안쓰러울  따름이다.

 



예전에 대기업에서 18년 동안 임원으로 일하다가 중소기업에서 부사장으로 일하는 A를 만난 적이 있다. A는 나에게 지금 모시는 중소기업 사장은 자신이 다닌 대기업의 협력업체 사장으로서 자신과 같이 일한 지도 10년이 넘었다고 했다. 대기업을 퇴사할 시점에 협력업체 사장은 간곡히 자신의 회사에서 파트너로 함께 일하자고 제안했다고 한다. 그간 쌓은 우정과 관계를 뿌리치지 못해서 A는 협력업체 부사장으로 취임을 했다. 그러나 입사한 지 한 달 만에 사표를 메일로 보낸 다음 전화로 그만두겠다고 통보했다고 했다. 그리고 그는 자신의 행동에 대해서 나의 동정과 응원을 받고 싶어 했다.

“혹시 그 사장님은 회의 시간에 자기 이야기만 말하지 않나요?” 
나는 A에게 말했다.

“맞아요!” 
A는 나를 힐끗 쳐다보았다.

“혹시 사장님은 말을 자주 바꾸지 않나요?” 
나는 다시 A를 보면서 말했다.

“어, 어떻게 알죠?” 
그는 자세를 고쳐 잡고 나를 보았다.

“혹시 사장님은 일의 과정을 듣지 않고 결과 때문에 화부터 내지 않나요?”
“어! 혹시 그 사람 알아요?” 
A는 매우 놀란 얼굴이었다. 나에게 사장을 흉본 것에 대해서 후회하는 듯했다.

“아니오, 그 사람은 몰라요. 대부분의 오너 경영인들이 다 그래요. 매출 목표 100억을 달성하면 왜 130억 할 수 있는데 안 했냐고 화내지 않나요?”
“점점… 정말 그 사람을 몰라요?” 
A는 이제 불안해지는 것 같았다.

“당신은 대기업 시스템에 있던 사람이고, 그 경영자는 야생에서 거기까지 올라간 사람입니다. 당신의 위치에서 그 경영자를 이해 못 할 것입니다. 참고로 대부분의 오너 경영자들은 그와 비슷하거나 더 심합니다.”

 



중소기업 사장의 리더십에 대해서 회의적이거나 폄하하는 것이 아니다. 오히려 오직 대안은 리더십밖에 없다고 말하고 싶다. 그렇다고 또 다른 영웅적 리더십으로 독자를 선동하려는 것은 아니다. 오히려 리더십의 한계를 그대로 인정해서 현실적인 대안을 찾자는 것이다. 그것이 여기서 말하는 백신들이다.

15년 동안 연구한 리더십에 관한 책을 개정 증보판으로 다시 쓰는 것은 ‘브랜드십’이라는 새로운 리더십 백신 때문이다.

나는 리더십 바이러스를 막기 위해서 또 다른 사람에게 자신의 리더십을 주어서 견제와 균형을 유도하는 방법을 제안했다. 이 방법은 나름대로 성공적인 결과를 가져왔고 나 또한 효과를 보았다. 그러나 치명적인 결함과 오류가 발생했다. 리더에게 리더십을 받은 파트너와 헬퍼들도 리더십 바이러스에 걸린다는 것이다.

최악의 경우는 파트너는 리더보다 더 심한 변종 리더십 바이러스에 걸려서 리더와 갈등하거나 조직을 분열시킨다. 헬퍼는 변종 팬(Fan)이 되어서 ‘진정성’이 있는 과잉 충성파, 극단적 극우층이 되어 버린다. 왜 사람들은 이렇게 되어야만 할까?
결론은 사람이기 때문이다. 그래서 사람을 극복하는 백신을 연구해야만 했다.

 



브랜드십은 리더십을 브랜드로 옮기는 것이다. 한마디로 브랜드가 리더십을 가진 형태라고 할 수 있다. 일단 사람이 리더십을 가지지 않기 때문에 가변성이 없다는 것이 가장 큰 장점이다. 지금까지 애매모호한 브랜드십을 정의한다면 ‘문화를 가진 브랜드, 그 문화가 리더십이 된 브랜드, 그래서 모든 사람이 리더십을 가진 브랜드를 말한다. 

100년을 견디는 브랜드를 연구하면서 그들이 어떻게 조직과 브랜드를 지켜 왔는가를 연구했고, 그 결과 문화가 있는 브랜드는 리더십 바이러스에 걸린 리더일지라도 스스로 자정작용(퇴출)을 가지고 있기에 자신을 보호한다는 것을 발견했다. 브랜드십은 제3의 리더십 바이러스의 백신이다.

그렇다면 첫 질문이던 보스와 리더의 차이에 대해 대답해야겠다. 월급을 세 달 못 주었을 때 그가 보스였다면 직원들은 노동부에 신고하고 퇴사했을 것이다. 하지만 그가 리더였다면 직원들은 퇴사를 하는 대신 오히려 자신의 재산을 회사에 투자했을 것이다. 왜 월급을 받지 못한 직원들이 자신의 재산을 회사에 투자했을까? 직원들이 리더의 영웅적 리더십을 흠모하고 추앙하기 때문에? 결국 리더십의 태도와 자질에 대한 이야기를 해야 한다면, 이 책 또한 슈퍼 리더십을 기다리게 하는 그런 책들 중 하나일 것이다.

직원들이 퇴사하지 않고 투자한 이유는 이곳에 다니는 이유가 리더 때문이 아닌 탓이다. 설사 리더가 다른 곳으로 떠날지라도 동요되지 않는다. 왜냐하면 이곳은 생계를 유지하는 곳이 아니라 자신의 가치를 실현시키는 곳이기 때문이다. 자신은 리더를 보고 일하지 않고 옆에 동료를 보고 일하며, 이곳에서 그들과 함께 일하는 것이 자신의 삶을 완성시키는 일임을 알기 때문이다.

리더가 없어도, 조직이 더 이상 자신에게 월급을 주지 못하는 상황이 될지라도, 그곳이 일터가 아니라 꿈터였다면 직원들은 무너지는 기업을 스스로 재건할 것이다. 이것이 바로 지속가능경영에서 영속가능경영으로 차원을 달리하는 경영이다.

 

 

수백 년 된 브랜드들의 공통점은 바로 ‘문화’를 가지고 있다는 것이다.
브랜드를 영속시키는 것은 조직이나 돈이 아니라 문화다. 

 

 

기업들의 평균 수명은 20년을 넘지 않지만 브랜드는 그 기업이 망할지라도 계속 존재한다. 100년 된 브랜드를 살펴보면 주인(기업)들은 끊임없이 바뀌지만 브랜드는 바뀌지 않는다. 그래서 기업들은 기업은 유한하지만 브랜드는 무한하다는 것을 깨닫게 되었다. 그렇다면 어떻게 하면 무한한 브랜드가 될 수 있을까?

수백 년 된 브랜드들의 공통점은 바로 ‘문화’를 가지고 있다는 것이다. 브랜드를 영속시키는 것은 조직이나 돈이 아니라 문화다. 그래서 리더들은 자신이 어떻게 문화를 창조하거나 주도하는가에 관심을 가지고 있다. 리더가 팔로워를 리딩하는 것이 아니라 브랜드의 가치와 문화를 추구하고 유지함으로써 팔로워들이 브랜드를 이끌어가게 하는 것이 브랜드십이다. 브랜드십은 리더십 바이러스의 근본 원인인 ‘사람’을 초월하는 백신으로서 지금까지 소개한 것 중에 가장 강력한 백신이라고 말할 수 있다. 브랜드십은 필자가 편집장으로 있는  「유니타스브랜드」 Vol.16에서 자세히 다루고 있다. 이 책에서는 브랜드십을 리더십 바이러스의 제3의 백신 관점에서만 다루었다.

 

리더가 팔로워를 리딩하는 것이 아니라 브랜드의 가치와 문화를 추구하고 유지함으로써
팔로워들이 브랜드를 이끌어가게 하는 것이 브랜드십이다.



예전에 헬퍼십이라는 책을 읽고 우리 회사에 지원한 사람이 있었다. 그는 이런 책을 쓴 사람 밑에서 일해 보고 싶었다고 했다. 나는 그를 채용하는 것이 향후 나의 조직 생활에 어떤 불편함을 가져오는지도 모른 채 열렬한 독자를 고용했다. 결과는 예상보다 훨씬 힘들었다. 그의 기대치를 맞추기 위해서 항상 진정한 리더 흉내를 내야 했기 때문이다.

그래서 수 차례 리더십 관련 책을 절판하려다가 다시 한 번 개정 증보판을 내면서 끝까지 부담스러웠던 것은 지금 나와 함께 일하고 있는 팔로워들과 파트너들 때문이다. 혹시 그들이 내가 쓴 리더십에 관한 책을 읽고 책의 내용과 다른 나의 모습 때문에 상처받거나 비난할 것 같아서다. 고민하다가 나는 결국 말도 안 되는 논리를 세웠다. ‘의사도 암에 걸린다.’

암에 걸리지 않은 의사는 암에 관해서 책을 쓸 수 있지만 암 투병기는 쓰지 못한다. 
훌륭한 리더는 리더십의 황금률은 쓸 수 있지만 내가 10년 동안 투병한 리더십 바이러스에 관한 글을 쓰지 못할 것이다. 

이 글은 2010년에 쓴 글이다. 다시 편집을 하면서 스스로 내 경험에 대해서 검증 중이다.

변하는 것과 변화지 않는 것은 무엇이 있을까? 예전에는 맞다고 생각한 것이 지금 틀리고, 그때는 틀렸다고 생각한 것이 맞는 것은 무엇일까? 13년이 지난 2023년 6월에도 여전히 원칙과 법칙으로 남아있는 것들은 무엇일까? 

 

나의 주장은 이것이다.

리더십은 사라져야 한다. 오로지 브랜드십으로 기업을 이끌어야 한다.

리더십은 위험하다.

 


출처 : 리더십바이러스와 백신  유니타스브랜드 SEASON 2 Choice 

- 서문2. 2010년~2020년 브랜드십으로 업그레이드된 리더십 바이러스의 백신을 접종하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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