RAW하지만 정말 RAW하지는 않은 것,
즉 RAWlish한 코드를 지닌 제품과 서비스를 찾고 소비하고, 탐닉한다.
두 단어에서 어떤 의미가 연상되는가? 우리가 생각하는 RAW(러)와 RAWlish러리시를 구체적으로 말하기 전에 아래의 사례에서 그 의미를 유추해 보길 권한다.
• 필름 카메라는 RAW하다.
• 마치 필름 카메라처럼 직접 셔터를 감고 손 으로 포커스와 거리, 심도, ISO, 조리개를 모두 조정하도록 해 다소 불편하지만 필름 카메라의 손맛을 살린 디지털 카메라는 RAWlish하다.
• 지방 감량에 도움이 된다는 특수 볼이 잔뜩 달린 훌라후프는 RAW하다.
• 닌텐도 Wii의 훌라후프 게임은 RAWlish하다.
• 새의 깃털에 잉크를 찍어 쓰는 노트 방식은 RAW하다.
• 새의 깃털에 잉크를 찍어 쓰는 듯한 감성을 전달하는 펜(pen)의 디자인은 RAWlish하다.
대략 어떤 의미인지 파악했을 것이다. 이제 단어를 정의해 보면,
• RAW : 날것의, 원형(原形) 그대로의, 가공되기 전의, 다듬어지지 않은….
• RAWlish : (우리들의 신조어로서) ‘RAW스럽다’는 의미로 가공된 것이지만 원형의 느낌을 연출한, 다듬지 않은 것 같지만 오히려 더 많이 다듬은….
오래전부터 인기를 얻고 여전히 사람들이 많이 보는 <무한도전>, <1박 2일>, 그외 요즘 넘쳐나는 소위 리얼리티 프로그램은 정말 연출이 없을까? 정말 모든 것이 리얼(real)일까?
이 질문에 명확한 답은 내릴 수 없지만 이런 류의프로그램들이, 그리고 그 프로그램에 등장하는 연예인들의 RAW한 모습을 시청자들이 원한다는 것은 명확해 보인다. 이것이 몇 해, 아니 십년전부터 보인 시대적 조류, 즉, 여전한 트렌드다.
실제 많은 브랜드들이 제품과 서비스에 디지털의 ‘편리’보다는
아날로그식 ‘편애’를 유도하는 코드를 심어 브랜딩과 마케팅으로 풀어내고 있다.
그렇다면 우리는 왜 이런 것에 더 열광하게 된 것일까?
간략히 정리하자면 지나치게 인공적인 것, 편리한 것, 고도화된 것, 효율적인 것… 이에 대한 반감, 도전, 그리고 신선한 의심이 날것에 대한 새로운 욕구를 만들어 냈기 때문이다. 하지만 이미 사람들은 고도화된 것의 편리를 맛보았고 쉽사리 잊을 수 없다. 그렇기에 RAW하지만 정말 RAW하지는 않은 것, 즉 RAWlish한 코드를 지닌 제품과 서비스를 찾고 소비하고, 탐닉한다. 실제 많은 브랜드들이 제품과 서비스에 디지털의 ‘편리’보다는 아날로그식 ‘편애’를 유도하는 코드를 심어 브랜딩과 마케팅으로 풀어내고 있다.
누군가에게는 ‘역진화’처럼 보이는 이런 트렌드는 인간의 문명을 통해 RAW-tech로 구현된다.
누군가에게는 ‘역진화’처럼 보이는 이런 트렌드는 인간의 문명을 통해 RAW-tech로 구현된다. 마치 잉크로 써서 조금 번지는 듯한 그래픽을 구현하는 소프트웨어, 실제 운동하듯 몸을 움직이면 반응하는 모션센서, 매우 직접적이고 본능적인, 만지고 싶은 욕구를 원없이 가능케 하는 터치 기술… 이것이 RAWlish를 실재하게 했다. 사실 우리 주변에는 시뮬라시옹화된 RAW, 즉 RAWlish한 그 무엇이 더 많고, 더 성공적이다. 그것이 오늘의, 그리고 내일의 시대적 조류이기 때문이다.
출처 : 유니타스브랜드 Vol 23 브랜드임계지식사전 유니타스브랜드 SEASON 2 Choice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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0℃. 이제 흐를 차례다(melting). 유연한 움직임으로 단지 ‘이름’ 에 국한되던 브랜드 개념이 어떻게 하면 가치와 철학을 지닌 ‘존재’로 거듭날 수 있을지를 이해할 시간이다. 하지만 방향성을 지니지 못한 흐름은 산발적 흩어짐일 뿐이며 강을 이룰 수도, 바다에 이를 수도 없다. 이 섹션은 브랜드를 구축하는 사람들이 함께 나아가야 할 기본적인 방향성, 즉 마케팅이 아닌 브랜딩의 관점은 무엇인지, 그것은 어떻게 가질 수 있는지, 대체 브랜드란 무엇인지, 브랜드가 되기 위해서는 무엇을 갖춰야 하는지에 대한 개념을 정립할 수 있는 용어들로 구성되어 있다.
마케팅과 브랜딩은 엄연히 다르다. 그 다름이란 단순히 의미적인 차이를 말하는 것도, 어느 하나가 다른 하나에 속하고 말고의 문제도 아니다. 결론부터 말하자면 마케팅 활동은 모두 브랜딩 활동으로 변해야 한다. 제품(product)을 만들고 가격(price)을 책정하고 고객 접점(place)을 찾고 거기서 최대한 많은 제품을 파는 것(promotion - 이것의 조합이 4P Mix다)을 목적으로 둔 활동이 마케팅이라면, 브랜딩은 보이지 않는 가치를 눈에 보이는 것(product)으로 구현하고, 그것을 가질 수 있는 것으로 전환(price)하여 끊임없이 고객과 대화할 수 있는 공간을 찾아(place)전하고 싶은 메시지가 더 빨리 전파될 수 있는 스마트한 전략을 찾는 일(promotion)이라 할 수 있다. 같은 4P 활동이지만 그 목적도, 결과도 다르다. 양적 성장을 위한 마케팅은 질적 성장을 위한 브랜딩 활동으로 전환되어야 한다. 그것이 양적 성장을 견고하게, 또 오랫동안 유지할 수 있는 더 스마트한 전략일 것이다.
브랜딩 임계지식은 마케팅과 브랜딩 사이의 희미한 경계선을 명확하게, 좀 더 쉽사리 넘어설 수 있는 디딤판 역할을 할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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