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브랜드 벤치마크, 우성결합 혹은 열성결합

브랜딩/브랜드 B자 배우기

by Content director 2022. 4. 1. 14:1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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벤치마크(Benchmark)는 
지형 혹은 구조물 등의 높이를 측정하는 기준이 되는 점이라는 뜻인데, 
그것을 마케팅에서 타사 혹은 경쟁사의 장점과 강점을 자사에 적용한다는 의미로 사용하고 있다.


벤치마크(Benchmark)

 

상대방이 하면 불륜, 내가 하면 로맨스. 벤치마크도 이런 미묘함과 모호함의 경계선에 있는 단어다. 이 단어와 항상 짝을 이루는 단어는 베낀다, 카피한다, 모디파이(Modify)한다, 혹은 전략적으로 따라 한다는 말도 있다. 

 

간혹 벤치마크를 벤치마케팅(Bench Marketing)이라고 쓰는 사람도 있는데 그것은 잘못 쓰고 있는 것이다. 원래 벤치마크(Benchmark)는 지형 혹은 구조물 등의 높이를 측정하는 기준이 되는 점이라는 뜻인데, 그것을 마케팅에서 타사 혹은 경쟁사의 장점과 강점을 자사에 적용한다는 의미로 사용하고 있다.

 

누군가의 것을 카피하는 것은 최고의 아첨으로서 치욕적인 행위이지만, 
우리나라에서는 ‘안 되면 되게 하라’ 혹은 ‘끝이 좋으면 과정도 좋다’라는 
압축 성장의 영적 교리로 인해서 벤치마크는 대단한 전략으로 존중되어 왔다.

 

 

벤치마크는 마케팅에서 일반적으로 브랜드가 경쟁사로 인해 수세에 몰렸을 때 일종의 자구책 혹은 정당방위로 애용(?)하는 전략 중 하나다. 대부분 벤치마크라는 이름으로 비슷하게 만들거나, 비슷하지만 약간 싸게 만들거나 혹은 비슷하지만 더 좋게 만들어서 판매를 한다. 누군가의 것을 카피하는 것은 최고의 아첨으로서 치욕적인 행위이지만, 우리나라에서는 ‘안 되면 되게 하라’ 혹은 ‘끝이 좋으면 과정도 좋다’라는 압축 성장의 영적 교리로 인해서 벤치마크는 대단한 전략으로 존중되어 왔다.

 

 

이런 벤치마크에 세례를 준 사람은 GE의 전 회장인 잭 웰치였다. 그는 벤치마크에 대해 이렇게 말했다. 

“더 좋은 아이디어를 표절하라. 그것은 합법적이다. 학습하는 문화를 만들어라. 분명 어딘가에 오늘 우리가 생각할 수 있는 것보다 더 좋은 생각을 가지고 있는 사람이 있을 것이다.” 

 

“더 좋은 아이디어를 표절하라. 그것은 합법적이다. 
학습하는 문화를 만들어라. 분명 어딘가에 오늘 우리가 생각할 수 있는 것보다 
더 좋은 생각을 가지고 있는 사람이 있을 것이다.” 

 

 

한때 잭 웰치의 이 명언으로 인해 모든 기업의 무분별한 벤치마크에 면죄부가 내려져 1995년부터 2000년까지 벤치마크가 붐이 되기도 했다. 특히 벤치마크로 재미를 본 우리나라는 최근까지도 두바이를 배우자, 미국식 금융 자본주의를 배우자 그리고 일본식 생산방식인 토요타를 배우자라고 말하면서 배우지는 않고 그저 따라 했다가 연일 그 부작용으로 힘들어하는 상황이다. 

 

세계가 벤치마킹했던 '토요타웨이'

 

만약 A라는 브랜드가 B브랜드의 강점을 벤치마크해서 더 좋은 상품을 만들었다면 유사품 혹은 서로 비슷한 제품이 될 수밖에 없다. 일단 경쟁하거나 훔쳐보면 서서히 닮아 간다. 무엇보다 브랜드로서 가장 중요한 기준인 ‘차별화’가 사라진다. 적절한 용어는 아니지만 이런 현상을 브랜드 근친상간이라고 말하기도 한다. 근친상간이 유전적 질병을 발생시키는 것처럼 동일 산업군에서 벤치마크는 세련된 카피일 뿐이다. 

 

일단 경쟁하거나 훔쳐보면 서서히 닮아 간다. 
무엇보다 브랜드로서 가장 중요한 기준인 ‘차별화’가 사라진다. 

 

제대로 된 벤치마크를 하기 위해서는 동종 산업보다는 이종 산업에서 가져와야 한다. 예를 들어 자동차 조립 시스템을 패션 의류 봉제 시스템에서 벤치마크 하거나, 할리우드에서 영화를 찍는 시스템을 컨설팅 회사에서 벤치마크를 하는 것이다. 이종 산업이지만 탁월한 성과를 내는 부분을 자신의 분야로 도입할 때 내부에서 도전과 더불어 창의적 혁신이 일어나고 그것을 중심으로 브랜드의 또 다른 강점을 발견하게 된다. 무엇보다 이런 벤치마크를 통해서 얻는 가장 탁월한 성과는 어제보다 조금 더 달라진 브랜드가 아니라 지금과 완전히 달라진 브랜드를 구축할 수 있다. 

 

이종 산업이지만 탁월한 성과를 내는 부분을 자신의 분야로 도입할 때 내부에서 도전과 더불어 창의적 혁신이 일어나고 그것을 중심으로 브랜드의 또 다른 강점을 발견하게 된다.

 

벤치마크의 전도사였던 잭 웰치는 2009년 12일, 파이낸셜 타임스와의 인터뷰를 통해 이런 말을 했다. 

 

“분명하게, 주주가치는 세계에서 가장 어리석은 아이디어였습니다. 주주가치는 경영에서부터 근로자를 포함한 집합된 노력의 결과물일 뿐입니다. 기업의 단기 수익은 기업의 장기 가치의 증대와 결합되어야만 한다고 생각합니다.” 

그는 자신이 창시한 주주가치 원칙을 부정한 것이다. 중성자탄 잭이라는 이름에 걸맞은 구조조정과 단기실적 그리고 시장만능주의에 대해 전향한 사건으로 당시에 대단한 파장을 불러일으켰다. 

 

잭 웰치는 주창한 주주가치 원칙을 부정하며 기업의 단기수익은 기업의 장기가치의 증대와 결합되어야만 한다고 생각한다고 말했다.

 

잭 웰치의 말 중에 브랜드 관점에서 눈에 띄는 단어가 있다. 바로 ‘장기 가치의 증대’다. 브랜드는 이 관점에서 계획, 실행 그리고 평가해야 한다.

양아치는 거지를 속되게 부르는 말이고 파렴치는 체면과 부끄러움을 모르는 사람을 칭한다. 장사치는 장사하는 사람을 낮잡아 부르는 말인데 브랜드 장사치는 이 세 가지의 ‘치’들을 결합한 사람들이다. 그들은 벤치마크라는 면죄부를 들고 부끄러움 없이 거지 근성으로 카피한 브랜드를 운영한다. 요리에 비교한다면 먹는 사람의 건강은 생각하지 않고 김치찌개 맛을 내기 위해 조미료를 쏟아붓는 사람이다. 

 

브랜드 장사치는 이 세 가지의 ‘치’들을 결합한 사람들이다.
그들은 벤치마크라는 면죄부를 들고 부끄러움 없이 거지 근성으로 카피한 브랜드를 운영한다. 

 

 

양심의 가책을 받지 않고 번듯하게 성공 브랜드가 되고자 브랜드 장사치들은 ‘창조적 모방’이라는 경영 용어를 쓴다. 그러나 실상은 ‘적절한 카피’다. 창조적 모방과 벤치마크라는 단어는 진짜 의미를 상실한 채 순진하고 창조적인 디자이너와 마케터들이 양심의 가책을 느끼지 못하도록 하는 일종의 최면술이다. 소비자들은 그렇게 나온 상품들이 최신 트렌드와 멋진 스타일이라고 생각하지만 실상은 훔친 창조품을 걸치게끔 함으로써 소비자의 존엄성을 모독하는 일임을 알아야 한다.

 

 

소비자들은 그렇게 나온 상품들이 최신 트렌드와 멋진 스타일이라고 생각하지만 
실상은 훔친 창조품을 걸치게끔 함으로써 소비자의 존엄성을 모독하는 일임을 알아야 한다.

 

 

이런 부끄러운 브랜드가 우리나라에서 성공 사례로 꼽히는 이유는 기업인들이 경영학을 몰라서가 아니라 인문학을 모르기 때문이다. 또한 기술자들이 명품 브랜드의 품질 수준을 못 맞추는 것이 아니라 지적 수준에 따라가지 못하기 때문이다. 한마디로 자신이 시장에서 공생하는지 아니면 기생하는지 모르는 것이다.


출처 : 유니타스브랜드 Vol 25 브랜드 B자 배우기 유니타스브랜드 SEASON 2 Choic
- 브랜드로 구축된 세상을 보다: 브랜드의 B자 배우기, BEING_익숙한 것을 낯설게 하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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