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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문학적인, 그래서 인간적인 브랜드

브랜딩/브랜드 인문학, 인문학적브랜드

by Content director 2022. 7. 1. 11:2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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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 지구에는 단세포 동물부터 인간까지 셀 수 없는 생명체가 존재한다. 시장에서도 사람의 욕구와 욕망을 채우기 위해서 1만 원짜리 비닐 핸드백부터 1,000만 원짜리 소가죽 핸드백까지 다양하게 존재한다. 물건을 담는 가방의 용도가 필요에서 욕망으로, 그리고 가치로 진화되고 있는 중이다. 자본주의를 말하는 이때가 과연 인문학적 가치를 지닌 브랜드, 곧 선한 이웃과 같은 브랜드가 나올 때인지는 모르겠지만 분명 소비자는 그런 브랜드를 지금 당장 원하고 있다. 

 


구매 기준이 가치에 의한 신뢰라면, 그 신뢰로 제대로 된 상품을 만들 수 있다면,
그 상품을 만드는 과정에서 사회적 가치가 실현될 수 있다면,
사회적 가치의 실현으로 인간이 인간답게 된다면
그야말로 인문학적 가치로 브랜드를 만드는 것이고 이로써 사회를 변화시킬 수 있다.
 


 


사회주의 브랜드와
사회적 브랜드,
격세지감(隔世之感) 

 

사회주의는 사유 재산 제도를 폐지하고 모든 생산 시스템을 국유화하여 자본주의 제도의 차별과 모순을 극복하려는 사상이다. 이 사상은 공산주의, 무정부주의, 그리고 사회민주주의 진앙지다. 일반적으로 사회주의는 자본주의와 공산주의의 과도기적 단계라고 부른다. 20년 전만 해도 이 단어가 일상 대화의 주제나 경영에서 나오는 일은 매우 드물었다. 

 

아직도 정치에서는 색깔론이 결정타 한 방을 먹이는 전략으로 이용된다. 북한이 바로 코앞에 있는 상황에서 ‘사회주의적’이라는 말은 왠지 목에 걸린다. 그러나 최근 사회주의라는 말이 유행처럼 사용되고 있다.

 

같은 의미는 아니지만 ‘사회적 기업’이라는 불리는 사회주의적 성향을 가진 기업 설립을 정부가 주도하거나 도와주고 있다. 먼저 단어가 주는 모호함을 피하고자 현 정부에서 말하는 ‘사회적 기업’의 정의를 한국사회적 기업진흥원의 정의를 통해서 살펴보자.

 

정의 : 사회적 기업은 사회적 목적을 우선으로 추구하면서 영업 활동을 수행하는 기업 및 조직. [사회적 목적]
취약계층(저소득자, 고령자, 장애인, 성매매 피해자, 장기 실업자, 경력 단절 여성 등)에게 일자리 또는 사회 서비스 제공
지역 사회 발전 및 공익 증진
수익 및 이윤 발생 시 사회적 목적 실현을 위해 재투자 (상법상 회사, 이윤의 2/3 이상)

 

 

이런 정의를 바탕으로 한국사회적기업진흥원은 전통적인 비영리기관과 일반 기업 사이의 스펙트럼을 사회적 책임에 대한 농도를 기준으로 세 가지 유형으로 나누어 설명한다. 

첫째로는 (비영리 기관에 가까운 곳으로서) ‘수익 창출 활동을 하는 비영리기관’, 둘째는 사회적 책임 기업, 그리고 셋째로는 (전통적 기업에 가까운) ‘사회적 책임 활동을 하는 기업’이다. 

 

이 기준에 따라 2007년 국가의 인증을 받은 사회적 기업은 약 50개이고 이들의 총 고용 인원은 2,539명이었다. 2011년 6월의 사회적 기업 수는 10배나 많아진 532개이고 고용 인원 또한 13,535명이 되었다. 2021년은 사회적 기업은 약 3,000개를 넘어섰고, 고용인원은 55,407명이 되었다. 이처럼 사회적 기업은 계속 확산되는 추세다. 

 

 

우리나라의 사회적 기업은 1990년, 빈민 지역을 중심으로 하는
노동자 생산협동조합의 성격으로 시작되었다가 차차 저소득계층을 위한 사회서비스,
그리고 장애인 재활 및 자립 사업으로 변모했고 이를 넘어선 다양한 새로운 대안 기업의 형태로 발전해 왔다.

 

 


우리나라의 사회적 기업은 1990년, 빈민 지역을 중심으로 하는 노동자 생산협동조합의 성격으로 시작되었다가 차차 저소득계층을 위한 사회서비스, 그리고 장애인 재활 및 자립 사업으로 변모했고 오늘날에는 이를 넘어선 다양한 분야의 새로운 대안 기업의 형태로 발전해 왔다. 우리나라가 외국과 비교해서 ‘작지만’ 극명하게 다른 것이 있다면 외국의 사회적 기업들은 주로 기득권자가 ‘책임’을 느끼고 소명적 의무감과 가치를 기업화하여 사회의 정의를 실현한다면, 반면 우리나라는 제2의 취업 개념에서 사회적 기업의 창업을 장려하고 정부는 그것을 대국민 서비스화하는 일종의 ‘꿩 먹고 알 먹기’식이 많아 보이는 것이다. 

 

 

한국사업적기업진흥원 사회적기업 개념도


소외계층에게 일자리를 제공하고, 새터민들에게 새로운 삶의 터전을 마련해 주며, 장애의 극복을 예술로 보여 주고, 도시화의 부작용인 농촌 문제를 풀고, 소외된 이웃을 포용하고, 환경을 보호하기 위해 기업을 세우는 것은 매우 좋은 생각이다. 더 나아가 이런 문제를 풀어 가면서 수익을 내서 사회의 근본적인 문제까지 해결할 수 있다면, 또한 사회적 문제를 사회적으로 이슈화하고 많은 사람들을 적극적으로 동참시키기 위해서 ‘사회적 브랜드’를 만든다면 그것은 더욱 좋은 생각일 것이다.    

 

사회적 문제를 사회적으로 이슈화하고 많은 사람들을 적극적으로 동참시키기 위해서 
‘사회적 브랜드’를 만든다면 그것은 더욱 좋은 생각일 것이다.


사회적 문제를 사회적으로 이슈화하고 많은 사람들을 적극적으로 동참시키기 위해서 ‘사회적 브랜드’를 만든다면 그것은 더욱 좋은 생각일 것이다.  


자본주의 사회에서 자본주의로 불거진 문제 혹은 시스템의 반작용을 자본주의식으로 풀겠다는 접근은 매우 창조적이며 혁신적이다. 하지만 사회적 기업이 또 다른 사회적 문제가 되거나 이것으로 인해 또 다시 자본주의의 불완전성을 경험하게 된다면 그야말로 사회적 좌절이 클 것이다. 이런 사회적 기업이 글로벌 브랜드가 되어 혁신적으로 사회를 변화시키는 예가 있을까?

놀랍게도 시장에서는 이런 사회적 기업이 만든 사회적 브랜드가 시장의 흐름을 주도하고 있고, 앞으로 더 주도권을 갖게 될 것이라고 본다. 그 이유는 웹으로 인한 정보의 평등, 여론의 형성과 사회 운동에의 동참, 가치의 공유로 인해 소비자들이 적극적으로 브랜딩에 참여하는 시대가 되었기 때문이다. 

 

놀랍게도 시장에서는 이런 사회적 기업이 만든 사회적 브랜드가
시장의 흐름을 주도하고 있고, 앞으로 더 주도권을 갖게 될 것이라고 본다. 

 


선한 사마리아 이웃이 만든 
선한 브랜드

 

미국의 슈퍼마켓에 가면 뉴먼즈오운(Newman’s own)이라는 브랜드를 단 파스타 소스 혹은 샐러드 드레싱을 보게 될 것이다. 그것은 영화배우 폴 뉴먼이 만든 브랜드인데 100% 천연 재료로 만든 무방부제 유기농 샐러드드레싱이다. 그것을 먹기 위해 지불되는 당신의 돈은 전 세계 28개국 난치병 어린이를 돕는 데 사용된다.

 

 

뉴먼즈오운(Newmanown)

 

이런 아름다운 ‘사회적 브랜드’는 대단한 동기가 아니라 폴 뉴먼의 아픈 상처에서 기인되었다. 1978년 그의 외동아들 스코트 뉴먼이 약물 과다 복용으로 사망했는데 폴 뉴먼은 과거에 자신이 알코올 중독자였기에 더욱 자책했고 그로 인한 상실감이 몹시 컸다. 그때 아내 조앤이 그에게 약물중독자의 치료를 돕는 기부 사업을 제안했다. 이렇게 시작된 사업은 1980년에 죽은 아들의 이름을 딴 ‘스콧뉴먼센터’, 1982년에 유기농 식품회사 ‘뉴먼즈오운’을 설립하며 성장해 갔다. 여기서 나오는 수익금 전액이 전 세계 불우 아동을 위한 자금으로 사용된다. 폴 뉴먼이 2008년에 죽기까지 기부한 금액은 우리나라 돈으로 약 3,000억 원에 달한다. 뉴먼즈오운의 도움으로 건강을 되찾은 아이들은 14만여 명을 넘었다고 한다.

 

 

폴 뉴먼이 2008년에 죽기까지 기부한 금액은 우리나라 돈으로 약 3,000억 원에 달한다.
뉴먼즈오운의 도움으로 건강을 되찾은 아이들은 14만여 명을 넘었다고 한다.

 

故 폴 뉴먼(오른쪽)이 2003년 3월 뉴욕시에서 맥도날드에서 제공되는 자신의 뉴먼 샐러드 드레싱을 홍보하기 위해 모습


캘리포니아에 가면 여러 카페와 슈퍼마켓에서 루비콘(Rubicon)이라는 베이커리 브랜드가 있다. 일단 순전히 이름 때문에 뭔가 심상치 않은, 응축된 에너지를 느낄 수 있다. 루비콘이 익숙하게 들리는 것은 율리우스 카이사르와 관련된 일화 때문이다. 루비콘은 카이사르가 쿠데타를 일으키기 직전 건널지 말지를 고민하던 바로 그 강의 이름이다. 카이사르가 쿠데타에 성공하면서 “루비콘 강을 넘었다”라는 말은 “주사위는 던져졌다”의 대체어로 널리 사용되고 있다.

‘뭔가를 시작하다’라는 의미를 가진 단어가 루비콘인 것이다. 그렇다고 루비콘 베이커리가 군용 빵을 만드는 것은 아니다. 

 

1973년 설립된 루비콘 베이커리 

 

일자리는 기술의 인지 여부에 의해 만들어지는 것이 아님을 깨닫고
‘빵을 팔기 위해 사람을 고용하는 게 아니라 사람을 고용하기 위해 빵을 판다’는 모토를 가지고
1973년 루비콘 베이커리를 설립했다. 

 


이 브랜드의 기원은 의외의 곳에 있었다. 1970년대 미국 캘리포니아 주 리치먼드 지역은 48%라는 살인적인 실업 사태를 기록하고 있었고 이 지역에서 장애인과 노숙인의 자활을 돕는 비영리기관인 릭 오브리는 직업 소개 및 훈련 프로그램을 운영했다. 하지만 일자리는 기술의 인지 여부에 의해 만들어지는 것이 아님을 깨닫고 ‘빵을 팔기 위해 사람을 고용하는 게 아니라 사람을 고용하기 위해 빵을 판다’는 모토를 가지고 1973년 루비콘 베이커리를 설립했다. 뭔가를 새롭게 시작하자는 ‘루비콘’의 의미를 빵 브랜드로 상징화한 것은 꽤 의미심장해 보인다. 

 


유사한 브랜드로 세계의 이웃들을 위한 착한 가게라 불리는 1942년에 설립된 옥스팜이라는 브랜드가 있다. 

옥스팜의 첫 번째 목표는 특정 공동체를 빈곤으로부터 벗어날 수 있도록 지속 가능한 해결책을 스스로 찾도록 돕는 것이다. 

두 번째는 인도주의적 구호 활동으로서 심각한 자연재해 및 분쟁 지역에 물자와 인력을 파견하여 조속한 문제 해결을 꾀하는 것이다. 세 번째는 자신들의 이념을 정치적으로 실현시킬 수 있는 로비스트 육성과 옹호 활동을 추진하고 캠페인 활동을 벌여 지역 및 국가 간의 분쟁을 조정할 수 있는 계획을 세우는 데 있다.

 

특정 공동체를 빈곤으로부터 벗어날 수 있도록 지속 가능한 해결책을 스스로 찾도록 돕는 옥스팜

 

예를 들어 어떤 마을에 제품을 생산할 능력이 있는 노동 소외 여성들이 있다면 그들이 협동조합을 조직할 수 있도록 옥스팜이 직접 돕는다. 또한 옥스팜에서 판매하는 모든 장식과 작품은 핸드메이드로 화학제품을 사용하지 않는다. 이런 사업들로 발생한 수익은 제3세계를 지원하는 프로젝트에 사용된다.

 

 

안타깝게도 브랜드는 ‘가치’만으로 성공할 수 있는 것은 아니다. 
그 숭고한 이념적 가치를 초월하는, 기본적으로 제품으로서의 가치가 있어야 한다. 

 

 

그 밖에도 신발을 하나 사면 신발을 신지 못하는 제3세계 아이들에게 신발을 선사하는 탐스슈즈(TOMS Shoes), 화물차의 폐천을 이용해서 가방을 만든 프라이탁(Fre-itag)등이 사회적 가치를 그대로 브랜드로 구현할 수 있음을 우리에게 보여 주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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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렇다면 선한 가치만 있으면 선한 브랜드를 만들 수 있을까? 그러나 안타깝게도 브랜드는 ‘가치’만으로 성공할 수 있는 것은 아니다. 그 숭고한 이념적 가치를 초월하는, 기본적으로 제품으로서의 가치가 있어야 한다. 

예전보다 더 많은 사회적 기업이 만든 사회적 브랜드가 쏟아져 나오지만 대부분 기부금 모금을 위한 바자회 상품으로 전락된다. 이것은 상품으로서 당연히 가져야 할 가치는 없고 오직 이념만 있는 형국이다. 브랜드가 되는 일반적인 프로세스는 필요에 의한 상품에서 자신을 표현하는 아이덴티티로, 그리고 마침내 자신의 생각을 설파하는 이데올로기로 단계적인 변이를 겪는 것인데, 사회적 기업은 이 단계를 역으로 밟는 경우가 많다. 

 

브랜드가 되는 일반적인 프로세스는 필요에 의한 상품에서 자신을 표현하는 아이덴티티로, 
그리고 마침내 자신의 생각을 설파하는 이데올로기로 단계적인 변이를 겪는 것인데, 
사회적 기업은 이 단계를 역으로 밟는 경우가 많다. 



“이렇게 좋은 생각으로 만들었는데 사람들은 왜 사지 않을까?”
아이러니하게도 사회적 기업이 만든 사회적 브랜드는 제품이 자신들의 가치를 뛰어넘는 상품으로서 가치를 실현하고 있음을 보여 줘야 한다. 앞서 예로 든 브랜드들은 자신들의 정신적 가치를 상품의 가치로 제대로 보여 준 선한 사마리아인의 브랜드라고 할 수 있다.

 

 


브랜드의 
진선미(眞善美)

 

디자이너 출신이 만든 사회적 브랜드들의 상품을 보면 ‘상품으로서의 가치’가 있다. 모두가 그런 것은 아니지만 최근 기업가적 성향을 가진 디자이너들이 만든 사회적 브랜드의 성공 사례가 많은 것 같다. 반면에 사회적 기업의 경영은 물론이고 브랜드를 만들어 내지 못하는 사람들을 보면 거의 대부분 브랜드에 대해 관심을 갖기보다는 오직 정의 실현에만 더 집중하는 모습을 보일 때가 잦다.

 

상품을 브랜드로 만들려면 기본적으로 ‘진선미(眞善美)알고리즘’을 이해해야 한다. 


상품을 브랜드로 만들려면 기본적으로 ‘진선미(眞善美)알고리즘’을 이해해야 한다. 이 상품을 왜 만들었는지에 관한 진정성이 품질과 스토리로 드러나는 것이 진眞이고, 선(善)은 그 상품을 사용함으로 사용자의 만족이 극대화에 이를 수 있도록 하는 것이다. 그리고 이 두 가지를 드러내는 방법에 미(美), 디자인이 있어야 한다.

 

 

브랜드의 진선미

 

 

예를 들어 사회의 가치 그리고 문제 해결을 위한 우리의 마음이 진이라면, 그것을 보여주고자 하는 상품도 기존의 질서를 파괴하는 혁신적인 상품이거나 상상 이상의 품질 우수성(상식적으로 돈을 벌려면 절대 이렇게 훌륭하게는 만들 수 없을 것 같다는 착각을 일으킬 만큼)으로 소비자 만족을 극대화하는 선, 그리고 이 모든 것을 세련되고 아름답게 만드는 미가 필요하다(이 정도로 시작하면 성공은 뒤따를 수밖에 없고 수익이 높아진 브랜드는 끝내 좋은 품질의 제품을 적정 가격에 선보이는, 즉 규모의 경제로 좋은 브랜드를 운영해 나간다). 

 

 

 

 

가난한 사람들의 백내장을 무료로 치료해 주는 아라빈드안과병원의 설립자인 의사 고빈다파 벤카제스와미(Govindappa Venkataswamy)는 자신이 하는 일에 대해서 이렇게 말한다.

“우리는 우리의 한계를 잊고 신의 뜻으로 일하기 위해 노력하며, 공허하고 피상적인 방법이 아닌 더 높은 수준의 의식에서 기인한 헌신과 믿음으로 일한다. 지식과 능력만으로는 충분하지 않다. 무언가를 아름답게 만드는 것의 즐거움이 반드시 있어야 한다.”

 

 

이 세상을 아름답게 하는 것, 유니타스브랜드는 그것을 브랜드로 해결할 수 있다는 믿음이 있다.

 

 

이 세상을 아름답게 하는 것, 유니타스브랜드는 그것을 브랜드로 해결할 수 있다는 믿음이 있다. 하지만 많은 사회적 기업들이 당면하는 문제 중 하나는 그들의 제품력이다. 좋은 의지와 사회적 목적을 실현하고 싶은 그들의 큰 뜻은 알겠으나 제품 또한 시장 경쟁력이 있어야 한다. 사회적 기업가들에게 제품은 가치 실현의 수단이 아니라 가치 실현의 튼실한 그릇이 되어야 한다. 그래야 사회적 기업도 강력한 브랜드를 구축할 수 있게 된다. 

 

사회적 기업가들에게 제품은 가치 실현의 수단이 아니라 가치 실현의 튼실한 그릇이 되어야 한다.
그래야 사회적 기업도 강력한 브랜드를 구축할 수 있게 된다. 

 


기업가에게 매출은 결과이고 브랜드 구축이 목적이 되어야 한다. 브랜드가 단지 상품이라면 말장난에 지나지 않겠지만 실제로 브랜드가 구축되어 상상도 할 수 없는 매출을 안겨다 준 사례는 너무나 많다. 대표적으로 사회적 기업은 아니지만 전 직원에게 의료보험(미국에서는 좀처럼 보기 힘든 일이다)을 들게 해준 스타벅스의 폭발적인 성장을 보았다. 애플 또한 사회적 기업은 아니지만 많은 사람들에게 새로운 일자리뿐만 아니라 비즈니스 생태계를 만드는 것을 보았다. 

 

대표적으로 사회적 기업은 아니지만 전 직원에게 의료보험(미국에서는 좀처럼 보기 힘든 일이다)을 들게 해준 스타벅스와 비즈니스 생태계를 만든 애플 

 

 

브랜드의 의미를 더 이상 쪼갤 수 없는 데까지 쪼개면 ‘신뢰’만 남을 것이다. 

 

 

브랜드가 만드는 아름다운 사회가 이런 모습이 아닐까? 그렇다면 왜 그런 아름다운 사회를 만드는 데 꼭 브랜드여야 할까? 브랜드를 쪼개어 그 답을 찾아볼 수 있다. 브랜드의 의미를 더 이상 쪼갤 수 없는 데까지 쪼개면 ‘신뢰’만 남을 것이다. 에르메스라는 명품 고가 브랜드가 재고 처리를 위해 다른 브랜드처럼 제품을 반값 혹은 헐값에 팔아서 현금을 만들지 않고 불태우는 이유는 예전에 그 상품을 구매한 사람들을 실족지 않게 하기 위해서다. 이것이 생산자와 소비자 간의 신뢰다. 명품뿐만 아니라 모든 브랜드가 함량과 강도에 있어서는 차이가 있지만 안전, 유행, 최고, 행복 등 꼭 지켜야 할 다양한 신뢰의 코드를 가지고 있다. 그 신뢰의 코드가 깨지는 순간 브랜드는 한순간에 무너지고 만다. 신뢰는 사회적 유대관계를 만드는 고도의 기술이다. 그래서 이 사회를 신용사회라고 말한다. 한번 신용불량이 되면 그 사람이 자본주의 사회에서 정상적으로 살아가기 어려워진다. 이 사회에서 가장 필요한 것이 신뢰고 가장 부족한 것도 신뢰다.

 

브랜드의 의미를 더 이상 쪼갤 수 없는 데까지 쪼개면 ‘신뢰’만 남을 것이다.

 

생산자와 소비자 간의 신뢰다. 모든 브랜드가 함량과 강도에 있어서는 차이가 있지만
안전, 유행, 최고, 행복 등 꼭 지켜야 할 다양한 신뢰의 코드를 가지고 있다.
그 신뢰의 코드가 깨지는 순간 브랜드는 한순간에 무너지고 만다. 

 


만약 브랜드를 생산하고 소비하는 과정에 ‘신뢰’라는 보이지 않는 톱니바퀴들이 움직이고 있다고 가정해 보자. 옥스팜에 있는 공정무역을 통해서 들여온 커피를 비롯한 여러 가지 상품들이 백화점에 있는 상품들보다 더 잘 팔린다면 사회는 어떻게 변할까? 신뢰와 신의가 시장의 수요를 만들고 가격을 지배한다면 어떻게 될까? 틀림없이 지금보다는 더 좋은 세상이 되리라고 생각한다.

 

사회적 기업의 가치가 아무리 좋을지라도 그것이 상품으로서의 역할을 하지 못하고 신뢰를 구축하지 못하면 그야말로 기부 구걸형 사은품으로 전락한다. 숭고했던 가치는 상품 때문에 빈약해질 것이다. 이런 이유로 사회적 기업 경영자들을 만나면 사회적 기업을 위해서는 사회적 브랜드를 만들어야 하고 그것이 사회적 기업의 목적이 되어야 한다고 말하며 이해는 하지만 매우 당혹스러워하며 이렇게 말한다.

 

사회적 기업의 가치가 아무리 좋을지라도 그것이 상품으로서의 역할을 하지 못하고
신뢰를 구축하지 못하면 그야말로 기부 구걸형 사은품으로 전락한다. 

 


“저는 사회적 기업을 하고 싶고 세상을 변화시키고 싶지 브랜드에 관해서는 관심이 별로 없어요.”
그러면 필자는 이렇게 대답한다.
“사람들은 사회적 기업보다는 자신이 당장 사고 싶은 브랜드에 관심이 많습니다. 대부분의 사람들이 상품을 통해서 당신이 말하는 가치를 이해할 것입니다. 선한 가치의 효용은 머리로 이해해야 하지만 막상 구매할 때는 마음으로 합니다.” 
그러면 이렇게 다시 필자에게 질문한다. 

“브랜드를 만드는 것이 사회적 기업이 해야 할 일입니까?”
“사회적 기업만이 만들 수 있는 브랜드를 만드십시오. 시장을 바꾸면 사회가 바뀝니다.”

 


구글에서 ‘Made in dignity’를 검색하면 앞서 소개한 브랜드 중 하나인 옥스팜이 검색될 것이다. 이런 주장이 그들의 행동, 그리고 상품과 일치해 사람들이 상품 구매를 할 때 경건한 마음마저 들게 한다면 그것은 아마 브랜드 진화의 끝인 ‘고등브랜드’일 것이다. 고등브랜드의 가장 큰 특징은 바로 건강한 생태계를 만든다는 것이다. 

 

그런 브랜드를 운영하고 있다면 Made in (      )에 독자의 가치를 집어 넣고 
주변 사람들이 그것을 수긍할 수 있는지를 파악하라. 

 

원자재부터 생산, 그리고 판매와 사용까지 모든 과정이 사람과 자연에 이롭다. 또한 이런 브랜드가 성장하고 시장의 주도권을 잡게 되면 정화 작용까지 한다. 실제로 옥스팜은 이런 일을 주도하고 있고 수많은 사회적 기업의 롤모델로 자리 잡았다. 결국 옥스팜은 무엇이 되었는가? 한 번도 옥스팜에서 물건을 사 보지 않은 사람이라도 사회적 기업에 관심이 있다면 여기서 파는 물건 하나쯤 사고 싶은 마음이 생긴다. 왜 사고 싶어 할까? 만약 당장 그 이유를 정확히 말할 수 없다면 옥스팜은 제대로 브랜딩이 된 것이다. 강력한 브랜드는 구매의 이유를 설명할 수 없다.

 

 

만약에 당신이 사회적 브랜드를 만들고자 한다면 혹은 그런 브랜드를 운영하고 있다면 Made in (      )에 독자의 가치를 집어 넣고 주변 사람들이 그것을 수긍할 수 있는지를 파악하라. 만약 소비자가 있다면 설문지를 만들고 보기를 만들어서 소비자가 그 괄호 안에 무엇을 넣는지도 살펴보라. 그러면 당신의 브랜드가 사회적 브랜드인지, 그리고 그 브랜딩 수준은 어떤지 알아볼 수 있다. 

 

그러면 당신의 브랜드가 사회적 브랜드인지, 
그리고 그 브랜딩 수준은 어떤지 알아볼 수 있다. 

 


사회적 브랜드와 
인문학적 브랜드 

 

예전에 어떤 기업에서 불우 아동을 돕고 싶다며 NGO단체 하나를 소개해 달라고 연락이 왔다. 필자는 개인적으로 관계 있는 A라는 아동기금단체를 소개했다. 며칠 후 그 기부하겠다는 기업에서 연락이 왔는데 내부 회의를 통해 내가 추천한 A단체가 아닌 유니세프에 기부를 하는 것으로 결정되었다고 말했다. 그 이유를 물어보니 ‘유니세프’가 자신의 브랜드와 이미지가 더 잘 맞는다는 것이다. 

불우 아동을 돕는 NGO단체 '유니셰프'

 

보다 구체적인 이유를 묻자 첫째는 글로벌 이미지가 있고, 둘째는 기부를 하면서 유니세프 로고를 사용할 수 있고, 셋째는 일반인들이 유니세프 로고를 인지하고 있기 때문이라는 것이 그들의 설명이었다. 그러나 가장 황당한 것은 네 번째 이유였는데 유니세프 이미지가 A단체보다 ‘럭셔리’하기 때문이라는 것이다. 유니세프를 선정한 이유에 관한 그 기업의 내부 기준의 부재도 문제지만 나에게 더 시사점이 컸던 부분은 역시나 NGO든, 사회적 기업이든 브랜드력이 필요하다는 점이었다.


사람들이 구매하는 기준이 가치에 의한 신뢰라면, 그 신뢰로 제대로 된 상품을 만들 수 있다면, 그 상품을 만드는 과정에서 사회적 가치가 실현될 수 있다면, 사회적 가치의 실현으로 인간이 인간답게 된다면 그야말로 인문학적 가치로 브랜드를 만드는 것이고 이로써 사회를 변화시킬 수 있다. 

 

이 지구에는 단세포 동물부터 인간까지 셀 수 없는 생명체가 존재한다. 
시장에서도 사람의 욕구와 욕망을 채우기 위해서 
1만 원짜리 비닐 핸드백부터 1,000만원짜리 소가죽 핸드백까지 다양하게 존재한다. 


아직 우리나라에는 시장의 질서를 흔드는 사회적 기업이 만든 사회적 브랜드는 없지만 해외에서는 괄목할 만한 성과를 지닌 브랜드들이 있다. 그런 브랜드들은 대부분 지금으로부터 50여 년 전에 런칭되어 이제야 그 빛을 발하고 있다. 따라서 우리가 지금 시작하는 사회적 기업은 그야말로 오프닝에 불과하고 아직 꿈을 꾸면서 일하기에는 시간이 충분하다고 본다. 

 


이 지구에는 단세포 동물부터 인간까지 셀 수 없는 생명체가 존재한다. 시장에서도 사람의 욕구와 욕망을 채우기 위해서 1만 원짜리 비닐 핸드백부터 1,000만원짜리 소가죽 핸드백까지 다양하게 존재한다. 물건을 담는 가방의 용도가 필요에서 욕망으로, 그리고 가치로 진화되고 있는 중이다. 

 

자본주의 4.0시대를 말하는 이때가 과연 인문학적 가치를 지닌 브랜드, 
곧 선한 이웃과 같은 브랜드가 나올 때인지는 모르겠지만 
분명 소비자는 그런 브랜드를 지금 당장 원하고 있다. 

 

 

자본주의 4.0시대를 말하는 이때가 과연 인문학적 가치를 지닌 브랜드, 곧 선한 이웃과 같은 브랜드가 나올 때인지는 모르겠지만 분명 소비자는 그런 브랜드를 지금 당장 원하고 있다. 이런 인문학 붐이 최소 5년만 더 지속될 수 있다면 웰빙 트렌드 때문에 등장한 많은 브랜드처럼 수많은 사회적 브랜드의 등장을 기대해도 되지 않을까? 


출처 : 유니타스브랜드 Vol 22  브랜드인문학 유니타스브랜드 SEASON 2 Choice 
- 인문학적인, 그래서 인간적인 브랜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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