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브랜드는 제품이 비제품이 되는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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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금까지 브랜드란 제품이 비제품이 되는 것이라고 말해 왔다. 그러나 브랜드의 기준과 정의는 사람마다 다르다. 어떤 사람에게 애플 아이폰은 자신의 분신처럼 느껴지는 비제품이지만, 또 어떤 사람에게는 비싼 핸드폰일 뿐이다. 브랜드는 경험에 의해 정의된다. 누구에게는 브랜드이고 또 다른 이에게는 제품일 뿐이다. 그래서 브랜드를 이해하기가 어렵다.

 

제품의 비제품을 이해하기 위해 대표적인 사례로 명품을 떠올릴 수 있다.

 

2022년 역대급 한파에도 백화점 명품 매장 앞에는 수십 명의 대기 줄이 생겼다. 코로나 상황에서도 기이할 정도로 성장하는 명품 브랜드에 관한 기사들은 쉽게 찾을 수 있다. 1,500만 원짜리 샤넬 백을 구매하기 위해 새벽부터 줄을 서는 오픈런 기사도 계속 나왔다.

1,500만 원짜리 샤넬 백 제품설명서에 나오는 소재는 양가죽과 금장 금속, 두 가지뿐이다. 여기서 금장은 진짜 금이 아니라 도금이다. 수천만 원짜리 샤넬 백에는 내비게이션 기능도 없고, 건강 센서도 없고, 스마트폰 배터리 충전 기능도 없다. 샤넬 홈페이지에 들어가 봐도 제품에 관한 상세한 물성 설명은 많지 않다. 그 대신 이념, 관계, 가치, 영원함 같은 단어가 자리하고 있다.

 

코코 샤넬은 이렇게 말했다.

“명품은 필수품이 끝나는 데서 시작하는 필수품이다.”

 

여기서 말하는 첫 번째 필수품은 제품을 뜻하고, 다시 시작하는 필수품은 비제품을 뜻한다. 풀어서 말하면 샤넬 백은 필수품을 사치품으로, 사치품을 다시 필수품으로 만든 제품이다.

참고로 샤넬 홈페이지에는 사회적 책임에 관한 내용도 분명히 적혀 있다.

 

2020년 3월 샤넬은 1.5° 미션을 시작했고,
그것은 2015년 파리기후협약의 목표에 따라 기후 변화에 대응하려는 노력이라고 설명한다.

 

 

 

영국 조각가 애니시 커푸어도 코코 샤넬과 비슷한 통찰을 보여 준다.

“예술은 물성과 비물성의 관계 속에서 만들어진다. 예를 들어 흙덩어리로 항아리를 빚는 경우다. 항아리에는 빈 공간이 만들어진다. 손에 잡히는 물성인 찰흙으로 비현실적인 요소인 빈 공간을 창조한 것이다.”

 

이처럼 제품에서 비제품으로, 물성에서 비물성으로 옮겨 가게 만드는 브랜드 전략에는 일종의 브랜딩 매뉴얼이 있다.

 

눈에 보이는 것을 보이지 않게 하고, 보이지 않는 것을 보이게 한다.

가질 수 없는 것을 가질 수 있게 하고, 가질 수 있는 것을 가질 수 없게 한다.

낯선 것을 익숙하게 하고, 익숙한 것을 낯설게 한다.

 

다이아몬드 반지를 예로 들면 이 말은 더 분명해진다. 다이아몬드 반지는 결혼반지의 상징이 되었다. 그런데 언제부터 다이아몬드 반지가 청혼과 결혼의 상징이 되었는가. 행복한 결혼 생활은 어떤 것인가. 그것을 어떻게 보여 줄 수 있는가. 사랑을 영원히 가질 수 있는가. 영원한 사랑을 전달할 수 있는가. 브랜드는 이런 질문에 대한 대답으로 만들어진다.

 

다이아몬드 광산 및 가공 회사인 드비어스는 한때 전 세계 다이아몬드 시장의 90%를 점유했다. 드비어스는 1947년부터 “A diamond is forever”라는 캠페인을 벌여 왔다. 티파니를 포함한 많은 주얼리 브랜드는 다이아몬드를 영원함이라는 비물질의 상징으로, 더 구체적으로는 사랑과 결혼의 상징으로 만들었다. 그래서 결혼반지를 떠올리면 자연스럽게 다이아몬드가 떠오르게 되었다.

 

아이러니하게도 다이아몬드 수입국 2위가 미국이지만, 미국의 이혼율도 세계 상위권이다.

 

이처럼 기업은 제품을 비제품으로, 물성을 비물성으로 전환하려 한다. 명품 브랜드의 홈페이지에 들어가 보면 그들이 사용하는 단어가 물성과 제품 설명의 언어인지, 아니면 비물성과 비제품, 가치의 언어인지 금방 알 수 있다.

 

사회적 기업의 시작은 비물성과 비제품이다. 사회적 기업은 욕망을 채우려는 것이 아니라 문제에 대한 도전, 해결, 대안, 관점을 제시하는 기업이다. 이런 접근으로 보면 명품이 사용하는 방식과 놀라울 정도로 유사하다. 사회적 기업의 브랜드는 비제품을 제품화시키는 캠페이닝 브랜드다.

 

그렇다면 사회적 기업을 시작하는 창업가, 혹은 사회적 기업을 운영하는 사람은 비제품과 비물성을 어떻게 만들어야 하는가. 앞 장에서는 기업을 세우기 전에 먼저 만들 수 있고, 이미 운영 중이라면 지금부터라도 만들어야 한다고 말했다.

 

비제품에는 사람, 네이밍, 심벌, 슬로건, 스토리가 포함된다. 이 모든 것이 비제품에 해당한다. 비제품으로서 사람은 휴먼 브랜드가 되는 것이다. 휴먼 브랜드에 관해서는 별도의 동영상에서 더 자세히 설명했으므로 그 내용을 참고하면 된다. 사회적 기업을 하기 전에, 혹은 이미 하고 있는 중이라도 가장 중요한 것은 창업가와 동료들이 먼저 사회적 브랜드가 되어 보는 일이다.

 

예전에 샤넬을 컨설팅했던 장 노엘 캐퍼러 교수와 인터뷰를 한 적이 있다. 그는 샤넬에 대해 이렇게 말했다.

 

“샤넬의 직원들은 그들 스스로가 이미 샤넬이다. 샤넬에는 명시된 브랜드 플랫폼도 없다. 모든 의사 결정은 다섯 명에서 여섯 명 정도가 한다. 그들은 ‘샤넬이라면’ 무엇을 해야 하는지 안다.

 

이것이 보이지 않는 지식, 곧 암묵지다. 이것은 종이에 적어 낼 수 있는 것이 아니다. 럭셔리 브랜드의 브랜드 경영은 많은 토론을 기반으로 한다. 이것이 충분히 샤넬다운지 조직 스스로 끊임없이 묻는 것이다.

 

마치 모차르트를 보는 것 같다. 모차르트가 자기 스스로 to do list, 브랜드로 치면 플랫폼이나 Dos & Don’ts 리스트를 갖고 있었겠는가. 그는 무엇을 해야 하는지 지시하지 않아도 알았고, 아는 것을 행동으로 옮겼다.”

샤넬의 직원은 휴먼 브랜드다. 다시 말해 자신이 곧 샤넬이 되는 것이다.

 

휴먼 브랜드를 설정하는 방법은 생각보다 어렵지 않다. 브랜드 관점으로 캐릭터를 만들어 보면 된다. 애플을 좋아하는 사람은 어떤 사람들인가. 그들의 성격은 어떠한가. 어떤 옷을 좋아하고 어떤 자동차를 좋아하는가. 애플 마니아들이 즐겨 듣는 음악은 무엇인가. 그들은 스타벅스를 좋아하는가, 아니면 블루보틀을 좋아하는가. 그렇다면 애플 직원들은 어떤 사람들인가. 그들은 어떻게 옷을 입는가. 삼성 직원들과는 어떤 차이점이 있는가. 나이키에서 일했던 직원이 애플에서 근무하면 무엇을 힘들어할까. 사람들은 왜 애플처럼 행동하는 사람을 좋아할까.

 

이런 질문을 통해 애플이 되어 버린 사람에 대한 페르소나를 만들 수 있다.

 

같은 질문을 사회적 기업가와 직원들에게 던질 수 있다. 내가 소셜 브랜드라면 어떤 사람인가. 사람들은 왜 나를 좋아하고 지지하는가. 나의 차별점은 무엇인가. 브랜드가 된 나는 어떤 성격이어야 하는가. 이것이 앞 장에서 말한 Living the Brand, 곧 브랜드로 살기다.

 

이렇게 먼저 휴먼 브랜드로서 사회적 브랜드를 경험하면 그다음에 스토리가 만들어진다. 그리고 그 위에서 브랜드 네이밍과 심벌, 슬로건도 만들어질 수 있다. 사회적 기업이 가장 어려워하는 부분은 기업을 만드는 일이 아니라 사회적 기업답게 만드는 이름, 상징, 슬로건을 만드는 일이다. 그것은 단지 브레인스토밍으로 나오는 결과물이 아니라, 진짜 제품이라고 할 수 있는 비제품이기 때문이다.

 

이것은 아이디어만으로 만들어지는 것이 아니다. 자신의 삶이 브랜드를 경험할 때 비물성으로 드러난다. 그런데도 이렇게 중요한 비제품 영역이 “좋은 것 같은데” 혹은 “나쁘지 않아”라는 평가로 결정되거나, 누군가가 창업자의 이야기를 듣고 재능기부로 만들어 준 것을 그대로 사용하는 경우가 많다. 재능기부 자체가 나쁘다는 뜻은 아니다.

 

문제는 네이밍과 심벌, 슬로건이 그렇게 누군가가 만들어 준 것을 감사히 받는 방식으로 끝나서는 안 된다는 데 있다.

 

재능이 뛰어난 사람이 만든 멋진 네이밍과 심벌이라 하더라도, 사회적 기업가는 왜 이런 이름을 지었는지, 그것이 사회문제 해결의 어떤 상징인지, 그 이름과 심벌 안에 어떤 철학과 관점이 담겨 있는지를 설명할 수 있어야 한다. 단지 설명하는 수준을 넘어, 다른 사람이 그 이유를 들었을 때 감동이 생겨야 한다. 진정성이 드러나면 감동도 함께 드러난다.

 

네이밍과 심벌을 설명할 때 듣는 지지자들의 가슴이 뜨거워지고, 동참 의식이 생기고, 동맹의 관계를 요청할 수 있어야 한다. 단지 “좋은데요”라는 반응으로 끝난다면 그것은 좋아요 이모티콘에 불과하다.

 

브랜드는 명사가 아니라 동사다. 그래서 브랜딩이라는 단어가 마케팅과는 다른 의미로 사용된다. 비물성과 비제품인 브랜드의 실체를 알지 못하는 이유는 간단하다. 브랜드에 관심이 없거나 학습하지 않았기 때문이다.

 

광고계의 구루라 불리는 데이비드 오길비는 수많은 브랜드의 광고를 기획했다. 그는 브랜드에 대해 이렇게 말했다.

 

“바보도 거래는 할 수 있다. 하지만 브랜드를 만드는 것은 재능과 신뢰, 인내가 뒷받침되지 않으면 불가능하다.”

 

일반적으로 남자와 여자가 만나 아이를 가지면 부모가 된다. 그러나 좋은 부모가 되는 것은 전혀 다른 이야기다. 좋은 부모가 되기 위해서는 본능만으로는 부족하다. 부성애와 모성애만으로도 부족하다. 지식이 필요하다. 좋은 부모는 본능이 아니라 학습이다.

 

같은 방식으로, 일반적으로 회사를 세우고 상표를 출원하면 상표를 가질 수 있다. 그러나 특허청에 상표등록이 되었다고 해서 곧바로 브랜드가 되는 것은 아니다. 브랜드와 상표는 전혀 다른 이야기다.

 

사업자등록증이 있다고 해서 기업이 곧바로 기업다워지는 것이 아닌 것처럼, 네이밍과 심벌을 만들었다고 해서 상표가 저절로 브랜드가 되는 것도 아니다. 마케팅의 구루 피터 드러커의 말이 여기에 답을 준다.

 

“기업의 마케팅이란 결국 브랜드를 구축하는 것이다.”

 

브랜드를 구축한다는 것은 비제품이 제품을 뛰어넘어 사람들에게 메시지를 주게 만드는 일이다. 그것이 바로 브랜드 커뮤니케이션이다.

 

커뮤니케이션에 대한 수많은 정의 가운데 사회학자 찰스 호튼 쿨리의 정의를 떠올릴 수 있다. 그는 커뮤니케이션을 “우리가 관련을 맺고 있는 사람 혹은 세상을 통해 메시지를 보내고, 받고, 해석하는 과정”이라고 말했다.

 

이 정의를 빌려 브랜드 커뮤니케이션을 다시 정의하면 이렇다.

 

브랜드 커뮤니케이션은 우리가 관련을 맺고 있는 사람 혹은 세상을 통해 메시지인 브랜드를 보내고, 받고, 해석하는 과정이다.

 

이것을 가장 잘 보여 주는 사례 가운데 하나가 할리 데이비드슨이다.

 

“At Harley-Davidson, the purchase of a motorcycle is the beginning of the relationship, not the end.”

 

할리 데이비드슨을 구매한다는 것은 관계의 끝이 아니라 시작이다.

 

그렇다면 어떤 관계의 시작인가. 바로 소셜이라는 소속감의 시작이다. 할리 데이비드슨뿐 아니라 명품 브랜드들도 ‘상표’가 ‘진정한 브랜드’가 되는 조건이 상품의 완성도에만 있지 않음을 알고 있다. 그것은 소속감이라는 보이지 않는 끈의 연결이다. 샤넬은 홈페이지에서 그 소속감을 “소중한 인연, 영원히 빛나는 관계”라고 말한다.

 

진정한 브랜드는 제품이 아니라 비제품으로서 경험되는 것이며, 소비로 끝나지 않고 관계의 끈을 만든다. 일반 마케터가 알고 있는 소속감은 주로 생산자가 약속한 것 이상의 것을 이행함으로써 고객이 특정 집단에 속해 있다고 느끼게 하는 방식이었다. 그러나 메타버스 시대의 소속감은 생산자 중심이 아니라 브랜드를 공유하는 사람들 사이의 소속감으로 이동했다.

 

소속감을 구축하는 브랜드의 공식은 이미 알려져 있다. 상품에 의미가 부여되고, 그것이 특정 집단에서 인정되면 상품은 그 집단의 정체성을 드러내는 아이덴티티가 된다. 그리고 이렇게 아이덴티티가 구축된 브랜드가 일관성을 가지면, 그것은 인간 문화의 상징이 된다. 이 공식은 수많은 브랜드를 통해 이미 입증되었다. 그러나 그것을 제대로 적용해 같은 결과를 가져오는 브랜드는 극히 드물다.

 

이유는 분명하다. 브랜드가 브랜드가 되는 브랜딩은 상품에 의미를 부여하는 과정에서 커뮤니케이션이 이루어지는 커뮤니티를 이해하지 못하면 성립하지 않기 때문이다. 하지만 사회적 기업의 소셜 브랜드는 바로 이 커뮤니티와 소셜을 만들 수 있다.

 

브랜드 커뮤니케이션을 이해하기 위해 인간을 잠시 생각해 볼 필요가 있다. 인간은 각자의 고유성을 유지하면서도 어딘가에 소속되려는 이상한 분리-통합 욕구를 가지고 있다. 더욱 기묘한 것은 인간이 신으로부터 시작해 무생물과도 친밀감으로 교감하고 관계를 유지하려고 한다는 점이다.

 

인간은 누군가를 의지하고 신뢰하는 관계를 유지하려 할 때 먼저 자신과 유사성을 가진 인간에게 끌린다. 그리고 상대방에게 일관성을 느낄 때 독특한 신뢰감과 안정감을 느낀다. 가장 친밀도가 높은 관계, 곧 가장 강한 소속감은 사랑이다.

 

사랑은 인간관계에서 가장 오랫동안 지속적인 관계를 유지하게 만드는 길고 두터운 끈이다. 존중이라는 끈도 있지만 그것은 쉽게 끊어지고 무시되기 쉽다. 신뢰라는 끈 역시 길게 뽑아 연결하기 어렵고 쉽게 끊어진다. 그렇다면 브랜드는 사용자와 어떤 관계를 유지하는가. 인간은 인간에게 느끼는 것처럼 브랜드와도 교감하고 관계를 맺으려 한다. 그것은 일종의 본능이다. 그래서 명품의 전략이 효과를 가지는 것이다.

 

인간은 자신과 브랜드 사이의 경험에서 기대가 반복적으로 충족될 때 그 브랜드를 믿게 된다. 브랜드의 기초는 신뢰에서 시작된다. 그리고 그 신뢰는 소속감을 기반으로 한다. 따라서 브랜드 커뮤니케이션의 목적은 결국 소속감, 곧 소셜이다.

 

브랜딩의 궁극적 목적인 소속감이라는 씨줄과 날줄을 이해하기 위해 의미, meaning의 어원을 살펴볼 수 있다. meaning에는 무엇에 묶여 있다는 뜻, 다른 것을 붙잡고 있다는 뜻이 담겨 있다. 상품에 의미를 부여하는 브랜딩이란 결국 사용자들이 서로 어떤 관계의 끈에 묶여 있게 만드는 일이다.

 

기존의 마케팅 커뮤니케이션 이론만으로는 이 끈을 만드는 커뮤니케이션을 설명하기 어렵다. 커뮤니케이션은 본래 커뮤니티에서 일어나는 관계 작용이기 때문이다. 브랜드 커뮤니케이션은 생산자와 소비자의 협력으로 이루어지는 일방적이고 도구적인 마케팅 커뮤니케이션이 아니라, 사귐과 나눔을 목적으로 하는 완성된 관계다. 이 관계는 끈의 강도와 길이, 곧 친밀감에 따라 달라진다.

 

소속감은 영어로 sense of belonging이다. belong의 어원을 보면 브랜드 관점에서 말하는 소속감을 더 잘 이해할 수 있다. belong은 ‘장기간에 걸쳐 딸리다, 부속되다, 함께 속하다’는 의미를 품고 있다. 따라서 브랜드 소속감은 자신이 소유하고 있는 브랜드와 오랫동안 관계를 유지하는 것이라고 말할 수 있다. 브랜드는 쓰고 버리는 소비가 아니라, 서로에게 소유되는 관계다.

 

1,500만 원짜리 샤넬 백을 들고 나가도 아무도 알아주지 않는다면, 사람들은 새벽에 줄을 서서 그것을 사려고 할까.

 

코코 샤넬은 이렇게 말했다.

“누군가로 대체할 수 없는 존재가 되려면 항상 달라야 한다.”

 

그녀의 말대로라면 사람들은 같은 샤넬 백을 사지 않아야 한다. 그런데 왜 사람들은 작년 모델과 크게 다르지 않은 비슷한 샤넬 백을 다시 사려고 할까. 겉으로 보기에 비슷해 보여도 샤넬 마니아들에게 그것은 단순한 차이가 아니라 차원이 다른 상품이다.

 

명품의 조건 가운데 하나는 다른 사람이 알아보는 것이다. 명품은 다른 사람과 자신을 구별하게 만드는 사회적 상징 기능을 하기 때문이다. 사람들은 금장 양가죽 백을 원하는 것이 아니다. 그들이 원하는 것은 비제품인 샤넬이다. 샤넬의 아이덴티티를 자신의 아이덴티티로 삼아 다른 사람들과 구별되기를 원하는 것이다.

 

사회적 기업의 비제품은 바로 ‘사회적’이라는 이름, 곧 소셜이다.

바로 커뮤니티 자체가 비제품이다.

 

사회적 기업은 샤넬처럼 비제품으로 제품을 만드는 기업이다. 이론적으로는 그렇다.

그리고 나는 그 이론을 믿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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