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나이키에는 EKIN이라는 조직이 있다.
EKIN은 Nike를 거꾸로 읽은 이름이다.
EKIN은 영업직과 협력업체를 대상으로 나이키의 역사, 정신, 기술, 상품 등 브랜드 콘텐츠를 전파하는 나이키의 공식 스토리텔러 조직이다. 나이키 공식 직무기술서에는 이들의 역할이 이렇게 적혀 있다.
“매장에서의 소비자 경험 개선을 목표로 브랜드 모멘텀과 매장을 연결하는 경험을 만든다.”
쉽게 말하면, 매장에 들어오는 소비자에게 나이키다운 인상과 감각을 전달하고, 매장이라는 공간 안에서 나이키를 좋은 느낌으로 경험하게 만드는 일이다.
일반 기업에서도 나이키의 EKIN처럼 브랜드 전도사나 브랜드 챔피언이라는 이름으로 사내 강사 혹은 브랜드 홍보 역할을 맡는 경우가 있다. 이런 사람은 경영자를 대신해 직원들에게 브랜드의 비전, 가치, 스토리를 전파한다. 또한 브랜드 가치에 어긋나는 일에 대해 수정과 보완을 제안하기도 한다. 대개 인사팀이나 교육팀이 이 역할을 맡는다.
EKIN의 최초 인물은 나이키 공동 창립자인 필 나이트였다.
필 나이트는 1970년대 대리점을 방문하던 나이키 영업 담당자의 이름으로 EKIN을 사용했다.

나이키에는 DNA 부서도 있다.
DNA는 Department of Nike Archives의 약자로, 나이키의 헤리티지를 구축하고 전파하는 내부 전담 조직이다.
여기서 말하려는 것은 사회적 브랜드가 이해하고 적용해야 할 나이키의 EKIN과 DNA의 방식이다. 브랜드십 교육은 바로 이처럼 사회적 기업에 맞는 형태로 브랜드십을 구체화하는 작업이다. 워크숍에서는 이것을 실제 상황에 맞게 풀어 설명하게 된다.
지금까지 설명해 온 브랜드십은 리더의 지시에 따르는 것이 아니라, 브랜드의 기준에 따라 행동하는 것이다. 모두가 브랜드의 리더가 되는 것이다. 브랜드십을 이루는 과정으로는 BrandView, BrandNess, BrandSync를 제시해 왔다.
이제부터 설명할 것은 그 교육의 적용 방식이다.
이 방식은 회사마다, 상황마다, 이슈마다 다르게 적용될 수 있다.
여기서는 가장 일반적인 과정을 소개한다.

1단계는 Disciple, 곧 제자 교육이다.
13회 강의에서 짐 콜린스는 위대한 기업을 위해서는 “기업의 핵심 가치를 이해하고 실천하는 사람”이 필요하다고 말했다. 사회적 기업에서 말하는 브랜드 제자는 여기에 두 단어가 더해진다. 브랜드 제자는 기업의 핵심 가치를 세우고, 이해하고, 실천하고, 전파하는 사람이다. 여기서는 ‘세우고’와 ‘전파하는’이 추가된다.
브랜드 제자, 브랜드 챔피언, 브랜드 전도사는 직함에는 다소 차이가 있지만 비슷한 역할을 한다. 그럼에도 여기서 굳이 ‘제자’라는 단어를 쓰는 이유는, 리더가 브랜드가 되는 브랜드십의 특수성 때문이다.
Disciple이라는 단어는 라틴어에서 왔다. 그 뜻은 훈련과 제자다. 어원에서 드러나듯, 제자는 어떤 특별한 가치, 지식, 전통, 문화를 위해 훈련받는 사람이다. 제자가 훈련받는 목적은 오늘날처럼 더 좋은 직업을 얻기 위한 학위를 따는 데 있지 않다. 스승을 닮기 위해서, 혹은 자신이 믿는 진리에 자신을 맞추기 위해서다.
영어에서 disciple은 discipline을 명사화한 말이다. 다시 말해 훈련생, 전수생이라는 뜻을 가진다. 브랜드 교육의 첫 단계는 브랜드 신조, 곧 Our Credo의 제자가 되는 단계라고 할 수 있다.
가상의 브랜드 UB를 하나 상상해 보자.
UB는 “우리의 재능으로 타인의 성공을 돕는다”라는 브랜드 신조를 가진 1인기업 매칭 플랫폼이다. 사회적 기업과 브랜드 전문가를 연결해 주는 사이트라고 가정하자. 이 브랜드에 브랜드십 교육을 적용해 보는 것이다.
앞서 말했듯, 사람에게는 영아기부터 노년기까지 성장 단계가 있듯 브랜드에도 첫 단계가 있다. 우리의 신조는 우리의 존재 이유, 곧 Why에서 시작한다.
UB가 갑자기 스승이 될 수는 없다.
브랜드가 스승이 되기 위해서는 먼저 직원들이 UB의 콘텐츠를 확립해야 한다. 다시 말해 위키 브랜드를 만드는 것이다. 벤치마킹 브랜드, 유사 사례, 재능으로 타인을 섬기는 사람들, 사회적 기업은 아니지만 비슷한 일을 하는 사람들을 찾아보고 만나면서 UB의 콘텐츠를 확보하고 생산하고 연결해야 한다. UB 브랜드 신조를 이해하고 세우기 위해 자료를 찾고 배우는 과정이다.
예를 들어 “우리의 재능으로 타인의 성공을 돕는다”라는 신조를 한 단어로 줄이면 ‘섬김’이 될 수 있다.
이런 가치를 지닌 스승들을 찾아 연구하는 것에서 1단계 제자 교육이 시작된다. 이렇게 사회적 기업의 구성원들이 브랜드에 관한 자료를 찾고, 함께 공부하고, 나누는 과정에서 UB라는 이름보다 먼저 ‘섬김’이라는 가치를 배우게 된다.
곧 섬김의 제자가 되는 것이다.
1단계는 브랜드 지식을 외우는 단계가 아니다. 브랜드 신조에 관한 이야기를 모으고, 직원들과 나누고, 그 가치를 이해하면서 왜 우리가 이 브랜드 신조를 믿어야 하는지 그 이유를 확인하는 단계다. 브랜드 제자는 브랜드가 추구하는 가치와 목적을 연구하고 체계화하는 사람이다.
따라서 사회적 기업이 브랜드를 만들 때 가장 먼저 해야 할 일은 네이밍과 로고를 만드는 것이 아니라 제자북, 곧 Disciple Book을 만드는 일이다.
이것은 집단지성을 통해 브랜드를 확립하는 과정이다.
지식을 모으고, 배우고, 토론하며 학습하는 과정 속에서 브랜드가 스승이 되는 것이다.
2단계는 Baptizo다.
이 단계에서 묻는 질문은 다음과 같다.
나는 나의 브랜드 신조를 존경하는가.
나는 나의 브랜드에서 배운 가치로 나의 자녀를 가르칠 수 있는가.
나의 브랜드 신조와 나의 삶의 신조는 같은가.
나는 브랜드 신조를 직무에 어떻게 적용할 수 있는가.
이 질문에 ‘예’라고 말할 수 있다면, 브랜드는 이미 나의 스승이 될 수 있다.
곧 브랜드가 스승이 된 것이다. 브랜드가 나의 스승이 된다는 것은 내가 브랜드를 닮아 가기로 결정했다는 뜻이다. 브랜드의 제자가 되는 순간부터 일터는 더 이상 노동의 공간이 아니라 인생을 배우는 학교가 된다.
누군가의 제자가 된다는 것은 그 사람의 정신과 행동을 닮아 간다는 뜻이다. 여기에서 말하는 것은 브랜드 아이덴티티와 핵심 가치를 자신의 것으로 만들기 위해 다짐하고, 브랜드 신조를 몸으로 학습하는 일이다. 브랜드 신조는 단순한 규칙이나 법칙이 아니다. 브랜드의 아이덴티티와 핵심 가치를 지키고, 보존하고, 물려주겠다는 정신이다.
여기서 조금 더 깊이 들어가 보자.
침례를 뜻하는 baptize의 어원은 고대 헬라어 baptizo다. 오늘날에는 세례, 침례, 영세의 뜻으로 사용되지만, 원래 의미는 지금과는 다르다. baptizo의 본래 뜻은 단지 침례가 아니라 ‘동일시’에 가깝다. 더 거슬러 올라가면 bapto라는 단어를 만나게 되는데, 여기에는 ‘물에 잠그다’, ‘착색하다’라는 뜻이 있다. 영어의 bath도 여기서 나온 말이다.
옷감을 염색하려면 염료에 담가 두어야 한다.
종교에서는 이 ‘잠그는 행위’를 침례의 언어로 사용하게 되었다.
그러므로 브랜드 침례란 브랜드에 흠뻑 잠겨, 사람과 브랜드 사이의 경계가 사라지는 상태라고 할 수 있다.
다시 “우리의 재능으로 타인의 성공을 돕는다”라는 신조를 가진 UB를 떠올려 보자.
브랜드 침례자가 된 직원은 이렇게 생각하고 행동한다.
오늘 나는 직장 동료에게 무엇을 도와줄 수 있는가.
오늘 도움이 필요한 사람에게 어떤 도움을 주었는가.
내가 가진 것으로 남을 돕기 위해 지금 무엇을 해야 하는가.
내가 참여하고 있는 자원봉사자 모임에서 나의 재능은 어떻게 쓰이고 있는가.
내가 돕는 사람의 성장을 나는 어떻게 관리하고 있는가.
나는 고객을 어떻게 도와주었는가.
나는 브랜드 지지자를 어디까지, 어떻게 도울 수 있는가.
우리 부서는 어떤 방식으로 일해야 하는가.
이 단계에서는 UB라는 브랜드를 아는 것이 아니라, 자신이 UB 휴먼브랜드가 되어 몸과 마음으로 실천하게 된다. 브랜드 신조를 직접 행동으로 배우기로 결정하는 것이다.
나이키 EKIN의 역할을 다시 떠올려 보자.
“매장에서의 소비자 경험 개선을 목표로 브랜드 모멘텀과 매장을 연결하는 경험을 만든다.”
EKIN이 매장에 있는 사람이라면, 브랜드 제자는 회사 안에 있는 사람이다.
이들은 EKIN처럼 직원과 브랜드를 연결하는 경험을 돕는다.
그 결과 직원들도 결국 브랜드를 따르게 된다.
3단계는 Oblige다.
나이키의 EKIN 같은 직원을 브랜드 오라클, 곧 예언자라고 부를 수 있다.
그들은 기업의 핵심 가치를 세우고, 이해하고, 실천하고, 전파하는 사람이다.
브랜드 신조는 채용, 인사고과, 승진, 평가까지 적용되어야 한다.
브랜드 가치를 충분히 학습하고, 그것을 생활 속에 실천하는 제자가 되었다고 해서 곧바로 브랜드가 영속하는 것은 아니다. 여기까지는 개인의 변화다. 그렇게 변화한 개인이 모여 하나의 단체가 되어야 하고, 그 단체가 다시 다음 세대로 학습을 이어 가야 한다. 일시적으로 유행처럼 문화가 만들어졌다고 해서 기업이 영속성을 갖는 것은 아니다.
반드시 사람들이 그것을 배우고 지켜, 전통으로 만들어야 한다.
전통은 어떻게 만들어지는가.
브랜드 가치에 자신도 복종하고, 함께 일하는 사람도 그 가치에 복종하게 만들 때 전통이 만들어진다.
여기서 말하는 Obey는 단순한 순응이 아니다.
브랜드의 가치가 자신의 본능이 되어, 자신의 모든 행동 속에서 자동으로 작동하도록 만드는 일이다.
예를 들어 어떤 직원이 브랜드 가치를 위배했다고 하자.
그때 가장 먼저 퇴사를 권고해야 하는 사람은 경영자나 인사 담당 임원이 아니다. 심지어 경영진이 그 일을 모른다 해도, 먼저 문제를 제기해야 하는 사람은 동료나 선배 직원이어야 한다. 왜냐하면 브랜드 가치를 지키고, 함께 공유하고, 다음 세대로 전하는 일은 하나의 명예이기 때문이다.
어떤 브랜드가 브랜드십을 갖는다는 것은 그 브랜드가 자기 아이덴티티에 맞는 철학을 구축했다는 뜻이다. 이럴 때 브랜드는 영속 가능한 경영의 기반을 갖게 된다. 브랜드십의 마지막 단계가 Oblige인 이유도 여기에 있다. 브랜드 아이덴티티의 철학을 구축하려면 Dos & Don’ts가 완성되어야 하기 때문이다.
곧 브랜드십에 따라 어떤 사람을 채용해야 하는지, 어떤 사람이 리더가 되어야 하는지, 가치를 지키지 못한 사람에게는 어떤 조치를 해야 하는지에 관한 명확한 기준이 세워져야 한다. 채용에서 퇴사까지, 브랜드십이 어떤 규칙과 약속을 만들어야 하는지를 끝까지 고민해야 한다.
지금까지 설명한 것은 브랜드 상황에 맞게 비교적 간단히 적용한 사례다.
워크숍에서는 이 과정이 좀 더 구체적인 형식으로 진행되기도 한다.
브랜드십 교육과정은 사회적 기업의 상황에 따라 다르게 적용된다.
나이키의 EKIN이라는 말을 처음 들었을 수도 있다.
검색해 보면 제법 그럴듯한 전설도 따라다닌다. EKIN이 되면 몸에 나이키 문신을 한다는 이야기다. 사실 여부는 중요하지 않다. 중요한 것은 사람들이 “나이키라면 그럴 수도 있다”고 생각한다는 점이다. 그것은 브랜드가 그만큼 강한 힘을 가지고 있다는 뜻이다. 더 흥미로운 점은 나이키의 EKIN을 다른 경쟁사가 스카우트하려 한다는 사실이다. 그들이 배우려는 것은 단지 나이키의 상품 정보가 아니라, 나이키다운 그 무엇이다.
그렇다면 나이키는 신발인가.
아니면 그 무엇인가.
사회적 기업이 배워야 하는 브랜드는 바로 그 무엇이다.

사회적브랜드 social brand [사회적 기업, 비영리 단체, 소셜 벤처의 소셜 임팩트]
‘이론적으로’ 사회적 기업이 강력한 사회적 브랜드를 만들 수 있는 이유는 간단합니다. 현실적으로 모든 영리기업들이 사회적 브랜드를 만들어 가려고 하기 때문입니다. 경영의 구루였던 피
www.youtube.com
| 브랜드 교육은 사람을 브랜드로 바꾸는 일이다 (0) | 2026.04.14 |
|---|---|
| 브랜드가 리더가 될 때 (0) | 2026.04.14 |
| 사회적 기업의 리더십은 왜 브랜드십이어야 하는가 (0) | 2026.04.14 |
| 사회적 브랜드의 목적은 원팀이다 (0) | 2026.04.14 |
| 브랜드는 제품이 비제품이 되는 것이다 (0) | 2026.04.14 |
댓글 영역