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자신을 직면하는 것, 자기다움의 갈망

자기다움

by Content director 2022. 9. 27. 14:4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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자기다움을 구축하는 것은 ‘쌓아 가는 것’도 있지만, 그 시작은 자신이 숨기고 싶고 애써 기억하고 싶지 않은 부분을 ‘직면하는 것’에서 출발할 수도 있다. 예전에 누군가가 나의 가장 자기다운 모습은 ‘혼자 있을 때’라고 말한 것을 기억한다. 나는 이 말에 100% 공감한다. 그래서 새벽에 나는 혼자 있었다. 혼자 있으면서 간절히 갈망하는 것이 무엇인지를 나에게 계속해서 물었다.

 

 

브랜드를 기획해서 런칭하고 연구하면서 모든 사람에게 자기다움의 결핍이 있다는 것을 알았다. 나 또한 ‘자기다움과 잘난 척’의 양극단에서 상황에 따라 옮겨 다니고 있다는 것도 알았다. 그런 내가 자기다움을 찾고 구축하려던 시기는 1999년 가을부터였다. 방법은 의외로 간단했다. 그때부터 지금까지 새벽에 출근해서 2시간 동안 생각하고 일기를 쓰는 것으로 자기다움을 이해하려고 했다.

 

내가 이해하는 자기다움에는 ‘풍성함’과 ‘단단함’ 그리고 ‘완성됨’이라는 에너지가 있다. 나는 이런 느낌의 실체를 찾기보다는 새벽에 내가 부족한 것이 무엇인지를 알려고 했다. 책을 읽으면서 지식을 입력하는 것이 아니라 거울 삼아 나를 비쳐 보려고 했다. 일기를 쓰면서 내가 가장 많이 걱정하고 생각하고 있는 것을 알려고 했다. 

 


 

책은 읽을수록 나의 부족함을 느끼게 했고, 일기는 나중에 읽어 볼수록 나의 무가치성을 깨닫게 했다. 자기다움을 구축하고자 한 첫해에 1년치 되는 일기를 읽으면서 나는 더 이상 일기를 쓸 용기마저도 잃게 되었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자기다움’에 대한 호기심을 놓치지 않았던 이유는 나 자신이 너무나 궁금했기 때문이다.

 

나의 부모님은 일곱 살 때 이혼을 했다. 대부분의 결손가정에서 겪는 어려움이 나에게도 있었다. 심리학은 사람의 정체성이 어렸을 때 부모와의 관계를 통해서 결정된다고 말한다. 이것이 사실이라면 나의 아이덴티티, 즉 자기다움은 미성숙이 아니라 생성되지도 않은 셈이다. 돌이켜 볼 때, 내가 자기다움에 대해서 관심을 가지게 된 이유도 이런 트라우마 때문일 것이다.

 


 

자기다움을 찾기 위한 새벽 출근이 3년이 지나던 어느 날, 나는 어제 미뤄 둔 보고서를 쓰면서 오후까지 넘길 브랜드 보고서를 훑어보고 있었다. 그러다가 문득 작성해야 할 브랜드의 플랫폼 항목을 유심히 보게 되었다. 

브랜드 플랫폼이란 브랜드를 이루는 모든 부분을 기록하는 보고서다. 상징 컬러, 메시지, 가격, 느낌, 고객의 연령층 등 약 200개의 내용을 기입하는 용지였다. 나는 그 브랜드 플랫폼에 나 자신을 대입해 보았다.

 

하지만 체크리스트의 1/5도 채우지 못했다. 나는 일반 브랜드보다 못한 인간이 나라는 것을 그때 깨달았다. 그렇게 고민하다가 ‘자기다움’은 아니지만 예전에 상상만 하던 것을 하고자 퇴사를 했다. 퇴사 후 브랜드와 관련된 일은 하지 않고 어느 작은 출판사에서 문화 기획 책임자와 월간지 편집장을 했다. 거기서 나는 6년 동안 새벽에 고민하던 내용을 가지고 ‘자기다움’ 에 관한 도전으로 책을 쓰기 시작했다. 퇴사한 지 2년이 지난 33세에 나는 자기 임상실험 보고서에 가까운 소설인 《새벽 나라에 사는 거인》을 출간했다.

 


 

작가가 되려고 책을 낸 것은 아니다. 혼자 있는 시간이 많았던 나는 어렸을 때부터 소설을 많이 읽었다. 유일한 도피처였다. 그러다 보니 언젠가는 나도 소설가가 되고 싶다는 생각을 했다. 소설가가 되기 위해서 영문학을 지원했고, 원고지에 펜글씨로 소설을 써서 두 번이나 신춘문예에 보내기도 했다. 하지만 내가 나중에 알게 된 사실은, 소설은 좋아하지만 잘 쓰지는 못한다는 것이다. 소설을 쓰고 싶지만 못 쓴다는 것은 내게 큰 상처였지만 뛰어넘고 싶은 벽이기도 했다. 그래서 나는《새벽 나라에 사는 거인》을 썼다. 도대체 나는 누구일까, 어떤 사람이어야만 하는 것일까, 라는 막연한 문제의식을 느끼고 나중에 받을 창피함을 무릅쓰고 지인의 도움으로 책을 출간했다.

 

하지만 그것을 통해서 알게 된 것은 ‘글’을 쓸 때 나의 자기다움을 온몸으로 느꼈다는 점이다. 비록 소설은 아니지만 그 후 나는 브랜드와 관련된 책과 잡지를 발행하고 편집하는 사람이 되었다.

 


 

개인적인 부분까지 들춰내면서까지 ‘자기다움’을 이야기한 이유는 단 하나다. 

자기다움을 구축하는 것은 ‘쌓아 가는 것’도 있지만, 그 시작은 자신이 숨기고 싶고 애써 기억하고 싶지 않은 부분을 ‘직면하는 것’에서 출발할 수도 있다. 예전에 누군가가 나의 가장 자기다운 모습은 ‘혼자 있을 때’라고 말한 것을 기억한다. 나는 이 말에 100% 공감한다. 그래서 새벽에 나는 혼자 있었다. 혼자 있으면서 간절히 갈망하는 것이 무엇인지를 나에게 계속해서 물었다.


출처 : 자기다움 유니타스브랜드 SEASON 2 Choice 
- 3. 자기다움으로 자기 세상을 창조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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