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위험한 미래, 피할 것인가? 아니면 준비할 것인가?

브랜딩/브랜드와 트렌드

by Content director 2021. 11. 5. 14:3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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The interview with 제임스 데이터(James Dator)

 

쓰나미라는 거대한 파도를 타기 위해 서핑 보드가 되어야 하는 정부의 역할이 중요하다. ⓒbrandness.co.kr

 

먼저 밝히자면, 제임스 데이터는 노스트라다무스와 같은 종말론자나 예언자는 아니다. 그러나 그가 그간 세상에 던진 메시지는 희망차고 밝기보다는 우리를 걱정스럽게 만드는 어둡고 위험한 미래에 관한 것들이 많았다. 아직 우리에게는 생소한 이름이지만 그는 존경받는 미래학자인 앨빈 토플러의 동료로 함께 일해왔고, 레이 커즈와일(Ray Kurzweil)과 함께 특이점 대학(Singularity University)에서 미래학 강의를 하는 등 세계적으로 영향력을 끼치는 ‘미래학계의 대부’라 일컬어진다.

그런 그가 걱정스러운 미래의 그림을 거듭 그려 온 이유는 무엇일까? 그는 과연 기업들이 어떤 트렌드와 미래를 보기 원할까? 

그가 기업들이 맞이하게 될 쓰나미와 현실에서 각성해야 할 것들, 앞으로 나아갈 방향에 대한 소회를 털어놓았다. 

 

PHOTOGRAPH: Jim Dator, The University of Hawaii

 

UnitasBRAND 당신이 하와이대학에 있으면서 쓴 논문 ‘사악한 삼위일체, 플러스 원(The Unholy Trinity, Plus One)’ 등 여러 자료들을 찾아보면, 당신은 미래에 대해서 유난히 부정적인 시각을 가진 미래학자가 아닌가 싶다.

미래를 어둡게 전망하는 특별한 이유가 있나?


James Dator 나는 강조하건데 ‘전혀’ 미래에 대해 부정적인 시각을 가진 사람이 아니다. 다만 미래에 중요한 역할을 해야 할 정부나 기업의 리더들이 유난히 우리를 덮치려 다가오는 쓰나미(tsunami)를 계속 무시하고 있기 때문에 그에 대해 경고하고 싶었을 뿐이다. 대부분의 사람들이 미래에 대해 대책 없이 낙관적이다. 석유가 고갈되고 있고, 기후를 비롯한 자연환경이 변화되고 있으며, 지속 불가능한 경제 체제가 계속되고 있는데 정부는 이 모든 것을 수정하는 것이 중요하다고 자각하지 못하고, 효율적으로 수정해 나가지도 못하는 무능력함에 빠져 있다.

 

 

UnitasBRAND ‘쓰나미’라는 표현이 재미있다. 어떤 이유로 미래에 닥칠 어려움을 쓰나미에 비유하는 것인가?


James Dator 쓰나미가 대재앙이 되는 이유는 이것이 올 것을 우리가 미리 알 수 없기 때문이다. 우리가 큰 파도를 미리 파악할 수 있다면 피해를 줄일 수 있을 것이고, 내가 믿고 있는 것처럼 우리가 가고자 하는 곳에 잘 도착할 수 있도록 우리의 모든 힘을 집중해 쓸 수 있다고 생각한다. 그래서 나는 많은 사람들이 자각하지 못하거나, 알면서도 무시하고 있는 심각한 쓰나미에 대해서 지적하고자 피력하고 있는 것이다.  

 

*사악한 삼위일체, 플러스 원

이것은 하와이대학의 교수로 재직 중인 제임스 데이터가 본래 하와이의 퀸 릴리우오칼라니 재단(Queen Liliuokalani Trust) 이사회의 비저닝 세션(visioning session)을 위해 쓴 것을 정리하여 <Journal of Futures Studies>에 기고한 글이다. 그는 글의 서두에서부터 미래를 대충 낙관하기만 하는 인류가 맞게 될 거대한 세 가지 쓰나미에 대해 그가 살고 있는 하와이를 예로 들며 경고하고 있다.

원제인 The Unholy Trinity는 기독교의 삼위일체(Holy Trinity, 성부와 성자, 성령)에 빗대어 미래에 악영향을 끼칠 3가지 요인을 사악한 삼위일체로 지적한 것이다(본래 Unholy Trinity는 기독교적으로 사탄, 적그리스도, 거짓 예언자를 지칭하기도 하며, 존 밀턴은《실낙원》에서 사탄, 죄, 죽음을 이 세 가지로 꼽을 만큼 해악을 끼치는 것들에 비유된다).

삼위일체의 모티프는 세 가지 요소가 한 몸이면서도 분리가 가능하다는 점에서 제임스 데이터가 지적한 세 가지 쓰나미의 특징과도 일치한다. 그가 지적한 미래의 세 가지 쓰나미는 싸고 풍부하던 석유 시대의 종말, 이와 연관되어 나타나는 여러 환경 재앙, 그리고 세계 경제 시스템의 붕괴다.


① 싸고 풍부한 석유 시대의 종말 : 석유는 점차 고갈되고 대체 에너지는 없다. 제임스 데이터는 글에서 자신도 약 40년 전 처음 이것을 예상했을 때는 석유가 고갈되는 시점에 맞춰 대체 에너지가 개발될 것이라 낙관적으로 생각했으나 결국 자신이 틀렸다고 말한다. 핵에너지는실용적일 것이라는 대부분의 기대와는 달리 이 에너지 역시 생산되는 에너지보다 이를 위해 투입되는 에너지가 더 많고 환경을 오염시켜 미래 인류를 위협한다. 환경을 보전하면서도 계속 사용 가능한 에너지의 개발은 매우 미흡한 실정이다.

② 환경 재앙 : 지구 온난화, 해수면 상승, 새로운 종류의 질병 등을 피해 도망 다니는 환경 피난민까지 생겨났다. 그러나 환경 문제의 심각성을 알고 이 재앙을 막기 위해 엄청난 에너지를 쏟아야 하는 상황에서 우리가 투입할 수 있는 주요 에너지인 석유는 고갈될 처지에 놓여 있다. 새로운 에너지는 이 재앙을 막을 수 있어야만 한다.

③ 세계 경제 시스템의 붕괴 : 환경 재앙을 막기 위해서는 막대한 돈이 들어가는데 우리에게는 충분한 돈이 없다. 세계적으로 부(富)는 악순환 이 반복될 수밖에 없는 경제시스템에 의존하고 있기 때문이다. 우리는 공급이 수요를 넘어선 과거 어느 시점의 경제 위기 때, 이를 타계하기 위해 신용카드라는 ‘빚쟁이 시스템’을 고안해 냈다. 단기적으로 이런 금융 시스템은 괜찮아 보였지만 이것은 근본적인 문제를 해결한 것이 아니다. 그러나 사람들은 여전히 이로 인해 생겨나는 문제를 또 다른 빚 상환 유예 시스템을 만들어 해결하고 있다. 이것이 얼마나 버틸 수 있을까? 그 시스템의 붕괴가 가까워지고 있다.

또한 원제의 ‘Plus One’은 위 세 가지의 쓰나미를 잘 넘기기 위해 최선을 다해야 할 정부가 개인의 자유에 힘을 실어 준다는 명목 아래 무능한 집단이 되어 가고 있음을 지적한다. 그의 표현에 따르면 쓰나미라는 거대한 파도를 타기 위해 서핑 보드가 되어야 하는 정부가 제 역할을 다하지 못하고 있다는 게 그의 설명이다.

 

 

UnitasBRAND 미래학자로서 당신이 세상을 위해 해야 할 일이 그것이라고 생각하는가?


James Dator 그렇다. 내가 생각하는 미래학자의 사명은 사람들이 그들을 뒤덮을 쓰나미에 휩쓸려 가라앉는 것이 아니라, 쓰나미를 잘 넘기도록 돕는 것이라고 생각한다. 미래학자가 무슨 일을 해야 하는지에 대한 의견이 분분하겠지만, 나는 확실히 미래를 예언(predict)하는 일은 아니라고 본다. 그것은 어쩌면 불가능하다. 그러나 미래학자는 미래를 구상하고(envision) 원하는 미래를 만들어 나가고자 하는 개인과 조직, 사회를 돕는 일을 할 수 있다고 생각한다. 
나도 학자가 아닌 다른 일을 해야 한다면 아마도 사람들에게 식량과 물, 그리고 대부분이 지금은 잃고 사는 진정한 의미의 쉼터를 자급자족할 수 있는 기술을 가르치고 사람들의 회복을 돕는 실질적인 일을 할 것이다. 

 

 

 

트렌드를 ‘최근 떠오르는 이슈(emerging issue)’, 또 ‘문제/기회 상황(problem/opportunity)’과
대조하여 설명한다. 문제/기회 상황(문제로 남든지, 혹은 이를 해결해 기회로 만들 수 있는 상황)은
모든 사람들이 알고 있는 어떤 사건, 과정, 혹은 행위를 말한다.

 

 

 

UnitasBRAND 그렇다면 미래학자로서 ‘트렌드’는 어떻게 정의하고 싶은가?

 

James Dator 나는 늘 트렌드를 ‘최근 떠오르는 이슈(emerging issue)’, 또 ‘문제/기회 상황(problem/opportunity)’과 대조하여 설명한다. 문제/기회 상황(문제로 남든지, 혹은 이를 해결해 기회로 만들 수 있는 상황)은 모든 사람들이 알고 있는 어떤 사건, 과정, 혹은 행위를 말한다. 이것은 아주 상식적인 것이라 할 수 있다. 
반면 최근 떠오르는 이슈는 이제 막 눈에 띄기 시작해서 당장은 아주 소수만이 눈치채고 있는 것이다. 그러다 조금씩 사람들이 더 많이 알게 되어 결국 문제와 기회 상황으로 변모한다. 최근 떠오르는 이슈는 문제/기회 상황의 최초 단계라 할 수 있다. 
이를 배경으로 할 때, 트렌드는 떠오르는 이슈가 문제/기회 상황으로 변하는 과정 사이에 존재한다. 많은 사람들이 이를 알아보고, 트랙킹(tracking)하고, 이것의 미래 발전을 예측(forecasting)한다. 그러나 트렌드는 아직 완전한 문제/기회 상황이 아니다. 그러나 결국 그것으로 변화할 것이다. 그래서 나는 주변을 스캐닝(scanning)하며 트렌드가 되기 전 단계의 떠오르는 이슈를 찾는다.

 

 

트렌드는 아직 완전한 문제/기회 상황이 아니다. 그러나 결국 그것으로 변화할 것이다.
그래서 나는 주변을 스캐닝(scanning)하며 트렌드가 되기 전 단계의 떠오르는 이슈를 찾는다.

 

 

UnitasBRAND 당신의 정의대로 사람들에게 아직 문제/기회 상황으로 인식되지는 않았지만 트렌드이기에 관심을 가지고 지켜보고 있는 것이 있나?


James Dator  물론 값싸고 풍부한 대체 에너지가 개발되기도 전에 빠르게 다가올 것으로 예상되는 석유 시대의 종말이다. 나는 지난 10년을 ‘비이성적인 과열의 시대(irrationally exuberant times)’였다고 말하고 싶다. 
사실 20세기 동안 자리 잡은 ‘소비’에 집중된 문화는 인류의 역사에서 볼 때 극히 예외적인 일이다. 본격적으로 공급이 수요를 넘게 된 시점부터 소비가 지속적으로 권장되었고, 필요한 것만 소비하는 것이 자연스럽던 인류 문화에 소비 문화가 경제의 중심으로 들어서면서 우선순위가 바뀌었다. 

 

 

UnitasBRAND 기나긴 인류 역사를 놓고 볼 때 최근 비교적 짧은 시간에 급격한  성장을 이루면서 인류는 오랫동안 지켜 오던 천연 자원과 자연환경을 한꺼번에 소비해 버렸다는 지적은 우리를 돌아보게 만든다.

 

James Dator  그래서 나는 앞으로의 10년을 ‘각성하고 갱신하는 시대(sobering, re-newing times)’라고 부르고 싶다. 어떤 경제든 오로지 소비문화만 기반으로 하는 경제는 언젠가는 명(命)을 다한다. 
우리 경제는 지난 40여 년간 이런 지독하게 뒤틀린 우선순위에 따라 과열된 소비 문화를 누려 왔다. 빚을 지면서까지 소비하는 것에 집중된 문화는 어떻게 보면 우리가(또는 국가가) 미래 세대가 누려야 할 것까지 도둑질하며 풍족함을 누리려 하는 것이라 해도 과언이 아니다. 그럼에도 미국과 같은 나라들은 계속 사람들이 사용해 주길 바라면서 돈을 찍어 내고 있다. 이런 문화를 넘어서야만 광적인 인류 역사와 미래의 파괴를 막을 수 있다. 

 

 

 

공정하고 지속가능한 경제 시스템을 구축하는 대신 지금과 같이
지배적인 잘못된 (그래서 죽어 가고 있는) 경제체제가 존재하는 한
아마 그런 브랜드들은 힘겨운 싸움을 계속해야 할 것이다. 

 

 

각성하고 갱신하는 시대, 나아가 인류의 생존을 위해서는 큰 영향력을 가진 기업들의 역할이 크다.

 

 

UnitasBRAND 각성하고 갱신하는 시대, 나아가 인류의 생존을 위해서는 큰 영향력을 가진 기업들의 역할이 클 것 같다. 우리가 생각하는 좋은 브랜드는 이런 철학을 가지고 국가와 사회, 미래의 소비자들과 관계를 맺는다고 생각한다. 


James Dator 좋은 지적이다. 나도 브랜드가 그렇게 변해야 한다고 생각한다. 그러나 지금 좋은 브랜드'이다'라고 현재형으로 말하는 것과, 좋은 브랜드는 ‘그래야만 한다’고 말하는 것은 확실히 다르다. 
우리의 생각처럼 지금 당장 그런 건전한 관계를 ‘맺고 있다’고 말할 수 있는 브랜드가 얼마나 될까? 공정하고 지속 가능한 경제 시스템을 구축하는 대신 지금과 같이 지배적인 잘못된 (그래서 죽어 가고 있는) 경제체제가 존재하는 한 아마 그런 브랜드들은 힘겨운 싸움을 계속해야 할 것이다. 

 

 

UnitasBRAND 그러나 힘겹더라도 많은 기업들과 정부가 함께 바꾸어 나가야 할 부분이 아닌가 싶다. 

한국의 기업들 역시 선한 의도로 더 많은 노력을 기울여야 할 것이다. 이들에게 해주고 싶은 말이 있나?

 

James Dator  한국은 일본이나 싱가포르, 타이완과 마찬가지로 천연 자원이 부족하지만 대신 인적 자원이 얼마나 중요한지 잘 아는 나라다. 
이 네 개의 나라는 또한 무언가를 따라잡는 데(catching up) 매우 훌륭한 능력을 가지고 있다. 그래서 아마 트렌드도 다른 나라들에 비해 빠른 변화를 보일 것이다. 
그래서 이들이 가질 수 있는 이점도 많을 것이다. 다만 이들 모두가 과거와 전혀 다른, 성공적인 미래를 위한 어떤 변화를 만듦으로써 미래를 리드할 수 있을 것인지는 계속 지켜보아야 할 것 같다. 만약 네 개의 나라가 현재를 있게 만들어준 과거의 성공적인 길을 계속 따라가기만 한다면 미래에는 실패하고 말 것이기 때문이다. 그러므로 스스로와 세계를 위해 어떤 문제가 있을 때 이에 대한 새로운 방법들은 없는지 끊임없이 탐구해야 한다. 

 

 

한국, 일본, 싱가포르, 타이완은 무언가를 따라잡는데(catching up) 매우 훌륭한 능력을 가지고 있다.
그래서 아마 트렌드도 다른 나라들에 비해 빠른 변화를 보일 것이다. 

그래서 이들이 가질 수 있는 이점도 많을 것이다. 

 

 

 

UnitasBRAND 이 기업들 역시 스스로 미래학자가 되어 미래의 트렌드를 예상해 보는 것에 관심이 많을 텐데 그럴 때 가장 중요한 것은 무엇이겠는가?


James Dator  무엇보다 중요한 것은 우리에게 악영향을 끼칠 것으로 예상되는위험한 미래를 부인하기보다는 기꺼이 보려고 하고, 그것을 이용하여 우리가 이익으로 취할 수 있는 법을 배우는 것이다. 만약 우리가 계속 이것을 무시하거나 부정하려 할수록 우리의 미래는 더욱 황량해지고 말 것이다.
당신은 우리에게 해가 될 것이 분명한 우울한 미래라도 그것을 받아들이고 극복할 준비가 되어 있는가? 아니면 지금껏 그래 온 것처럼 이런 트렌드를 무시하거나 부인하면서 살아갈 텐가?

 

미래학자들이 보는 펜더믹 이후의 분야별 변화 (출처:SOIF)


제임스 데이터(James Dator) 스태슨대학교에서 역사학과 철학 학사, 펜실베이니아대학교와 아메리카대학교에서 정치학 석·박사, 미시간대학교에서 조사방법론과 언어학, 서던메소디스트대학교에서 정치 수학 과정을 마쳤다. 세계 미래학 연맹의 의장을 역임하고 앨빈 토플러 등과 함께 대안미래연구소를 공동 설립하였다. 현재는 프랑스 스트라스부르의 세계 우주 대학의 교수이자 하와이대학교 미래학연구소 소장으로 있다.


출처 : 유니타스브랜드 Vol 18 브랜드와 트렌드 유니타스브랜드 SEASON 2 Choice 
- 미래를 위협하는 세 가지 쓰나미에 대한 경고 위험한 미래, 피할 것인가? 아니면 준비할 것인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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