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리더십 바이러스의 변종 증후군

리더십바이러스

by Content director 2023. 4. 18. 11:5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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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
선천성 리더십 DNA결핍 증후군

불완전한 인간의 리더십은 이타심을 포함할 때 비로소 제대로 된 기능을 할 수 있다. 


탁월한 리더는 만들어질 수 있는가, 아니면 탁월한 사람만이 탁월한 리더가 될 수 있는가? 
필자는 탁월한 리더는 만들어질 수 있다고 믿는다. 다만 탁월한 리더를 만나기 어려운 것은 조직과 비전이 그 사람이 탁월한 리더의 면모를 갖출 때까지 기다려 주지 않기 때문이다. 사람들과 조직, 그리고 세상은 그리 인내심이 많지 않다. 자판기 커피처럼 동전을 집어넣는 순간 탁월한 리더도 나와야 한다고 생각한다. 

리더십 DNA를 이야기하려면 리더십이 무엇인지 먼저 살펴보아야 하는데, 사실 리더십이나 리더십의 속성에 대한 정의는 다양하다. 스티븐 코비는「원칙 중심의 리더십」에서 진정한 리더십이란 원칙에 중심을 두고 요행을 바라지 않으며, 자연법칙에 따라 뿌린 대로 거두는 농부의 성품을 갖춘 자질을 뜻한다고 설명한다. 그는 리더십의 기본 원칙들로 신뢰성(개인 차원), 신용(대인관계), 권한 위임(관리 차원), 한 방향 정렬(조직 차원)의 4가지 원칙을 이야기한다.

또 ‘1분간 리더십’으로 유명한 켄 블랜차드와 허쉬는 리더십을 주어진 상황에서 목표 달성을 위해 어떤 개인이 다른 개인이나 집단의 행위에 영향력을 행사하는 과정이라고 정의한다. 한편, 조직론의 대가인 쿤츠와 오도넬은 사람들로 하여금 집단 목표를 향하여 자발적으로 노력하도록 그들에게 영향을 주는 기술 또는 과정이라고 정의한다.

리더십에 대한 정의는 조금씩 다르지만, 공통점이 있다면 그것은 항상 ‘다른 사람’을 염두에 두고 있다는 점이다. 우리는 그것을 리더십의 ‘관계(Relations)’ 속성이라고 부르려고 한다. 인간의 몸 속에 존재하는 리더십 DNA도 리더십의 ‘관계’ 속성을 통해 파악할 수 있다.

 

리더십 DNA의 성장 과정


인간은 아주 적은 리더십 DNA를 가진 채 태어난다. 그런데 육체의 성장과 교육을 통해 그 DNA는 조금씩 몸 안에 퍼져 간다. 프로이트는 그 유명한 ‘원초아Id’, ‘자아(Ego)’, ‘초자아(Superego)’로 인간의 성격 구조를 파악했다. 그에 의하면 인간은 태어날 때 본능의 성격 구조를 담당하는 ‘원초아Id’뿐이다. ‘원초아’는 본능으로 구성되고 무의식 영역에 있는 성격 구조로서, 본능적 욕구가 올라오면 현실이 어떠한지 상관하지 않고 즉각적으로 본능을 충족하고자 한다. 아기들은 이러한 원초아의 원리를 충실히 따르는데, 예를 들어 배가 고프면 주변 상황이 어떠한지 즉 엄마가 젖을 줄 수 있는 상황인지 아닌지는 전혀 고려하지 않고 젖을 달라고 울어 댄다. ‘관계’에 대한 의식이 거의 없는 것이다.

하지만 조금 더 자라면 엄마가 지금 음식을 줄 수 있는 상황인지를 고려하게 되고, 상황이 여의치 않다면 참기도 한다. 이는 ‘자아(Ego)’라는 성격 구조가 발달되었기 때문이다. ‘자아’는 현실을 고려하여 원초아의 본능적 욕구를 현실적이고 논리적으로 해결하고자 노력한다. 따라서 자아는 욕구를 집행하는 실행 기관으로서 본능과 환경을 감정보다 이성에 의해 중재하는 역할을 하게 된다. 만일 인간에게 자아가 없다면 원초적 본능이 난무하는 세상이 되었을 것이다.

‘초자아(Superego)’는 가장 나중에 완성되는 성격 구조다. 초자아는 부모의 교육을 통해 부모와 사회가 금지하는 것이 무엇이고 도덕적 규범이 무엇인지 알게 되면서, 양심이나 죄책감, 도덕성으로 발달하게 된다. 이는 무의식 영역에 있으며, 원초아의 욕구와 충동을 억제하면서 자아가 현실적인 목표 대신 도덕적 목표를 추구하도록 하는 검열자 역할을 담당한다. 결국 초자아 단계에 이르러서야 인간은 내가 아닌 다른 사람과 함께 서로 윈-윈하며 살아가는 법을 알게 되고, ‘관계’를 관리할 수 있게 된다.

 

 

이처럼 불완전한 인간의 리더십은 이타심을 포함할 때 비로소 제대로 된 기능을 할 수 있다.
이를 위해 우리에게는 이타심으로 리더십을 다룰 수 있는 훈련이 필요하다.

 



프로이트의 성격 발생 단계를 보면 바로 ‘관계’를 중요한 속성으로 하는 리더십 DNA의 확장 과정을 잘 알 수 있다.
인간은 리더십 DNA가 매우 약한 상태로 태어나 자신의 이익만을 따지며 살아가지만, 리더십 DNA는 부모와 사회의 따뜻한 사랑과 가르침 속에서 세포 분열을 계속해 나간다. 사람들 중에는 성인이 되기도 전에 리더십 DNA의 증식이 멈춰 버리는 경우도 있지만, 대개는 이 증식 과정을 통해 ‘관계’를 잘 관리하는 성숙한 인간으로 성장해 간다. 그리고 그들 중 일부는 때가 되면 리더의 자리를 맡게 된다.


하지만 여기서 리더십 DNA의 여정이 모두 끝나는 게 아니다. 아직 리더십 DNA의 배열 상태가 불안정하며, 각각이 정확한 정체성을 갖지못한 상태다. 나름의 과정을 거쳐 리더라는 단계에 오르기는 했지만, DNA 상태가 불안정하다 보니 각종 공격을 받으면 쉽게 무너지고 만다. 게다가 이러한 약점을 집중적으로 파고드는 RAV 바이러스를 온전히 감당하기에는 역부족이다.

인간은 이기적이다. 이기심은 경쟁에서 살아남아야 한다는 생존 본능과 밀접한 관계가 있다. 이기적인 것이 나쁜 것만은 아니지만, 리더의 이기주의는 매우 위협적인 존재로 돌변할 수 있다. 리더가 이기적이면 조직이나 함께하는 사람과도 경쟁 구도가 형성된다. 그러면 그 안에 조직의 본분과는 관계없는 정치가 생겨나고 리더십은 정치의 도구가 된다.

이처럼 불완전한 인간의 리더십은 이타심을 포함할 때 비로소 제대로 된 기능을 할 수 있다. 이를 위해 우리에게는 이타심으로 리더십을 다룰 수 있는 훈련이 필요하다. 즉 다른 이와의 관계를 고려하는 이타심을 리더십 DNA에 접목시키려는 노력과 고통을 감수해야 한다.

 

 


2.
리더만 걸리는 리더십 한센병

리더십 한센병에 걸린 리더는 자신이 듣고 싶은 말만 듣고, 듣기 좋은 말만 좋아한다.  


한 여인이 숯불 위에 고구마를 굽고 있었다. 그녀는 고구마 한 개를 뾰족한 꼬챙이에 꽂아 숯불 위에 올려놓고는 꼬챙이를 손으로 잡고 바비큐처럼 천천히 빙글빙글 돌렸다. 그런데 고구마가 그만 꼬챙이에서 빠져 버렸다. 그녀는 몇 번이고 숯불 위에 떨어진 고구마를 꼬챙이로 찍어 보려고 했지만 번번이 실패했다. 공교롭게도 그녀가 찍으려고 할수록 고구마는 점점 더 시뻘건 숯불 속으로 깊이 들어가 버렸다. 마침내 그녀는 어깨를 움찔하며 불쾌해 하더니 거기서 얼마 떨어지지 않은 곳에 쭈그리고 앉아 있는 노인을 쳐다보았다. 그녀의 몸짓을 본 노인은 자기에게 바라는 게 뭔지 안다는 듯 몸을 질질 끌며 숯불가로 걸어왔다. 다가오더니 뜨거운 숯을 손으로 치우고 고구마를 꺼냈다. 그러고는 다시 자기가 있던 곳으로 가서 앉았다. 나는 즉시 그 노인에게로 가서 손을 살펴보았다. 손가락이 없었다. 남은 것이라고는 오래된 상처들과 진물 나는 물집들로 뒤덮인 굵고 거친 뭉툭한 손뿐. 그 노인이 불 속에 손을 넣은 것도 처음이 아니었다. 나는 그 노인에게 손을 잘 간수해야 한다고 일러주었다. 그러나 그의 무관심한 반응으로 보아 내 말을 경청하고 있지 않음이 확실했다. 그 노인은 결국 손을 잃었다.

필립 얀시,「고통이라는 선물」에서

 

사람들은 한센병에 대해 오랜 세월 동안 두려움을 느꼈다. 환자들의 코는 뭉그러져서 없어지고, 귓불은 부풀어 오르며, 시간이 지나면 손가락, 발가락도 없어지고 나중에는 손과 발을 잃게 된다. 많은 사람들이 시력도 잃는다. 이러한 한센병 환자들을 위협하는 가장 큰 요소는 고통을 느끼지 못하는 무감각증에 있다. 고통을 느끼지 못하기 때문에 자기 파멸에 대해서 무관심하다는 것, 그것이 바로 한센병 환자들을 위협하는 가장 큰 적이다.

원래 한센병은 만성적으로 세대 증식을 하며, 수년의 잠복기와 장기간의 경과를 가진다. 나균(한센병, 즉 나병을 유발시키는 균)은 신경을 특이하게 침범함으로써 신경 손상에 따른 불구를 유발한다. 한센병의 전파력은 약하며, 감염된 나균 역시 인체의 면역능력으로 인하여 많은 수가 사균死菌이 된다. 특히 강력한 항라제를 1회만 복용해도 수일 내에 모두 사균으로 변하는 사실에 비추어, 치료 이전의 극히 적은 수의 생균만이 문제를 일으키는 것으로 파악되고 있다. 그러나 일단 병에 걸렸을 때제대로 치료하지 않으면 치명적인 결과를 초래한다.

 


리더를 파멸에 이르게 하는 무감각증

 

초기 리더십 바이러스나 변종 바이러스에 감염된 후 적절한 치료를 받지 못한 리더는 결국 리더십 한센병에 걸리게 된다. 리더십 한센병의 특징은 한마디로 통증을 느끼지 못하는 ‘무감각증’이며, 자신이 파멸되는 것에 대해서도 무감각해지고 무관심해진다.

즉 리더로서의 신경이 파괴되어 외부로부터 오는 어떤 자극도 느끼지 못하게 되며 점점 자기만의 세계 속으로 빠져들게 되고, 오로지 자신의 만족만을 위해 행동한다. 리더십 한센병에 걸린 리더는 자신이 듣고 싶은 말만 듣고, 듣기 좋은 말만 좋아한다. 이때쯤 되면 주변 사람들은 무감각에 빠진 리더에게 제대로 된 말을 하지 않는다.

가장 불행한 리더는 자기가 왜 그렇게 되었는지조차 모르고 있다가 몰락하는 경우다. 더욱 불쌍한 것은 아무도 그에게 그가 보이고 있는 리더십 한센병 증세에 대해 말해 주지 않는다는 점이다. 조직원들은 리더가 스스로 자멸하는 걸 그저 바라보기만 하면서 리더의 최후를 기다린다. 오직 리더만이 걸리는 리더십 한센병, 그 원인균은 바로 RAV 바이러스다.

 



언젠가 친구들과 식사 모임을 가진 자리에서였다. 나는 한 달째 감기에 걸린 상태여서 몸이 완전히 망가져 있었다. 특히 코와 혀는 거의 감각이 없었다. 식탁 위에 싱싱해 보이는 고추가 있기에 입맛을 돋우기 위해서 먹었는데, 내가 먹는 것을 보고 따라 먹은 친구는 너무나 맵다고 기겁을 하면서 통증을 호소했다. 나중에 알고 보니 내가 먹은 고추는 청양고추였다. 한센병은 아니지만 감기로 인한 혀와 코의 무감각은 청양고추마저 거리낌 없이 먹을 수 있게 하는 용기를 주었다.

내가 먹은 것이 청양고추였기에 망정이지 만약 상한 음식이었다면 어떻게 되었을까? 감기가 무서운 것은 아니지만 그로 인해 감각을 잃은 혀와 코 때문에 더 큰 위험에 빠질 수 있다.

리더십 바이러스의 초기 증상은 감기와도 같다. 
처음 받는 뇌물, 처음 느끼는 자만심, 처음 속이는 양심, 처음 갈등하는 자기 이익과 조직 이익 등 이런 것들은 처음에는 상당히 당혹스럽지만 한번 하고 나면 곧 자기 안에서 합리화되고 만다. 즉 ‘운영하다 보면 그럴 수도 있어, 이 정도는 리더로서 수고의 대가겠지, 이 정도는 작은 일이니까’ 하며 감각을 잃어버리는 것이다.


이런 리더십 바이러스의 자기 합리화, 곧 감각의 상실은 결국 직원들 앞에서 떳떳하던 자기의 모습을 잃어버리게 만든다. 직원들과 멀어지고, 정직과 윤리를 말하는 것이 겸연쩍어지면서 결국 쓴 독을 입에 머금게 되지만 그냥 물처럼 느끼는 것이다.

 


3.
‘슈퍼스타 리더십 바이러스’ S-RAV

변종 바이러스는 목적이나 비전 또는 리더의 방향과는 상관없이 다른 방향으로 사람들을 흘러가게 만든다. 

 

이스라엘의 초대 왕은 사울이었다. 사울은 이스라엘의 2대 왕인 다윗이나 3대 왕인 솔로몬에 비해 많이 알려져 있지는 않다. 공적은 많지만 심각한 정신병을 앓게 되어 끝내 전쟁에서 자결을 한 비운의 왕이었기에 후세 사람들의 관심을 끌지는 못한 듯하다.

사울은 왕이 되기 전에는 평범하고 겸손한 인물이었다. 그런데 그는 왕이 되자마자 큰 전투에 대한 두려움으로 갑자기 퍼져 버린 RAV 바이러스에 감염되었다. 그의 성격 때문인지 RAV 바이러스는 급속도로 퍼져 그의 ‘비전’은 ‘욕망과 질투’로 변질되었고, 그에게 주어진 ‘권한’은 ‘권력’으로 탈바꿈되었으며, 그의 ‘책임’은 원칙과 질서를 깨뜨리는 ‘부담감’으로 이어졌다. 결국 그는 리더십 한센병에 걸려 리더 아니 인간으로서 온전한 감각마저 잃게 되었으며, 자신의 왕위를 위협한다고 생각한 다윗에 대한 질투와 증오의 감정만이 마음속에 들끓다가 블레셋 종족과의 전투에서 생을 마감하고 만다.

사울은 등극 과정에서부터 다른 왕이나 황제들하고는 다른 점이 많았다. 제국의 초대 왕이라면 보통 혁명을 일으키거나 아니면 주변의 작은 세력들을 통합하면서 새로운 나라를 건설하는 시대적인 영웅들이 대부분인데, 사울은 그렇지 않았다. 사울은 제국의 초대 왕답지 않게 매우 소심한 청년이었다. 그는 달아난 나귀를 찾으러 갔다가 사무엘이라는 예언자를 만나 왕이 될 것이란 말을 들었지만 아무한테도 자신이 받은 예언에 대해 말하지 않았다. 사울 자신이 왕이 된다는 걸 믿지 못한 것이다. 제비뽑기를 통해 왕으로 공식 추대를 받을 때도 사울은 행구에 숨어 있었고, 그의 왕 추대에 불만을 품은 자들의 비난에도 잠잠히 (끽 소리도 내지 못하고) 있었다. 사울의 소심함은 이것으로 끝나지 않았다. 그는 왕으로 추대되었지만 자신이 왕이 되었음을 인식하지 못하고 여전히 밭에서 소를 몰면서 예전의 일을 계속하였다. 사울은 공식적으로 자신의 역할이 바뀌었지만 인정하지 않았다. 결국 하나님이 그의 마음에 영을 부어 주어 그를 예전의 모습에서 뛰쳐나오게 만들었다. 그는 야베스 사람들을 암몬 족속으로부터 구하면서 자신이 누구인지를 깨닫기 시작했다.

 

 

질투와 시기가 만들어 내는 리더의 종말

 

세상과 사람들에 대한 사울의 두려움은 리더십 바이러스에 대한 면역력을 급속도로 떨어뜨린 요인이 된 듯하다. 이런 사람들이 리더의 자리에 앉으면 마음속의 두려움이 겸손과 섬김으로 변화하는 것이 아니라, 전혀 다른 방향으로 변질되는 경우가 많다. 리더의 낮은 자존감 안에서는 리더십 바이러스가 왕성하게 활동하기 시작한다. 사울이 바로 그런 유형의 사람이었다.

사울은 왕이 될 때 백성과 제사장으로부터 요구 받은 큰 ‘비전(V)’이 있었다. 왕정을 통해 세력을 확장하고 있던 주변국들로부터 이스라엘과 백성을 평안하게 지키고, 초강대국이 되어 이스라엘의 위상을 굳건히 세우는 일이었다. 하지만 그의 비전 의식도 잠시, 다윗이라는 존재가 나타나면서 그가 이스라엘에 대해서 갖고 있던 비전은 왕으로서의 자기 자리를 지키려는 욕망과 질투로 변질되고 만다. 군인도 아닌 한낱 양치기에 불과한 다윗이 블레셋의 대장군 골리앗을 쓰러뜨린 후 백성들은 이렇게 노래하였다. “사울이 죽인 자는 수천 명이요, 다윗이 죽인 자는 수만 명이라네.”

그 노래를 듣는 순간 사울의 마음속에는 ‘사람들이 다윗에게는 수만 명을 돌리고 나에게는 수천 명만 돌렸으니, 이제 그에게 돌아갈 것은 이 왕의 자리겠군!’ 하는 생각이 떠올랐다. 그리고 ‘질투’의 악령이 그를 사로잡았다. 이미 그의 머리와 마음속에서 큰 목표는 사라져 버렸다. 위에 있는 목표가 아닌 아래에 있는 사람에게 집착하는 바로 그때, 슈퍼스타 리더십 바이러스가 몸 속에 퍼지기 시작했고 질투와 시기 때문에 그는 괴로워했다.

대부분의 리더는 2인자나 새롭게 부상하는 리더에 대해 질투를 한다. TV 프로그램 <동물의 왕국>을 보면 동물들의 무리에서도 리더들은 2인자나 새로운 리더를 경계하고 질투한다. 질투는 대상이 있다. 질투는 목적이 있으며 결과가 있다. 질투는 자기 파괴적이며 동시에 상대방을 파괴시켜야만 끝이 난다. 결국 사울 왕은 질투로 인해 원래의 비전을 잃어버렸고, 다윗을 죽이려 쫓아다니다 비참한 최후를 맞이한다.

 

인기에 대한 집착과 리더십의 위기

 

지방 호족의 힘을 꺾고 권력을 장악하기 위해 그에게는 대중의 인기가 필요했다. 그는 대중을 의식하고, 부하들의 의견에 민감하고, 원칙보다는 다른 사람의 말에 흔들렸다. 자신의 의견에 반대하는 사람을 보면 지나치게 불안해 하는 증상을 보였다. 

그러다 그를 파멸로 이끄는 결정적인 계기가 생겼는데, 그것은 대중의 인기를 지나치게 의식하여 국가의 원칙을 스스로 무너뜨린 사건에서 나타났다. 이스라엘에서는 외국과의 전쟁이 발발하면 전쟁 시작 전에 반드시 국가의 신권을 담당하는 제사장의 주관 하에 하나님께 제사를 드렸다. 하지만 사울은 당시 숙적이던 블레셋과의 전쟁에서 이 원칙을 깨뜨리고 만다.

상황은 이러했다. 해변의 모래알처럼 많았다고 묘사된 어마어마한 블레셋의 군대 앞에서 이스라엘군은 전의를 상실하였고 탈영병이 속출했다. 그래도 당시 제사장이던 사무엘이 와서 제사를 드리면 희망이 있을 것이라고 사울은 생각했으나, 사무엘은 7일이 지나도 오지 않았다. 이렇게 되자 주변 부관과 장수들은 군인들의 마음을 잡고 사기를 진작시키기 위해 사울이 대신 제사를 주관하도록 부추겼고, 사울은 국가 원칙보다는 본인의 인기와 그로 인해 강화될 왕권을 은근히 기대하며 그들의 요구를 받아들였다.

하지만 중요한 국가 원칙을 스스로 깨뜨린 사울에게 제사장 사무엘은 “당신은 어리석은 짓을 하였소. 당신은 왕으로서 하나님의 명령에 불순종했단 말이오. 하나님께서는 이미 자기 마음에 드는 사람을 찾아서 자기 백성을 다스릴 왕으로 세웠소”라는 청천벽력과 같은 말을 한다. 그 후 사울의 왕권이 죽음 이전까지 계속 유지되기는 했지만, 항상 자신의 권력을 누군가가 빼앗을지 모른다는 불안감에 점점 더 권력에 집착하였다. 왕위를 위협하는 그 어느 누구도 허용하지 않았으며 대중의 신뢰를 잃어 가는 파멸의 길로 치달았다.

대부분 변질되는 리더들은 대중을 전혀 의식하지 않고 자기 뜻대로 비전을 정하고 끌고 가는 게 일반적이다. 그러나 사울이 걸린 RAV는 대중을 지나치게 의식하는 바이러스로 변이되었다.

 

대중의 눈과 슈퍼스타 리더십 바이러스

 

왕이 되기 이전부터 소심하고 사람들을 두려워하던 사울은 대중의 눈을 의식하는 ‘슈퍼스타 리더십 바이러스’에 감염되었던 것이다. 사울 왕과 같은 초기 슈퍼스타 리더십 바이러스는 독재 혹은 광기 리더십 바이러스의 초기 단계다.

슈퍼스타 리더십 바이러스와 성격이 정반대인 또 다른 형태의 변종 슈퍼스타 리더십 바이러스가 있다. 대중을 의식하지 않고 대중을 무시하는 것이다. 이는 대중을 두려워하지 않을 때 생긴다. 이 슈퍼스타 리더십 바이러스에 감염되면 끊임없이 인정 받고 싶은 욕구가 생겨난다. 자신을 추종하는 사람들의 숫자에 민감해지며 그들을 통해 자신에 대한 만족감을 얻으려는 증세를 보인다. 존경받고, 사랑받고, 칭찬받고, 그리고 끊임없는 관심을 받고 싶어 한다. 이런 리더는 또 다른 스타의 출현으로 인해서 붕괴된다. 사울 왕의 경우 새로운 왕으로 지목된 다윗이 바로 그런 존재다.

슈퍼스타 리더십 바이러스의 유사 변종 바이러스에는 ‘우상 리더십 바이러스’가 있다. 이것은 미디어에 의해 만들어지는 바이러스로 ‘연예인 바이러스’라고 할 수 있다. 연예인들이 원하는 인기는 세속적으로 말하면 수입이고 철학적으로 말하면 자기 존재의 확인이다. 이것이 충족되지 못하면 이 바이러스는 사람을 허무와 우울의 늪으로 빠지게 만든다. ‘사람을 즐겁게 해야 하는 것’은 초보 리더들이 겪는 최대의 압박감이며, 최대의 위기를 양산하는 원인이 된다. 그리고 리더십 바이러스가 활동하기 좋은 최적의 상황을 제공한다.


‘슈퍼스타 리더십 바이러스’ 
S-RAV의 힘… 
관심법

 

궁예는 버림받은 신라 왕족의 한을 삭이며 착취와 수탈이 없는 미륵의 세계라는 큰 뜻을 품었다. 초기에 그의 비전과 리더십은 폭발적으로 세력을 규합, 기세가 날로 확대되었다. 그는 직접 훈련을 실시했고, 식사 때나 잠잘 때도 군사들과 같이했다. 신상필벌에 따라 군율을 엄격히 적용하였으며, 부하들을 사사로운 감정으로 대하지 않았다. 이런 궁예의 위엄과 모범은 당시 최고의 전략적 요충지였던 송악의 호족들마저 스스로 귀의하게 만들었다.

그러나 궁예는 시간이 흐르면서 초기의 면모를 잃고, 의심과 독기로 가득 찬 외로운 독재자로 전락하고 만다. 그는 종교를 등에 업고 정치, 군사, 경제를 모두 통합한 제정일치 국가를 만들었다. 그 힘은 절대적이었다. 그의 절대성은 ‘관심법觀心法’으로 표출되었다. 사람의 마음까지도 읽을 수 있다는 힘을 이용해 의심이 가는 사람들을 죽였고 충성을 다하는 장수들의 목숨마저 빼앗았다. 결국 그는 신복이라 믿던 왕건에 의해 폐위를 당한다.

S-RAV가 유능한 한 명의 리더를 비참하게 몰락시킨 것이다. 궁예는 신라 왕족 출신이지만 버림받았다. 그러나 그 상처를 딛고 이상향을 꿈꾸며 후고구려를 건국하였다. 대단한 비전이었고 그 비전은 세력을 확장시키는 데 결정적인 역할을 하였다.

그러나 그의 리더십은 시간이 흐르면서 변질되어 갔으며 그를 둘러싼 권력 투쟁이 심화되면서 외로운 독재자로 전락했다. 충신들은 사라지고 간신들만 남아 극한 권력투쟁을 일삼았으며, 그럴수록 그는 자신 외에는 누구도 신뢰하지 않게 되었다. 초기 비전(미륵의 세계)마저 그의 권력을 강화하는 도구로 변질되었다. 그리고 그는 자신의 절대적인 힘을 유지하기 위해 관심법을 사용했다. 그러나 관심법은 결국 그를 위험으로 내모는 가장 결정적인 요인이 되었다.

궁예와 같은 관심법은 아니더라도 리더는 초월적인 능력을 표출하곤 한다. 리더가 되면 집중하게 되고, 집중하게 되면 남이 미처 보지 못하고 상상하지 못한 점을 보고 상상해 내는 능력이 생긴다. 이것은 관심과 열정이 만들어 낸 힘이다.

“척 보면 그냥 다 안다.”

전에 컨설팅을 하면서 직접 경험한 일이다.

“이거, 내가 하는 게 더 낫잖아!” 
어느 사장이 실무 담당자가 가져온 디자인 시안을 여러 사람들과 같이 보면서 자신의 아이디어에 대해 스스로 감탄하고 있었다.

“이런 아이디어를 내란 말이야. 이것은 구태의연하잖아. 왜 당신은 과거에 집착하는지 모르겠어. 한번 보란 말이야. 전공자도 아닌 내가 생각한 것이 더 참신하지 않아? 혁신적으로 바라보고, 생각도 깊이 해서 시안을 가져오란 말이야!”

계속되는 리더의 자화자찬과 지적으로 인해 실무담당자의 얼굴은 일그러져 갔다. 주위 사람들도 단지 고개를 끄덕이는 것으로 리더의 목소리를 더욱 키웠다. 내가 보아도 사장이 말한 것들이 담당자가 제시한 것보다 더 좋고 산뜻했다. 부분적으로는 이해되지 않는 것도 있지만 사장이 제시한 것들이 그런 대로 좋아 보였다. 회의가 끝나고 사장과 나는 단둘이 남게 되었다.

“요즘 젊은이들은 도대체가 노력을 하지 않는 것 같아요.”


그는 식은 녹차를 한 입에 마셔 버리고 그 잔에 다시 물을 부어서 또 한 번 들이켰다.
“그리고 저 친구는 나갈 생각을 하는 것 같아요.”
“무슨 말이죠?”
나는 담당자를 알고 있기에 놀라서 사장에게 물었다.
“만날 야단맞고도 전혀 개선이 없어요!”
“그렇군요.”
“요즘 나의 경영 방침에 상당히 많은 사람들이 부담스러워 하지만 밀어붙일 겁니다. 그리고 몇 명에 대해서는 진지하게 생각하고 있어요.”
“몇 명이요...?”
“정만기 영업과장 알죠?”
“예.”
“그 친구가 요즘 내가 말한 것에 대해 매우 부정적으로 반응하는 것 같아요.”
“무슨… 말이죠?”
“내가 말할 때 인상을 쓰면서 암묵적으로 불만을 표출한단 말이에요.” 

내가 알고 있는 정만기 과장은 최근 아내와 파경 직전의 위기를 겪고 있었다. 나와 몇 개의 프로젝트를 하면서 내가 ‘가정상담’을 공부한 것을 알고 자신의 문제를 털어놓았기에 나는 그의 현재 상황을 잘 알고 있었다.
“그 친구 요즘 지각도 많이 하고 사람들에게 화도 자주 낸다고 하더군요.”

“다른 이유가 있겠죠.”

나는 사장에게 천천히, 조심스럽게 말을 했다.

“무슨 다른 이유? 10년 동안 사람들과 일해 보니 척 보면 그 사람이 무슨 생각을 하고 있는지 그냥 다 알게 돼요.”

그 사장에게는 ‘관심법’이 있는 것 같았다. 아니 생긴 것 같았다. 리더가 관심법(상상, 추측을 통한 의사 결정)을 쓰기 시작하면 사태는 심각해진다. 감염된 리더의 의사 결정 방법 때문에 모든 상황은 예측 불가능한 것이 되어 버린다. 결국 조직원들은 의사를 결정할 때 “사장님이 이렇게 생각하신다”라는 엉뚱한 기준을 사용하게 된다.

바로 또 다른 변종 리더십 바이러스가 탄생하여 영향을 끼친 것이다. 이 변종 바이러스는 비전 바이러스처럼 ‘보이지 않는 리더십 바이러스’가 되어 중대한 의사결정을 할 때 목적이나 비전 또는 리더의 방향과는 상관없이 다른 방향으로 사람들을 흘러가게 만든다. 즉 ‘리더는 아마도 이런 생각을 하고 있을 거야’ 하는 추측을 하게 하여, 감염된 리더의 결정보다 더 악화된 결정을 하게 만든다.

 



예전에 한 회사 직원들을 인터뷰했다. 큰 회사였는데, 그 직원들이 일하면서 가장 많이 하는 말은 “사장은 어떻게 생각할까?”였다. 조직원들이 리더의 생각과 일치되기를 원하면서 앞으로 달려나가기에 단합력을높일 수는 있지만, 조직 전체를 한꺼번에 큰 위기로 몰아가거나 마비시킬 수도 있는 치명적인 바이러스가 활동하기 좋은 곳이었다. 중간 간부들의 입에서는 늘 “사장님이 원하시는 것은, 사장은 이렇게 생각하시고, 사장님의 생각은 아마도…”라는 말이 떠나지 않고, 불문법적으로 모든 일을 ‘사장님의 관심’으로 진행시킨다.

실제로 그 회사의 간부들과 이야기하면서 어떤 문제에 대해서 논하려고 했는데 임원 한 명이 나에게 이런 말을 했다.

“사장님은 그렇게 생각하지 않으실 텐데…”
그러나 그때 나는 사장님의 의지를 직접 들었고 그 말을 전달하던 중이었다. 그렇다면 이 상황은 무엇을 의미하는 것일까? 한마디로 그 임원은 자신의 생각을 사장님의 생각으로 빗대어 이야기했고 결국은 자신의 의견을 사장의 이름을 빌려 관철시키려고 했다. 그 회사의 주도권은 전문성을 가진 사람이 아니라 사장과의 독대 횟수가 많은 사람이 가지게 될 수도 있다.



리더가 되면 사람에 대해서 여러 가지 생각을 한다. 그 여러 가지에는 다른 사람과 나눌 수 없는 생각, 자신도 생각하고 싶지 않은 생각, 차마리더로서 가지지 말아야 할 유치한 생각 등이 포함된다. 하루에도 수십 번씩 사람에 대해서 실망할 수도 있고 함께하는 파트너에 대해서 분노를 느낄 수도 있다. 이것은 의도적인 것이 아니라 ‘리더’가 되면 저절로 생겨난다. 그리고 대부분 혼자 생각해서 생겨난다. 혼자 있으면 상상하게 되고 그 상상이 지나치면 마음에 남게 된다. 그리고 상대방이 혹시라도 자신이 생각한 것과 비슷한 행동을 하면 그 동안 생각한 모든 것들이 초능력(“그럴 줄 다 알고 있었어”)으로 둔갑해 버린다.

이런 일이 많아지면 앞서 말한 것처럼 조직원들은 리더의 ‘관심’이 무엇인지에 집착하게 되고 결국 엉뚱한 허상의 정보들을 만들어 낸다.


출처 : 리더십바이러스와 백신  유니타스브랜드 SEASON 2 Choice 

- 1.리더십 바이러스 : 3) 리더십 바이러스의 변종 증후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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