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가치가 되기 위한 과정, 이물질

자기다움

by Content director 2022. 9. 28. 16:5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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버릴 수 있는 가치는 여전히 이물질이다. 조개는 자신의 입안에 있는 것이 아무리 아름다운 진주라도 조개이기 때문에 여전히 뱉고 싶어 한다. 가치는 절대 찢을 수 없다. 가치를 품게 되면 우리의 꿈으로 진주를 만드는 작업을 시작하게 된다. 

그리고 그 일들이 꿈으로 끝날 것인가, 아니면 현실화되어서 주변을 비춰 줄 것인가는 ‘비전’에 의해서 결정된다.

 

 

자기다움’ 세미나를 하는 시간이 되면 나는 언제나 흥분이 된다. 이런 강의나 세미나가 항상 성공적으로 끝나는 것은 아니지만, 나와 똑같은 고민과 의문을 가지고 찾아오는 이들에게서 묘한 동질감과 약간의 동정심, 그리고 돕고 싶은 강렬한 욕구를 느끼기 때문이다.

 

나는 강의가 끝날 때 쯤 30초 동안 아무 말 없이 그들을 쳐다본다. 

어색한 시공간을 만들기 위해서다.

“여러분, 오늘 강의 시작 전에 나눠 드린 A4 용지를 다들 꺼내 주세요.”

 

수강생들은 수업을 통하여 무엇인가가 될 수 있다는 기대로 기분 좋게 상기되어 있다.

“자 이번에는 그 종이들을 세 등분으로 접어 찢어 주세요. 그리고 각 장에 여러분이 가장 소중히 여기는 가치를 하나씩 적어 주세요. 그것이 무엇이든 좋습니다. 그러나 솔직해야 합니다. 누군가에게 보여 주기 위한 가치는 안 됩니다.”

 


 

수강생들은 강의 때 가치에 대한 정의를 충분히 들었으므로 그것이 단순한 목표나 꿈 따위가 아님을 잘 알고 있다. 그러나 경험해 보지 않은 가치들을 글로 옮겨 적기란 쉬운 일이 아니다. 이들은 믿음이나 신뢰, 섬김, 건강, 혹은 재능이나 가족 따위의 다소 추상적인 단어들을 적는다. 이윽고 대부분의 사람들이 고개를 들고 나를 바라보면 나는 다음의 말을 이어서 한다.

 

“자, 이제 왜 그 가치가 여러분에게 중요한지를 주변 사람들과 나눠 보세요. 그리고 정확히 10분 뒤에 그 세 장의 가치 중 하나를 찢어 버리세요.”

 

나는 마지막 말을 다소 과장을 섞어 단호하게 전한다. 예상대로 여기저기서 술렁거리는 소리가 들린다. 그중에는 난감해하는 사람도 있고 짜증을 내며 나를 바라보는 사람들도 있다. 그러나 나는 뒤도 돌아보지 않고 강단 옆에 마련된 내 자리로 가 앉는다. 

처음에는 당황하던 사람들도 결국엔 시간에 쫓겨 그중 한 장을 찢게 된다. 

 

 

이윽고 10분이 지나면 나는 다시 강단으로 올라가 그들을 바라보며 왜 세 개 중에서 그 한 장을 찢었는지 이야기 해 보라고 한다. 수강생들은 이런 과정을 통해 그들 스스로 자신의 우선순위와 삶의 기준을 경험하게 된다.

 

이번에는 똑같은 방법으로 또 한 장을 찢으라고 시킨다. 웅성거리는 소리와 함께 분위기는 더욱 이상해진다. 하지만 강의 시간이 얼마 남지 않았다는 것을 알고 있는 대부분의 수강생들은 명령에 순종(?)해서 나머지 두 개 중 하나를 찢는다. 왜 찢었는지를 서로 나누어 보라고 시키면, 이번에는 여기저기서 웃음소리가 나온다. 재미있어서가 아니라 찢어 버린 가치에 대한 변명이 황당해서다. 

 

그들은 마지막 남은 하나의 가치와 아무 생각 없이 찢어 버린 가치에 관한 궤변을 늘어놓는다. 스스로 설명하면서 자신이 진짜 누구인지를 알게 된다. 이제 저마다 마지막으로 남은 하나의 가치가 적힌 종이를 들고 나를 바라본다. 

 

나는 그들에게 말한다.

 

“좋습니다. 이제 하나 남은 가치를 위해서 지난 일주일 동안 자신은 어떤 일을 했는가를 나누어 보세요.”

 

이쯤 되면 아주 멋지게 세미나를 끝낼 수 있는 분위기가 된다. 

수강생들은 모두 당황하고 어쩔 줄 몰라 수군거리게 된다. 마치 벌거벗겨진 것처럼 자신의 손에 남아 있는 쪽지로 얼굴을 가릴지 아니면 중요한 부분을 가릴지 고민하게 된다. 나는 마지막 그 가치를 위해서 살라고 간단한 멘트를 하고 강의를 마친다. 이런 강의는 항상 이렇게 씁쓸하고 찝찝하게 끝난다. 하지만 나는 그들의 마음에 의도적으로 이물질을 넣어 준 것이다.

 


 

지금까지 세 개의 가치를 모두 찢지 않은 수강생들은 없었다. 버려야 한다고 말하니까 주저 없이 버렸다. 

중요한 것을 하나만 골라야 한다니까 하나만 골랐다.

그게 무슨 문제일까? 

 

남이 버려야 한다고 해서 버리는 것은 가치가 아니다. 가치는 선택할 수 있는 것이 아니다. 

가치는 버리는 것이 아니라 지키는 것이다. 

그들이 적은 세 가지의 가치는 사실 가치가 아니라 자신이 중요하게 생각하는 개념일 뿐이다. 

우선순위가 있는 개념으로서 상황에 따라서 작동하는 그런 스마트폰의 애플리케이션이다. 

 

버릴 수 있는 가치는 여전히 이물질이다. 

조개는 자신의 입안에 있는 것이 아무리 아름다운 진주라도 조개이기 때문에 여전히 뱉고 싶어 한다.

가치는 절대 찢을 수 없다. 가치를 품게 되면 우리의 꿈으로 진주를 만드는 작업을 시작하게 된다. 

그리고 그 일들이 꿈으로 끝날 것인가, 아니면 현실화되어서 주변을 비춰 줄 것인가는 ‘비전’에 의해서 결정된다.


출처 : 자기다움 유니타스브랜드 SEASON 2 Choice 
- 4. 자기다워지는 법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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