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나의 영혼의 부품을 알기, 포이에마(Poiema)

자기다움

by Content director 2022. 9. 29. 10:5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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자기다움의 두 번째 작업은 나와 내 꿈 그리고 내가 살아온 인생에 대해서 시를 쓰는 것으로 시작한다. 시를 쓰는 이유는 내가 무엇에 감동하고, 무엇을 지향하며, 어떻게 세상을 보고 있고, 어떤 단어가 나를 지배하고 있으며 그리고 자기다움을 표현하는 단어가 무엇인지를 파악하기 위함이다. 

 

 

당신의 꿈을 시로 써보세요!”

 

강의는 이렇게 시작된다. 평균 연령 40대 후반의 기업 임원들은 태어나 처음 듣게 된 지시로 당황스러워한다. 초등학교 때를 제외하고는 단 한 편의 시를 써본 적도 없고, 국어 시간에 나온 시를 본 것이 고작이던 이들에게 시를 쓴다는 것은 직원들과 노래방에 가서 ‘엄마 앞에서 짝짜꿍’을 부르는 것과 같다. 하지만 강사의 강력한 요청 (지시)으로 어쩔 수 없다는 듯 서로 키득거리면서 시를 쓴다. 하지만 1분도 채 되지 않아 강의장은 숙연해진다. 

 

그 누구도 웃지 않는다. 간혹 옆 사람이 쓰고 있는 시를 슬쩍 훔쳐보는 사람도 있지만 대부분 진지하게 시를 쓴다. 나는 그렇게 쓴 시를 걷은 후, 이번에는 다른 제목을 말해 준다.

 

“자신에 대해서 시로 쓰세요!”

 

이번엔 처음보다 더 큰 소리로 웃는다. 하지만 나는 준비해 둔 멘트로 순식간에 조용히 시킨다.

 

“자신의 인생을 한 편의 시로 쓸 수 없다면 그 사람은 어떤 인생을 보낸 것일까요?”

 

그들은 비명도 지르지 못하고 자기 앞에 놓인 A4용지를 쳐다보게 된다. 이내 어떤 사람의 얼굴에는 마치 유서를 쓰는 진중함이 보이고, 또 어떤 사람에게서는 갑작스럽게 자신을 만나게 되어서 오는 혼동스러움이 보인다.

 


 

자기다움의 두 번째 작업은 나와 내 꿈 그리고 내가 살아온 인생에 대해서 시를 쓰는 것으로 시작한다. 자신을 자신이 어떻게 생각하는가에 따라서 시는 동시, 대중가요의 가사 그리고 신을 찬양하는 시편이 되기도 한다. 참회의 시부터 기쁨의 시까지 그리고 다양한 깨달음을 찬미하는 시들이 만들어진다.

 

시(poem)의 어원은 고대 그리스어인 포이에마(Poiema)인데 그 뜻은 ‘만들다, 창조하다’이다. 시를 쓰는 것은 굳어 있는 마음을 감성적으로 만들려는 의도가 아니다. 물론 시인을 만들려는 것도 아니다. 오히려 그 반대다. 시를 쓰는 목적은 자기에게 일어났던 일들을 기억하고, 막연하게 생각만 하던 가치와 구체적으로 표현하지 못하던 가치를 시라는 형식을 통해 마음속에서 들끓게 하려는 것이다. 이런 시를 쓰는 사람은 평생 거울을 보지 않던 사람이 처음으로 거울을 볼 때 받는 것과 같은 충격을 경험한다.

 


 

 

처음 시를 쓴 사람은 그 다음 날 자신의 시를 보면서 스스로 창피해 찢어 버리는 것이 일반적이다. 

문장력이 뛰어나지 않아서가 아니다. 거짓말을 하고 있기 때문이다. 

자신에 관한 시를 다른 사람 앞에서 읽어 보라고 하면 심한 모욕감마저 느낀다. 

왜 자신한테 이런 불쾌한 감정을 가지게 되는 것일까? 

 

시를 통해서 지금 여기 앉아 있는 자신과 예전의 자신, 만들어진 자신과 희망 속에 사는 자신이 동시에 만나는 경험을 하기 때문이다. 마치 거울 속 자신의 모습을 보고 짖는 개처럼 당황스럽고 웃긴 상황이 연출된다. 이것을 정신과에서는 ‘정신분열’이라고 한다.

 

자신의 꿈과 인생, 그리고 자신에 대해서 시를 한 번 쓰고, 번지점프처럼 쇼킹(?)한 경험을 하는 것만으로는 충분하지 않다. 새벽마다 이렇게 한다면 1년 뒤에는 과연 어떤 시가 나올까? 둘 중 하나다. 계속 정신분열 상태를 유지하든지, 아니면 자신을 시에 맞추어 가는 삶을 살든지이다.

 


 

기업의 마케팅팀 담당자 역시 브랜드의 아이덴티티(자기다움)를 구축할 때, 이와 똑같은 작업을 한다. 

예를 들어, 평균 10명의 사람이 모여서 자신의 브랜드에 관해서 시를 쓴다. 그 시들을 모아서 시를 이루고 있는 단어를 분류한다. 브랜드에 관한 시들은 보통 100~150개의 단어로 구성된다. 그것을 주제별로 5~8개로 구분한다. 그런 묶음으로 모인 단어 중에서 다시 세 개를 뽑아서 브랜드의 아이덴티티에 대해서 한 줄로 쓴다. 그

 

렇게 한 줄로 된 브랜드 정의가 나오면 그것을 가지고 또다시 시를 쓴다. 같은 작업이 두 번 반복된다. 이 작업이 끝나면 브랜드 아이덴티티가 결정되어 한 줄로 나온다. 그렇게 나온 한 줄의 정의는 브랜드의 존재 이유, 브랜드의 가치 그리고 브랜드의 비전에 관한 정제된 약속이다. 이것을 가지고 브랜더들은 브랜드 철학, 전략 그리고 메시지를 만든다.

 



 

새벽에 나와서 시를 쓰는 이유는 내가 무엇에 감동하고, 무엇을 지향하며, 어떻게 세상을 보고 있고, 어떤 단어가 나를 지배하고 있으며 그리고 자기다움을 표현하는 단어가 무엇인지를 파악하기 위함이다. 어떤 사람은 새벽에 시를 쓰는 것을 마치 깊고 잔잔한 호수에서 낚시를 던지고 그 안에 살고 있는 물고기를 잡는 것과 비슷하다고 했다.

내 마음의 호수에서 어떤 물고기를 잡을 수 있을까?

그것은 낚시의 미끼(주제)가 결정한다.

 

이 훈련을 하기 위한 하나의 법칙이 있다면 일반적인 시의 법칙을 따를 필요가 없다는 것이다. 

이 작업은 시(Poem)를 쓰는 것이 아니라 포이에마(Poiema, 만들다/창조하다)를 작성하는 일이다. 

이 시는 누구에게 보여 주는 시가 아니다. 

오직 나를 구성하는 단어들의 조합을 살펴보는 일종의 영혼의 부품들을 살피는 일이다. 

 

따라서 자기다움에 관한 시를 새벽마다 쓰면서 스스로 어떤 단어에 민감한지 파악해야 한다. 그래서 포이에마(Poiema)는 영혼의 일기다. 이 포이에마(Poiema)의 목적은 어제 살았던 삶을 기억하게 하여 자신의 거짓과 궁색함을 자각하게 하는 것이다.

한마디로 포이에마는 반성이다.


출처 : 자기다움 유니타스브랜드 SEASON 2 Choice 
- 4. 자기다워지는 법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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