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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창업입문_외전04] 브랜드 눈높이 수업

창업/창업 입문

by Content director 2022. 11. 21. 14:1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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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내(빵집을 열고 싶은)
그럼 창업을 하기 전에 브랜드에 관해서 제대로 공부를 해야겠네요?

남편(저자)
브랜드는 공부하면 되는 것이 아니라 관심으로 느끼는 거야. 브랜드에 대해서 잘 알고 있다고 자부하는 사람은 대체로 브랜드를 전혀 모르는  사람일 확률이 높아요. 
브랜드는 브랜드에 의해서 계속 변화되고 있지.
브랜드는 머리로 이해 하는 것이 아니야, 브랜드를 만든 사람의 감성을 느끼는 것이 중요하죠. 

브랜드
눈높이 수업 

브랜드 창시자가 제품을 만들며
상상했던 그 고객의 수준이 되는 것을 의미하며,
자신의 작품을 선사하고 싶은 마음이
들 정도로 뛰어난 소비자의 눈높이가 되는 것을 말한다. 
 

 

예를 들어 나는 이 원고 작업을 애플의 아이맥(iMac)이라는 컴퓨터로 하고 있다. 아이맥은 화면과 본체가 하나로 된 일체형 컴퓨터다. 만약 아이맥을 처음 사용하는 사람이 컴퓨터를 켜게 된다면 당황할지도 모른다. 왜냐하면 일반적으로 컴퓨터의 전원 버튼은 사용자에게 가장 잘 보이는 전면에 있게 마련인데 아이맥의 전원은 그렇지 않기 때문이다.

 

 

아이맥은 이처럼 왼쪽 목을 어루만지면서 깨워야 한다. 아마 독자는 이 구절을 읽으면서 이상하게 여길 수도 있겠다. 무생물인 컴퓨터를 마치 살아 있는 생명체로 표현하고 있으니 말이다. 하지만 나는 분명 그렇게 느끼고 있다. 아이맥은 기계라기보다 디지털로 진화된 나의 사냥개와 같은 느낌이 든다. 

 

 브랜드는 전략이 아닌, 영감과 직관의 산물이기 때문이다. 

 

이렇듯 브랜드 중에서도 탁월한 브랜드들을 대할 때 나는 의도적으로라도 그 브랜드를 직관적으로 느끼려고 노력한다. 이러한 브랜드는 전략이 아닌, 영감과 직관의 산물이기 때문이다. 아이맥의 왼쪽 뒤편에 있는 전원을 만지작거리면서 스티브 잡스가 어떤 생각을 했을까를 상상한다. 애플의 디자이너인 조나단 아이브는 뒤편에 위치한 전원 버튼에 대해서 어떤 설명을 했을까 상상해 본다. 만약에 버튼이 왼쪽 하단이 아니라 왼쪽 상단, 혹은 오른쪽 상단과 하단에 있다면 어떤 기분일까도 생각해 보면서 손가락을 갖다 대보기도 한다. 

 


 

예전에 GM에서 나온 ‘알페온’이라는 자동차를 일주일 동안 탄 후 시승기를 쓴 적이 있다. 그 내용을 짧게 소개하도록 하겠다.

 


신규 브랜드와 관련해서 수많은 사람들과 인터뷰를 해보았지만 낯선 기계와 인터뷰를 하는 것은 처음이다. 인터뷰의 방식은 더욱 특이하다. 질문도 내가 하고 대답도 내가 하는 것이다. 사용 후기나 시승기를 쓰는 사람들은 기계음을 듣고 작동을 살피지만 나는 기계음을 듣지 않고 질문에 대한 내 마음의 울림을 듣는다. 그래서 인터뷰의 방식은 ‘교감’이라는 독특한 커뮤니케이션 방법을 사용해야 한다.


‘교감’은 일상적인 단어는 아니다. 비슷하게 많이 사용하는 단어가 있다면 ‘공감’이다. 흔히 ‘소통’이라는 말도 많이 쓰지만 공감과 소통은 사람과 사람 간에 사용되는 커뮤니케이션의 질에 관한 단어다. 하지만 교감이라는 단어는 매우 몽상적인 상황에서 쓰이는 단어다. 침팬지와 더불어 일생을 산 제인구달 박사는 침팬지와 대화하지 않고 ‘교감’한다. 증명할 수 없지만 뛰어난 디자이너들도 자신들의 작품과 교감한다고 한다. 그래서 교감이라는 커뮤니케이션 방식은 이종異種 및 무생물과의 대화방식으로 사용되고 있다. 교감은 한마디로 감정의 ‘전달 delivery’보다는 감동의 ‘동조sync’라고 볼 수 있다. 

만약 침팬지와 뛰어난 건물이 인터뷰를 한다면 녹음기는 가져갈 필요가 없다. 그들은 절대로 사람의 언어로 말하지 않기 때문이다. 때문에 교감의 방식은 그들의 관점에서 그들을 이해해야 하는 것이다. 물론 침팬지와 건물을 이해한다고 해서, 이해가 되는 것이 아니다. 침팬지가 과연 인간을 이해할 수 있을까? 이것은 교감의 핵심인 ‘쌍방향 울림’이 아니다. 침팬지가 제인구달 박사를 침팬지로 생각할 때 그것이 교감인 것이다. 그래서 우리는 교감의 정점을 ‘몰아일체’라고 한다. 

알페온의 가속 페달을 밟으면서 이 차가 한국차가 아니라는 것을 알았다. 지금까지 몰던 차들과는 다르게 움직여 주었다. 알페온을 밟으면 뭔가가 움츠렸다가 땅을 움켜쥔 채 앞으로 달려나가는 그런 기분이 들었다. 주차장을 나설 때 예상했던 나의 기대 반응과는 다른 알페온의 움직임에 놀라지 않을 수 없었다. 하지만 바로 익숙해졌고 우리는 도로 위로 함께 나갔다.

 

 


 

브랜드 눈높이 수준은 브랜드를 만든 사람의 수준이라는 뜻이 아니다. 그 이상이다.
브랜드 창시자가 제품을 만들며 상상했던 그 고객의 수준이 되는 것을 의미하며, 자신의 작품을 선사하고 싶은 마음이 들 정도로 뛰어난 소비자의 눈높이가 되는 것을 말한다. 

 

 

브랜드를 창조하는 사람들은 매우 감각적이며 직관적인 능력을 가져야 한다. 

 

 

일반 소비자들은 브랜드를 공부하지 않는다. 백화점이나 마트에서 상품을 고를 때 매우 편협한 지식과 정보 그리고 자신의 제한된 직관을 의지해서 구매한다. 최근에는 온라인 검색을 통해서 꼼꼼하게 파악하는 경우도 있지만 합리적으로 결정했다고 생각한 후에도 결국 충동적으로 구매하며 논리적으로 변명한다. 따라서 브랜드를 창조하는 사람들은 매우 감각적이며 직관적인 능력을 가져야 한다. 이것은 책을 읽는다고 업그레이드되거나 하지는 않는다.

 

합리적으로 결정했다고 생각한 후에도 결국 충동적으로 구매하며 논리적으로 변명한다.



그렇다면 어떻게 해야 할까? 고전적인 방법으로는 자신이 특정 브랜드를 정한 후 이 브랜드를 사랑하면서 그 과정에서 발견할 수 있는 브랜드의 미묘한 디테일들을 읽는 방법을 배우고 그것을 자신의 브랜드에 적용해야 한다.

만약 브랜드에 관한 개념어를 알고 있다면 마치 한 모금의 와인에서 수십 개의 맛을 찾아내는 소믈리에와 같은 능력도 가질 수 있다. 물론 브랜드 소믈리에가 되었다고 좋은 브랜드를 만들 수 있다는 이야기는 아니다.

 


 

빵을 입에 넣고 씹으면서 10가지의 맛을 구분해 낼 수 있을까? 
아침에 나온 빵과 저녁에 나온 빵의 그 미묘한 맛의 차이를 구분할 수 있을까? 
발효 온도 1°C 차이로 인해 빵 맛이 달라지는 것을 느낄 수 있을까? 

이런 질문이 부담스러울 수도 있겠지만 이것은 기본이다. 

수십 개의 성공 빵집을 보며 각각의 차이점을 구분할 수 있어야 하며 거의 비슷해 보이는 두 개의 빵집에서도 완전히 다른 차이점을 분별할 수 있어야 한다.

 

이것을 설명해 주는 대표적인 브랜드로서 ‘일리(illy)’라는 커피 브랜드를 들 수 있는데, 일리는 몇 개의 독특한 숫자를 가지고 있다. 100%, 7g, 52, 250,000, 90°C, 9bar, 25sec, 25cc. 이것들은 일리를 일리답도록 하는 숫자들이다. 100% 아라비카 종으로 된 7g의 커피 블랜드(blend)는 52개의 원두콩을 의미하며, 이 원두콩을 그라인더가 25만 개의 입자로 분쇄시킨다.

 

 

그 입자를 90°C 의 물, 9기압이라는 물의 압력으로 25초 동안 25cc의 에스프레소로 추출하게 되는데, 이러한 모든 조건 속에서 뽑아내는 한 잔의 에스프레소만이 일리답게 완벽하다는 것이다. 이 모든 공식이 왜 필요하냐고 묻는다면, 일리는 다음과 같이 대답한다.

 

‘커피의 본질을 지키기 위해서’

 

 

그럼에도 불구하고 이 점을 강조하는 것은, 성공하는 브랜드의 기준과 수준은 분명히 있기 때문이다.

 

 

내가 말하고 싶은 점은, 완벽한 차이와 차원을 가진 빵집을 만들려면 이 정도의 브랜드 직관력과 브랜드 완전성이 필요하다는 것이다. 하지만 사실, 이 정도를 갖추고 시작하는 사람들은 지극히 드물다.
그런데 왜 이야기하는 것일까? 그럼에도 불구하고 이 점을 강조하는 것은, 성공하는 브랜드의 기준과 수준은 분명히 있기 때문이다.

 

브랜드에 관해서 쉽게 쓰는 것은 우주 왕복선의 복잡한 설계도를 쉽게 그려 보라는 것과 같다. 브랜드는 아직까지도 정의되지 않았으며 그 구축 과정이 매우 복잡하고 난해하다. 그래서 ‘브랜드가 브랜드되어 가는 브랜딩’의 어떤 현상은 이론이 없는 것도 있으며 어떤 이론은 현상이 없는 것도 있다. 만약에 브랜드를 만드는 것이 쉬웠다면 우리나라 대기업들이 마케팅 비용으로 수조 원을 쏟아부으면서도 왜 글로벌 브랜드 하나를 만들지 못하겠는가?

 

돈으로 우주 왕복선을 만들 수 있지만 돈으로 브랜드를 만들지는 못한다. 


나이키라는 브랜드가 돈으로 만들 수 있다면 미국 돈과 세계의 공장을 가지고 있는 중국에서 나이키와 같은 브랜드를 1년에도 수십 개를 만들었을 것이다. 돈으로 우주 왕복선을 만들 수 있지만 돈으로 브랜드를 만들지는 못한다. 
천문학적인 돈으로도 만들 수 없는 복잡한 브랜드 구조를 의도적으로 쉽게 쓰려고 작정한 것 자체가 잘못된 방향이라는 것을 알고 있다. 


그래서 브랜드를 쉽게 쓰는 것이 아니라 브랜드에 관해서 처음 입문하는 사람들이 반드시 알아야 될 핵심 부분을 다루기로 했다. 
브랜드의 핵심에 두 축이 있다면 하나는 2부에서 다룬 시장조사이고 다른 하나는 3부에서 다룰 전략이다. 
3부에서는 브랜드의 플랫폼, 라인확장, 성장주기, 리뉴얼에 관한 부분은 과감히(?) 삭제했고 오직 ‘창업’을 통한 브랜드 런칭의 핵심 지식만을 다루었다. 

 

쉽게 쓰는 것이 아니라, 입문하는 사람들이 반드시 알아야 될 창업의 핵심 부분을 다루기로 했다. 

 

가끔 시장조사를 귀찮아하는 예비 창업자들을 만난다. 모두는 아니지만 그들은 상당한 재력가들로서 돈으로 제2의 창업을 하려는 사람들이다. 그래서 그들은 머리보다는 돈을 쓴다. 돈으로 어느 정도는 할 수 있다는 믿음을 가지고 있다. 돈으로 창업을 하려는 사람에게는 ‘시장조사’와  ‘전략’은 복잡하고 귀찮은 과정이다. 그래서 돈이 될 수 있는 것을 돈으로 사오거나 그대로 베끼려고 한다. 그러나 다시 한 번 강조하지만 시장조사와 전략은 ‘돈’으로 할 수 없다.

 

 

 돈이 될 수 있는 것을 돈으로 사오거나 그대로 베끼려고 한다. 
그러나 다시 한 번 강조하지만 시장조사와 전략은 ‘돈’으로 할 수 없다.

 

특히 은퇴 후 55세 전후로 창업을 하는 사람들은 브랜드의 핵심인 시장조사와 전략을 실행하기 버거워한다. 이런 내용들은 보고서로 결재 사인만 했지 직접 참여해 본 경험은 아마도 20여 년 전이었을 것이다. 만약 브랜드와 마케팅에 관한 책을 그간 한 번도 접해보지 않은 ‘아내’들이 이 내용을 보고 있다면 더 막막한 기분이 들 것이다. 

 

그러나 창업을 한다면 이 내용들을 읽는 것은 피할 수 없는 과정이다.(참고로 이 내용은 창업의 안내서에 불과하다).
이 내용이 창업의 모든 것을 말하는 것은 절대 아니다.
구멍가게 아저씨와 골목 가게 아줌마 그 이상이 되기 위해서는 자식이 대학입시 때 공부하는 것 이상으로 브랜드와 경영에 대해서 배우며, 깨닫고 실천해야 할 것이다. 

창업을 위해서는 브랜드와 경영에 대해서 배우며, 깨닫고 실천해야 할 것이다. 

 

다음 3부에서 다루어질 내용은 창업 이후에 배우게 될 리더십, 파트너십, 전략 그리고 미션과 비전에 관한 이야기다. 어떤 사람에게는 기업에 있으면서 지겹게 들었던 내용이고, 또 어떤 사람은 처음 접해 본 단어일 수도 있다.

어찌되었건 창업주가 되면 이제부터 다루어질 내용은 평생 고민하게 될 주제들이다.


출처 : 아내가 창업을 한다 유니타스브랜드 SEASON 2 Choice 
- 2. 창업의 창(創)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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