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사회적 기업은 사회문제를 해결하기 위해 사회적 브랜드를 만든다.
그런데 이 말은 쉽게 동의하기 어려운 문장이다. 정말 가능할까.
“1%의 소수 기업이 누리는 브랜드의 기회를 소외된 99%의 기업도 함께 누릴 수 있을까.”
이 질문은 단지 교육 과정의 슬로건이 아니다. 사회적 기업이 브랜드를 마주할 때 가장 먼저 부딪히는 불편함을 드러내는 질문이다.

브랜드는 라이프스타일과 유행, 가치와 편리라는 명분 아래 대량생산과 대량소비, 그리고 대량파괴를 주도해 온 쓰레기의 실체이기도 하다. 전 세계에서 매년 생산되는 옷은 1,000억 벌에 이른다. 버려지는 옷은 330억 벌에 이른다. 우리나라에서 생활폐기물로 배출되는 폐의류와 원단류는 7만 톤에 이른다. 이것도 합법적으로 집계되는 통계일 뿐이니 실제 폐기물은 더 많다. 전 세계적으로는 매년 9,200만 톤의 의류 폐기물이 발생한다.
이 숫자는 비현실적으로 커서 실감이 잘 나지 않는다. 그러나 각자의 옷장을 열어 보면 거짓이 아니라는 사실을 알 수 있다. 지금 옷장 속에 있는 많은 옷이 결국 쓰레기가 된다. 핸드폰도 그렇다. 하루에도 수많은 기기가 팔리고 버려진다. 종이컵을 비롯한 수많은 일회용 제품도 마찬가지다. 인간은 끝없이 쓰레기를 만들고 있다.
브랜드의 민낯은 여기서 멈추지 않는다. 기업은 지속 가능한 생존을 위해, 더 쉽고 빠르게 더 많은 돈을 벌기 위해 브랜드를 만든다. 그래서 어떤 사람은 브랜드를 사람들을 현혹해 그들의 지갑에서 돈을 끌어가는 대기업의 돈벌이 수단이라고 말한다. 실제로 시장을 주도하는 브랜드는 대부분 글로벌 대기업이다.
어떤 사람은 브랜드를 사행성을 조장하고 대량 쓰레기를 만들어 환경을 파괴하는 주범으로 본다. 세계 백화점 명품관에서 팔리는 물건의 이익이 어디로 흘러가는지를 생각하면 그런 시선은 충분히 가능하다. 브랜드는 지구의 남북 경제 격차를 심화시키는 데도 한몫한다. 그래서 브랜드를 가진 나라를 부랜드라고 부르기도 한다.
이렇게 브랜드의 어두운 면만 보면 브랜드는 사회의 문제라고 단정하게 된다. 그렇다면 브랜드가 없는 세상은 어땠을까. 세계적으로 100년 이상 된 브랜드가 많지 않다는 점을 떠올리면, 150년 전의 세계는 지금 같은 브랜드 중심 사회가 아니었다. 브랜드가 없는 오늘의 세상을 상상하기는 어렵지만, 적어도 지금과 같은 규모의 쓰레기와 과잉 소비는 없었을 가능성이 크다.
그러나 여기서 한 번 더 생각해야 한다. 인간의 세계는 이미 브랜드로 이루어져 있고, 이 구조가 바뀔 가능성은 거의 없다는 사실이다. 어떤 사람은 국가가 상품을 배급하는 체제가 되면 브랜드가 사라질 수 있다고 말한다. 하지만 북한에도 화장품 브랜드 봄향기와 은하수 같은 브랜드가 있다. 공산화가 답이라는 가정은 현실적인 대안이 아니다.
우리가 먹고 입고 사용하는 거의 모든 것은 기업이 만들고, 거기에 브랜드를 붙인다. 마트에 가 보면 모두 브랜드다. 가전제품도 브랜드이고 식품도 브랜드다. 닭고기에도 브랜드가 붙고 사과를 담은 비닐봉지에도 브랜드가 붙는다. 어떤 브랜드는 로고와 심벌 없이 오직 품질로만 승부하겠다고 말한다. 그래서 이름도 노브랜드이고 무인양품이다. 아이러니하게도 이것도 브랜드다. 브랜드는 로고와 심벌로만 이루어진 것이 아니다. 브랜드는 제품과 비제품이 결합된 종합적인 ‘그 무엇’이다.
바로 그 ‘그 무엇’이 브랜드다.
브랜드를 ‘그 무엇’이라고 말하면 말장난처럼 들릴 수 있다. 하지만 곧바로 실험할 수 있다. 주변에 특정 브랜드를 유난히 좋아하는 사람이 있다면 이렇게 물어보면 된다.
“너에게 애플은 무엇인가.”
이 질문에 단지 컴퓨터 회사나 휴대폰 제조사라고 답한다면 아직 브랜드를 경험하지 못한 것이다. 그러나 잠시 머뭇거리다가 “그냥 친구”라고 하거나 “나의 일부”라고 말한다면, 그때 말하는 것이 바로 브랜드의 비제품 영역이다. 브랜드의 핵심은 제품 그 자체가 아니라 그 제품을 둘러싼 감정과 경험, 관계와 의미에 있다.
브랜드 세계는 보이는 것보다 보이지 않는 것이 더 많다. 주변을 둘러보면 거의 모든 제품에 이름이 붙어 있다. 심지어 물도 브랜드로 마신다. 여기까지 동의한다면 이제 질문이 남는다. 브랜드가 이렇게 문제적이고 심지어 해악처럼 보인다면 사회적 기업은 어떻게 해야 하는가.

그럼에도 사회적 기업은 브랜드를 만들어야 한다.
이것은 선택이 아니라 현실의 문법이다.
기부금 중심으로 운영되는 비영리단체를 제외하면 사회적 기업과 소셜 벤처는 기업 활동을 위해 제품과 서비스를 만들어야 한다. 기업은 활동을 지속하기 위해 이윤을 만들어야 하고, 이윤은 결국 제품과 서비스를 판매해야 발생한다. 물성이 있는 제품뿐 아니라 물성이 없는 서비스도 모두 브랜드가 된다.
당황스럽지만 사회적 기업도 제품을 만드는 과정에서 쓰레기를 발생시킨다. 사회적 기업이 만들었다는 이유만으로 그 브랜드가 저절로 양심적 소비를 이끄는 사회적 브랜드가 되는 것은 아니다.
바로 이 모순 때문에 사회적 기업이나 비영리단체와 함께 일할 때 가장 어려운 점은 브랜드가 나쁠 수도 있고 좋을 수도 있지만, 좋다고 해도 결국 또 다른 문제를 낳을 수 있다는 사실을 설명하는 일이다. 환경 문제를 다루는 단체 앞에서 브랜드는 여전히 쓰레기처럼 보인다. 하지만 그렇다고 브랜드를 만들지 않을 수는 없다. 모든 사회적 기업이 무형의 서비스만 제공할 수는 없기 때문이다.
브랜드를 필요악으로만 보는 사람에게 브랜드가 사회의 적만은 아니라는 사실을 설명하는 일은 매우 어렵다. 좋은 브랜드가 세상을 바꿀 수 있다고 말하면 공허한 이야기로 들리기도 한다. 그렇지만 사회문제를 해결하려는 비영리단체와 사회적 기업일수록 브랜드 지식을 반드시 이해해야 한다. 브랜드가 사회 갈등과 부의 집중을 심화시킨다는 지적은 틀리지 않다. 브랜드 해악설은 많은 부분에서 맞다.
그러나 여기서 멈출 수는 없다. 브랜드가 문제라는 이유만으로 브랜드를 포기할 수는 없다. 인간의 삶은 이미 브랜드의 문법 안에서 움직이고 있기 때문이다. 그리고 라벨이 아니라 진짜 브랜드, 곧 사회문제를 해결하면서 세상을 변화시키는 브랜드도 실제로 존재한다.
이 글의 목적은 사회적 기업이 만드는 사회적 브랜드의 생산과 발전 과정을 설명하는 데 있다. 그러므로 먼저 브랜드에 대한 선입견과 고정관념을 잠시 열어 두어야 한다.
수학은 1+1=2에서 시작하지만 거기서 끝나지 않는다. 덧셈과 뺄셈으로 시작한 수학은 기하학과 해석학, 응용대수학과 같은 복잡한 지식으로 확장되었다. 수학은 인간이 만들어 낸 임의의 놀이가 아니라 자연에 존재하는 질서를 발견해 가는 과정에 가깝다. 그리고 수학 지식은 축적된다.
그러나 브랜드 지식은 수학처럼 축적되는 지식이 아니다. 노키아와 모토로라를 떠올려 보면 이해할 수 있다. 한 시대를 지배하던 브랜드도 기술 변화와 시장 전환 앞에서 사라졌다. 그 브랜드가 쌓아 온 지식도 그대로 다음 시대에 이어지지 않았다.
브랜드 지식은 수학처럼 보편 공식으로 쌓이지 않는다. 그래서 특정 브랜드의 성공 사례를 읽었다고 해서 그것을 모든 브랜드에 적용할 수는 없다. 코카콜라의 브랜드 지식과 나이키의 브랜드 지식은 덧셈과 뺄셈처럼 같은 종류의 지식이 아니다. 영리 기업의 브랜드 지식과 사회적 기업의 브랜드 지식이 다른 이유도 여기에 있다.
브랜드는 논리 지식이라기보다 경험 지식에 가깝다. 애플의 아이폰을 한 번도 사용해 보지 않았다면 애플이 주는 브랜드 경험을 제대로 이해하기 어렵다. 브랜드는 경험하지 않으면 설명하기 어려운 세계다.
김치를 한 번도 먹어 보지 않은 사람에게 전라도 김치와 경상도 김치의 맛 차이를 영어로 설명하는 일은 쉽지 않다. 대기업이 만든 김치 맛과 집에서 담근 김치 맛을 구분해 설명하는 일도 마찬가지다. 브랜드도 그렇다. 전달력만 있어서는 안 되고, 그 브랜드를 둘러싼 경험 자체를 알아야 한다.
그래서 애플을 좋아하는 사람에게는 이런 질문도 가능하다.
“애플은 무슨 맛인가.”
“애플은 어떤 향수 냄새와 비슷한가.”
“애플을 사람으로 본다면 어떤 사람인가.”
“애플이 주는 가치는 무엇인가.”
놀랍게도 애플을 정말 좋아하는 사람은 이런 질문에 즉각 반응한다. 맛과 향, 사람의 성격처럼 브랜드를 느끼고 있기 때문이다. 그것이 바로 ‘그 무엇’이다.
브랜드 시장도 우주와 비슷하다. 눈에 보이는 로고와 상품만이 브랜드의 전부가 아니다. 보이지 않는 세계가 훨씬 더 크다. 사회적 브랜드 역시 마찬가지다. 아직 뚜렷하게 보이지 않을 뿐, 없다고 말할 수는 없다.
여기까지 왔다면 다음 질문으로 넘어갈 수 있다.
사회적 기업만의 브랜드 지식은 과연 가능한가.

사회적 기업에서 말하는 사회적 브랜드라는 단어는 낯설다. 신조어처럼 들릴 수도 있다. 그러나 사회문제를 해결하기 위한 사회적 브랜드는 이미 존재한다.
다음은 세 기업의 사명이다.
“인간애에 기반해 우리의 행동을 주도해 나간다.”
“기업이 세상을 만든다. 우리가 상상하는 그대로 사회를 바꾸어갈 능력이 있다.”
“우리는 우리의 터전, 지구를 되살리기 위해 사업을 한다.”
이 사명을 가진 브랜드는 각각 스타벅스, 바디샵, 파타고니아다.
이 사례가 말해 주는 것은 단순하다. 사회적 브랜드는 허구가 아니라는 사실이다. 문제는 많은 기업이 이런 사명을 내세우면서도 실제로는 작동시키지 못한다는 점이다. 대부분의 기업은 목적과 사명에서 인류애와 지구 사랑을 말한다. 하지만 그것이 실제로 브랜드 운영의 기준이 되는 경우는 드물다.
그래서 더 정확하게 말해야 한다.
사회적 브랜드는 이론적으로 가능하다.
여기서 ‘이론적으로’라는 말은 공허한 선언이 아니다. 현실과 동떨어진 이상론도 아니다. 이론은 현실을 설명하고, 현실에서 반복적으로 검증되는 가능성을 구조화한 것이다. 사회적 브랜드 역시 부분적이고 제한적이지만 현실에서 구현된 사례가 있다. 실제로 사회적 브랜드의 론칭을 돕고 함께 만든 경험도 존재한다.
더 중요한 것은 사회적 기업이 왜 브랜드를 만들어야 하는가를 이해하는 일이다. 덧셈만이 수학의 전부가 아니듯, 해와 달만이 우주의 전부가 아니듯, 브랜드 역시 로고와 광고가 전부가 아니다. 사회문제를 해결하면서 세상을 변화시키는 브랜드도 분명히 존재한다.
2011년 월스트리트를 점령하라 운동은 “우리는 99%다”라는 구호를 남겼다. 이 구호는 미국 사회의 부와 권력이 상위 1%에 집중되어 있다는 문제의식을 드러냈다. 브랜드 시장도 크게 다르지 않다. 실제로 강력한 브랜드를 보유하고 시장을 지배하는 기업은 극소수다. 검색 시장도, 스마트폰 시장도, 생활용품 시장도 마찬가지다.
브랜드 지식 역시 소수에게 집중되어 있다. 새로운 브랜드가 쉽게 성장하지 못하는 이유도 여기에 있다. 그렇다면 사회문제 해결을 위해 만들어진 사회적 기업의 브랜드는 이 구조 안에서 경쟁할 수 있을까.
나는 가능하다고 믿는다. 여러 차례 시도했고, 실패도 경험했다. 그러나 그 과정에서 가능성은 더 분명해졌고, 사회적 기업에 맞는 사회적 브랜드 지식의 틀도 더 선명해졌다.
새 술은 새 부대에 담아야 한다. 사회적 기업의 브랜드 지식은 영리 기업의 브랜드 지식을 그대로 가져와서는 안 된다. 사회적 기업에는 사회적 기업에 맞는 새로운 브랜드 지식이 필요하다.
지금까지 우리는 상위 0.01% 기업이 누려 온 브랜드 지식을 모방하면서 브랜드를 론칭해 왔다. 그러나 모방만으로는 브랜드가 만들어지지 않는다. 침팬지의 유전자가 인간과 대부분 비슷하다고 해서 인간이 되지 않는 것처럼, 브랜드를 흉내 낸다고 브랜드가 되는 것은 아니다.
사회적 기업에는 영리 기업과는 다른 사회적 브랜드 지식이 필요하다. 이것은 추상적인 선언이 아니라 현실적인 과제다.
“1%의 소수 기업이 누리는 브랜드의 기회를 소외된 99%의 기업도 함께 누릴 수 있을까.”
그 기회는 누려야 한다.
공유되어야 한다.
그래서 소셜 브랜드 교육을 시작했다.
1. “인간애에 기반해 우리의 행동을 주도해 나간다.” - 스타벅스
2. “기업이 세상을 만듭니다. 우리가 상상하는 그대로 사회를 바꾸어갈 능력이 있습니다.” - 바디샵
3. “우리는 우리의 터전, 지구를 되살리기 위해 사업을 합니다.” - 파타고니아

각 문항에 대해 1점부터 5점까지 체크합니다.
해석 질문
해석 질문
해석 질문
해석 질문
해석 질문
해석 질문
해석 질문
소셜 브랜드는 정말 다른 브랜드인가
부제: 목적, 경험, 구조를 다시 점검하는 자기 브랜드 워크숍
진행자 질문
활동
결과물
진행
나눔 질문
결과물
팀 활동
아래 문장을 완성합니다.
핵심 질문
결과물
진행자가 던질 질문
팀 과제
문장을 완성합니다.
결과물
질문
팀 선언문 작성
아래 문장을 바탕으로 5문장 이내로 작성합니다.
결과물
각 팀이 아래 3가지를 정합니다.
예시
결과물
우리 브랜드는 어떤 문제에서 시작되었는가
우리 브랜드의 모순은 무엇인가
우리 브랜드의 ‘그 무엇’ 찾기
사회적 브랜드 선언문
“브랜드는 1%만의 기술이 아닙니다.
우리가 만드는 브랜드가 더 많은 사람의 존엄과 기회를 넓히는 구조가 될 수 있다면,
그때 브랜드는 홍보가 아니라 변화의 도구가 됩니다.”
이 워크숍이 끝나면 참가자들은 최소한 아래 5가지를 가져가야 합니다.
소셜 브랜드는 좋은 말을 붙이는 브랜드가 아니라, 사회문제를 해결하기 위해 자기 방식으로 다르게 작동하는 브랜드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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