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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터뷰] 폐기물로 일구는 기업시민정신

에코시스템브랜드

by Content director 2022. 7. 22. 14:5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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The Interview with 에코시티서울 대표 이동현

 

“어제 우리 아이 학교 유인물에도 부모님 직업을 재활용센터 운영이라고 적었는데. 저희가 에코브랜드라고요?”

에코시티서울의 이동현 대표가 이실직고(?)를 했으니, 에디터도 이제서야 사실대로 고해보자면 이렇다. 에코라는 타이틀을 달고 나온 들, 재활용센터와 브랜드 사이에는 왠지 모를 거리감이 존재하는 듯했다. 그러나 이 대표의 이어진 한 마디는 그런 의심을 부지불식 간에 녹게 했다. 

“그런데 제가 하고 싶은 일은요. 희망과 통합입니다.”
왜 재활용센터의 대표는 희망과 통합의 일을 하고 싶어 했을까? 

하지만 분명한 사실은 희망과 통합이 에코브랜드가 지향하는 북극성이라는 점이다.

 


진정한 에코는 과연 어떤 의미를 담고 있을까? 맥락상 쓰레기가 되어버린 소형 가전제품을 중심으로,
도시생활폐기물을 다시 사회의 맥락에 맞게 자원으로 추출하는 작업을 해오고 있다.
물건의 일생을 살리고 순환시키는 일이다. 



쓰레기와
물건 사이

 

책《물건이야기》의 저자이자 동명의 다큐멘터리를 제작한 애니 레너드는 물건의 일생을 ‘추출→생산→유통→소비→ 폐기’의 다섯 단계로 구분했다. 지금 당신이 막 편의점에서 생수 한 병을 샀다고 가정해보자. 물을 다 마시기 전까지, 물이 담긴 페트(PET) 용기는, 그렇다. 물병이다. 물을 다 마시고 버린 물병은 쓰레기다. 만약 당신이 나중에 정수기에서 물이라도 받으려고 이 ‘쓰레기’를 다시 주워서 챙겼다면, 이것은 쓰레기일까, 물병일까?

책《물건이야기》의 저자이자 동명의 다큐멘터리를 제작한 애니 레너드는 물건의 일생을 ‘추출→생산→유통→소비→ 폐기’의 다섯 단계로 구분했다.

https://youtu.be/9GorqroigqM?t=84 

 

물병뿐만이 아니다. 소소한 음료수 캔부터, 당신이 최신 스마트폰으로 휴대폰을 바꾸며 졸지에 쓸모 없어진 구형 스마트폰에 이르기까지 모든 것들은 물건과 쓰레기 사이를 오간다. 물건과 쓰레기를 결정하는 기준은 내용물(content)이 아니라 맥락(context)이다. 에코시티서울은 맥락상 쓰레기가 되어버린 소형 가전제품을 중심으로, 도시생활폐기물(Municipal Solid Waste, MSW)들의 내용물을 찬찬히 살펴보고, 그 내용물을 다시 사회의 맥락에 맞게 자원으로 추출하는 작업을 해오고 있다. 물건의 일생을 살리고 순환시키는 일이다.

 

물건과 쓰레기를 결정하는 기준은 내용물(content)이 아니라 맥락(context)이다. 

 

이동현 대표(이하 이) 2009년에 사회적기업 에코시티서울을 시작했다. 2004년에는 조건부 수급자 분들의 자립을 위한 자활 혁신사업을 했는데, 현재와 동일한 형태의 소형가전 재활용 사업이었다. 당시에는 국내에서 전자제품 폐기물을 아무도 재활용하지 않았다. 1Kg당 100원, 150원 받고 중국으로 수출을 보냈다. 말이 수출이지 실은 국제법에 따라 정상 거래가 불가능해서 로비는 물론 여러 단계를 거쳐 가야 한다. 불법인 데다가 불필요하게 소모되는 유통비부터 인건비까지 어림잡아 보니 100원의 부가가치가 실은 350원은 되겠더라. 그래서 이럴 바에는 합법적으로 국내에서 처리 가능한 사업 모델을 만드는 게 낫지 않나 싶어 이 일을 시작하게 됐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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당시 이 대표는 ‘쓰레기’를 구하기 위해 국내의 고물상은 물론 여러 기업을 방문했다. 이 때 *삼성전자가 발 벗고 나섰다. 전국에서 회수한 폐기물을 적법하게 재활용하는 것을 조건으로 걸고 말이다. 현재 에코시티서울은 이런 대기업은 물론 쿠쿠홈시스 같은 중견기업들과도 같이 일하고 있다. 서울형 사회적 기업으로서 서울 시민들이 버리는 전자폐기물을 처리하는 것은 물론이다.

 

일각에서는 고물상들의 일감을 뺏어 몰아주는 게 아니느냐는 날 선 지적도 있었다. UN은 1989년에 폐기물의 국가 간 이동을 규제하는 바젤협약을 채택했다. 우리나라는 1994년에 가입했으나, 이 사실이 무색하리만큼 여전히 폐기물의 불법적인 유통은 심각하다. 실제로 한국전기전자협회의 통계에 따르면, 2010년 1~8월 사이 서울시에서 수거한 에어컨 실외기는 단 한 대도 없었다. 누군가 버린 물건으로 누군가는 금전적인 수익을 얻고 있다.

 

이 과정에서 벌어지는 일들의 적법성에 집중해보자. 매입과 판매의 대부분이 계산서와 영수증 없이 현금거래로 이뤄지는 현재 폐기물 시장의 구조상,  세무적인 합법성이 부족한 면이 있다. 이렇게 우리나라를 빠 져나간 불법 전자 폐기물은 중국과 인도, 아프리카까지 흘러  들어가 원주민들의 삶터를 위협하고 환경오염까지 초래한 다. 함께 사는 지구 공동체라는 말이 무색해지는 순간이다.

 

*삼성전자가 발 벗고 나섰다

우리나라의 대표 대기업, 삼성전자를 비롯해 타 기업들이 발벗고 나선 상황을 기업의 사회적 책임 차원에서만 이해하기엔 과장된 측면도 있다. 우리나라는 2003년에 TV와 냉장고, PET병 등 14개 품목, 그 다음해와 이듬해에 두 품목씩을 각각 추가, 총 18개 품목에 ‘생산자책임재활용제도(EPR, extended producer responsibility)’를 도입했다. EPR을 한마디로 요약하면 ‘만들었으면 끝까지 책임져라’다. 제품의 디자인과 생산 과정에서 가장 선택권이 큰 생산자에게 생산품의 일정 비율을 재활용하게끔 의무를 부여함으로써 재활용을 촉진하는 효과가 있다. 한국전자산업환경협회는 전자제품의 신제품 출고량과 폐기물 수거량을 비교하여 전체 수거율을 계산하고 있다. EPR이 도입된 2003년에는 122%, 4년 후인 2007년에는 135%를 기록했다. 그러나 수거된 제품의 상당수가 부품이 손실된 온전하지 않은 상태라는 전문가들의 지적이 꾸준히 대두하면서, 현재의 EPR을 단순히 물리적인 제품 수거가 아니라 전자 폐기물이 발생시키는, 눈에 보이지 않는 유해 물질까지 측정하는 방법으로 개선해야 한다는 목소리가 높아지고 있다.

 

에코시티서울 작업 과정

 

 

 

나는 에코(Eco)가 에코(Echo)로 들린다. 메아리, 공명이다. 
내 손 떠난 쓰레기를 제일 편안하게 여기는 태도가 우리나라 폐기물 시장의 천박한 수준이라 생각한다. 

 

 

억지스러운 비유일 수도 있겠는데, 나는 에코(Eco)가 에코(Echo)로 들린다. 메아리, 공명이다. 내 손 떠난 쓰레기를 제일 편안하게 여기는 태도가 우리나라 폐기물 시장의 천박한 수준이라 생각한다. 2012년 7월 기준으로 서울 시내에 고물상이 790개 정도 있다. 그런데 44개만이 신고업체고 750여 개가 미신고업체다. 우리나라 쓰레기를 관리하는 최고법이 폐기물 관리법이다. 여기에 따르면 폐전자제품은 폐기물 보관시설, 침출수 처리시설 등 별도의 인허가를 득한 업체만이 처리할 수 있다. 우리는 제도권 안에서 폐기물을 적법하게 처리하는 것을 가장 중요하게 생각한다. 

폐기물이 입고되면 전산 시스템을 통해서 실제 폐기는 몇 톤인지, 재활용된 생산품 중 플라스틱과 고철은 몇 톤인지를 비롯해 전 과정을 투명하게 관리하고 공개한다. 사회와 공명하고자 하는 것이다. 불법 수출 등 왜곡된 구조 안에서 암암리에 거래되던 폐기물을 우리 사회 안에서 적법하게 관리하고 다시 사회로 적법하게 환원하는 게 에코시티서울의 가장 큰 목표이자 철학이다.

 

에코시티서울이 운행 중인 폐소형가전 수거 차량. 한 해 평균 약 2600톤 규모의 폐가전이 분해, 재활용된다(사진발췌 : 삼성뉴스룸)

 

 

불법 수출 등 왜곡된 구조 안에서 암암리에 거래되던 폐기물을 우리 사회 안에서 적법하게 관리하고 
다시 사회로 적법하게 환원하는 게 에코시티서울의 가장 큰 목표이자 철학이다.

 


물건과
수익 사이

 

‘도시광산’이라는 말을 들어본 적이 있는가? 에코시티서울의 이름 뒤에 늘 따라붙는 꼬리표 같은 이 단어는 1980년대에 일본에서 등장한 개념으로, 가전제품을 비롯해 도시에서 대량으로 배출되는 폐기물로부터 유가금속을 추출, 활용하는 산업을 빗대어 표현한 것이다. 금광석 1톤을 정련하면 약 4g의 금이 추출된다. 금 한 돈(3.75g)으로 만든 아기 돌반지 한 개를 생각하면 이해가 빠르다. 한편, 폐휴대폰 1톤을 정련했을 때는 돌반지를 최소 40개에서 최대 80개 정도 만들 수 있는 금이 추출된다. 

 

‘도시광산’은 가전제품을 비롯해 도시에서 대량으로 배출되는 폐기물로부터 유가금속을 추출, 활용하는 산업을 빗대어 표현한 것이다.

 

실제로 2011년 지식경제부가 국내 도시광산산업의 잠재가치를 50조 원, 여기에 매년 4조 원의 가치가 증가할 것으로 예측했을 만큼 노다지가 따로 없어 보인다. 하지만 우리가 도시광산의 개념에서 비중을 두어야 할 단어는 돈이 되는 ‘광산’이 아닌, ‘도시’다.

 

 에코시티서울에서는 쓰레기를 세 가지로 구분한다. 건설, 사업장, 그리고 생활폐기물이다. 공사장에서 나오는 건설폐기물이나 공장, 일반 회사에서 나오는 사업장 폐기물은 한 주체가 많은 양을 배출한다. 그래서 배출량에 따라 지불하는 비용이 비교적 명확하다. 하지만 생활폐기물의 경우는 다르다. 일반가정에서 버리는 헌 옷을 보자. 보통 길거리의 헌 옷 수거함에 놓지 않나. 수거함에 부녀회, 장애인단체라고 쓰여 있지만 실제로는 수거 전문의 민간업체들이 위탁하는 거다. 헌 옷을 팔면 수익이 나오기 마련인데, 이 돈은 대체 어디로부터 온 걸까. 폐기물, 특히 시민들이 버린 폐기물이 ‘거래’가 될 수 있는 현실에는 사실 정보의 불평등이 전제되어 있다. 시민들은 자기의 헌 옷이 얼마인지 모르지 않나. 재활용 사업체에서 헌 옷으로 돈을 벌었다면, 그 옷을 배출한 사람에게 분명한 정보를 전달하는 게 진짜 장사 아니겠는가. 시민들이 이 시스템에 참여하고 있다는 사실을 알았으면 좋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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우리는 으레 눈에 보이는 현실을 믿곤 한다. 결과적으로는 현실이 맞을 수도 있지만, 때때로 그 과정에서 우리가 알지 못한 오류가 존재할 수 있다는 사실은 미처 모를 수도, 간과할 수도 있다. 헌 옷의 실제 수거업자와 거래가를 모르듯이, 그리고 폐휴대폰 1톤에서 280g의 금을 추출하기 위해서는 물론 기준치 미만이지만 납, 비소, 망간 같은 유해한 물질 역시 추출해야 한다는 걸 모르듯이 말이다. 

 

 

 언론에서 하도 휴대폰에서 금이 나온다고 하니까 보상을 요구하는 시민들이 있다. 사실 한 가구에서 1년에 배출하는 가전 폐기물의 가치는 대략 2천 원 남짓이다. 얼마 되지 않는 돈이다. 그런데 서울시 전체를 생각했을 때 이 가치가 커진다. ‘우리’가 배출하는 것, 그리고 이것들이 모였을 때 가치가 있다는 것을 알아야 한다. 그래서 폐기물에는 공공재적 성격이 있다.
같은 맥락에서 에코시티서울의 수익을 누가 취할 것인지도 중요한 문제다. 시민들이 폐기물을 배출하고, 시민들이 일자리를 만들어줬으면 우리는 시민들을 위해 써야 한다. 현재 공장 운영비와 인건비 등을 제외한 모든 수익은 시민 사회에 기부를 하고 있다. 작년에 희망플러스통장 가입자 2,764명을 지원했고, 557명의 아이들에게 장학금을 지원했다. 시민들이 우리에게 인계해준 폐기물 덕택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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공공재적 성격의 폐기물로 창출된 수익은 공공성 있게 사용된다. 공공성 있는 수익이 창출되는 과정에서 에코시티서울은 또 한 번의 공공성을 실현한다.

 

 

 에코시티서울에는 일반 기능직을 제외하고 장애인, 노숙자,    고령자, 여성 가장, 저소득층만이 일하고 있다. 우리는 그분들에게 희망이 되고 싶고, 실제로 그 분들에게 희망이 되고 있다. 우리 회사 앞에 있는 건물을 봤나? 노숙자 분들이 묵는 게스트하우스다. 실제로 거기에 살면서 우리와 일하며 다시 사회로 나가 월세 방이든, 반지하 방이든 자립을 하신 분들이 많다. 어떤 분은 최근에 임대아파트 입주자로 선정되셔서 우리 직원들 모두 냄비 하나씩 들고 가 같이 저녁밥을 해 먹었다. 이런 게 희망이고, 이 희망으로 만들어진 수익이 다시 사회에서 쓰이며 통합이 된다. 그래서 내가 하고 싶은 일은 희망과 통합의 일이다.

 

*CSR

유니타스브랜드는  Vol.3에서 ‘고등브랜드’라는 개념을 소개했다. p80~112까지는 특히 CSR, 윤리경영, 브랜드 성선설 등과 같은 이슈와 관련 전문가들의 인터뷰를 다뤘다. 심도있는 읽기를 원하는 독자들에게 추천한다.

 

 


수익과 
나눔 사이

 

기업들이 자신의 이익만 창출하기 어려운 시대에 이르렀다. 탐욕으로 대변되던 20세기 초의 비즈니스는 20세기 중반, 즉 1950~60년대에 태어나 1970년대의 히피문화를 겪고 자란 이들에게 직격탄을 맞았다. 다름 아니라 1990년대에 이 사람들이 하나 둘, 기업 경영자의 자리에 오른 것이다. 

 

‘기업시민주의(Corporate Citizenship)’는 기업과 기업이 만나 하나의 경제 공동체를 이뤘으면, 그 구성의 주체로서 사회에 의무와 책임을 다해야 한다는 뜻이다.

 

실제로 *CSR 운동이 본격적으로 사회에 대두되기 시작한 것은 기성 문화에 대한 반발이 심했던 1960년대였다. 이전 세대와 달라지는 가치관을 가진 사람들이 주요 보직을 차지하면서, 비즈니스 환경은 그래도 조금씩 변화하기 시작하며 대두된 용어가 있다. 가끔 CSR과 동의어로 쓰이기도 하는 ‘기업시민주의(Corporate Citizenship)’가 그것이다. 기업과 기업이 만나 하나의 경제 공동체를 이뤘으면, 기업은 그 구성의 주체로서 사회에 의무와 책임을 다해야 한다는 뜻을 내포하고 있다.

 

 

기업들이 자신의 이익만 창출하기 어려운 시대에 이르렀다.
탐욕으로 대변되던 20세기 초의 비즈니스는 20세기 중반, 즉 1950~60년대에 태어나 
1970년대의 히피문화를 겪고 자란 이들에게 직격탄을 맞았다.

 

 

 최근 사회적으로 부정적인 이슈가 있어서 그런지 대중들에게 잘 노출이 안 되는데, 나는 롯데월드의 예를 들어볼까 한다. 롯데월드에서는 관람객이 폐휴대폰을 가져오면 동반 3인까지 총 4명에게 입장권을 40% 할인해 준다. 이렇게 1년 동안 수거된 8만 대 가량의 폐휴대폰을 우리에게 전량 무상으로 준다. 이 처리에서 발생하는 부가가치가 약 1억 3천만 원이다.

 

한편 재활용과정의 시설운영비와 인건비를 제한 에코시티서울의 수익이 있지 않은가. 이 수익을 롯데월드가 지정한 곳에 기부를 한다. 대신 기부영수증은 우리가 받는다. 올해는 지적장애인협회와 소아암협회에 기부했고, 작년에는 저소득층 가구 아이들의 장학금으로 기부했다. 지금까지 기부한 금액이 2억 정도 된다. 이런 방식의 활동을 사후정산방식으로 진행한다.

덕분에 사전에 견적서를 제출하며 일어날 수 있는 출혈 경쟁도 없고, 대기업이 폭리를 취할 수 있는 구조도 아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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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기업의 사회공헌 활동이 홍보나 마케팅을 동반한다는 점은 당연히 알고 있다. 어쩌면 그들에게는 이게 가격 할인을 통한 판촉의 일환일 수도 있다. 에코시티서울은 제도권 내의 적법한 관리를 통해 잉여로 치부되던 쓰레기에서 자원을 추출하며 사회·경제영역에 하나의 ‘시민’으로서 영향력은 물론, 폐기물 순환의 측면에서 환경에 기여하고 있다. 경제적 수익을 시민 사회로 환원하면서 암암리에 거래되며 음지의 영역으로 여겨졌던 폐기물 시장을 양지로 데려온 셈이다.

 

에코시티서울은 기업과 사회가 함께 이제껏 없던 균형을 유지할 새로운 생태계를 형성하는 꿈을 꾼다. 추출에서 폐기로 끝나곤 했던 물건의 선형적인 일생을 폐기에서 추출로 다시 잇는 작업을 시작한 것처럼, 에코시티서울은 사회와 기업 그리고 다시 사회를 잇는 다리가 되고자 한다. 희망과 통합의 일을 하고 싶다는 이동현 대표의 말처럼 말이다. 

 

*대기업의 사회공헌 활동
그린워싱은 녹색을 의미하는 그린(green)과 세탁을 의미하는 white washing의 합성어다. 실제로는 친환경적인 관점과 방식으로 사업을 하지 않으면서, 환경경영이란 화두를 마케팅과 홍보로만 이용하는 것을 뜻한다. 대기업의 CSR을 바라볼 때 우리가 눈 여겨봐야 할 점은, 그린워싱과 진짜 사회공헌을 결정하는 종이 한 장의 차이인데, 바로 진정성이다.
하지만 그 활동이 우리 같은 사회적 기업에 물량을 공급함으로써 일자리를 창출해주고, 그 수익이 다시 사회 통합을 위해 전액 기부될 수 있다면, 분명 시사하는 의의도 있지 않은가. 뮤지컬 ‘넌센스’나 서울대공원과도 마찬가지 방법으로 진행하고 있다.

 

 

 2009년 9월에 환경부를 비롯한 정부부처 다섯 개가 합동으로 폐금속 자원 재활용 활성화 대책을 내놓았다. 그 결과물로 울산 자원센터가 만들어졌고, 에코시티서울이 그 과정을 컨설팅했다. 지금은 대구, 부산, 시흥, 수원시 등이 계획 중에 있다. 지사를 내면 편할 텐데, 그럴 수 없는 이유가 있다. 지사를 내면 재활용사업이 작동될 때의 이해관계자는 그 지역 사람들이 아닌 서울의 에코시티서울이 된다. 우리는 이 시스템이 시민사회 안에서 작동되어야 잘 굴러갈 수 있다고 생각한다. 그 지역의 폐기물을 처리하는 데에는 부녀회 같은 지역단체들과의 유기적인 소통도 빠질 수 없지 않겠느냐. 에코시티서울은 노하우를 전수하고 훈련시키는 정도의 역할이면 된다.

 

이 사업을 시작했을 때, 일자리를 만들 도구로써 폐기물에 접근했던 게 사실이다. 그런데 기계, 사람, 사회 이 모든 곳에서 폐기물이 오고 가더라. 그러면서 일에 접근하는 관점이 달라졌다. 벨기에에 떼르(Terre)라는 노동조합기업이 있다. 의류 수거나 종이, 건축자재 재활용 등의 사업을 하는 곳인데, 이 그룹의 기획실 역할을 하는 비영리 단체, 오뜨르 떼르(Autre Terre)가 있다. 사업 수익이 이곳을 통해 국내 빈부 격차 해소를 위한 활동이나 해외의 저개발 국가들을 지원하는 데에 쓰인다. 이 구조를 보면서 영리 단체와 비영리단체의 상호 연계를 통해 수익구조를 사회로 환원할 시스템이 필요하다는 걸 느끼곤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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협력은 곧 관계다. 피터 센게는 협력을 위해선 상호 간의 취약성에 대한 관심과 이해를 가지라고 했다. 아직 3년 남짓이지만, 에코시티서울이라는 이름으로 시작한 비즈니스는 기존의 산업 생태계에 신선한 관점을 던져주고 있다. 이동현 대표는 에코(Eco)가 에코(Echo)로 들린다고 말했다. 진정한 에코는 과연 어떤 의미를 담아야 할지 생각해보길 바란다. 지구별을 거쳐가는 생명으로서 환경과 생태를 존중하는 시선을 머금어 보자. 이런 시선들이 희망으로 통합되어 메아리가 될 때 우리가 함께 영위할 사회와 기업에도 같은 공명이 울릴 것이며, 그게 바로 진정한 에코가 사회에서 정의되는 때일 것이다.

 

 

협력은 곧 관계다. 
피터 센게는 협력을 위해선 상호 간의 취약성에 대한 관심과 이해를 가지라고 했다. 

 

기업의 사회적 책임(Corporate Social Responsibility) 이론 
1991년, 미국의 캐롤(Archie B. Carroll)은 1991년 기업의 사회적 책임의 단계를 규명한 (그림1) CSR 피라미드를 발표했다. 기업의 사회적 책임을 각각 경제적, 법률적, 윤리적, 자선적 책임으로 분류한 이 피라미드는, 기업활동이 두 가지 이상의 영역을 충족시킬 때, 영역이 중첩되는 경우를 표현하는 데 한계가 있었다.



2003년은 캐롤은 CSR 피라미드를 보완해서 마크 슈워츠(Mark Schewartz)와 공동으로 각각의 영역이 중첩되는 (그림 2) CSR 벤 다이어그램을 제시했다. 이때 슈워츠와 캐롤은 기존 피라미드의 최상위층에 위치한 ‘자선적 책임’의 항목을 삭제한다. 그들은 시대의 흐름이 변화하며 CSR은 이제 자선은 같은 의무의 범위를 벗어난 바람직한(desirable) 행위로 이해했기 때문이라고 설명했다.


2006년 존 미한, 카론 미한, 아담 리처드는 슈워츠와 캐롤이 벤 다이어그램을 통해 말했던 기업의 헌신에서, 기업과 관련한 이해당사자들 이 시공간적으로 맺는 상호관계를 더해, (그림3) 3C-SR 모델을 제시한다. 그림 3에서 헌신, 연관성, 일관성 영역의 교집합은 선한 기업시민이 갖는 영향력을 이야기 하고 있는데, 이는 각 영역이 생산적인 균형 상태를 유지하는 가운데 라야 기업의 진정한 사회적 책임이 실현되고 완성되는 바를 의미한다. 

기업의 사회적 책임과 관련한 이론은 아직도 발전 중이며, 체계화되는 과정에 있다. 매출이나 순익 같은 가시적인 데이터보다 사회에 미치는 비가시적인 영향력이 더욱 중요한 CSR 개념의 한계상, 명확한 이론과 도표 등으로 구체화하는 일이 쉽지는 않을 것이다. 그러나 역으로 이 한계가 기업과 사회와의 관계, 나아가 브랜드가 사회에 미칠 초월적 책임감을 근본에서 논의하게 하는 장점이 될 수도 있음을 명심하자. 이런 논의가 급변하는 비즈니스 환경의 방향성을 제시할 것은 물론이다.


출처 : 유니타스브랜드 Vol 28 에코시스템 브랜드 유니타스브랜드 SEASON 2 Choice 
- 폐기물로 일구는 기업시민정신 - 희망과 통합의 공공성,  에코시티서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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