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패트릭 한론, 브랜드 생태계의 평형을 찾는 힘, 문화

브랜드십, 인터널브랜딩

by Content director 2022. 3. 10. 14:4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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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brandness.co.kr

Written by 패트릭 한론(Patrick Hanlon) / Exclusively for Unitas BRAND

 

브랜드와 동전의 앞, 뒷면 같은 리더, 브랜드와 샴쌍둥이 같은 리더, 브랜드와 자웅동체 같은 리더. 이런 리더들이 있기에 이들의 강력한 리더십 스타일은 종종 브랜드의 문화로 오인되곤 한다. 과연 이들의 리더십 스타일이 브랜드의 문화라고 할 수 있는가? 물음에 대한 답과 브랜드십에 대한 의견을 묻기 위해 《열광의 코드 7》의 저자이자 브랜드 컨설팅 전문가인 패트릭 한론에게 우리의 생각을 전했을 때, 그는 자신의 생각을 정리해 한 편의 원고로 보내 주었다. 기업이 리더 없이 혼란에 휩싸이는 시기에 브랜드 생태계를 원상태로 돌려놓을 힘으로 지목한 것이 과연 무엇인지 찬찬히 살펴보고자 한다.

 

 

브랜드가 오랜 시간 유지될 수 있는 것은 그 브랜드의 ‘문화’ 때문이다. 
창립자보다 오래 살아남은 브랜드를 살펴보면 대부분 그들만의 문화가 있고, 
문화를 유지하기 위한 조직 구조를 가지고 있다. 

 

GE는 토머스 
에디슨 없이 살아 남았다.

 

포드(Ford) 또한 헨리 포드 없이 살아남았다. HP도 빌 휴렛과 데이비드 패커드 없이 어떻게 더 번영할 것인지 방법을 찾은 듯하고, 마이크로소프트 또한 빌 게이츠 없이 살아남기 위한 계획을 세우고 있다. 그러나 유니타스브랜드가 말하는 브랜드십에 대해 이야기하기 전에, 다음을 좀 더 구체적으로 상상해 보기 바란다. 

스티브 잡스가 떠난 애플은 어떻게 변하고 있는가? 리처드 브랜슨 없는 버진은 과연 어떤 모습일까? 강력한 리더십이 이미 브랜드화되었고, 그래서 리더와 브랜드가 떼려야 뗄 수 없는 사이가 된 브랜드. 나 역시 이런 사례들이 싫증 나지만 브랜드십이 왜 필요한지에 대해 이야기를 시작할 때 이보다 좋은 사례를 찾기는 어려울 것 같다. 분명 리더 없는 이 브랜드들을 상상하기란 쉽지 않을 테니 말이다.

헨리 포드, 빌 휴렛&데이비드 패커드, 빌 게이츠

 

브랜드가 
별일 없이  ‘장수’할 수 
있으리라는 생각은
사실이 아니다.

 

Levi Strauss & Co.(브랜드 리바이스 등을 소유한 그룹)에서 일하는 친구 한 명이 내게 일깨워 준 사실이 하나 있다. 

“사업적 재능을 타고난 사람이 화려한 언론 플레이를 증속 로켓(대기권의 저항을 돌파하는 데 필요한 보조 로켓)으로 달고 회사를 시작하는 것은 아주 쉬운 일일 수 있다. 그러나 100년 이상 유지되는 브랜드와 조직을 만드는 일은 정말 차원이 다른 일이다.” 

나도 내 친구의 생각에 전적으로 동의한다. 브랜드가 오랜 시간 유지될 수 있는 것은 그 브랜드의 ‘문화’ 때문이다. 창립자보다 오래 살아남은 브랜드를 살펴보면 대부분 그들만의 문화가 있고, 문화를 유지하기 위한 조직 구조를 가지고 있다. 이렇게 브랜드가 지속되는 문화를 만드는 창조적 행위가 브랜드십을 만든다고 생각한다. 

 

 

애플의 문화에 
대해서 
살펴보자.

 

스티브 잡스는 “언제나 적을 미혹하고, 엉뚱한 곳으로 이끌고, 놀라게 하라”는 토머스 *‘스톤월(Stonewall)’ 잭슨 장군의 명언을 따르는 것처럼 보였다. 잡스는 공식 석상에서 ‘누구도 1인치 정도의 작은 모니터로는 비디오를 보지 않을 것’이라 장담한 지 3개월 후에 비디오 재생이 가능한 아이팟 나노를 시장에 내놓았고, ‘포켓용 디지털 기기로 책을 읽을 사람은 정말 몇 명 되지 않을 것’이라더니 곧 아이패드를 내놓았다. 매우 좋게 보자면, 애플은 스티브 잡스의 탁월한 기지로 수백만의 사람들을 계속 고무시켰다. 그는 탁월한 브랜드 전략가이자 리더라고 할 수 있다.

 

 

별로 좋은 문화가 아니긴 해도 이런 리더의 강력한 표현과 지시가 
애플을 빠르게 변화할 수 있는 혁신적인 브랜드로 만든 것은 사실이다. 

 

 

*토머스 ‘스톤월 (Stonewall)’ 잭슨
토머스 조나단 잭슨은 미국 남북전쟁 당시 남부연합군의 장군이었다. 그는 전장이 아무리 격렬해도 부동자세로 지휘하는 리더로 유명했기 때문에 ‘스톤월(Stonewall)’ 잭슨 장군으로 불리게 되었다. 그는 남부연합을 이끌었지만 어이없는 사고로(아군이 적으로 오인하여 쏜 총에 맞아 왼손을 절단하고, 합병증이 악화되었다) 그가 목숨을 잃고 난 뒤 남부연합군은 급격히 그 세가 기울어 결국 전쟁에서 패했다. 이렇듯 한 사람의 장군(리더)에게만 기댄 군대는 장군이 쓰러지면 함께 무너져 결코 전쟁에서 승리할 수 없다. 어떻게 보면 토머스 잭슨은 훌륭한 성과를 내는 리더였으나 그가 없는 군대는 미처 생각하지 못한 리더였던 것이다.

 

 

그는 마냥 좋지만은 않은 기업 문화를 만드는 리더이기도 했다. 그는 직원들의 아이디어가 ‘바보 같다’고 말하는 것으로 악명 높았다. 그리고 직원들에게도 ‘바보’나 ‘멍청이’라고 부를 때가 많았다고 한다. 때로는 이것이 도가 지나칠 때도 있겠지만, 스티브 잡스와 같은 안목과 성과를 가진 사람이 아니라면 누구도 그에게 쉽게 이의를 제기하기 어려울 것이다. 별로 좋은 문화가 아니긴 해도 이런 리더의 강력한 표현과 지시가 애플을 빠르게 변화할 수 있는 혁신적인 브랜드로 만든 것은 사실이다. 

 

토머스 에디슨이나 스티브 잡스, 오프라 윈프리나 리처드 브랜슨 같은 
다이내믹한 리더가 조타석(배의 키를 조종하는 자리)에서 내려올 때, 
그들은 다른 것으로는 쉽게 채워지지 않는 영적인 공백을 남긴다. 


다른 기업들이 그런 리더십의 부재로 진흙탕에 빠져 길을 잃고 헤매고 있을 동안 말이다. 대학을 중퇴한 스티브 잡스는 혁신적인 리더십으로 MBA까지 나온 라이벌들을 뛰어넘고, 그들을 어지럽게 만들었다. 이런 리더의 스타일은 곧 애플이 시장에서 확고한 위치를 차지하는 이유가 되었다.

 

토머스 에디슨이나 스티브 잡스, 오프라 윈프리나 리처드 브랜슨 같은 다이내믹한 리더가 조타석(배의 키를 조종하는 자리)에서 내려올 때, 그들은 다른 것으로는 쉽게 채워지지 않는 영적인 공백을 남긴다. 그렇기에 직원들은 방향성 상실을 느끼거나, 리더 말고는 아무것도 바뀐 것이 없는 회사마저도 다르게 느낄 것이다. 의례화(Ritual)된 문화가 없다면 사람들은 자신의 ‘관점’과 ‘동기’마저 잃게 된다. 어느 기업에나 문화가 있다. 그러나 애플처럼 문화가 리더로부터 시작되었다고 하더라도, 그것을 지속해서 이끌어가고 정착시키는 것은 리더가 아니다.

 

 

기업은 브랜드
내러티브(Brand Narrative)가
이끄는 조직이다.

 

브랜드 내러티브(Brand Narrative) “우리는 이렇게 시작했다”라고 말할 만한 이야기가 있다는 뜻이다. 또한, 이들에게는 항상 브랜드 신조(Credo)와 사명선언서(Mission Statement)가 있다. 물론 항상 기업 내외에서 강조하는 내용이 같은 것은 아니다. 

 

구글은 대외적으로 ‘세계의 정보를 조직화하고 전 세계 누구든 이 정보에 접속하여 사용할 수 있게 한다’는 것을 강조하지만, 내부적으로는 그보다 ‘악해지지 말자(Don’t be evil)’를 더 강조하고 있다. 이것은 이들이 어떤 브랜드인지 알려 준다. 모든 기업은 그들을 나타내는 아이콘이나 상징물이 있다. 때로는 기업 로고나 명함, 일하는 사무실이나 회사 건물은 그들이 생산하는 제품만큼이나 그들을 표현하는 것이 된다. 회의 공간마저도 상징일 수 있다. 만약 회의를 회사 내 카페에서 자주 하는 기업이 있다면 그들은 콘크리트 벽으로 꽉 막힌 회의실에서 회의하는 조직과는 확실히 다르다는 사실을 알 수 있다. 

 

구글은 내부적으로는 그보다 ‘악해지지 말자(Don’t be evil)를 더 강조하고 있다.

 

또한, 직원들이 업무 시간 이후의 시간이나 점심시간, 혹은 주말에도 일하는 조직인지 여부도 그 회사의 문화를 보여준다. 이런 것들이 기업을 정의하고, 그들이 일하는 방식을 정의하는 것이다. 브랜드만의 문화는 곧 그들만의 ‘의례(Rite)’가 되어 세월이 흘러도 직원들이 계속 같은 행동을 하도록 만든다.

 

구글은 대외적으로 ‘세계의 정보를 조직화하고 
전 세계 누구든 이 정보에 접속하여 사용할 수 있게 한다’는 것을 강조하지만,
내부적으로는 그보다 ‘악해지지 말자(Don’t be evil)’를 더 강조하고 있다. 

 

 

*핵심가치와 브랜드 신조

독특하고 기발한 서비스로 고객들에게 감동을 선사하는 사우스웨스트 항공은 핵심가치는 ‘사원들에 대한 헌신’이며, 이를 지키기 위한 신조는 다음과 같다.  제1조 : 일은 즐거워야 한다. 일은 놀이이다. 즐겨야 한다.
제2조 : 일은 중요하다. 그러나 심각하게 생각하여 억지로 해서는 안 된다.
제3조 : 사람은 중요하다. 한 사람이 세상을 바꿀 수 있다.

 

*스타벅스 사명선언서
스타벅스의 사명선언서는 ‘스타벅 선장의 브랜드십 항해술, 스타벅스’ 기사에서 확인할 수 있다. 

‘스타벅 선장의 브랜드십 항해술, 스타벅스’ 본지 p.158

 

 

 

장수하는 브랜드들은 
브랜드가 
‘생태계’ 같다는 
사실을 알고 있다.

 

생태계의 흐름에는 생물학자들이 구멍 뚫린 평형(Punctuated Equilibrium)이라 부르는 기간이 있다. 본래 평형 상태를 유지하던 생태계가 지진, 허리케인, 화재 등의 자연재해와 같은 급격한 변화를 겪게 될 때가 바로 이 기간이다. 브랜드를 운영하는 조직을 생태계로 본다면 리더가 떠나거나 바뀌는 때는 이 기간에 비유될 만큼 혼란스러운 시기다. 그러나 만약 이 구멍 뚫린 평형의 시기를 잘 지나서 다시 평형 상태로 돌아갈 수만 있다면 생태계는 한 단계 진화한다. 조직도 이 시기를 잘 넘기면 한 단계 진화할 수 있다.

 

*구멍 뚫린 평형과 구두점식 평행이론
구두점식 평형이론(Punctuated Equilibrium Theory)은 생태계가 진화하는 과정에 대한 관점 중 하나로 점진적 계통 진화(Phyletic Gradualism)의 대안으로 만들어졌다. 생태계가 1차 함수 그래프 형태로 점진적으로 변화한다는 시각과는 달리 구두점식 평형이론에서는 생태계가 급진적인 변화를 겪으면서 단계적으로 진화한다고 보았다. 이 이론을 조직 단속평형이론으로 적용하기도 한다(Gersick, 1991). 균형 상태(Stasis)에서는 기본적인 행위 패턴이 지속되다가 구두점적인 변화를 겪고, 그 변화에서 다시 평형을 찾으면 한 단계 성장한다고 보는 것이다. 패트릭 한론은 구두점적인 변화를 리더가 바뀌거나 사라지는 것(시기)으로 보았고, 이 혼란에서 다시 평형을 찾게 하는 것이 브랜드 문화의 힘이라고 보았다.

 

 

브랜드를 지속시키는 힘, 즉 문화가 정착되면
리더가 바뀌는 혼란이 생기더라도 다시 평형을 찾을 수 있다. 

 

 

조직이 구멍 뚫린 평형에서 
다시 온전한 평형 상태로
돌아오게 만드는 힘이
바로 ‘문화’다.

 

브랜드를 지속시키는 힘, 즉 문화가 정착되면 리더가 바뀌는 혼란이 생기더라도 다시 평형을 찾을 수 있다. 혼란의 기간에도 직원들은 모두 브랜드의 미션과 목적을 기억할 수 있다. 그들의 방향성도 잃지 않는다. 그들은 아침에 자신이 왜 일을 하러 나와야 하는지 명확히 기억하게 된다. 브랜드십이 있으면 직원들은 혼란의 시기에도 자신이 브랜드 내러티브가 계속 이어지게 하는 역할을 하고 있다고 스스로 되새긴다.
*새로운 리더가 사장실에 모습을 나타내더라도 자신의 역할이 과거와 다름없이 계속해서 기업에서 중요한 역할을 할 것이라고 믿을 것이다.

 

*브랜드십을 가진 브랜드

브랜드십을 가진 브랜드는 CEO가 바뀐다고 해서 브랜드 아이덴티티 혹은 광고 컨셉이 바뀌거나 직원들의 의사결정 기준이 바뀌지는 않는다. 오히려 신임 CEO가 기존의 브랜드 문화를 이해하기 위해 노력한다. 브랜드십을 가진 브랜드는 의사결정뿐 아니라 직원 평가의 기준 역시 ‘자기답냐, 자기답지 않느냐’이기 때문이다.

 

이것은 문화의 중심에 그들이 존재하는 목적이 있기 때문이다. 직원들은 월급이나 창업자의 생각보다 더 큰 이상(Ideal)을 믿고, 그것에 의해 움직인다. 그 이상은 창업자의 것보다 계속해서 자라고, 심지어 회사보다 더 커진다. 이것은 ‘무엇이든 더 나아질 수 있다’는 영원한 믿음이 된다. 이상은 결국 어떻게든 세상을 바꾸게 될 것이다. 

 

 

이것은 문화의 중심에 그들이 존재하는 목적이 있기 때문이다. 
직원들은 월급이나 창업자의 생각보다 더 큰 이상(Ideal)을 믿고, 그것에 의해 움직인다. 

 

 

브랜드의 문화는 결국 그들을 존속시킴과 동시에 세상을 바꾸게도 할 것이다. ‘성공’은 리더를 안주하게 하고, 가끔 그들이 무엇을 위해서 일하는지 잊게 한다. 그러나 그것은 악이다. 리더는 항상 조직원들이 어떤 이상을 위해 밤낮으로 그들의 개인적인 삶과 가족, 때로는 건강까지도 희생하며 노력하고 있는지를 기억해야만 한다. 

 

브랜드십으로 브랜드 내러티브와 이상은 끊임없이 성장하고 강화된다. 브랜드십은 단순히 브랜드가 시간을 견뎌 나가는 것이 아니라, 리더가 브랜드를 떠나고 난 뒤에도 계속 번영할 수 있게 하는 원동력이 될 것이다.


패트릭 한론 

세계적인 광고 에이전시인 TBWA, 오길비, 할 리니&파트너스, 로&파트너스 등에서 임원을 역임했던 그는 UPS, LEGO, GM, 펩시, IBM, 앱솔루트 보드카 등의 브랜드 컨설팅을 진행했다. 이런 노하우를 바탕으로 2003년 브랜드 컨설팅 전문 회사인 씽크토피아를 세웠으며 타깃, 스타벅스, 아메리칸 익스프레스 등의 브랜드 구축을 도왔다. 


출처 : 유니타스브랜드 Vol B 브랜드십 유니타스브랜드 SEASON 2 Choice 
- 브랜드 생태계의  평형을 찾는 힘, 문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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