상세 컨텐츠

본문 제목

“유니타스브랜드는 잘 안 될 것 같아요.”

시즌2 엔텔러키브랜드/엔텔러키브랜드

by chief-editor 2025. 9. 7. 20:47

본문

“유니타스브랜드는 잘 안 될 것 같아요.”

시즌 1 / 유니타스브랜드

지금으로부터 약 15년 전의 일이다.

나는 연세대학교 브랜드 MBA 과정에서 강의를 하던 중, 수강생들에게 내가 유니타스브랜드 편집장임을 소개했다. 그때 서울우유(아니면 한국야쿠르트였던가) 마케팅 과장이 내게 이렇게 말했다.

 

“유니타스브랜드는 잘 안 될 것 같습니다.”

 

전문지이기에 패션잡지처럼 팔릴 수 없다는 점은 알고 있었지만, 초면에 들은 이 말은 꽤 충격이었다. 그런데 그가 덧붙인 이유는 의외였다.

 

“사람들이 유니타스브랜드를 자기 책상 서랍에 넣어둡니다. 남에게 보여주지 않고 자기만 보려고 하죠.”

 

당시에는 ‘뽕’ 같은 칭찬인가 싶었지만, 시간이 지나며 그것은 단순한 칭찬이 아니라 사실이자 일종의 예언처럼 느껴졌다. 혹시라도 이 글을 그분이 보신다면 꼭 다시 만나 이야기를 나누고 싶다.

 

그 이후 나는 유니타스브랜드의 인지도와 충성도를 진지하게 조사했다. 결과는 그의 말이 맞았다. 그래서 볼륨 5호에는 이런 카피를 실었다.

 

“8개월 동안 25,000명의 브랜드 실무자들이 읽었습니다. 아직도 못 보셨다면, 안 보여주는 것입니다.”

 

그의 조언을 반영해 카피를 바꾸었지만, 극적인 반전은 없었다. 그래서 이번에 유니타스브랜드를 복간하고, 동시에 엔텔러키브랜드를 창간하면서 가장 신경 쓰인 부분도 바로 이것이었다.

 

“어떻게 하면 독자가 독자에게 추천할까?”

 

예전에는 책을 선물하는 문화가 있었다. 이 책을 자신만 읽는 것이 아니라 누군가에게 선물했을 때, “고맙다”라는 말을 듣는다면 얼마나 좋을까. 편집 기간 내내 그 마케팅 과장의 말이 내 귀와 마음 속에서 모기 소리처럼 맴돌았다.

 

‘고맙다’라는 말을 듣기 위해서는 콘텐츠가 달라져야 했다. 누가 보아도 성공한 브랜드만 다뤄서는 안 된다. 현장에서 바로 적용할 수 있어야 하고, 어렵지 않게 읽히면서도 자신의 상황에 대입할 수 있어야 한다. 과연 이런 기준에 부합하는 브랜드가 얼마나 될까?

 

만날 수 있다면, 꼭 그 마케팅 과장을 다시 만나 이 책을 전하고 조언을 받고 싶다. 15년이 지났으니 지금쯤은 임원 자리에 있거나, 어쩌면 자신의 브랜드를 창업했을지도 모른다.

 

엔텔러키브랜드는 창업을 준비하는 이들에게 선물할 수 있는 책으로 포지셔닝한다. 우리의 경쟁자는 다른 잡지가 아니라, 창업 선물들이다. 그때 그 과장님은 지금 이 책을 보고 어떤 말을 해주실까?

 

 

관련글 더보기

댓글 영역