엔텔러키브랜드 창간호의 특집 주제는 ‘목적’이다.
나는 브랜드를 설명할 때 종종 부부의 성관계와 아이의 출산을 비유로 든다. 아이를 가진 부부라면 누구나 알 것이다. 성관계를 할 때 지금의 아이를 구체적으로 상상하면서 행위에 임하는 부부는 없다. 성관계는 지극히 욕망과 충동에서 비롯되며, 종족 번식의 본능이나 대를 잇겠다는 사명감을 떠올리지는 않는다.
그러나 배 속에 아이가 들어서는 순간, 모든 것이 달라진다. 아이가 태어나고 자라면서 그 얼굴을 바라볼 때, 그것을 단순히 욕망의 결과물이라고 말할 수 있는 부모는 없다. 그 순간부터 부부는 남자와 여자에서 엄마와 아빠로 변모한다.
브랜드도 같다. 처음에는 대부분 생존과 욕망에서 시작된다. 돈을 벌기 위해, 또는 반드시 벌어야 하기 때문에 브랜드를 런칭한다. 그러나 시간이 흐르면서 브랜드는 자라나고, 창업자는 대표이사에서 브랜드 경영자로 성숙한다.
이번 취재에서 나는 인터뷰이들에게 물었다.
"당신의 브랜드의 궁극적인 목적은 무엇인가?"
"당신은 기업을 통해 어떤 목적을 이루려 하는가?"
"왜 당신의 브랜드가 존재해야만 하는가?"
"만약 당신의 브랜드가 사라진다면 세상은 무엇을 잃게 되는가?"
창간호는 이렇게 목적을 품고 시작한 브랜드와, 10년 동안 그 목적을 지켜온 브랜드를 다루었다. 나는 그들의 이야기를 기록했고, 또 하나의 약속을 받았다. 2035년, 다시 그들을 찾아가 그 목적이 어떻게 실현되었는지를 취재하겠다는 것이다.
파타고니아 창업주 이본 쉬나드의 편지에는 이런 구절이 있다.
“공개 기업(going public)이 되는 대신, 우리는 목적 기업(going purpose)이 되었다고 말씀드릴 수 있습니다. 자연에서 얻은 자원을 투자자의 이익으로 바꾸는 대신, 파타고니아가 만들어낸 재무적 이익을 모든 자원의 근원인 지구 환경을 지키는 데 쓰고자 합니다.”
We’re in business to save our home planet.
“우리는 우리의 집인 지구를 구하기 위해 사업을 한다.”
2007년, 유니타스브랜드의 창간 목적은 “브랜드란 무엇인가?”라는 질문에 대한 답을 찾는 것이었다.
2025년, 엔텔러키브랜드는 “나의 브랜드는 어떻게 되어야 하는가?”라는 목적을 질문으로 다시 시작한다.
이번 창간호는 창업자들에게 자기 목적을 묻고, 그것을 브랜드로 구현하는 사례를 다루었다.
브랜드는 상품을 파는 수단이 아니라, 창업자의 목적을 현실화하는 길이다.
그리고 내가 유니타스브랜드를 엔텔러키브랜드라는 이름으로 다시 발행하는 목적은, 파타고니아와 같이 목적을 지닌 브랜드를 응원하고 지원하기 위해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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