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비제품으로 제품을 만들어 강력한 브랜드가 되는 사회적 브랜드의 법칙은 특별하거나 완전히 새로운 것이 아니다. 그것은 부분적이고 일시적일지라도 여러 사회적 브랜드에서 이미 증명되었다. 다만 영리 기업이 만든 브랜드가 사회적 브랜드의 역할을 하며 성공한 사례가 정작 사회적 브랜드보다 더 많은 것도 사실이다.
이제 사회적 브랜드가 왜 성공할 수 있는지, 그리고 그 공식이 무엇인지를 살펴볼 필요가 있다.
에이브러햄 매슬로는 인간의 욕구를 다섯 단계로 나누었다. 생존과 같은 기초적 욕구, 안전과 안정의 욕구, 소속과 사회의 욕구, 존중과 자아의 욕구, 그리고 자기실현과 의미, 영적 깨달음의 욕구다. 그는 하위 단계의 욕구가 충족되어야 상위 단계의 욕구도 충족될 수 있다고 보았다.

1950년에 발표된 그의 욕구 피라미드는 자본주의 시장과 인간을 이해하는 하나의 척도가 되었다. 그러나 그의 욕구 피라미드가 언제나 그대로 작동하는 것은 아니다. 예를 들어 성직자나 강한 이념을 가진 사람에게는 생리적 욕구가 아니라 자기실현의 욕구가 출발점이 되기도 한다. 이런 사람들은 자기실현을 위해 육체의 욕구와 욕망을 뒤로 미루기도 한다.
매슬로도 죽기 전에 자신의 주장에 대해 피라미드를 뒤집어 놓았어야 했다고 말했다고 한다. 세상에는 생리적 욕구를 거의 중요하게 여기지 않는 사람도 있고, 동물처럼 생리적 욕구 중심으로 살아가는 사람도 있다. 인간은 하나의 도식으로만 설명되지 않는다.
브랜드는 인간의 욕구를 만족시키고 해소하기 위해 만들어진다. 시장에는 매슬로가 말한 다섯 가지 욕구 중 하나만 충족시키는 브랜드도 있고, 다섯 욕구를 모두 충족시키려는 브랜드도 있다.
생수 브랜드를 떠올려 보면 이해가 쉽다. 우리나라의 생수 브랜드로는 아리수, 제주 삼다수, 아이시스, 백산수 등이 있다. 가격도 대체로 비슷하다. 생수 브랜드의 기본 욕구는 갈증 해소다. 다시 말해 배탈이 나지 않는 물이다. 이런 생수 브랜드에는 자기실현의 욕구가 거의 개입되지 않는다.
그런데 필리코 750mL를 25만 원에 마시는 사람은 무엇을 마시는 것일까.

이탈리아 광천수를 24K 순금으로 추출한 엑소시아 골드를 275만 원에 마시는 사람은 어떤 욕구를 충족시키고 있는 것일까.

물 한 병에 수십만 원에서 수백만 원을 지불하는 사람은 단지 생리적 욕구를 해소하는 것이 아니다. 그들이 마시는 물은 우리가 마시는 물과 본질적으로 다르지 않다. 그러나 물도 브랜드가 되면 생리적 욕구를 넘어 자기실현의 욕구까지 만족시키는 매개가 될 수 있다.
이 지점을 설명하기 위해 매슬로의 다섯 단계를 응용한 브랜드 10단계를 떠올려 볼 수 있다. 이것은 브랜드를 구매하는 이유를 기준으로 나눈 단계다.
1단계는 있어야 한다.
2단계는 있으면 좋다.
3단계는 타인과 같은 것을 가지고 싶다.
4단계는 타인보다 좋은 것을 가지고 싶다.
5단계는 타인과 다른 것을 가지고 싶다.
6단계는 자신이 좋아하는 것을 가지고 싶다.
7단계는 자신만의 물건을 원한다.
8단계는 자신을 표현할 수 있는 것을 원한다.
9단계는 남들이 가질 수 없는 것을 가지고 싶다.
10단계는 돈으로 가질 수 없는 것을 가지고 싶다.
이 기준으로 다시 생수를 보면, 물은 생존을 위한 것이므로 1단계에 해당한다. 그러나 물도 수증기와 물, 얼음으로 상태를 바꾸듯 브랜드가 되면 1단계에서 10단계까지 완전히 다른 위치로 이동할 수 있다.
지금까지 세계에서 가장 비싼 생수 가운데 하나로 알려진 것이 아우룸 79 리미티드 에디션이다. 아우룸은 라틴어로 빛나는 새벽이라는 뜻이고, 79는 금의 원소 번호다. 아우룸 79는 독일 세인트 레온하르트의 광천수를 사용해 세 병만 만들었고, 한 병당 가격은 90만 달러, 약 10억 원에 이른다. 물에는 식용 24K 금이 들어갔다고 한다.

이 정도가 되면 그것은 거의 성배처럼 보인다. 그들은 단지 비싼 물을 마시는 것이 아니다. 돈으로도 살 수 없는 어떤 상징을 마시는 것이다. 10억 원짜리 물을 갈증 때문에 마시는 사람은 없을 것이다. 그 물을 마시는 사람은 물 자체가 아니라, 그 물을 통해 자신이 누구인지를 드러내고 있는 것이다.
같은 기준으로 할리데이비슨을 생각해 볼 수 있다. 할리를 타지 않는 사람은 그것을 7단계나 8단계쯤으로 볼 것이다. 그러나 할리데이비슨 마니아에게 할리는 1단계에 가깝다. 그들에게 할리는 생존을 위해 마시는 물 같은 존재다. 동시에 그들이 할리를 통해 추구하는 것은 10단계다. 그들은 할리를 통해 돈으로 가질 수 없는 자유와 정체성, 삶의 방식을 얻고자 한다.
이처럼 매슬로의 욕구 5단계와 브랜드 욕구 10단계는 서로 겹치면서도 채워지지 않는 영역을 남긴다. 브랜드 10단계의 마지막은 자기실현의 욕구이자 돈으로 가질 수 없는 것을 가지려는 욕구다. 기업은 대체로 자신의 브랜드를 이 단계까지 끌어올리려고 한다. 이것이 명품의 꿈이다. 리미티드 에디션과 한정 판매가 반복적으로 등장하는 이유도 여기에 있다.
그렇다면 비제품으로 제품을 만든 사회적 브랜드는 어디에 위치할까.

아테나 워터는 유방암 연구를 위해 판매 순이익 전액을 기부하는 생수 브랜드다. 그리스 여신 아테나는 정당한 이유와 명분을 위해 싸우는 전사다. 이 브랜드 역시 유방암과 싸우기 위해 만들어졌다. 이 브랜드를 만든 창업자 트리시 메이는 아버지와 어머니를 모두 암으로 잃었고, 자신 역시 39세에 유방암 진단을 받았으나 투병 끝에 완치했다.
이와 비슷한 브랜드로 영화배우 폴 뉴먼이 만든 뉴먼스 오운이 있다. 이 브랜드 역시 수익 100%를 자선사업을 위해 사용했다. 폴 뉴먼이 자선사업에 깊이 관여하게 된 계기 가운데 하나는 아들 스콧 뉴먼의 죽음이었다. 그는 아들의 이름을 따서 약물 중독자를 위한 자선단체인 스콧 뉴먼 센터를 설립했다.

아테나와 뉴먼스 오운은 일반 기업처럼 수익의 1%를 기부하는 브랜드가 아니다. 수익의 100%를 사회문제 해결을 위해 사용하는 브랜드다. 이론적으로 가능하다고 말했던 사회적 브랜드가 실제로 존재한다는 증거다.
이제 다시 질문으로 돌아갈 수 있다. 아테나라는 생수 브랜드는 몇 단계에 있는가.
정의, 자비, 리더십, 인정, 인내, 절제, 명예, 존경, 존중, 지혜 같은 가치들은 돈으로 살 수 없는 것들이다. 그렇다고 해서 학습만으로 모두 얻을 수 있는 것도 아니다. 영리 브랜드는 소비자의 욕구를 승화시켜 단계별 브랜드를 만든다. 반면 사회적 브랜드는 사회문제를 해결하기 위해 사회적 존경과 자기실현의 욕구를 출발점으로 삼아 브랜드를 만든다.
브랜드 10단계의 마지막은 돈으로 가질 수 없는 것을 브랜드로 표현하는 단계다. 정의와 인정, 선행 같은 것은 일상에서 쉽게 손에 넣을 수 없다. 바로 그 지점에서 사회적 브랜드는 영리 브랜드와 다른 출발선을 가진다.
그렇다면 사회적 기업은 어떻게 브랜드를 만들 수 있는가.
영리 기업의 출발은 대개 생리적 욕구나 소비 욕구의 1~2단계에 놓인다. 그러나 사회적 기업이 다루는 사회문제는 자기실현의 욕구와 돈으로 가질 수 없는 것을 가지려는 욕구에서 시작될 수 있다. 사회적 브랜드는 이 점에서 처음부터 다른 차원의 요구를 다룬다.
하지만 사회적 브랜드가 성공하려면 여전히 제대로 된 제품을 만들어야 한다. 자기실현과 돈으로 가질 수 없는 가치가 될 만큼의 제품으로 자기 가치를 설득해야 한다. 그런데 사회적 브랜드의 제품이 종종 기부 이벤트를 위해 급하게 만든 행사 용품 수준에 머무는 경우가 있다. 한 번은 살 수 있어도 두 번은 사지 않게 된다. 한번 사더라도 사용하면서 불쾌해지고 속았다는 느낌을 받을 수 있다. 그러면 지지자가 아니라 적대자가 된다.
사회적 기업은 사회적 브랜드를 만들 수 있다. 그것은 이론적으로도 가능하고 현실적으로도 존재한다. 영국 가디언의 기자가 바디샵의 창업자 아니타 로딕에게 어떻게 이런 브랜드를 만들었느냐고 묻자, 그녀는 이렇게 답했다.
“우리가 비즈니스를 하는 방식, 우리가 제품을 만드는 방식, 우리가 원료를 공급받는 방식, 우리가 소중하게 생각하는 가치가 있기 때문에 우리는 그들과 다른 것입니다.”
그녀의 말대로, 바디샵은 가치 때문에 차별화된 제품을 만들 수 있었다. 많은 사람이 바디샵을 떠올리면 고래 보호나 그린피스, 동물실험 반대와 같은 이미지를 먼저 생각한다. 그러나 바디샵의 시작은 우리가 흔히 알고 있는 이야기와 조금 다르다.
1970년 아니타 로딕은 미국 버클리의 한 창고에서 천연 향 비누와 로션을 판매하는 “더 바디 샵”이라는 가게를 발견했다. 그 가게는 페기 쇼트와 제인 선더스가 이주민 여성의 고용을 위해 운영하던 작은 상점이었다. 아니타 로딕은 이 브랜드를 사들여 지금의 바디샵을 만들었다.
바디샵 홈페이지에는 이런 문장이 적혀 있다.
“바디샵은 1976년 영국 브라이턴에서 기업이 선을 위한 힘이 될 수 있다는 설립자 아니타 로딕의 믿음으로부터 시작되었습니다. 아니타 로딕 여사의 비전에 따라 우리는 지난 40여 년간 과감히 틀을 깨고 항상 진실하게 변화를 만들어 왔습니다.”
그리고 아니타 로딕은 이렇게 말했다.
“기업이 세상을 만듭니다. 우리가 상상하는 그대로 사회를 바꾸어갈 능력이 있습니다.”
바디샵에 관한 더 많은 이야기가 있지만, 분명한 사실은 소비자들이 바디샵의 마케팅에만 반응한 것이 아니라 그 운동에 참여했다는 점이다. 그리고 바로 그 참여가 바디샵이라는 브랜드를 만들었다. 그러나 바디샵은 이후 로레알에 팔렸고, 지금은 나튜라의 자회사가 되었다. 이 사실은 사회적 브랜드의 가능성과 동시에 그 취약성도 보여준다.
바디샵의 초기 상품을 공급했던 업체가 있었는데, 그것이 지금의 러쉬다. 러쉬의 홈페이지에 적혀 있는 가치 가운데에는 제품이 단지 욕구를 만족시키는 것이 아니라 가치를 제공할 수 있다는 믿음이 담겨 있다. 러쉬가 “고객이 항상 옳다고 믿는다”고 말할 때, 그것은 단지 서비스 정신을 말하는 것이 아니다. 참고로 러쉬라는 이름은 신선하고 푸르다는 뜻을 지니는데, 고객이 제안한 이름을 받아들여 브랜드 이름으로 정한 것이다.
이론과 극장은 같은 어원을 가진다고 한다. Theoria는 관조하고, 시찰하고, 살피고, 지켜본다는 뜻을 품고 있다. 그래서 이론은 생각하는 것이 아니라 보는 것이기도 하다. 사회적 기업의 브랜드는 이론에만 머물지 않는다. 생각한 것을 행동으로 보여준다.
영리 기업의 브랜드는 욕구를 채우는 일에 집중한다. 결국 이익을 증대시키는 것이다. 그러나 사회적 기업의 브랜드는 욕구를 채우는 데서 멈추지 않는다. 문제를 드러내고 해결 방식을 보여준다. 수백만 원짜리 물도 있지만, 유방암과 싸우기 위해 존재하는 물도 있다. 이 둘은 모두 물이지만 전혀 다른 세계를 가리킨다.
수백만 원짜리 물은 어떤 맛일까. 그 비싼 물을 정말 갈증 때문에 마시는 것일까. 육체의 갈증이 아니라 영적인 결핍 때문에 마시는 것은 아닐까. 브랜드는 제품 이상의 소품이다. 금보다 비싼 물을 갈증 때문에 마시는 사람은 없다. 수십억 원의 물은 자신이 누구인지를 알리고 싶어 하는 연출의 제품이다. 자신의 아이덴티티를 드러내는 브랜드는 영화배우의 오브제와 비슷하다. 사람들은 그런 물을 통해 자신이 누구인지를 표현할 수 있다고 믿는다.
러쉬는 자신의 가치를 “We Believe”라는 말로 시작한다. 사회적 기업이 만드는 브랜드도 이처럼 믿음에서 출발한다. 자신의 믿음을 브랜드로 보여주는 것이 소셜 브랜드다. 결국 믿어야만 이루어질 수 있는 세계가 있기 때문이다.

이제 사회적 브랜드의 공식을 살펴볼 수 있다.
보이는 것을 보이지 않게 하고, 보이지 않는 것을 보이게 한다.
가질 수 없는 것을 갖게 하고, 가질 수 있는 것을 갖지 못하게 한다.
낯선 것을 익숙하게 하고, 익숙한 것을 낯설게 한다.
한 병에 10억 원짜리 아우룸 79와 유방암을 위해 만들어진 아테나 생수를 이 공식에 대입해 보면 구조가 드러난다. 이 두 브랜드는 단지 물을 파는 것이 아니다. 둘 다 물이라는 제품에 비제품의 세계를 실어 보여준다.
말장난처럼 보일 수 있지만, 이 공식에 어떤 명품 브랜드를 대입해 보면 구조는 더 선명해진다. 사람들은 자신이 합리적인 사람이라는 것을 보여주기 위해 무엇을 구매하는가. 우리는 마트에서 “합리적인 가격”이라는 문구를 자주 본다. 하지만 그것은 어디까지나 하나의 주장일 뿐이다. 누구도 그 가격이 באמת 합리적이라고 보증해 주지 않는다.
사람들은 자신이 트렌디하고 세련된 사람이라는 것을 보여주기 위해 무엇을 사는가. 트렌드함과 세련됨은 과연 손에 잡히는 것인가. 우리는 언제부터 커피를 종이컵에 담아 마시며 그것을 취향이라고 여기게 되었는가. 우리 주변의 거의 모든 브랜드는 사람이 가질 수 없고, 보이지 않으며, 낯선 것을 브랜드로 만들어 보여준다. 우리는 그것을 욕망이라고 부른다.
반면 사회적 브랜드는 다른 공식을 사용한다.
당연한 것을 당연하지 않다고 말한다.
익숙한 것에 문제가 있다고 지적한다.
인간에게 좋다고 여겨졌던 것을 지구적 관점에서 다시 묻는다.
개인보다 공동체와 지구를 기준으로 생각한다.
그리고 분노하는 이유로 브랜드를 만든다.
이런 사회적 브랜드가 사회문제에 대한 대안이 되어야 한다.
사회적브랜드 social brand [사회적 기업, 비영리 단체, 소셜 벤처의 소셜 임팩트]
‘이론적으로’ 사회적 기업이 강력한 사회적 브랜드를 만들 수 있는 이유는 간단합니다. 현실적으로 모든 영리기업들이 사회적 브랜드를 만들어 가려고 하기 때문입니다. 경영의 구루였던 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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비제품으로 제품을 만드는 소셜 브랜드 워크숍
부제: 믿음, 가치, 욕구, 대안의 구조를 점검하는 실무 워크숍
진행자 질문
활동
결과물
진행
팀 나눔 질문
결과물
워크시트에 아래 두 칸을 나눠 적습니다.
핵심 질문
결과물
진행
브랜드 10단계를 벽에 붙여 놓고, 참가자들이 자기 브랜드를 해당 구간에 표시합니다.
질문
토론 문장
결과물
각 팀은 아래 문장을 완성합니다.
규칙
결과물
질문
실습
다음 문장을 채웁니다.
결과물
질문
최종 선언문 작성
결과물
“좋은 뜻이 있는 브랜드와 사회적 브랜드는 다릅니다.
사회적 브랜드는 제품을 팔면서도 보이지 않는 믿음과 대안을 함께 보여주는 브랜드입니다.”
각 팀은 마지막에 아래 3가지를 정합니다.
이 워크숍이 끝나면 참가자들은 아래 결과물을 가져가야 합니다.
사회적 브랜드는 좋은 뜻을 붙인 제품이 아니라, 믿음과 가치를 보이게 만드는 방식으로 제품을 다시 정의하는 브랜드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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