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시장에 없던 신상품을 만들기

프로젝트 다큐

by chief-editor 2022. 12. 18. 11:4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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프로젝트 다큐멘터리 보고서는 과거의 사건이다.
그때는 미래였지만 지금은 과거인
오늘 시점으로 변하지 않는 것을 확인하여 보자.

 

마케팅 지식은 수학처럼 쌓이지 않는다.

새로운 브랜드가 나와서 기존의 브랜드 질서를 없애고 새로운 경험과 지식을 만든다.

그래서 마케팅 책에서는 고전이 없다. 

 

변하지 않는 것과 변하는 것.

마케팅은 변하지 않는 것으로 변하는 것을 주도하는 것이다. 

 

아래 프로젝트 다큐멘터리 보고서는 과거의 사건이다. 

그때는 미래였지만 지금은 과거인 오늘 시점으로 변하지 않는 것을 확인하여 보자.

 


당시에는 미래였던
2020년의 뷰티

NASA의 화성 지표면을 정찰하는 무인 로봇(Curiosity Mars rover)이 화성의 밤하늘을 찍은 사진

 

지구에서 보는 화성이 수많은 별 중의 하나인 것처럼 화성에서 보는 지구도 그저 수많은 별 중의 하나이다.

70억 지구인 중에서 화성에서 지구를 보고 싶은 꿈에 자신의 모든 것을 건 사람이 있다면 아마도 스페이스X(SpaceX)와 테슬라(Tesla)의 대표인 엘론 머스크(Elon Musk)일 것이다.

엘론 머스크는 화성 이주 프로젝트에 관해 의구심을 갖는 주변 사람에게 이렇게 설명했다.

 

“첫 번째 단계는 무언가를 가능하게 만드는 것이다. 그럼 가능성이 생긴다.”

The first step is to establish that something is possible; then probability will occur.

 

화성 이주를 실현하기 위해 그는 2006년부터 2017년까지 8번의 로켓 실험을 했다. 지구인 중에 그 누구보다 지구와 인류의 미래에 관심이 높은 엘론 머스크는 불가능해 보이는 미래를 현실화하는 방법에 대해 이렇게 말했다.

 

 “어려운 점은 어떤 질문을 할 것인가입니다. 그것이 해결되면 나머지는 쉽습니다.”

화성의 밤하늘 사진은 아모레퍼시픽의 뷰티 디바이스 브랜드 ‘메이크온’의 런칭을 총괄한 남혜성 팀장이 인터뷰를 시작하기 전에 보여준 사진이다. 남혜성 팀장은 이 사진을 보여주면서 이렇게 말했다.   


 “뷰티 업계의 혁신을 이루기 위해서는 지구에서 화성을 바라보는 것이 아닌 화성에서 지구를 바라보는 것, 즉 관점의 전환이 필요하다고 생각했어요. 지금까지 화장품은 바르는 것으로 생각했는데 바르지 않는 화장품이 생긴다면 어떤 모습일지 생각했죠. 상상을 구체화하기 위해 ‘테슬라가 만드는 화장품은 어떤 화장품일까? 화장품계의 테슬라가 되기 위해서는 어떤 상상을 해야 할까?’ 생각했습니다.”  

 

지금까지 화장품 업계의 혁신은 ‘문지르면 수분으로 바뀌는 오일’이나 ‘주름 개선에 효과적인 레티놀’처럼 새로운 제형과 성분을 개발하는 것이었다. 이런 혁신의 노력은 모두 ‘바르는 화장품’이라는 전제 위에서 이뤄졌다. 남혜성 팀장은 ‘화장품은 원래 바르는 것이다’라는 지구 중력을 벗어나면서 ‘제형 및 성분' 기술은 다양한 뷰티 기술 중 일부일 뿐이라는 것을 알게 되었다. 남혜성 팀장은 화성인의 관점으로 피부 클리닉 시장의 ‘에너지’ 기술에 주목했고, ‘에너지’ 기술의 피부 효능을 검증하면서 2010년 당시에는 미래였던 2020년의 뷰티를 상상했다.

 


 

질문이 미래를 만든다 

 

“전화기가 꼭 이래야만 될까?”

“카페가 꼭 이래야만 될까?”

“해외여행에서는 꼭 호텔만 이용해야 할까?”

“꼭 택시를 타야만 할까?”



이런 질문이 위험한 것은 ‘아니요’라는 대답이 나올 때다. 기존의 시장을 재정의하면서 지금까지의 질서와 기준을 뒤집거나 사라지게 하기 때문이다. 우리는 이 위험한 질문을 누가 했는지 그리고 이 질문을 통해 그가 어떻게 세상을 바꾸었는지도 알고 있다. 왜냐하면, 우리는 현재 ‘아니오’라고 말한 그들이 상상했던 미래를 살고 있기 때문이다.  

 

 

위험한 질문 중에도 심각하게 위험한 질문이 있다.

 

“자동차에 휘발유가 필요할까?“

“꼭 사람이 운전해야 할까?”

 

이는 존재 자체를 부정하는 질문이다. TED 콘퍼런스에서 크리스 엔더슨(Chris Anderson)은 엘론 머스크에게 혁신적인 사고를 위한 자신만의 비법이 있는지 물었다. 크리스 엔더슨은 엘론 머스크의 실천은 디자인을 시스템적인 수준에서 생각하면서 디자인, 기술, 사업을 동시에 생각할 수 있는 능력에서 나오는 것 같다고 말했다. 엘론 머스크는 이 질문에 자신이 어떻게 다른 생각을 할 수 있는지 대답했다.


 

“저는 물리학적 접근법(the physics approach)으로 생각합니다. 물질의 근본까지 파고들고 그 본질에서 다시 생각하죠. 살아가면서 우리는 삶의 대부분에서 뭔가를 유추합니다. 이 방식은 기본적으로 기존의 생각을 조금씩 변형하는 것에 불과합니다. 그러나 새로운 것을 하려면 물리학적으로 접근해야 합니다. 물리학은 새로운 것을 어떻게 발견할지 생각하는 학문으로 직관에 의존하지 않습니다.”

 

 

 

사실 전기차는 1837년 영국의 화학자인 로버트 데이비슨(Robert Davidson)이 처음 만들었던 오래된 미래였다. 19세기 말에 미국에 등록된 전기차의 수는 3만 대 이상이었다고 한다. 하지만 전기차는 휘발유차보다 가격이 비쌌고 주행속도와 거리 효율이 떨어졌다. 결국, 자동차 시장은 휘발유차가 장악하게 되었다. 하지만 기술의 발전으로 엘론 머스크는 골프장을 돌아다녔던 전기차를 스포츠카 반열로 끌어올렸을 뿐 아니라 운송이라는 본질 외에 불필요한 모든 것을 제거함으로써 끝내 사람이 운전하지 않는 자동차를 만들기에 이르렀다. 주변을 둘러보면 엘론 머스크의 물리학적 접근법과 같은 혁신으로 재창조된 제품이 가까이에 있음을 알 수 있다.

 

 

선풍기(扇風機, electric fan)에 날개(팬, fan)가 없다는 생각을 어떻게 할 수 있을까? 127년 동안 이 생각을 하지 못했던 이유는 선풍기(扇 부채 선, 風 바람 풍, 機 베틀 기, electric fan)라는 이름에 선(扇 부채 선)과 팬(fan)이 있기 때문이다.  

 

물리학적 관점에서 선풍기의 본질은 [바람]이다. 선풍기 날개는 선풍기라는 이름(중력)에 갇혀있는 지구인의 생각이다. 제임스 다이슨(James Dyson)은 수학자이자 물리학자인 다니엘 베르누이(Daniel Bernoulli)의 ‘베르누이 법칙’에 따라 압력차로 공기의 흐름이 발생하는 것에 착안해 날개 없는 선풍기를 발명했다.

 


미래를 바꾸는 마술, 기술  

《2001 스페이스 오디세이》의 저자인 영국 과학 소설가 아서 클라크(Arthur Clarke)는 발명가와 SF(Science Fiction) 작가로서 미래 예측의 세 가지 법칙을 설명했다.  


 첫째, 뛰어난 과학자가 무언가 가능하다고 하면 아마 맞을 것이다.

         그가 무언가 불가능하다고 하면 아마 틀릴 것이다.

둘째, 가능한 것의 한계를 발견하는 유일한 길은 그 한계를 넘어 불가능한 것 속으로 가보는 것이다.

셋째, 충분히 발달한 기술은 마법과 구분되지 않는다.

 

목소리와 뇌파로 사물을 움직일 수 있고 인공지능의 서비스를 받고 있는 현대 사회에 살고 있는 우리는 마법과 기술의 경계선이 없음을 잘 알고 있다.

 

미국 문학의 아버지라고 불리는 소설가 마크 트웨인(Mark Twain)은 100년 전 “과학은 매력적인 학문이다. 소량의 사실을 뻥튀기하여 실로 막대한 양의 억측을 만들어내기 때문이다”라고 말했다. 마크 트웨인의 말은 틀리지 않았다. 과학 발전의 진앙은 [막대한 양의 억측]임을 정확히(?) 짚어 주었다. 그가 비판했던 막대한 억측은 과학 기술의 발달로 현실화되었다.  

 

미국 SF(Science Fiction)의 아버지라 불리는 필립 K. 딕(Philip Kindred Dick)의 소설을 원작으로 한《마이너리티 리포트》는 2054년의 워싱턴 시를 배경으로 2002년에 개봉한 SF영화다. 이 영화에서 나오는 수많은 미래의 소품들은 마크 트웨인이 비난했던 과학적 상상력을 바탕으로 만들어졌다. 하지만 2008년 80%가 실현되었고, 곧 대부분 기술이 상용화될 예정이다. 미래를 그럴싸하게 보여주면 현실이 된다는 말은 이미 증명되었다. 이처럼 기술은 상상력의 결정체이다. 그 결정체를 상품화시켜서 시장을 만드는 곳이 바로 기업이다. 그래서 혁신적인 상상을 가장 많이 하는 사람들이 모여 있는 곳이 바로 비즈니스 분야라고 말할 수 있다. 그렇다면 소설이 아닌 현실 속에서 어떻게 불가능해 보이는 미래의 시장을 실현할 수 있을까?


 

엘론 머스크와 같은 혁신 경영자는 미래의 시장을 창조하기 위해 아서 클라크의 두 번째 법칙을 신봉한다. 그들은 상상할 수 있는 상상의 가장자리까지 간다.

 

 

 

아모레퍼시픽의 뷰티 디바이스 브랜드 ‘메이크온’은 2010년에 작성한 미래 뷰티 시장 조사 기획서에서 시작되었다. 당시 뷰티 업계에서 이 기획서는 SF처럼 보였지만, 물리학 관점의 상상과 기술의 발달로 인해 현재 4개의 제품이 상용화되었다. 지금은 익숙한 다이슨(Dyson)의 날개 없는 선풍기도 분명 127년 동안 상상하지 못한 제품이었다.

 

 

 

‘바르는 화장품’에 반문(反問)하다 

“화장품은 꼭 발라야 할까?”

사람이 없어도 움직이는 무인자동차와 날개가 없어도 바람을 만드는 다이슨의 선풍기처럼, 아모레퍼시픽의 남혜성 팀장도 ‘바르는 화장품’이 아닌 ‘아름다움’이라는 본질을 중심으로 미래의 뷰티를 상상했다.

 


새로운 미래시장
창조와 구축을 위한
선행(先行) 전략 
 

 

지구인 중에 화성인처럼 지구 중력을 무시하고 지구를 생각하는 지구인은 몇 명이나 있을까? 만약에 있다면 어디에서 그들을 만날 수 있을까? 비즈니스에서는 시장의 중력이라고 할 수 있는 기존의 관념과 습관 그리고 선두 기업이 만든 질서에 순응하는 지구 비즈니스맨도 있지만, 이런 시장 중력 법칙을 벗어나 새로운 질서와 가치를 창조하려는 화성 비즈니스맨도 있다. 그들이 관심 있는 분야는 시장의 중력에 의해 안정된 현재 시장이 아니라 아직 경험하지 못하고 상상할 수 없는 미래의 시장이다. 우리는 이런 화성 비즈니스맨들의 생각을 미래 전략 혹은 선행(先行) 전략이라고 말한다.


 

선행 전략은 트렌드를 주도하고 민감하게 반응했던 패션과 뷰티에서 시작되었고, 지금은 기술의 진보로 인해서 IT분야가 주도하고 있다. 미래를 주도할 기술을 기반으로 선행 전략을 구축하려면 독창적인 발명이 필요하다. 시장 파괴적이기까지 한 창의적인 발명을 하기 위해서는 엘론 머스크의 [물리학적 접근법]처럼 본질을 탐구하고, 분해한 뒤 새롭게 조합하는 접근법이 필요하다.


 

우리에게 미래의 관점을 이미 오래전에 알려주고 작고한 미래학자 앨빈 토플러는 ‘미래는 보는 것이 아니라 찾는 것이다’라고 말했다. 100년 전에 태어난 생리학자 센트죄르지 얼베르트(Szent-Györgyi Albert)는 미래를 찾는 법에 대해서 이렇게 말했다.


 

‘발견은 누구나 볼 수 있는 것을 보고 누구도 생각지 못한 것을 생각하는 일이다.’


 

미래의 관점으로 엘론 머스크는 19세기에 이미 존재했던 전기차를 상용화했고, 제임스 다이슨은 18세기에 발견한 베르누이 법칙을 응용해서 날개 없는 선풍기를 발명했다. 그들은 모두 과거에 존재한 오래된 미래를 발견했다. 그들에게 미래는 볼 수 있는 것이 아니라 만드는 것이었다.


 

필립 코틀러는 자신의 저서인 《마켓 4.0》에서 오래된 미래와 다가올 미래에 관한 마케팅 관점을 이렇게 설명하고 있다.


 

“우리는 marketing이라는 단어를 market-ing으로 써야 한다고 믿어왔다. 이렇게 써야만 마케팅이 끊임없이 변하는 시장을 상대하는 것임을 알게 되기 때문이다. 나아가 최첨단 마케팅을 이해하기 위해선 최근 몇 년 동안 시장이 어떻게 진화되어왔는지를 이해해야 한다는 사실도 알게 된다.”


 

그는 미래시장은 갑자기 오는 것이 아니라 이미 존재하고 만들어지고 있다고 말한다. 이처럼 기업이 선행 전략을 통해서 market-ing을 하려는 궁극의 목적은 미래를 움직이는 전략 규칙이나 패턴을 읽고 미래시장의 주도권을 획득하는 것이다. 주도권을 보다 직접적으로 표현한다면 독점이다.


 

기업이 자신만의 철학과 가치로 미래시장에서 소비자의 마음을 얻을 수 있다면, 미래라는 시간을 독점하게 될 것이다. 그래서 선행 기획자들은 마켓셰어에 관심을 두기보다는 미래 가치와 의식의 변화에 집중하여 앞으로 바뀌게 될 인간의 행동을 상상한다. 이런 선행 전략을 통해 미래의 시간과 행동을 독점하도록 주도하는 것이 바로 선행 기술이다. 아모레퍼시픽의 메이크온은 뷰티와 기술을 결합한 선행 전략으로 론칭한 대표적인 뷰티 브랜드이다. 

 

 


 아모레퍼시픽 그룹 서경배 회장은 2017년 신년사에서 아모레퍼시픽이 보는 미래에 대해서 이렇게 말했다.


 “오늘날 우리는 지금까지 전혀 경험하지 못했던 새로운 시대를 맞이하고 있습니다. 모든 사물이 복잡하게 얽힌 네트워크 연결 사회가 만들어지고, 현실의 세계(Real)와 가상의 세계(Virtual)가 결합한 또 다른 새로운 세상인 ‘뉴 리얼(New Real)’의 시대가 열리고 있습니다. 새로운 시대에는 항상 기존의 패러다임을 넘어 그 시대에 맞는 시각으로 새로운 전략을 세워 개척한 자만이 승리합니다. 우리 모두의 지혜를 모아 디지털(Digital)과 모바일(Mobile)의 혁신을 선제적으로 이뤄야 합니다.”


 

‘군대의 침략은 막을 수 있으나 제때를 만난 사상은 막을 수 없다’는 빅토르 위고(Victor-Marie Hugo)의 말처럼 서경배 회장은 막을 수 없는 새로운 시대(New real)에 새로운 사상이 필요하며 그것은 디지털(Digital)과 모바일(Mobile)의 혁신에서 시작된다고 말했다.  


 

남혜성 팀장은 2010년 디지털(Digital)과 모바일(Mobile) 혁신의 선행 브랜드라고 할 수 있는 메이크온으로 뷰티업계의 테슬라가 되고 싶다고 말했다. 그의 이야기를 들어보자.


 

“뷰티 산업은 아름다워지기 위해 끊임없이 새로운 자연의 성분을 추구했습니다. 밀림, 바닷속, 사막, 적도, 극지를 탐험하며 새로운 원료를 통해 아름다움의 비밀을 발견하고자 노력했지요. 하지만 그런 강력한 성분들을 만드는 빛, 바람처럼 보이지 않는 자연의 에너지에 관해서는 관심을 두지 않았습니다. 모든 것이 연결되고 공유되어 함께 더 나은 세상을 꿈꾸는 시대가 열렸습니다. 우리는 이제 보이지 않고 손으로 잡을 수 없는 공기와 햇빛도 새로운 원료만큼이나 건강한 아름다움을 위해 중요하다는 것을 알고 있습니다. 언제까지나 같은 방식만을 고수해야 한다고 생각하지 않았습니다. 그래서 보이는 자연을 넘어 보이지 않는 자연의 에너지로 시야를 넓혀보았습니다.  

메이크온은 그 힘을 활용하는 새로운 뷰티 테크로 미의 영역을 확장하기 위해 태어났습니다. 가보지 않은 길, 그 길에 여우의 신포도밭이 펼쳐져 있을지, 레프리칸의 황금 항아리가 있을지 아직 모르지만 미래의 뷰티는 지금과는 달랐으면 하는 마음과 사용하는 사람들의 일상이 아름다움 즉, 라이프뷰티로 가득 차기를 바라는 마음으로 만들었습니다. 그 6년의 여정을 커넥츠 기보와 함께 돌아볼 수 있어 감사합니다.”


 

메이크온이 뷰티 업계의 테슬라가 될지는 계속해서 지켜보아야 한다. 그러나 아모레퍼시픽이 테슬라를 만들었던 엘론 머스크의 상상력, 즉 물리학적 접근법으로 현재의 뷰티업을 어떻게 보고 새로운 뷰티를 만들어 가고 있는지를 메이크온 기보를 통해 알 수 있다. 2010년 메이크온의 시작으로 거슬러 올라가 메이크온이 어떻게 뷰티의 본질에 다가갔는지, 그리고 미래에 걸맞은 메이크온으로 어떻게 making 되어 market-ing되었는지 살펴보자.  

 

 

 

 

미래시장 조사
2010년, 2020년의
미래시장을 조사하다.

 

앞서 화성 이주 계획을 갈망하는 엘론 머스크의 물리학적 접근법으로 미래시장을 창조하는 법을 배웠다면, 이번에는 우주에 흔적을 남기고 싶어 했던 (우리에게는 이미 너무나 큰 흔적을 남긴) 스티브 잡스의 미래시장 조사 방법을 살펴보겠다.


 

스티브 잡스는 2007년 아이폰을 출시한 후 월스트리트 신문에서 이렇게 말했다.

 

“우리가 맥을 발표하기 일주일 전이 생각나네요. 우리 모두는 컴퓨터가 맥처럼 바뀌리라는 것을 알고 있었어요. 앞으로 컴퓨터가 맥처럼 바뀔지 안 바뀔지에 대한 문제가 아니라 언제쯤 맥처럼 바뀌느냐가 문제였죠. 이것이 제가 느끼는 바입니다. 모바일 기기가 가게 될 방향, 결국 가야만 할 방향이라고 생각합니다. ‘무엇’에 관한 문제가 아닙니다. ‘언제’의 문제인 것이죠.”

 

10년이 지난 2017년, 우리는 스티브 잡스가 [느꼈던 바]를 실제로 보고 경험하고 있다. 컴퓨터는 어떻게 변했는가? 모바일은 어디로 가고 있는가?  

 

미래가 보이지 않는 우리에게 다행스러운 것은 스티브 잡스가 자신이 느꼈던 미래에 대해서 수많은 예언(?)을 했다는 점이다. 스티브 잡스는 iPhone의 성공에 관해 예언에 가까운 호언을 했고, 그의 예상보다 더 빠르고 강력하게 세계 시장으로 퍼져나갔다. 우리나라도 예외는 아니었다.


 

2009년 11월 아이폰의 국내 시판을 앞두고 마케팅 전문가들은 ‘2010년 애플의 아이폰을 포함한 스마트폰 판매량’을 2009년 휴대폰 판매 상황을 반영해 두 배 높은 50만대로 예측했다. 하지만 2009년 11월 KT의 전) 김우식 사장은 2010년에는 스마트폰이 아니라 애플의 아이폰만으로도 50만 대 이상이 팔릴 것으로 예상했다. 그렇게 과감히 미래를 예언할 수 있었던 근거는 애플의 MP3 아이팟(iPod) 사용자가 50만 명이라는 사실이었다.


 

모바일 시장조사업체인 ROA컨설팅 또한 2009년 11월, 아이폰은 2010년 상반기까지 (누적 판매량 기준) 최대 50만 대가량이 판매될 것이라고 발표했다. 그러나 예측치에 부담을 느꼈던 ROA컨설팅은 2010년 상반기까지 약 20~30만 대정도가 팔리는 것이 가장 합리적인 판매 수준일 것이라고 수정 발표했다. 그렇지만 이 모든 예상과 달리 아이폰 판매량은 한국에 유통을 시작한 지 한 달도 안 되는 시간에 30만 대가 넘게 팔렸다. 이들은 다시 숫자를 조정하기 위해 12월 16일과 17일 양일 동안 1,500명의 전문가(?)를 대상으로 설문조사를 했고, 그 결과 2010년 아이폰을 포함한 스마트폰 시장 규모가 100만 대를 돌파할 것으로 발표했다.


 

그 후 2010년 12월, 대한민국의 스마트폰 판매량은 약 700만 대를 넘었다. 예상과 달리 판매량이 끊임없이 초과하자 2012년에는 약 1,000만이라는 예측치를 내놓았다. 스마트폰 판매량이 50만 대에서 1,000만 대로 증가한다는 것도 여전히 시장의 중력에서 벗어나지 못한 예감이었다. 2012년에는 한국은 전 세계에서 스마트 보급률 1위 국가가 되었고 핸드폰을 가진 사람 중에 67.6%가 스마트폰을 사용했다. 지금 우리 주변에 스마트폰을 사용하지 않는 사람들은 누구일까?


 

이런 특이한 상황에 대한 니체의 견해는 이렇다.

 

 

광기는 개체에서는 설명할 수 있지만,
집단에서는 설명할 수 없는 법칙이 된다.

 

 

소수의 특이한 취향이 패턴화 되면 일시적인 트렌드가 된다. 만약 그 트렌드가 연속성을 갖고 집단에 받아들여지면 문화가 된다. 바로 그때 현재 시장을 주도하는 마케팅 불변의 법칙을 뛰어넘는 미래의 초법적 규칙이 생긴다.

 


 

 

이런 현상에 대해서 스티브 잡스는 전략의 승리라고 말하지 않았다. 대신 그는 “우리는 물건이 아니라 꿈을 팔고 있습니다. 물건을 팔면 소비자는 물건을 받지만, 꿈을 팔면 감동을 받습니다.”라고 말했다.


 

스티브 잡스가 아이폰을 소개하기 전, 스마트폰은 블랙베리로 인해 이미 북미에서 시작된 글로벌 트렌드였다. 그리고 스티브 잡스는 본래 스마트폰을 만들 생각이 아니라 더 멋진 휴대용 PDA(Personal Digital Assistants)를 만들려고 했다. 하지만 스티브 잡스는 그 과정에서 미래를 보았고 그 미래를 휴대용 컴퓨터 단말기, 핸드폰도 아닌 아이폰으로 구현했다. 스티브 잡스가 팔았던 꿈은 아이폰에 감성과 문화 그리고 자아를 결합한 것이었다. 애플의 아이폰(iPhone)은 우리에게 ‘I am Phone’이라는 문법을 각인시키면서 분신과 같은 물건이 되었다. 경영계의 예언자로 불리는 게리 헤멀(Gary Hamel)은 이 과정을 이렇게 설명한다.

 

“혁명의 시대에 새로운 부를 창출하는 것은 지식이 아니라 불연속적인 혁신에 필요한 기회를 탐색할 수 있는 통찰력이다. 발견이 여행에 비유된다면 통찰력은 최종 목적지인 셈이다. 당신은 스스로 선지자가 되어야 한다.”



과거의 상품이자 당시 현재의 트렌드였던 PDA에서 시작하여 결국 스마트폰을 만든 스티브 잡스는 우리에게 과거, 현재 그리고 미래를 이어간 자신의 이야기를 이렇게 말했다.  


 

“우리는 매 순간 수많은 점을 찍으면서 살아간다. 그리고 나중에 뒤를 돌아본 뒤에야 비로소 그 점들이 선으로 이어진 것을 알게 된다. 그러니 지금 우리는 이 점이 어떻게든 선으로 이어져 미래에 도달하고 말 것을 믿어야 한다.”  

 

 

미래의 점으로 잇기 
 

스티브 잡스는 ‘과거와 현재의 점이 이어져 미래에 도달할 것을 믿어야 한다’고 말했다. 왜 믿음이 중요할까?  

물리학자인 아인슈타인도 ‘믿지 않는 것보다 믿는 것이 낫다. 믿으면 모든 일이 가능해진다’고 말하면서 초현실적인 믿음이 실제로 실물 경제와 삶에 영향을 줄 수 있는지에 대한 신념적 근거를 설명했다.

 

선행기획이라는 것이 어찌 보면 상상력을 이용해 구름 위에 집을 짓는 것처럼 느껴질 때가 있다. 자신이 구름 위에 있다고 두려움을 느끼는 순간 모든 기획은 무너지기 시작한다. 실패를 예감하는 순간, 미래보다는 현재의 경쟁구도 안에서 시장 선도자를 벤치마킹하기 때문이다. 그 순간 미래 그림은 사라진다. 이를 방지하기 위해서 선행 기획자는 스티브 잡스가 말한 것처럼 과거, 현재 그리고 미래의 점을 연결하면서 창의적인 미래에 관한 그림을 그려야 한다. 미래의 그림을 그리기 위해서는 확실한 점을 찾기 위한 시장조사가 필요하다. 아모레퍼시픽의 선행기획팀이 과거와 현재 그리고 미래를 연결했던 선을 살펴보자.

 

 

 

 

 

2002년, 3조 8천억 규모의 국내 화장품 시장은 2010년, 6조 3천억 시장이 되었다. 이 상황을 단지 1차원적으로 인터넷 쇼핑, 유통의 확대에 기인한 것으로 해석해선 안 된다. 꿈을 팔았던 스티브 잡스의 말처럼, 뷰티 시장에서는 욕구와 욕망이 부풀어 올랐다. 한류, SNS의 발달, 스타급 메이크업 전문 유튜버의 등장, 화장을 원하는 연령대가 확대되는 등 보이지 않는 영역이 확대되고 있었다.  

 

 

지금까지 뷰티 시장은 이러한 욕구와 욕망을 세분된 제품 구성과 새로운 카테고리 출시를 통해 충족시켜왔다. 남혜성 팀장은 ‘세분화’된 끝에 포화한 시장 안에서는 더 이상 미래의 점을 그을 수 없다고 판단했다. 마침 아이폰이 아이팟과 모바일 폰, 인터넷 기기를 ’통합’해 새로운 시장을 창조하던 때였다. 남혜성 팀장은 화장품 업계의 ‘세분화’라는 패러다임을 벗어나기 위해 엘론 머스크처럼 물리학적으로 접근했다. 소비자 세분화나 새로운 상품 출시가 아니라 ‘뷰티의 본질’이 무엇인지로부터 고민을 시작한 것이다.


 

사람이 없는 자동차, 주유가 아닌 충전으로 움직이는 자동차, 날개 없는 선풍기, 컴퓨터가 된 스마트폰과 스마트폰이 되어버린 컴퓨터, 그리고 바르지 않는 화장품. 남혜성 팀장은 [바르지 않는 화장품]에 과거와 현재의 선을 이었다.  



Backcasting
from the future 
 


 

상식적으로 누군가의 과거가 궁금하면 그 사람의 현재 상태를 살피면 된다. 그 사람의 미래가 궁금하면 지금의 행동을 살피면 된다. 대부분의 미래시장조사가 여기에서 끝나고 ‘잘하면 된다’와 ‘그럴 수도 있다’라는 무책임한 결론으로 마무리된다. 확인할 수 없는 미래에 관한 가설은 누구나 쉽게 말한다. 대표적인 사례로 연말이 되면 미래와 트렌드에 관한 책이 쏟아져 나온다. 하지만 미래에 관한 책을 쓴 사람 중 자신이 말한 대로 사는 사람이 과연 얼마나 있을까? 미래를 예측하기 위해서 가장 어려운 것은 현재에 존재하는 미래, 현재의 모습으로 변장한 미래를 파악하는 것이다.

마케팅의 구루라고 불리는 필립 코틀러는 ‘모든 비즈니스 전략은 마케팅에서 출발하고, 또한 모든 마케팅은 시장조사에서 출발한다’고 말했다. 오랜 시간이 지나도 마케팅의 바이블처럼 읽히고 있는 《미래형 마케팅》에서도 마케팅 경영 관리 과정의 첫 번째 단계로 ‘조사(research)’를 꼽고 있다. 이렇듯 미래를 알기 위한 조사가 마케팅의 출발점이라는 사실에 대해 그 누구도 반론하지 못할 것이다. 하지만 많은 브랜드가 나름대로 체계적이고 심층적인 마케팅 조사를 거쳐 브랜드를 만들어 내지만 모든 브랜드가 성공하는 것은 아니다. 그 이유는 무엇일까?


 

선행 전략을 짜기 위해 먼저 최악의 ‘시장 조사’부터 살펴보자. 방대한 조사 결과로 들고 있기조차 무거운 조사 보고서는 마치 진실에 가까워 보인다. 많은 소비자에게 물어보았기에 그것이 진실이라고 착각하기 쉽다. 이는 많은 시간과 비용을 들여서 소비자를 연구하고 고민했다고 자신을 대견스럽게 생각하고 위로하는 경우다. 특히 우리나라 대기업에서 행하는 이런 조사들은 책임을 전가하기 위한 면책부로 사용되기도 한다. 두꺼운 소비자 보고서가 마치 전략적으로 보이거나 열심히 일한 티를 내는 경우로 사용되는 것이다.


 

그렇다면 소비자 조사에서 조사 결과는 얼마큼 믿어야 할까? 지나가는 소비자를 잠시 붙잡고 물어보는 길거리 소비자 조사는 조사가 아니라 ‘순찰’이다. 비록 순찰과 불시검문을 통해서 범인(凡人)들을 잡을 수 있겠지만 이 사람들의 의견 총합이 진리는 아니다. 호랑이를 잡기 위해서 호랑이 굴로 가야 하듯이 우리가 잡아야 할 범인(虎人)을 만나기 위해서는 그들이 지나가는 길목(라이프스타일)에서 ‘관찰’ 해야 한다. 관찰을 통해서 얻는 것은 ‘통계’가 아니라 ‘통찰’이다. 숫자가 아니라 해석이 더 중요하다. 누군가 소비자 조사 수치만을 가지고 이야기한다면 그것밖에 모른다고 생각하면 된다. 지금까지 없었던 화장품을 만들기 위해서 단순한 조사만으로는 불가능하다.


 

아모레퍼시픽의 선행기획팀에서 원하는 것은 통계가 아니라 통찰이었기에 과거의 데이터와 실적을 바탕으로 근접 전략을 수립하며 경쟁 구도를 예측하는 포캐스팅(Forecasting) 방법을 쓰지 않았다. 미래 사회상의 비전, 인류의 가치와 환경적 제약 등을 함께 고려하여 목표를 설정한 뒤, 기존의 패러다임과 성공 공식의 틀을 깨고 거꾸로 현실을 완성해가는 백 캐스팅(Backcasting) 방법을 선택했다.


 


 


 

백캐스팅 방법으로 혁신을 주도하는 대표적 사례는 구글의 비밀 연구소라고 불리는 구글X이다. 이곳에서 집행했던 프로젝트 룬, 프로젝트 윙, 구글 글라스, 무인자동차 등은 백 캐스팅의 방법으로 불가능해 보이는 것을 가능하게 만든 결과다. 백캐스팅의 핵심은 미래의 가치와 제품을 함께 보고 평가하기 위해 미래 관점이라는 원칙을 세우는 것이다.  

구글 X의 3대 원칙은 다음과 같다.

 

 Huge Problem : 전 세계의 거대한 문제에서 시작해

Radical Solution : 공상과학처럼 들리는 급진적인 솔루션을 제시하고

Breakthrough Technology : 현존하는 기술로 돌파구를 찾아 가능성을 만들어간다.



어떤 시간의 흐름에서 보는 시점(時點)은 미래 변화에 대한 태도의 관점(觀點)이다. 지금 보고 있는 것을 과거에서 보는지, 현재에서 보는지 아니면 미래에서 보는지에 따라 우리의 태도가 달라지기 때문이다. 미래를 예측하는 스티브 잡스와 엘론 머스크의 방식처럼 미래가 될 현재를 이해하고 과거에 있는 미래를 볼 수 있다면, 우리는 미래를 곧 다가올 현재처럼 대할 수 있다. 아모레퍼시픽에서 백 캐스팅과 함께 사용했던 퓨처스 휠로 그들이 현재 상황을 어떻게 이해하고 미래를 보았는지 살펴보자.  

 

 


 

퓨처스 휠(Futures Wheel)은 1971년 제롬 글렌(Jerome C. Glenn)이 고안한 프레임이다. 사회 트렌드와 특정 사건이 가져오는 2차, 3차 영향력과 그 결과의 인과 관계 및 상호 관계를 이해하는 방법론이다. 먼저 사회 트렌드나 미래에 일어날 잠재성 있는 사건을 종이 가운데 써넣고, 중앙에서부터 바퀴 모양으로 점차 생각을 확장해 나간다. 일차적 영향과 결과물로 첫 번째 고리를 만들고, 2차 영향과 결과물로 두 번째 고리를 만들어간다. 이런 식으로 관계를 밝히며 사회 트렌드나 사건에 대한 결과를 예측할 수 있다.


 

퓨처스 휠이 필요한 상황은  

 

첫 번째, 현재 사회 트렌드나 미래 잠재적 상황이 앞으로 미칠 영향을 고려할 때

두 번째, 미래 사회 트렌드나 사건에 대한 여러 생각을 정리할 때

세 번째, 영향 간 복잡하게 얽힌 연관 관계를 알아보려 할 때

네 번째, 복잡한 욕구를 해결할 수 있는 멀티 콘셉트(multi-concept)를 만들어낼 때

다섯 번째, 미래를 염두에 둔 전망을 예측할 때이다.

출처 : 《전략적 사고를 위한 미래 예측》


 

아모레퍼시픽 선행기획팀은 기후 변화와 환경 오염, 새로운 기술의 등장, 제도의 변화 등 거시적 관점에서 일어날 상황을 예측해보았다. 그들은 백캐스팅 기법과 퓨처스 휠을 활용하여 다음과 같이 미래를 예측했다.

 

 

 

1996~2000년대 초반에 나왔던 웰빙(well-being)이라는 개념은 음식, 주택, 행사, 여행 심지어 장례까지도 그 개념이 확대 변형되어 사용됐다. 웰빙이라는 단어로 인해서 ‘먹는 것이 남는 것, 먹고 죽은 귀신이 때깔도 좋다’라는 과식과 과욕의 문화는 희석됐다. 10년 동안 웰빙 개념이 생활 전 분야를 지배한 후 힐링(healing) 개념이 그 뒤를 이었다. 그러면서 힐링의 동생 격으로 여겨진 안티에이징(동안, 童顔)이라는 개념이 뷰티 업계를 견인했다. 그 이후에 사람들의 욕구는 꽃중년, 꽃할배 등 계속 여러 단어를 갈아타면서 변태를 거듭했다.

 

 

 

 

2017년 우리나라의 여름은 과거의 날씨와 아주 다르다. 동남아시아보다 더 더운 날씨가 되어가고 있다. 남혜성 팀장은 이런 날씨로 인해서 우리나라 피부색, 피부병 그리고 뷰티의 기준이 달라질 것이라 예상했다. 단순히 화장품으로 태양에 노출된 부분을 가리는 정도가 아니라 날씨로 손상된 피부를 근본적으로 개선할 수 있는 뷰티 솔루션이 필요할 것이라 예상했다.  

 

 


 

2010년에도 미세먼지가 이슈였지만 이는 대부분 봄에 중국에서 날아오는 황사 현상 때문이었다. 하지만 점차 도심 밀집도가 증가하고 2차, 3차의 환경 초미세먼지로 인해 피부 건강을 해치는 유해 환경이 일상화될 것이라 예상했다. 따라서 아모레퍼시픽은 외부 환경에 의한 노화에 대응할 수 있는 솔루션을 찾아야만 했다.

 

 


 

환경 규제와 자원의 한계 그리고 지속가능경영이라는 차원에서 아모레퍼시픽 내부에서는 다가오는 미래 성장의 기초를 현재의 경쟁 시장에 세워서는 안 된다는 의식이 공유되고 있었다. 따라서 구글 X의 원칙처럼 전 세계의 거대한 환경 문제에 대응할 수 있는 기술 솔루션을 제시함과 동시에 환경과 사회와 균형을 이룰 수 있는 돌파구를 모색하자는 의식이 공유되었다.

 

 

 


 

노화 방지와 젊음을 유지하기 위한 미래 기술로서 줄기세포 연구가 계속해서 이뤄지고 있다. 바이오테크놀로지, 재생의학 등 여러 분야에서 연구 성과가 나타나면서 미래 기술이 현실화되고 있다. 이런 상황에서 무엇보다도 중요한 것은 아모레퍼시픽이 상상하는 미래에 부합하면서도 기술의 윤리성에 어긋나지 않는 기술을 개발하는 것이었다. 2010년, 아모레퍼시픽의 선행기획팀은 2020년 이후 아모레퍼시픽의 미래가 될 기술을 탐색하고 선별했다.

 

 

2010년 당시에도 아모레퍼시픽 선행기획팀은 2017년 서경배 회장의 신년사와 마찬가지로 디지털과 모바일의 변화로 새로운 라이프스타일과 세계관 그리고 가치가 만들어지리라 예측했다. 지금은 보편화되었지만 당시만 해도 사물인터넷, 인공지능, SNS 영향력과 프로슈머들의 시장 주도권은 아직 실체를 알기 어려운 현상이었다. 이러한 상황에서 소비자가 프로슈머(prosumer)로 전환되며 일어나는 시장 붕괴와 시장변화를 예측한 것이다. 단순히 화장품을 파는 뷰티 제조 기업이 아니라 화장품 외 여러 플랫폼을 통해 소비자의 안티에이징과 아름다움을 케어하는 매니지먼트 기업으로 변화해야 한다는 것을 예측할 수 있었다.  

 

 

 

스티브 잡스의 조언대로 과거와 현재의 연관된 사건에 선을 긋고, 미래에서 현재 상황을 백캐스팅하며, 퓨처스 휠을 통해 도달하게 된 미래에는 바르지 않는 화장품, [피부 안에서 작용하는 근본적인 뷰티 솔루션]이 있었다. 미래를 찾기 위해 근거 있는 자료를 비교하고 상상하며 미래를 그려내는 단계까지는 어렵지 않게 할 수 있다. 그러나 이것만으로 선행 전략을 짤 수 있는 것은 아니다. 

 

 


 지금부터 필요한 것은 [바르지 않는 화장품]을 구체화하고 현재와 미래 그리고 과거에 있는 모든 가능성을 연결해서 새로운 미래를 그려내는 [패러다임], 엘론 머스크의 물리학적 접근법과 같은 관점이다. 미래를 보는 새로운 패러다임으로 선행기획팀은 선행전략, 비즈니스 모델, 기술 개발, 새로운 고객과 가치의 창조 등 지금까지 없었던 것을 만들어 낼 수 있다. ‘우리는 스스로 찾으려는 세계만 발견한다’는 헨리 데이비드 소로의 말처럼 새로운 패러다임은 새로운 세계를 찾게 해준다. 선행기획팀은 새로운 패러다임을 그려내기 위해 ‘질문’을 던졌다.


 

미래를 여는
패러다임의 공식,
질문 만들기  
 


 아인슈타인은 “이미 공식화된 문제는 기술적 능력만 있으면 해결할 수 있다. 그러나 이보다 중요한 것은 문제를 공식화하는 것이다”라고 말했다. 그의 생각을 빌려 말하자면, 이미 공식화된(상상할 수 있는) ‘미래’는 기술적 능력만 있으면 구현할 수 있다. 그러나 이보다 중요한 것은 미래를 공식화(상상)하는 것이다.


 공식(公 드러날 공, 式 법 식)을 한자를 통해 뜻을 파악하자면 숨겨진 법칙을 드러낸다는 뜻이다. 포뮬러(Formula)의 어원 구조도 form(모양) + ule(작은)으로 구성되어 있다. 즉, 공식(Formula)의 의미는 지극히 작아 숨겨진 만물의 법칙이라고 말할 수 있다. 대부분 사람이 알고 있는 E=mc2, f=ma와 같은 물리학 공식을 한자로 해석한다면 거대한 자연 질서의 내부 구조와 실체이고, 영어의 의미로는 거대한 본체를 보여주는 본질의 최소 단위라는 의미이다.

 

미래와 미래 상품을 만들기 위한 새로운 패러다임 구축의 핵심은 빅데이터 수집과 정리가 아니라 욕구, 가치, 환경 그리고 기술을 하나로 보는 것이다. 그렇다면 어떻게 방대한 데이터로 공식을 만들 수 있을까? 이를 위해 또 다른 천재 물리학자인 리처드 파인먼(Richard Feynman)의 조언을 들어보자.

 

“현상은 복잡하다. 법칙은 단순하다. 버릴 게 무엇인지 알아내라.”

 

엘론 머스크가 말한 자신의 물리학적 접근법을 다시 기억해보자. 그의 방식은 본질까지 내려가서 다시 조합하는 것이다. 여기까지 이해가 된다면 다음 스텝으로는 어떻게 하면 수많은 미래 자료 중에서 본질에 이를 수 있는 자료를 정리하는지 궁금해질 것이다. 결론부터 말한다면 우리가 스스로 어떤 질문을 던지고 어떻게 대답하느냐에 따라 새로운 패러다임을 구축할 수 있다.

 

⟪인에비터블 미래의 정체, The inevitable⟫의 저자 케빈 켈리(Kevin Kelly)는 미래의 패러다임 구축을 위한 [좋은 질문]에 관해 다음과 같이 설명했다.

 

“좋은 질문은 아인슈타인이 어릴 때 자문했던 것과 비슷하다. ‘빛의 속도로 여행한다면 무엇을 보게 될까?’ 그 질문은 상대성 이론, 즉 E =MC2, 원자 시대를 낳았다.”

 

좋은 질문은 정답을 원하는 것이 아니다.  

좋은 질문은 즉시 답할 수 없는 것이다.  

좋은 질문은 기존 답에 도전한다.

좋은 질문은 일단 들으면 답을 알고 싶어 못 견디지만, 듣기 전까지는 아예 생각도 못한 것이다.

좋은 질문은 새로운 사고 영역을 낳는다.

좋은 질문은 자신의 답을 재구성한다.

좋은 질문은 과학, 기술, 예술, 정치, 경제 혁신의 씨앗이 된다.

좋은 질문은 ‘만약~ 이라면’ 시나리오다.

좋은 질문은 예측할 수 없다.

좋은 질문은 교양 있음을 보여주는 표지가 될 것이다.

좋은 질문은 다른 많은 좋은 질문을 낳는 것이다.

좋은 질문은 기계가 마지막으로 배우는 것이 될 수 있다.

좋은 질문은 인간의 존재 의미를 묻는 것이다.

좋은 질문은 알려진 것과 알려지지 않은 것의 가장자리에 걸쳐 있는 어리석지도 명백하지도 않은 것이다.

출처 : ⟪인에비터블 미래의 정체, The inevitable⟫


 

12개의 좋은 질문 중에 ‘좋은 질문은 알려진 것과 알려지지 않은 것의 가장 자리에 걸쳐 있는 어리석지도 명백하지도 않은 것이다’는 미래학자인 조엘 바커가 ‘새로운 패러다임은 대부분 가장자리에서 온다’라고 말한 의미와 맞닿아 있다.


 

케빈 켈리의 말대로 좋은 질문은 즉시 답할 수 없지만, 아모레퍼시픽 선행기획팀은 2020년에 답하기 위해 2010년, 다음과 같은 질문을 했다.


 

첫 번째 질문, 세분화된 피부 고민을 뛰어넘어 근본적인 피부 개선이 가능할까?

두 번째 질문, 원료와 성분이 아닌  새로운 기술은 없을까?

세 번째 질문, 손으로 발라서 흡수시키는 방법 외에도 다른 케어 방식이 있지 않을까?

네 번째 질문, 자연에 영향을 미치지 않는 지속 가능한 자원은 무엇일까?


 

이 질문은 기존 업계 패러다임 안에서는 대답하기 어려운 질문이다. 아모레퍼시픽 선행기획팀은 이 질문에 대답하기 위해 백캐스팅을 통해서 스스로 미래를 만들고 그 미래에서 답을 찾아야만 했다.

 

 


 

2020년의 미래를 그리기 위해 던졌던 4개의 미래 핵심 질문에 답하며, 아모레퍼시픽은 그동안 퍼스트 무버로서 그들이 보지 못했거나 보지 않았던 현재와 미래의 연결된 모습으로 시야를 넓혔다. 미래의 대답은 뷰티의 본질을 보게 하고 미래 관점에서 화장품업을 재정의하는 시간을 갖게 했다. 즉, 아모레퍼시픽은 4개의 혁신 질문으로 숨어있던 패러다임을 발견하고, 이를 바탕으로 미래시장을 구체적으로 볼 수 있게 되었다.  


 

미래시장 개념 구축
현재 시장의 단서를
통해
미래시장 개념을 구체화하다.
                

 

1915년 아인슈타인은 일반 상대성 이론을 발표하면서 블랙홀의 존재에 대한 이론적 가설을 제시했다. 블랙홀은 초신성이 폭발하는 별이다. 이때 별의 중심핵이 엄청난 압력으로 수축하면서 중성자별이 만들어진다. (중성자별은 마치 태양의 질량이 반경 10km 정도로 압축된 것이다. 지구는 1cm 정도로 압축된다고 한다.) 초기의 블랙홀은 관측할 수 없었기에 이론으로만 존재했다. 블랙홀을 보는 법에 대한 가설은 만약 블랙홀 주변에 다른 별이 있다면 그 별이 블랙홀로 빨려 들어가면서 나오는 X선으로 블랙홀의 존재를 확인할 수 있다는 것이다. 하지만 X선은 지구 대기층에 모두 흡수되기 때문에 이를 관측하기 위해서는 대기권 밖에서 관측해야 한다. 1990년이 되어서야 대기권 밖에서 우주를 볼 수 있는 허블 망원경을 쏘아 올리면서 이론적으로 존재했던 블랙홀을 발견하게 되었다.


 

선행기획자들은 미래시장의 발견과 창조를 블랙홀 이론에 비유하곤 한다. 미래시장도 블랙홀처럼 기존의 시장을 빨아들이고 거대 시장을 창조하기 때문이다. 미래시장은 설명할 수 없는 욕구와 욕망의 수축으로 만들어지기 때문에 현재를 바라보는 시장조사만으로는 관측할 수 없다. 대신 미래시장을 확인하기 위한 X선, 즉 미래시장의 단서로 그 존재를 유추할 수 있다. 인구 구조, 라이프스타일, 과학기술의 발전, 제도, 규제, 산업 구조의 급속한 변화, 선도 및 신규 브랜드의 움직임, 소비자의 불만, 우연한 성공, 사람들의 세계관 변화 등이 바로 그 X선이다. 이처럼 미래시장은 주변 시장, 업계, 제품 그리고 소비자 니즈 같은 시장의 움직임을 통합적으로 관찰해야 그 존재를 추측할 수 있다.


 

실제로 우리 주변에 있었던 블랙홀 시장에 대해 살펴보자. 가장 대표적인 것은 우리 손안에 있는 스마트폰이다. 스마트폰이라는 디지털 기술의 발달로 인해서 시계와 카메라의 종말은 물론이고 이제는 쇼핑몰과 은행과 같은 모든 영역이 손안으로 빨려 들어가고 있다.


 

라이프스타일에 있어 블랙홀이라 말할 만한 변화는 주5일 근무제이다. 휴일이 늘어나면서 아웃도어 패션 브랜드, 자동차 업계, 지방자치 관광지 등이 반사이익을 받았다. 스타벅스의 출현으로 인해서 우리나라뿐만 아니라 전 세계의 카페는 스타벅스처럼 변했다. 전 세계 커피 재배 지역의 변화와 세계 도시 상권의 변화까지도 스타벅스라는 블랙홀에 의해 창조되었다. 이제 곧 무인 자동차와 AI가 상용화되면 상상하지 못했던 세상이 다가올 것이다. 그로 인해서 직장은 물론이고 인류의 존재와 발전이 바뀌게 될 것이다.


 

그렇다면 아모레퍼시픽의 선행기획팀은 어떤 X선을 통해 미래시장을 볼 수 있었을까? 블랙홀을 보려면 대기권 밖에서 허블 망원경으로 봐야 하는 것처럼, 자신이 속한 비즈니스 업계의 미래를 보기 위해서는 다른 분야로 가서 조사 해야 한다.


 



X선을 찾다 

 

보이지 않는 X선을 보기 위해서는 1장에서 설명했던 [4개의 혁신 질문]으로 초점을 맞추어야 한다.   

 

첫 번째 질문, 세분화된 피부 고민을 뛰어넘은 근본적인 피부 개선이 가능할까?

두 번째 질문, 원료와 성분이 아닌  새로운 기술은 없을까?

세 번째 질문, 손으로 발라서 흡수시키는 방법 외에도 다른 케어 방식이 있지 않을까?

네 번째 질문, 자연에 영향을 미치지 않는 지속 가능한 자원은 무엇일까?


 

이 질문은 신규 브랜드 런칭에 있어 시장 세분화 관점에서 탈피하여 고객의 근본적 해결 과제가 무엇인지 찾게 하는 질문이다. (마치 허블 망원경 같은 관점이다.) 또한, 이 질문은 화장품 카테고리를 넘어 새로운 뷰티 테크를 탐색할 수 있도록 범위를 넓혀준다. 이는 새로운 뷰티 케어 방식을 통해 고객 경험을 혁신할 시장을 찾고, 유한한 자원의 제약 안에서 지속 가능한 기술과 역량을 확보하게 한다. 궁극적으로 패러다임 쉬프트(Paradigm Shift)가 일어나게 된다.  

 

 

 

혁신의 시작은 현재의 부정에서 시작된다고 해도 과언이 아니다. ‘사람이 자동차를 운전하지 않는다면, 선풍기에 팬이 없다면’이라는 가설을 세우면 그때부터 다른 생각을 할 수 있다. 바르지 않고 아름다워질 수 있다면, 그것은 어떤 방법일까? 일회용 화장(make-up)이 아닌 반영구적으로 아름다워지기 위해 무엇을 할 수 있을까? 이러한 질문을 통해 아모레퍼시픽이 찾은 사실은, 사람들은 바르는 화장품 이외에 (또는 대신에) 피부과와 클리닉 시장을 이용하고 있다는 점이다.


 


 

바르는 화장품 시장에서 바라본 피부과 및 클리닉 시장의 성장률은 화장품 시장의 성장률을 앞지르고 있었다. 사람들은 화장품 이상의 그 무엇을 원한다는 것을 발견할 수 있었다.   


 

지금까지는 물리학적 접근법과 미래 지식을 응용해서 X선을 보고자 했다. 이번에는 고전으로 넘어가 보겠다. 옛사람들은 보이지 않는 환경의 변화를 읽어 내기 위해 어떻게 했는지 손자병법을 통해 확인해보자.


 

손자는 자신의 병법에서 전쟁 상황 해독법을 다음과 같이 말하고 있다.  


 

멀리서 바라볼 때 숲 속의 나무들이 움직이는 것은 적이 오는 것이다.  

풀밭에 장애물이 많은 것은 적이 꾸민 덫이요,

새들이 갑자기 날아오르는 것은 적의 복병이 있다는 뜻이며,  

짐승들이 놀라 달아나는 것은 적의 기습이 있는 것이고,  

먼지가 높고 많이 이는 것은 전차가 오기 때문이며,

먼지가 낮고 넓게 일면 보병들이 오는 것이다.

적진에서 온 사자(使者)의 말이 겸손하면, 한편으로 방위 태세를 계속 굳히면 이는 아군을 공격할 낌새요.

이와는 반대로 강경하게 말하면서 진격할 뜻을 보이는 것은 오히려 후퇴할 낌새다.  

적이 먼저 전차를 내보내 버티고 있는 것은 아군과 결전을 치를 준비요,

약속한 일도 없는데 화해를 청해 오는 것은 적이 전투 준비를 위한 시간을 벌자는 계략이다.  


 

우리가 알고 있는 모든 일의 원인은 아주 작은 것에 불과하다. 어쩌면 그 원인이 앞장에서 말했던 공식의 시작이라고 말해도 무방하다. 선행기획자들에게는 많은 데이터의 표준이 중요한 것이 아니다. 스마트폰, 전기 자동차, 식사비보다 비싼 커피 등 지금 존재하는 대부분의 주요 시장은 소수의 취향이 시장의 방향을 바꾼 결과이기 때문이다. 이 시장들도 처음에는 아주 작게 시작한 특이 현상이었다는 것을 잊지 말자. 뷰티 시장에도 향후 거대한 블랙홀 시장으로 등장할 현상들이 포착되었다.  

 

 

 

화장품에 의존하는 대신 피부과 혹은 클리닉으로 이동하는 소비자는 미세한 성능의 차이만 있는 화장품이 아니라 지금과는 완전히 다른 차원의 뷰티를 원하고 있었다. 그들은 빠르게 효과를 경험할 수 있는 솔루션을 찾고 있었다. 남혜성 팀장의 이야기를 들어보자.


 

“화장품 산업이 주력했던 기술은 자연의 원료에 담긴 성분을 피부에 흡수시키기 위한 [성분] 기술이었습니다. 피부과 및 클리닉에서 사용하는 뷰티 디바이스는 성분이 아닌 [에너지]를 피부에 직접 주입하는 새로운 유형의 솔루션이었죠. 에너지 기술을 화장품 시장에 도입한다면, 다가오는 미래에는 현재의 화장품이 바르고 흡수되길 기다리는 과거의 방식이 되고, 에너지로 피부 세포를 움직이는 적극적인 뷰티 솔루션이 새로운 기준이 되지 않을까 생각했습니다.”  


 

운명은 우연이 아니라 선택으로 결정된다. 탁월한 선택을 할 수 있는 것도 능력이다. 스스로가 어디로 배를 몰아야 할지 모르는 사람에게는 순풍이란 있을 수 없다. 남혜성 팀장은 [에너지 기술]을 선택했고 그 미래를 상상했다. 엘론 머스크의 물리학적 접근과 같은 선택이 이때부터 시작되었다.  

 

 


 

새로운 시장을
개념화하다.
 

 

하나의 패턴이 파괴되면 새로운 세계가 열리는 것처럼, 화장품을 바르는 패턴이 변한다면 우리는 상상할 수 없는 새로운 시장을 맞이하게 될 수 있다.

 

하지만 당시 피부과/클리닉 시장은 소수만이 누릴 수 있는 시장이었다. 당시 다수의 고객들이 서 있는 화장품 시장에서 피부과/클리닉 시장은 미래의 시장처럼 보였다. 선행기획팀은 소비자 불만, 즉 피부과/클리닉의 에너지 솔루션을 마치 화장품처럼 즐기는 미래를 상상했다. 이는 에너지 기술을 소비하기 어려운 이유를 제거하고 고객의 일상에 스며들 수 있는 최적의 솔루션을 고안하는 [파괴적 혁신]이었다.


 

파괴적 혁신은 하버드 대학의 클레이튼 크리스텐슨 교수가 고안한 개념이다. 일반적으로 성숙 시장에서 이뤄지는 혁신은 끊임없이 기술을 향상해 더 높은 성능을 원하는 상위 시장의 욕구를 만족하게 하는 것인데, 이를 존속적 혁신이라 말한다. 반면 파괴적 혁신은 단기적으로는 성능이 떨어지더라도 다른 가치 기준을 가지는 새로운 시장의 욕구를 창조하고 만족하게 하는 것이다. 따라서 소비자가 원하는 수준의 제품과 서비스를 더 낮은 비용과 더 편리한 접근 방식으로 제공하여 최상의 제품은 아닐지라도 [최적의 제품]을 만드는 것을 목표로 한다.

 


 

 

 

 

미래시장을 창조하기 위해 제일 먼저 해야 할 일은 그 미래를 어떻게 개념화할 것인가다. 모호하고 추상적인 미래를 사람들에게 수면 위로 띄워 보여주기 위해서는 [독창성]이 필요하다. 원래 블랙홀은 처음부터 블랙홀이라는 이름을 가진 것은 아니었다. 검은 별 혹은 동결된 별이라는 이름으로 제각기 불렀다. 블랙홀이 블랙홀이라는 이름을 갖게 된 것은 기자 앤 어윙(Ann Ewing)이 미국과학진흥협회 회의를 참관하고, 1964년 1월 18일 자 기사 제목을 〈우주의 ‘검은 구멍’들(‘Black Holes’ in Space)〉이라고 붙인 것에서 시작되었다고 한다. 그리고 1967년, 존 아치볼드 휠러가 ‘블랙홀’이라는 말을 사용하면서 이 개념은 빠르게 퍼져 일반적으로 사용되었다.


 

물리학자들의 개념을 신문기자가 [블랙홀]이라고 부르고 출판 편집자가 [신의 입자]라고 부르는 것처럼, 선행기획 시에 자신들의 미래를 무엇이라고 부를 것인가에 따라 새로운 미래가 시작된다. 니체가 ‘독창성이란 모든 사람의 눈앞에 아른거리면서도 아직 이름이 없는 것, 아직 명명될 수 없었던 그 무엇인가를 보는 것이다’라고 말하는 것처럼 선행기획은 ‘독창성’을 통해 미래에 이름을 붙여야 한다.


 

아모레퍼시픽의 선행기획팀이 자신들이 상상한 미래에 독창적인 명칭을 붙이기 전에는 [Home-use 뷰티 디바이스]라는 개념이 사용되고 있었다. 그다음의 문제는 파괴적 혁신을 일으킬 만한 뇌관 기술을 만드는 것이었다.

 

신사업 설계    

아모레퍼시픽만의
뷰티 디바이스 사업을
실체화하다.
                

 

 

이 말은 게임 기술이 아니라 미래의 시공간을 어떻게 다스릴 것인가에 관한 진리다. 대부분 사람은 미래를 목적으로 생각하고 현재를 수단으로 생각하지만, 미래를 경영하는 사람을 보면 그 반대인 경우가 많다. 그들은 현재를 목적으로 미래를 수단으로 사용한다. 선행기획에서 미래를 수단으로 사용해야 한다는 것은 현재의 일이 과거가 아니라 미래가 되어야 한다는 뜻이다. 백캐스팅(Backcasting)을 통해 미래의 조직, 미래의 마케팅, 패러다임, 수익모델, 전략, 디자인, 광고, 영업, 개발 등 현재에 미래를 구현하는 것 자체가 바로 선행전략이다.


 

미래시장과 새로운 상품을 구상하는 선행기획자는 미래 예측 자료와 현재 소비자 조사를 통해 신사업 보고서를 작성해야 한다. 신사업 보고서는 검증된 과학 기술을 근거로 아서 클라크(Arthur Clarke)의 SF(Science Fiction)처럼 써야 하지만, 기술에 관한 상상력이 부족하다면 필립 K. 딕(Philip Kindred Dick)의 미래 컨셉력에만 의지해서 쓸 수 있다.


 

선행기획자는 예언가가 아니다. 하지만 미래 기술을 고민하는 과학자와 기술자 그리고 의사결정자에게 그럴싸한 미래 보고서를 보여주고 그들의 상상력을 자극해서 제품을 현실화시켜야 한다. 곧 이루어질 수도 있을 것 같은 신사업 설계를 기획할 때 가장 어려운 것은 이름도 없는 미래의 상품에 대한 컨셉을 정해야 한다는 것이다.  


 

이 단계에서는 2장에서 말한 미래 컨셉, [Home-use 뷰티 디바이스]가 앞으로 신사업 설계의 엔진이 되어서 브랜드에 장착된다. 탁월한 선행 컨셉이 만들어지면, 그 순간 매우 노골적인 감탄사들이 튀어나온다. ‘내 말이 그 말이야!’ ‘딱이야’ ‘바로 그거야!’ ‘좋은데...’ ‘필이 왔어!’ ‘감 왔어’ ‘느낌 있어’ ‘대박!’ ‘완전 내 스타일!’ ‘죽인다!’ ‘와우!’ 혹은 ‘우와’ ‘그거로 가자!’라고 외친다.


 그 누구도 잘된 컨셉이 나오면 깊이 생각하며 ‘매우 전략적이야’ ‘프로세스가 확실하게 보여’ ‘논리적이야’ ‘IMC가 잘 갖추어졌어’ ‘비즈니스 모델이 탁월해’ ‘마케팅 법칙이 9개는 축약되어 있군’ ‘혁신적이야’라고 말하지 않는다. 컨셉의 특징은 감정에 반응하며, ‘순간적 공감대’를 형성하기 때문이다.  


 

신사업의 컨셉이 구성원 모두를 공감시키는 경우는 지극히 드물다. 오히려 그 반대의 경우가 더 많다. 하지만, 선행기획자는 “위대한 정신에는 광기가 있다”는 아리스토텔레스의 이야기와 아인슈타인의 “어떤 아이디어가 떠올랐을 때 불합리해 보이지 않는다면 그것은 이미 가능성이 없다”는 말을 믿어야 한다. 보이지 않는 것을 보이게 하기 위해 글과 그림으로 만든 보고서가 아닌 미래의 그림을 그려야만 한다. 미래 그림은 혼자서 그리는 것이 아니라 여러 사람이 함께 그려야만 한다. 그래야만 보고 싶은 것만 보는 것이 아니라 보이지 않았던 것까지 볼 수 있다.

 

 

미래의 으뜸 음을 잡다 

키노트(Keynote)는 ‘으뜸음’이라는 음악 용어다. 음계의 첫 번째 음으로서 장조에서는 ‘도’이며, 단조에서는 ‘라’다. 이처럼 으뜸음이 무엇이냐에 따라서 음악은 달라진다. 선행기획팀을 조직하면 제일 먼저 해야 하는 일은 으뜸음이라고 할 수 있는 핵심과제를 선정하는 일이다. 그리고 그 일을 이루기 위해서 어떤 방식으로 언제 어떻게 누구와 협력할지에 관한 작업 흐름(Work flow)을 만드는 것이다.  


 

작곡가는 음과 음의 규칙과 질서를 사용해 음정을 만들고, 여러 악기를 통해 화음을 만들어 노래를 만든다. 오케스트라는 하나의 악보를 보면서 각자의 악기를 연주해서 완성된 교향곡을 들려준다. 선행기획팀도 정보와 정보 그리고 환경에 맞추어서 시나리오를 작성한다. 그 시나리오에 따라서 관련 부서가 하나가 되어서 미래를 향해 나아간다. 보이지 않는 미래를 보고, 듣지 못했던 음악을 듣게 한다는 점에서 신사업 설계는 작곡과 비슷하다.


 

시나리오 기획은 보통 상상도 할 수 없는 것을 구체적으로 떠올릴 수 있도록 돕는 작업이다. 이 작업이 필요한 이유는 사람들은 세상을 보는 자신의 패러다임이 과거 지향적인지 현재 지향적인지 유추로 만들어지는지 혹은 기억으로 만들어지는지 알지 못하기 때문이다. 이런 관점들은 미래와 한 곳에서 초점을 맞추지 않기 때문에 과거와 현재가 뭉개져서 시점이 왜곡된다.  


 

아모레퍼시픽 선행기획팀은 [Home-use 뷰티 디바이스]를 만들기 위한 모든 자료를 근간으로 핵심과제를 정했다. 그리고 미래 과제의 결과물을 만들기 위해 상품과 브랜드 런칭 프로세스를 기획했다. 이처럼 모든 시나리오의 시작은 [과제 도출]에서 시작된다.  

 

 

 

피터 드러커는 미래 과제 선정과 과제 추친 프레임 워크를 만들기 위해서는 ‘무엇인가’를 찾아서 작성하는 것이 아니라 ‘무엇이 아닌가’를 찾아 기획하는 것이라고 설명했다. 그는 ‘예측은 경제 현실을 이해하기 어렵게 만들기 때문에 선행기획자는 극단적인 가능성을 고려해야 하고, ‘이러한 가능성 중에서 무시할 수 없는 것은 무엇인가?’를 질문하면서 과제와 프로세스를 정리해야 한다고 주장한다. 계속해서 피터 드러커가 선행기획자들에게 하는 질문을 들어보자.


 

“ 우리의 사업은 무엇인가?”

“ 고객은 누구인가?”

“ 고객에게 가치란 무엇인가?”

“ 우리의 사업은 어떻게 될 것인가?”  

“ 우리의 사업은 어떻게 되어야 하는가?”  

 

얼핏 보면 충분히 대답할 수 있을 것 같은 질문이지만 이 모든 질문의 시점은 미래에 있다. 따라서 서로 미래 과제와 이를 새롭게 처리하는 방식을 공유하지 않으면 런칭 시점에서 선행기획팀은 각기 다른 미래에 있을지도 모른다.   

 

 

갈등
시나리오
 

 

갈등[葛 칡 갈, 藤등나무 등]의 의미는 칡나무와 등나무가 서로 엉켜있는 모습을 뜻한다. 사전적 정의로는 ‘이해관계가 서로 달라 적대시하거나 충돌을 일으킴’을 이르는 말로 사용한다. 예를 들면, 소설은 작가가 주인공에게 어떤 갈등을 주고 극복했는지를 서술한 이야기다.  


 

갈등 없는 소설이 없는 것처럼 위기 없는 사업은 없다. 갈등적인 상황을 생각하는 것이 싫어도 갈등을 내포하는 사업계획은 반드시 만들어져야 한다. 대부분 사업설계가 여러 자료에서 갈등을 암시하지만, 사업설계의 마지막 장은 언제나 성공적인 실적으로 결론을 내린다. 하지만 이런 사업 설계에 대해서 절대적으로 의존해서는 안 된다는 것이 전문가들의 조언이다. 그렇다면 기대하지도 않을 사업전략을 왜 만들까? 여기서 기대하지 말아야 하는 것은 계획대로 ‘성공’할 것이라는 환상이다. 과거의 정보 분석과 미래의 정보 해석을 통하여 성공의 논리를 규명하는 사업전략은 만들 수 있지만, 실상 이것은 성공한다는 가정 아래 만들어진 일종의 주인공 중심적인 해피엔딩 시나리오일 뿐이다.  


 

주인공 중심의 시나리오를 항상 비극과 희극으로 몰고 가는 것은 의외의 인물이며, 런칭에서는 의외의 사건이다. 기름값 상승, 북핵 문제, 주변국과의 정치적 마찰, 농성과 집회, 조류 독감, 한일 관계 악화, 경쟁자가 이미 만든 최고 상품의 독주, 갑작스러운 유행의 변화 등이다. 대부분 브랜드 런칭의 중요한 외부환경 변화는 SWOT분석 안에서 5개 정도로 정리된다. 하지만 그 심각성에 대해서는 언급을 회피하고 있다. 물론 계획에 포함된 외부의 위기도 지금의 상황에서는 막연히 예상한 미래일 뿐이다. 실제로 예상하지도 못한 외부환경의 악재가 터지면 브랜드뿐만 아니라 기업과 산업 전체가 흔들리는 최악의 경우를 맞이하게 된다. 필립 코틀러는 《미래형 마케팅》에서 “성공을 100% 보장하는 마케팅 전략은 없다고 했다. 기업은 한 가지 차별성이나 공격 무기에 의존하기보다는 마케팅 품질과 활동을 독특한 무늬의 조합으로 잘 엮어서 짜는 것이 필요하다”고 덧붙였다.  


 

선행기획팀이 해야 하는 일 중의 하나가 적의 약점을 나의 강점으로, 사회의 위기를 나의 기회로, 경쟁자의 어려움을 나의 성공요소로 바꾸는 일이다. 여기서 ‘바꾸는 것’ 자체가 선행기획팀의 힘으로 진행되는데, 이것은 ‘(미래의) 상상력과 (현실의) 유연성’의 경험, 훈련에 의해서 강화된다. 가장 현실적이며 효과적인 훈련은 현장의 작은 실수릍 통해 자극을 받고, 현실감 있게 위기를 기회로 ‘바꾸어 나가는 능력’을 배우는 것이다. 그러나 현장의 실수로 배우겠다는 것은 사실 야생 호랑이를 훈련시켜서 집에서 기르겠다는 이야기와 같다. 그러므로 선행기획자가 긴장감 있게 위기를 기회로 만드는 능력을 배울 수 있는 유일한 기회는 런칭 시나리오를 짜고 그것을 전면으로 부정하는 실패 보고서를 만들 때이다. 이것은 일종의 자신을 자극하면서 완벽에 가까워지는 혁신 훈련이다.  


 

케스 반 데르 헤이든은 《시나리오 경영》에서 “환경 변화에 대해 빠르고 정확한 반응을 얻기 위해서는 문제를 인식하고 적응하는 조직의 능력을 향상해야 하고, 이를 위해서는 시나리오 경영을 해야 한다”고 말한다.  

그는 시나리오 기획은 상상도 할 수 없는 것을 체계적으로 생각하는 것이라고 강조한다. 또한, 시나리오 기획은 특정 문제를 다루기 위해, 혹은 영구적인 능력을 정착시키기 위해 쓰인다고 했다. 혹은 마음을 열거나 전략을 완료하는 것을 목표로 쓰인다고도 하며, 복잡한 상황을 이해하거나 행동 계획을 수립할 때, 선행기술을 개발하고자 할 때도 유용하다고 설명했다.


 

마츠 리드그랜 / 한스 반드 홀드도 《시나리오 플래닝》에서 “비전을 만들어내는 방법으로 시나리오 기법이 도움이 된다. 비전 목표 자원 역량 등을 비즈니스 환경에 맞추는 것은 전략적인 경영의 근본이다. 이런 측면에서 볼 때 조직에 긴장을 불어 넣고 구성원의 노력을 최대로 끌어냄으로써 조직이 계속 원활하게 굴러갈 수 있도록 에너지를 창출해주는 전략적인 비전을 개발하는 데 시나리오 기법을 이용할 수 있다”라고 설명했다.

[시나리오 경영]에 관한 저자들은 모두 ‘보이지 않는 미래를 창조하기 위한 공유와 소통’을 강조하고 있다.

 

 

시장 상황을 예측한다는 것은 앞서 언급했던 것처럼 과거를 기억하고 현재를 이해하는 것이다. 그래서 트렌드를 말하는 사람이 미래만 말하고 있다면 그는 미래를 부분적으로만 보고 있는 것이다. 트렌드를 말하는 사람은 먼저 현재 상황을 과거의 사건을 통해서 상관관계 및 인과관계로 설명할 수 있어야 한다. 또한, 과거의 패턴과 현재의 현실로 미래의 패턴을 이야기할 줄 알아야 한다.


 

앞서 보았던 메이크온의 신사업 설계 부분의 시장현황과 시장 전망표에는 4개의 T(과거를 기억하는 Trace, 현재를 이해하는 Trend, 시장을 초월하여 라이프스타일이 되는 Trans 그리고 브랜드와 트렌드를 융합하는 Timing)를 입체적으로 보여주고 있다. 결론부터 말하면 아모레퍼시픽이 보았던 2010년 뷰티 디바이스 시장은 모든 면에서 계속 성장 추세이다.


 

참고로 이런 4T를 보는 능력은 현장에서 학습된 직감과 데이터를 통해 누적된 직관이라고 말할 수밖에 없다. 그래서 선행기획팀 세팅이 신사업 설계 시 가장 먼저 나오는 이유다.  


 
 

겹눈으로
보다
 

 

신사업 설계 시나리오를 작성하면서 가장 고통스러울 때가 최고의 갈등 구조라고 할 수 있는 [경쟁 구도, 경쟁사 현황, SWOT 분석] 단계다. 이때 선행기획자는 곤충의 눈이라고 하는 겹눈(Compound eye)으로 환경을 분석해야 한다. 겹눈은 사람 눈과 같은 홑눈들이 모여서 만들어진 하나의 눈이다. 겹눈은 모자이크처럼 생겼고, 겹눈으로 보는 세상은 모자이크처럼 보이기 때문에 모자이크 눈이라고도 한다. 이런 겹눈의 장점은 주변 사물을 과장 되게 보여 주어서 어떤 움직임에 대해서 빠르게 반응할 수 있다는 것이다. 2/3는 눈이고 1/3은 입으로 구성된 잠자리의 머리를 생각해 보면 쉽게 이해될 것이다. 겹눈으로 본다는 것은 단지 보이는 대로 보지 않는다는 것이다. 자신의 관점과 경험을 토대로 큰 그림을 쪼개어 전혀 다른 그림으로 볼 수 있다.  


 

이처럼 겹눈을 가진 선행기획자는 자신의 주변에 일어나는 모든 것을 모자이크식으로, 즉, 하나를 전체로 전체를 하나로 보아야 한다. 또한, 미세한 소비자의 변화에도 큰 의미를 부여하면서 관찰해야 한다. 한마디로 눈에 보이는 것을 그대로 보지 않고, 연관성과 비 연관성을 통하여 보고 싶은 것을 확장하여 보아야 한다. 미래 시나리오를 작성하면서 예상되는 위기에 대해서는 본능적으로 회피하거나 무시하는 경우가 있으므로 선행기획자들은 의도적으로 겹눈을 활용해 미래를 보려고 해야 한다. 겹눈의 특징은 바로 미세한 움직임을 크게 보여 준다는 점이다. 그렇기에 사람들이 무언가를 실제로 보기 전에 상상으로 보는 것은 항상 진실보다 더 커 보이나 작게 보이기 마련이다.

 

 


 



 

 

마이클 포터는 “기업들은 결국 같은 식으로 소비자들을 유혹해서, 같은 집단의 소비자들을 놓고 경쟁하는 것이다. 이것은 패자들이나 하는 경쟁이다”라고 말했다. 이처럼 선행기획이 설계하는 미래 경쟁 구도의 핵심은 경쟁 기업과의 경쟁이 아니다. 피터 드러커의 말대로 기업의 목적이 ‘만족한 고객 창출’이라고 한다면 경쟁 구도를 기획하는 것은 단순히 치열하게 시장에서 싸워서 돈을 버는 것이 아니라 어떻게 고객을 만족하게 할 것인가를 생각해야만 한다는 뜻이다.

 

 

SWOT 좌표[座標]를 읽다

/ Strengths, Weaknesses Opportunities, Threats 


 

야구의 신이라고 불리는 김성근 감독이 가장 좋아하는 별명도 겹눈의 대명사인 ‘잠자리 눈’이다. 이 별명은 선수들이 김성근 감독의 뒤통수에 눈이 있다는 의미로 붙여준 것이다. 김성근 감독이 직접 말하는 ‘겹눈’에 대해서 들어보자.

 

"눈은 세 가지가 있다고 생각합니다. 물체를 보는 눈, 관찰하는 눈, 마지막으로 속으로 파고드는 눈이 있어야 합니다. 선수가 무슨 생각을 하고 있는지, 어떤 행동을 하는지 모두를 볼 수 있어야 팀을 이끌 수 있습니다.”

 

관찰하는 눈으로 현재를 이해할 수 있다면, 마음을 보는 눈으로는 미래를 예측할 수 있다. 김성근 감독은 보이지 않는 것을 보는 겹눈으로 팀을 이끌고 있다.

 

미래 설계의 최절정이라고 할 수 있는 SWOT 분석은 소설에서 주인공의 대반전을 암시하는 부분이다. 선행 기획자는 이 부분에 대해서 보다 객관적이고 드라마틱한 결과를 얻기 위해 ‘소비자 조사’를 한다.


 

소비자 조사를 불신하는 대표적인 사람은 애플의 창업자인 스티브 잡스와 소니의 창업자인 모리타 아키오다. 모리타 아키오는 워크맨을 만들어 성공했을 때 이렇게 말했다. "나는 시장조사가 우리의 성공 여부를 예견해줄 것으로 믿지 않는다. 대중 역시 우리처럼 무엇이 가능한지 모른다." 스티브 잡스도 고객이 욕구를 느끼기 전, 무엇이 먼저 필요한지 파악해서 제안해야 한다고 말했다.

 

그렇다면 시장조사는 무의미한가? 소비자 조사도 겹눈 중의 하나일 뿐이다. 단 한 권의 책을 읽은 사람이 가장 무섭다는 말처럼, 소비자 조사에서 자신이 예상한 결과가 나왔을 때 그것이 진리라고 믿는다면 무의미를 떠나서 무모하기 짝이 없다고 할 수 있다.  

 

GPS(Global Positioning System)는 1970년대 폭격의 정확성을 높이기 위해 군용으로 개발된 시스템이다. GPS를 통해서 위치를 파악하기 위해서는 4개 위성 신호가 필요하다. 이처럼 SWOT 분석을 통해서 자신의 위치를 알기 위해서는 Strengths, Weaknesses Opportunities, Threats를 통해 좌표[座標]를 읽어야 한다.


 

더욱 정교한 위치를 알기 위해서는 SWOT 분석 시 다양한 관점을 가져야 한다. 예를 들어 고객의 관점, 미래 고객의 관점, 불만 고객의 관점, 경쟁사 옹호 고객의 관점, 경쟁사의 관점, 잠재 경쟁자의 관점, 선도 브랜드의 관점 말이다. 이처럼 다양한 관점으로 자신의 SWOT 분석표를 성적표가 아닌 전투 지도로 바라보아야 한다.


 

그렇다면 겹눈으로 전투 지도를 보는 법은 무엇일까? 보는 방법을 간단히 설명한다면 다음과 같다. 신규 브랜드를 다양한 각도에서 보는 것이다. 뛰어난 선행기획자는 이런 겹눈으로 전략적 우위를 확보한다. 신규 브랜드가 시장에서 절대적 우위를 가지지 못하지만, 상대적 우위를 통해 주도권을 가질 방법을 모색하는 것이다. 어떤 각도에서 브랜드를 보는가에 따라 신규 브랜드의 잠재적 우위를 발견할 수 있다.


 

그 외에 브랜드의 이익구조를 원근법(Perspective)을 통해 브랜드의 일시적 이익과 매출이 아닌 장기적 성장을 보는 방법,  브랜드 런칭시 시장의 포지셔닝이라는 Standpoint(견지)를 통해 브랜드의 미래 위치에서 현재를 조정하는 방법, 그리고 얼리어댑터의 시각인 Viewpoint(견지) 를 통해 특정 부분을 보는 방법이 있다. 사실 방금 열거했던 관점들을 쉽게 설명한다면 ‘각도(방향)를 두고 원근법을 활용해, 잘 보이는 지점에서 보고자 하는 부분을 보는 것’이라고 말할 수 있다. 파블로 피카소의 말을 빌려 설명한다면, “사람들은 보고 있어도 보고 있지 않다. 단순히 보고 있지 말고 생각을 해야 한다. 표면적인 것 이면에 숨겨진 놀라운 속성을 찾아야 한다.” 미래는 이렇게 보아야 한다.


 

이때 중요한 것은 ‘통합적 시각’이다. 시공간의 관점으로 현재와 미래를 통합해서 보아야 한다. 뛰어난 선행기획자는 모든 관점을 활용해 자신의 브랜드를 바라보고 입체적인 큰 그림을 그린다. 이렇게 수십 개의 관점으로 SWOT 좌표를 읽고 자신의 위치가 어디인지를 명확히 파악해야 한다.


 

이를 통해 아모레퍼시픽은 2010년에 뷰티 업계를 바꿀만한 자신의 좌표를 찾게 되었다.

 

 


 


 

특이점(特異點, singularity)을 찾다 


 

사전적으로 특이점(特異點, singularity)이란 어떤 기준을 상정했을 때, 그 기준이 적용되지 않는 을 이르는 물리학, 수학 용어다. 특이점이라는 고등학문용어가 일반화된 것은 미래학자이자 발명가인 레이 커즈와일이 자신의 저서인 《특이점이 온다》 《영적 기계의 시대》에서 이를 언급하면서부터다. 그는 현재 기술을 능가하는 첨단 기술을 ‘특이점’이라 재정의했다. 로봇, 인공지능, 과학, 의료, 사상, 금융 등 각종 분야의 ‘특이점’을 이해하면, 과거의 의미와 미래에 다가올 것들에 대한 ‘시각이 바뀐다’고 했다. ‘특이점’을 정확하게 이해하면 인간의 보편적 삶이나 개인의 개별적 삶에 대한 인생관이 본질부터 바뀐다는 것이다. 최근 소프트 뱅크 대표 손정의도 "특이점과 관련해 아직 내가 할 일이 남아있다"며 "앞으로 10년은 더 사장으로 일하고 싶다"고 말하며 은퇴를 번복했다.


 

블랙홀에도 특이점이 있다. 블랙홀로 주변의 별이 빨려 들어가면 심하게 휘어진 공간과 질량만 존재한다. 이런 신비스런 블랙홀 중앙의 특이점은 밀도가 무한대∞라고 한다. 이 특이점에서는 붕괴와 창조가 동시에 일어난다. 아모레퍼시픽이 찾은 기술도 기존의 뷰티 시장을 붕괴하고 새로운 시장을 만들 특이점이었다.


 

아래의 그림은 아이폰과 테슬라가 가져올 블랙홀 시장의 특이점을 보여주고 있다. 미래 기술이 누적된 상태에서 환경과 조건이 특정 브랜드와 만나면 기존 시장이 붕괴되고 새로운 라이프스타일이 창조된다. 바로 그 시공간의 접점이 시장의 [특이점]이다.


 

미래를 읽기 위한 패턴 관찰의 목표는 ‘현재 규칙에서 벗어난 비규칙’을 발견하고 ‘그 비규칙을 연결하는 새로운 규칙(특이점)’을 찾는 것이다. 선행전략의 목표는 기존 시장의 패턴(소비, 선호, 기준)을 깨거나 새로운 패턴을 만드는 것이다. 사람의 패턴이 고착화된 것을 우리는 ‘라이프스타일’이라 부른다. 그래서 선행전략의 궁극적 목표는 ‘라이프스타일’이 되는 것이다. 우리가 알고 있는 아이폰, 에어비앤비, 우버, 페이스북, 아마존은 자신의 경쟁자와 ‘싸우지’ 않고 삶의 패턴을 ‘바꾸었다’.

미래를 설계할 때에는 자신의 신규 브랜드가 소비자의 라이프스타일을 어떻게 바꿀 것인지 파악해야 한다. 대부분 자연 및 물리학자들이 패턴을 통해 법칙을 발견했듯, 패턴 안에는 창조의 법칙과 질서를 유지하는 법칙이 숨겨져 있다.

 

 
 

아모레퍼시픽 선행기획팀은 2010년에 2020년을 바라보면서 소비자의 욕망을 움직이는 이 시대의 ‘결핍’을 재확인하고, 그 결핍을 충족할 새로운 기술 특이점을 구축했다. 바로 LHIMTM Technology다.

 

 

 

 

트렌드는 일시적으로 라이프스타일을 바꿀 수 있지만 다른 트렌드로 언제든지 흔들릴 수 있다. 하지만 기술이 바꾼 라이프스타일은 문명이 되어서 계속 진보한다. 미래와 연결된 브랜드는 시간이 흐를수록 그 형태가 분명해진다. 남혜성 팀장은 이런 진보를 아름다움을 완성해나가는 과정으로 보았다.

 

 


 

 


 

피터 드러커가 정의했던 마케팅의 ‘선명한’ 개념을 살펴보자.

“마케팅이란 판촉을 불필요하게 하는 것이다.”

 

그는 마케팅의 핵심은 ‘소비자의 욕구에 맞는 상품을 만드는 것’이라 말한다. 그래서 소비자가 원하는 것을 만들었다면 상품을 팔기 위한 판촉 행위가 필요하지 않다는 것이다. 더 나아가 그는 마케팅이란 궁극적으로 브랜드를 구축하는 것이며 ‘마케팅이 곧 브랜드 구축이다’라고 설명했다.
  

선행기획의 신사업 설계와 설계도는 내부 직원을 대상으로 마케팅하는 것과 같다. 논쟁(판촉)을 불필요하게 하며 설계도에 따라 브랜드가 만들어지기 때문이다.

 

 

 
 

같은 시대에도 상반된 두 개의 트렌드가 동시에 보일 수 있다. 바람이 어느 높이에서 관측하느냐에 따라 정반대의 풍향을 가질 수 있는 것처럼 말이다. 관건은 신사업 설계를 할 때 사용할 바람이 무엇인지를 파악하고 그 바람이 부는 곳으로 돛의 높이를 조정하는 것이다. 신사업 설계의 핵심은 답을 찾는 것이 아니라, 답이라고 생각하는 이유를 찾는 것이다. 남혜성 팀장과 선행기획팀은 뷰티 디바이스 시장이 열릴 것으로 생각하는 이유를 내외부적으로 공유하며 뷰티 디바이스 사업의 기반을 다져 나갔다.


 재정의한 미래시장으로 브랜드를 런칭하다 

 

“모험에서 중요한 것은 난관을 예견하고 피할 방법을 찾는 것이다. 승리는 준비된 자의 것이고 우리는 그것을 행운이라고 말한다.” 남극점을 최초로 정복한 아문센이 기자 회견에서 한 말이다.  


 

브랜드 ‘런칭’과 극지의 ‘탐험’이 서로 다르면서도 같아 보이는 것은, 예측할 수 없는 위험과 변수 때문이다. 기획자는 성공적인 브랜드 런칭을 위해 경쟁자와 싸우는 구도를 만들지만, 런칭 준비 시작과 함께 어느덧 경쟁자는 사라지고 막연한 미래와 싸우고 있는 자신을 발견하게 된다.  


 

기획서대로 런칭되는 브랜드는 거의 없다. 여기서 비범한 선행 기획자와 초보 선행 기획자가 구분되는데 그 차이는 ‘정확한 예측’이 아닌 ‘또 다른 선택을 예비함’에 있다. 극소수이지만 어떤 전문가는 모든 변수를 예측해서 원래 계획했던 브랜드로 런칭하고 더욱 진화된 브랜드로 탈바꿈시켜 런칭하기도 한다. 하지만 대부분 기획자는 예상하지 못했던 어려움을 겪는다. 따라서 런칭 성공의 노하우는 위기를 예견하고 예비된 대안이다. 그렇다면 과연 브랜드를 런칭할 때 그 모든 위험요소의 예측이 가능하기는 할까?


 

예감, 예상, 추측 그리고 상상력을 통해서 최악의 경우를 생각해보고 이에 맞는 시나리오를 만들어 보이지 않는 미래의 위험을 대비할 수 있다. 하지만 정작 현장에서는 이런 위기에 대해 진지하게 대안을 마련하지 못한다. 시간에 맞추어서 제품을 출시하는 것 자체만으로도 충분히 바쁘기 때문이다.  


 

런칭 기간에 가장 부족한 자원이 있다면 다름 아닌 시간이다. 시간이 없으면 그것을 보완하기 위해 다시 돈을 쓴다. 하지만 시간과 경쟁하거나 시간에 쫓기게 되면 이미 런칭의 80%는 실패했다고 보아야 한다. 그리고 일단 시간에 쫓기게 되면 예상되는 ‘난관’을 ‘낙관’으로 이해하려 들고, 맹목적인 믿음으로 밀고 나가게 된다. 런칭 직전에 느꼈던 불길함이나 일어나지 않기를 바랐던 어려움은 ‘반드시’ 일어난다. 잘 나가던 회사들이 브랜드 런칭과 동시에 순식간에 망해버리는 이유가 여기에 있다. ‘성공할 브랜드’를 기획한 것이 아니라 ‘실패할 운명’을 런칭했기 때문이다. 최악의 경우는 이렇게 시간에 쫓겨 원래 기획했던 모습과 완전히 다른 브랜드가 런칭되는 것이다.


 

적자생존과 약육강식만이 유일한 규칙인 정글과 같은 시장에서 호랑이로 태어날 것인가, 고양이로 태어날 것인가에 관한 문제는 다른 말로 ‘운명’을 결정하는 문제다. 호랑이나 고양이나 새끼일 때는 모두 ‘야옹’ 거리며 운다. 얼핏 보면 약간의 크기 차이만 있지 생김새는 비슷하다. 그러나 시간이 갈수록 고양이는 고양이가 되고 호랑이는 호랑이가 된다. 호랑이 브랜드로 기획하고 어렵게 런칭 했지만 호랑이가 되지 못하고 고양이로 생을 마치는 경우가 허다하다. 브랜드를 만들어가는 과정에 고양이가 되는 경우도 있지만, 처음부터 고양이로 시작한 경우도 더러 있다.


 

영국 가디안 신문의 기자가 더바디샵(THE BODY SHOP)의 창업자 애니타 로딕에게 경영 전문 교육을 받지 않고 이런 브랜드를 어떻게 만들었는지 질문했다. 그녀는 이렇게 말했다.


 

“우리가 비즈니스하는 방식, 우리가 제품을 만드는 방식, 우리가 원료를 공급받는 방식, 우리가 소중하게 생각하는 가치가 있으므로 우리는 그들과 다르다.”


 

아모레퍼시픽의 메이크온은 어떤 유전자를 가지고 태어났을까?  

메이크온은 예정대로 그리고 원래 모습대로 태어났을까?  

아모레퍼시픽의 방식은 무엇일까?

 

 


 

마케팅의 구루인 테오도르 레빗은 자신 저서 《마케팅 상상력》에서  “사업 목적이 기업의 운명을 좌우한다”라고 말했다. 이는 ‘사업 목적’이 곧 현재의 결과이자 기업의 미래라는 뜻이다. 이처럼 목적은 다른 어떤 것보다 중요하다. 필립 코틀러 역시 최근 저서 《마켓 3.0》을 통해 “기업은 사회를 더 나은 세상으로 만들 것을 목적으로 경영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기업이 자신의 시장을 어떤 목적으로 보느냐에 따라 시장은 재정의된다. 아이폰으로 세상을 바꾸고 싶다고 말한 스티브 잡스의 목적이 스마트폰 시장 점유율일까? 스타벅스 창업자 하워드 슐츠는 왜 스타벅스에서 커피를 사지 않은 사람도 앉아서 쉴 수 있도록 했을까?
  

모든 상품에는 만든 사람들의 지문, 곧 브랜드 지문(brandprint)이라고 말할 수 있는 철학과 컨셉, 그리고 브랜드 방향성이 어떤 형태로든 존재한다. 아모레퍼시픽이 만든 메이크온에는 아모레퍼시픽의 기업철학이 선명하게 드러나 있다. 남혜성 팀장은 [아시안 뷰티 크리에이터]로서 만들어 나갈 뷰티 디바이스 시장을 [라이프 뷰티]라고 재정의했다.

 

 

남혜성 팀장의 설명처럼 처음부터 브랜드 메이크온으로 시작한 것은 아니었다. 메이크온도 다양한 변수를 경험하면서 계속 업데이트되어 지금의 메이크온이 되었다. 처음에는 기존 아모레퍼시픽의 메이크업 브랜드의 하위 제품으로 뷰티 디바이스를 실험 출시했다. 하지만 시장에 신개념의 제품을 소개하고, 고객에게 이해시키기까지 다양한 변수를 경험하게 되었다. 신개념의 제품을 효과적으로 포지셔닝하기 어려웠다. 이 시행착오를 기반으로 선행기획팀은 뷰티 디바이스 전문 브랜드, 메이크온을 런칭했다.

 

 

비교할 수 없는 경험  

 

할리데이비슨은 모터사이클을 타는 체험을 격상시켰다. 스타벅스는 커피를 즐기는 수많은 방식을 제안했다. 에어비앤비는 여행의 기준을 바꾸었다. 티파니는 청혼의 가치를 진지하고 순수하게 만들었다. 신규 브랜드를 런칭할 때에는 사용자에게 기대 이상의 무엇을 줄 것인지 답할 수 있어야 한다. 왜냐하면, 고객은 제품이 아닌 기대 이상의 그 무엇을 느낄 수 있고 느끼고 싶어 하기 때문이다.  


 

청바지 브랜드 리바이스를 좋아했던 스티브 잡스의 이야기를 들어보자.

 

“저는 제 기능을 다 하면서 삶 속에 녹아든 제품을 좋아합니다. 리바이스처럼 말이죠. 리바이스 청바지는 삶 속에 스며들어서 우리는 그것에 대해 생각하지 않게 됩니다. 그런데 의식하고 그것을 바라보면 디자인에 감탄하게 될 뿐만 아니라 무언가를 느끼게 되죠. 품질은 사람들이 가진 감정을 통해서 전해집니다. 왜 그런지는 정확하게 이해할 수 없습니다만 제품의 디자인에 들어간 사랑과 세심한 배려를 알 수 있습니다.”



 

첨단 기술을 갖춘 스마트폰이 우리에게 모든 것과 연결된 삶으로 편리함을 주는 것처럼, 아모레퍼시픽도 개인의 소소한 뷰티 케어에 첨단 뷰티 기술을 더해 [진화된 아름다움]을 제공하고 싶었다. 아모레퍼시픽은 자신이 제공하고 싶은 [진화된 아름다움]이 무엇인지 답하기 위해 메이크온이라는 이름에 자신의 철학과 가치를 함축했다.


 

 

이름이 운명이다.
-라틴어 속담
 

 

새로운 브랜드를 런칭하기 위해 아이디어에서 철학까지 개념을 구체화하는 과정에서 가장 정교하며 경이롭기까지 한 작업은 바로 이름을 짓는 일이다. 니체도 자신의 저서인 《차라투스트라는 이렇게 말했다》에서 ‘이름을 부여하는 힘은 곧 호흡하는 힘이다. 바라는 관계를 창조하고 다시 창조하며 그 안에서 누군가, 혹은 무엇인가와 함께 진정한 자신을 끊임없이 만들어내는 것이 바로 이름을 부여하는 힘이다’라고 말했다.


 

네이밍 책에서는 좋은 네이밍의 기준을 상표권 관점으로 설명한다. ‘법적으로 이름으로 보호받을 수 있어야 하며, 간결하고, 독창적이고, 풍부한 연상 이미지를 만들 수 있고, 쉬운 철자와 발음으로 구성되어 있고, 경쾌하고, 호감도를 가지고 있으며 그리고 외국에서 사용할 때도 문제가 없어야 한다.’


 

네이밍 업계에서 가장 좋은 브랜드 네임은 마치 옛날부터 존재한 듯한 느낌을 주는 네임이라고 한다. 그 외에도 디자인 관점, 마케팅 관점, 언어학 관점 등 수많은 네이밍 기준이 있다.


 

첫째, ‘브랜드의 철학, 비전 그리고 전략을 브랜드 네임을 구성하는 철자, 의미, 발음 혹은 느낌으로 풀어낼 수 있는가?’  

둘째, ‘네이밍을 읽었을 때 나는 소리로 연상 이미지를 만들어낼 수 있는가?’  

셋째, ‘시간이 지날수록 오히려 새롭고 정답게 들리는가?’


 

이 세 가지 외에도 수많은 기준이 있지만, 막상 브랜드 네임을 만들거나 몇 가지 안 중의 하나를 선택하라고 한다면, 이런 기준은 다 사라지고 직관적으로 마음에 ’쏙’ 드는 것을 선택하게 된다. 마치 자녀의 이름을 선택하는 것과 같다.


 

브랜드 네이밍 작업은 이름을 짓는 일이기보다는 보이는 것(문자, 상품, 컬러 등)과 보이지 않는 것(의미, 가치, 느낌 등)을 결합하는 일이다. 번득이는 아이디어로 네이밍을 만들었다면 보이지 않는 것을 보이게 만들 뿐 아니라 ‘소리’까지 만들어야 한다. 네이밍이 결정되었다면 지금과는 반대로 ‘보이고 들리는 것을 보이지 않게 해야 한다.’ 네이밍은 보고 들을 수 있지만, 브랜드의 아이디어, 컨셉, 전략 그리고 철학 등 보이지 않는 것을 읽고 말할 수 있도록 해야 한다는 뜻이다. 이것이 소비자에 의한 브랜딩이다.


 

브랜드 정신에 맞는 컬러, 브랜드의 감각과 비슷한 스타일, 브랜드의 얼굴과 같은 디자인 등 이제 눈에 보이는 이런 것을 활용해서 상품과 상표의 결합을 ‘브랜드’로 완성해갈 것이다.


 

직관적으로 메이크온 MakeON이라는 이름에는 고객의 아름다움을 기존 make up(화장)과 다른 방법으로 제공하겠다는 의지를 지니고 있다. 이런 의미의 ‘차이’로 차별화를 꾀할 수 있지만 ‘차원’이 다른 가치를 주고 싶다면 이름에 걸맞은 철학과 행동으로 고객이 그 의미를 경험할 수 있게 해야 한다. 네이밍은 가치 있는 이름을 정하는 것이 아니라 브랜드 목적을 분명히 알리고 고객과 약속을 지킴으로써 이름값 하도록 만드는 작업이다. 그때 비로소 브랜드 네임의 가치가 올라간다.

 

 

 

 

메이크온 네이밍의 가치를 메이크온이 추구하는 브랜드 철학에서 살펴보자. 메이크온의 존재의 의미와 이유는 자신의 이름 MakeON을 구성하는 ON에 있다.

 

첫 번째, ON은 주체적인 뷰티 케어를 의미한다. 수동적으로 시술을 받는 것이 아니라 스스로 뷰티 디바이스를 사용해 가꾸는 Home-use 뷰티 디바이스의 특징을 설명하고 있다.

두 번째, ON은 아날로그 화장품과 가장 큰 차별점인 on/off, 전원을 켜고 끄는 특성을 의미한다.

세 번째, ON은 존재 본연(존재론, Ontology)에 내재된 아름다움을 강화하는 ON이다. 이 세 번째 ON은 아모레퍼시픽 웨이(Amorepacific Way)에서 말하는 [Asian Beauty Creator로서 아름다움으로 세상을 변화시킨다]와 연결된다. 아모레퍼시픽의 철학이 담긴 MakeON의 온톨로지(Ontology)에 대해서 더욱 깊이 들여다 보자.

 

인간은 왜 존재하며, 사물은 왜 존재하는지에 대한 고민은 인간의 가장 오래된 고민 중 하나이다. 고대 그리스부터 존재에 대한 본질을 연구해온 형이상학을 라틴어로는 ‘온톨리지아(Ontoligia)’라고 하는데, 이때의 On은 그리스어로 ‘존재자’를 의미한다. MakeON이 ON을 자신의 철학으로 세운 것은 ‘존재의 아름다움’을 표방하는 자신의 아이덴티티를 고객과 나누기 위해서다.

 

 

 

소비자는 자신과 동일시하는 브랜드를 선택하고, 브랜드는 자신을 선택한 고객들의 아이덴티티로 브랜드 아이덴티티를 완성한다. 소비자와 브랜드 모두 서로의 존재를 통해 자신의 존재를 구축한다.

MakeON이 2010년에 2020년을 상상하면서 어떻게 존재하고 싶어 했는지 그리고 어떤 존재가 되어가는지는 그들이 만나고 싶어 했던 고객의 프로파일을 보면 알 수 있다.  


 

상품은 공장에서 만들지만
브랜드는 고객이 만든다
 

 

 

 

할리데이비슨은 자사의 모터 사이클을 구매한 사람에게 이렇게 말한다. “할리 데이비슨을 구매한 것은 관계가 시작된다는 것을 의미합니다. 끝난 것이 아닙니다. (At Harley Davidson, the purchase of motorcycle is the beginning of the relationship, not the end.)” 이처럼 할리 데이비슨은 ‘관계의 연속성’이라는 차원에서 고객과의 관계를 통해 자신의 존재감을 설명하고 있다.  


 

2010년 메이크온이 만나고 싶어 했던 고객은 ‘화장품만으로는 채워지지 않고, 피부과를 찾기엔 너무 바쁜 일상이지만 내가 바라는 피부를 위한 나만의 솔루션을 찾는 고객’이었다. 메이크온을 구매하는 것은 일회성 화장을 더 잘하는 도구를 갖는 것이 아니라 자신이 원하는 피부를 갖는 솔루션을 찾았음을 의미한다. 메이크온은 지속적인 아름다운 피부를 유지하는 솔루션이 되어서 MakeON의 ON을 Make a friend(친구를 사귀다)로 바꾸는 것을 목표로 세웠다.  


 

영화 《애니홀(Annie Hall)》에서 감독이자 주연배우였던 우디 앨런은 ‘관계’에 대해서 이렇게 이야기했다.

 

“관계란 상어 같아. 끊임없이 앞으로 나아가지 않으면 죽거든.”  

 

브랜드의 결정체는 ‘믿음(신뢰)’이다. 인간관계에서 믿음은 매우 오랜 시간이 걸려 구축되는 반면에 아주 쉽게 깨지기도 한다. 브랜드와 인간의 관계도 똑같다. 이처럼 믿음을 구축하는 브랜드의 길은 오르막길이며, 마라톤이다.  

제품은 공장에서 만들어지지만, 브랜드는 고객이 만든다. 따라서 좋은 브랜드는 좋은 고객에 의해서 만들어진다. 메이크온은 상품(Product)을 거래하는 것이 아니라 솔루션(Solution, 해결책)으로서의 관계를 원했다.



기술의 재정의로
미래 컨셉을 완성하다.
 

 

  

 

 

 

시장 재정의는 2020년의 뷰티 기술을 어떻게 정의할 것인가에서 시작되었다. 남혜성 팀장은 이렇게 말했다.

“에너지를 활용한 뷰티 디바이스라고 하면, 낯선 첨단 기술처럼 느껴질 수 있습니다. 하지만 저희가 뷰티 디바이스를 연구하며 깨달은 점은 이 또한 자연의 에너지라는 것입니다. 본래 아모레퍼시픽은 자연 본연의 것에서 아름다움을 발견한다는 철학으로 시장을 개척해왔고, 유럽 시장과 대등한 수준의 성장을 이뤄왔죠. 지금까지 보이는 자연을 연구해왔다면, LHIMTM Technology는 보이지 않는 자연으로 그 영역을 확장하려는 시도입니다. 그래서 레이저 기술이나 의료기기의 상표명으로 일컬어졌던 뷰티 기술을 아모레퍼시픽의 관점으로 자연의 에너지라 재정의했습니다.”

장 노엘 캐퍼러 교수는 자신의 저서 《뉴패러다임 브랜드 매니지먼트》에서 ‘브랜드는 3개의 기둥, 즉 제품/서비스, 이름 그리고 컨셉으로 이루어진 ‘살아있는 체계(Living system)’’라고 말했다.  

메이크온도 살아있는 브랜드 체계를 구축했다.

메이크온은 첨단 기술을 일상 속에서 즐기는 미래의 라이프뷰티를 구현하기 위해서 Effect, Simple, Style이라는 핵심가치를 바탕으로 움직이는 시스템을 구축했다.

 

“메이크온은 뷰티 디바이스를 넘어 아모레퍼시픽만이 창조할 수 있는 아름다움을 지향합니다. 메이크온의 뷰티 디바이스는 피부과나 클리닉의 단순 대체재가 아닙니다. 자연을 아름다움의 원천으로 바라보는 아모레퍼시픽의 시야를 보이지 않는 자연의 에너지로 넓힌 결과 탄생한 새로운 뷰티 영역입니다. 이 영역에 관심을 기울여 가까운 미래, 기술이 일상에 스며든 라이프뷰티를 실현하고자 메이크온은 존재하고 있습니다.”

 

다음 장에서는 메이크온이 어떻게 이름에 담긴 약속을 지키기 위해 제품을 개발하였는지 살펴보고자 한다.

 


제품 개발   

새로운 생활 명품,
뷰티 디바이스를 구현하다.
                

 

에어비앤비는 ‘여행은 살아보는 거야’와 ‘낯선 도시에서 우리 집을 만나다’라는 광고 슬로건으로 우리 머릿속에 있는 ‘여행의 기준’을 리셋(Reset)시켰다. 에어비앤비의 상품은 ‘숙박’이 아니라 ‘거주’다. 미래의 자동차라고 불리는 전기 자동차는 자동차에 관한 그간의 환상적인 드라이빙 경험을 의미 없게 만든다. 단지 새로운 경험을 넘어 차원이 다른 경험을 선사하고 새로운 기준을 심어주기 때문이다.


 

하라 켄야는 《내일의 디자인》에서 미래 자동차 경험에 대해서 이렇게 설명했다.

 

“엔진에서 모터로, 가솔린에서 전기로 바뀌면서 자동차의 본질은 명백히 달라진다. 가솔린 엔진은 ‘미쳐 날뛰는 기계’이며, 운전자가 신체 기술로 이를 제어하고 길들임으로써 속도를 인간의 몫으로 만들고 ‘움직인다’는 능동성을 구가할 수 있었다. 한편 전기로 움직이는 자동차는 ‘움직인다’는 주체성보다 ‘매끄럽게 이동한다’는 합리성에 대한 희구와 표리 관계에 있다. 이제 이동 기술은 운전에 대한 능동적인 욕구를 배경으로 하는 ‘드라이브’ 계열에서 이동을 향한 냉정한 의지를 뒷받침하는 ‘모바일’ 계열로 이행할 것으로 예상된다.”

 

이처럼 리셋 브랜드(Reset Brand)란 소비자가 그 브랜드를 소유, 사용, 그리고 수집할 때 종전의 브랜드에서 경험한 것과는 차원이 다른 새롭고 드라마틱한 체험을 하게 하는 브랜드를 말한다. 메이크온 역시 리셋 브랜드가 되어 새로운 경험DMF 상품으로 구현하고자 했다.

 

사회학의 대가인 노먼 덴진(Norman Denzin) 교수는 “살아 있는 체험은 상품 구체화의 최종 단계다. 다른 식으로 말하면 살아 있는 체험은 자본주의 체험에서 최종상품이 된다”고 말했다. 《Mass Customization》의 저자 조셉 파인도 “이제는 기억을 상품으로 만들어야 한다. 즉 제조업체의 모든 상품을 체험화해야 한다는 것이다. 예를 들어 자동차 회사는 ‘모는(driving) 체험’을, 가구업체는 ‘앉는 체험’을, 주방 가전 업체는 ‘닦는 체험과 요리하는 체험’을, 그리고 의류회사는 ‘입는 체험’을 격상시켜야 한다”고 주장했다.


 

따라서 미래의 제품을 상상하는 선행기획에서 자신의 제품을 신상품으로 볼 것인가? 아니면 한 번도 경험하지 않은 경험으로 볼 것인가에 따라서 브랜드에 관한 모든 것이 달라진다.  


 

그렇다면 왜 인간은 경험을 중요하게 여길까? 미국 유타 대학교 비즈니스 스쿨 교수이자 소비자 행동 연구가 러셀 벨크는 “소비자들은 브랜드를 마치 살아 있는 대상인 것처럼 여기고, 인간적인 특성, 즉 성격을 부여한다. 소비자는 브랜드의 상징으로 자아 획득을 경험하고 소유물을 자신의 일부로 간주한다.”라고 설명했다.  


 

따라서 브랜드 경험은 ‘제품 설계’에서 나오는 것이 아니라 ‘관계와 존재’에서 나오는 주관적인 감정이다. 브랜드를 브랜드답게 만드는 경험의 힘은 생산자에 의해서 설계된 경험이 아닌, 브랜드를 중심으로 자연스럽게 사용자와 사용자 간에 일어나는 특별한 감정이다.  


 

5장에서는 아서 클라크(Arthur Clarke)가 말한 미래 예측의 세 번째 법칙, ‘충분히 발달한 기술은 마법과 구분되지 않는다.’가 어떻게 메이크온에 실현되었는지 설명할 것이다. 물성을 가진 메이크온이 보이는 상품과 보이지 않는 상품을 어떻게 만들어 가는지 살펴보자.

 

 

브랜드의 진화는 제품확장이라는 개념에서 시작된다. 제품확장에 성공하면 추가적 확장이 시작되고, 브랜드팀 안에서 혁신적인 감각을 반복하여 자신들만의 노하우를 확대한다. 끊임없이 자신의 제품에 새로운 가치를 부여하고 제안한다.

 

남혜성 팀장은 메이크온 제품 개발에 대해 이렇게 설명했다.

 

“보통 화장품 브랜드를 런칭할 때, SKU(품목수)는 400 ~ 600개 정도입니다. 하지만 메이크온은 단 두 제품으로 런칭되었습니다. 브랜드 런칭 전, 기술 로드맵을 바탕으로 LHIMTM Technology를 구축할 때부터, 메이크온이 구축할 수 있는 제품 포트폴리오가 사전에 기획되어 있었습니다. 그러나 뷰티 디바이스라는 개념 자체가 전무했기 때문에 고객들에게 가장 인지도가 높고, 테스트가 편리하고, 구현하기 쉬운 제품은 무엇일지 검토했고, 클렌저와 메이크업 인핸서를 먼저 출시했습니다.”

 

형태는 기능을 따른다
(Form ever follows Function)
 

 

애플 수석 디자이너이자 부사장인 조나단 아이브는 “디자인이란 사람들의 마음속에 이 제품이 어떤 제품인가를 정의할 수 있는 가장 즉각적인, 그리고 가장 명확한 방법이다”라고 말했다. 따라서 메이크온 디자인은 ‘기능을 효과적으로 전달할 수 있는 최적의 형태를 구현한다’ 라는 루이스 설리번의 제언에 충실했다.


 

메이크온은 형태에 따라 에너지의 전달 효과 및 사용 경험이 눈에 띄게 달라지는 제품이다. 매일 손쉽게 ‘재현성’을 경험하면서도 일상의 뷰티 습관으로 자리 잡을 수 있는 형태를 구현하는 것을 목표로 삼았다.

 

 


 

남혜성 팀장은 제품 기능을 디자인으로 구현하는 과정에서 수많은 프로타입을 만든 이유를 이렇게 설명했다.  

 

“에너지의 경우, 어떤 형태에 담아 전달하느냐에 따라 그 효과가 달라집니다. 가령, 빛의 파장 원리를 활용한 스킨라이트 테라피의 경우, 빛의 색깔마다 피부 속에 도달하는 파장의 깊이가 정해져 있는데, 얼굴 굴곡에 따라 밀착되지 않거나 면적이 달라진다면, 효과를 발휘하기 어렵겠죠. 그래서 가장 효능을 극대화하고도 편리하게 사용할 수 있는 최적화된 제품 개발을 위해 다양한 프로토타입을 시도했습니다.”


 

기능이 보이지 않기 때문에 만질 수 없다는 것인데 이런 브랜드를 볼 수 있게, 만질 수 있게, 또 소유할 수 있게 해주는 것, 이것이 디자인의 역할이다. 《무엇이 브랜딩인가》의 저자이자 디자인 경영의 선구자라 불리는 매튜 힐리는 “좋은 디자인을 가진 브랜드는 ‘쉽게 사용할 수 있는 제품’이라는 장점과 ‘소유를 통해 얻는 즐거움’이라는 결과를 동시에 가져온다.”라고 말했다.  


 

디자인은 시각적인 것만을 의미하는 것이 아니다. 경험과 관련된 모든 것이 어우러져 하나의 통일성을 가진 느낌으로 연출되는 것이다. “정말 위대한 제품은 기술적인 관점과 고객의 관점을 합치는 데 있다고 생각합니다. 당신은 두  가지가 필요합니다.” 라고 말한 스티브 잡스의 말처럼 메이크온은 기술과 고객을 디자인으로 연결했다.  


 

‘라이프 뷰티’
경험을 설계하다
 

 

브랜드 경험 설계의 정답부터 말한다면 ‘사용자의 관점에서 제품 경험을 설계한다.’이다. 그런데 2010년에 어떻게 2020년의 생활을 예측해서 라이프뷰티라는 ‘경험’을 만들 수 있을까?

 

다시 한번 애플의 디자이너 책임자인 조나단 아이브가 말하는 ‘경험’에 대해 들어보자. “아이폰이란 하나의 ‘경험’이라고 믿습니다. 하드웨어와 소프트웨어가 이루는 하모니에서 우러나오는 경험인 거죠. 우리는 그 경험을 계속 다듬어나갑니다. 과감히 하드웨어와 소프트웨어의 경계를 허물면서 더 강력하게, 더 직관적으로, 궁극적으로는 더 유용하게 만들어갑니다. 친숙함과 새로운 느낌을 동시에 줄 수 있다는 것은 대단한 일이라고 생각합니다.”  

 

지금 아이폰을 만지며 조나단 아이브가 우리에게 주고 싶어 했던 ‘친숙함과 새로운 느낌’을 경험하고 있는가? 메이크온의 제품 경험도 이와 같은 목표를 가지고 있다.  

 

 

제품 경험 설계에 대해서 조나단 아이브와 같은 관점으로 브랜드 경험에 대해 좀 더 깊이 들어가 보자.


 

브랜드 경험(BX: Brand eXperience)이라는 낯선 개념을 이해하기 위해서 먼저 이 개념의 기원을 살펴보자. 스마트폰을 중심으로 디지털 업계에서 많이 사용하고 있는 개념 중에 사용자 경험 (UX: User eXperience)이라는 말이 있다. 브랜드 경험의 단계별 진화는 아니지만 BX(브랜드 경험)와 UX (사용자 경험)는 확장 혹은 또 다른 개념으로 혼용되고 있다. UX(User eXperience)와 비슷하지만 다른 개념으로 사용하고 있는 UI(User Interface)는 사람과 시스템의 접점에서 사용자가 기계와 의사소통(기술)을 하는 전체적인 프로세스를 뜻한다.


 

엄밀히 말하면 UX란 사용자가 제품, 기술, 서비스 그리고 기업의 시스템과 상호작용하면서 가지게 되는 전체적인 경험이다. 앞서 말했던 UI의 기준이 사용성, 접근성, 편의성에 관한 설명이라면, UX란 UI의 이런 기능을 통해서 사용자가 느끼는 감정과 관계를 의미한다. UX는 상품에서 경험할 수 있는 총체적 경험이라고 할 수 있다. 조나단 아이브가 말한 애플의 경험은 UX에 가깝다.
    

 

 
 

 

 

브랜드 경험 설계는 브랜드가 어떻게 사용자의 생활(시간)로 들어가서 어떻게 경험될 것인지 고려하는 과정이다. 사용자가 브랜드와 어떻게 만나고 어떤 시간을 가지며 그리고 어떻게 교감하는가 등의 모든 과정을 기획해야 한다.   


 

브랜드 경험의 정의가 현학적으로 들리겠지만, 이것만큼 브랜드 경험을 잘 설명하는 개념은 없다.  


 

‘브랜드는 새로운 것을 익숙하게 만들고, 익숙한 것을 새롭게 만드는 것이다.’  

‘브랜드는 보이지 않는 것을 보이게 하고, 보이는 것을 보이지 않게 하는 것이다.’  

‘브랜드는 가질 수 없는 것을 갖게 하고, 가질 수 있는 것을 갖지 못하게 하는 것이다.’  


 

제품 생산자가 의도된 경험이 날실이라고 한다면, 사용자의 제품 사용 경험은 씨실이다. 이런 날실과 씨실을 직조하여 ‘감정과 가치’를 설계하는 것이 바로  ‘경험 설계’이다.                 

  

커뮤니케이션   

뷰티 케어를 바라보는 새로운 관점을 공유하다.                

 

생태학자 베리 코모너는 생태학 원리에 대해 ‘모든 것은 모든 것과 연결되어 있다’고 설명했다. 디지털 사회를 사는 우리는 모든 사물이 연결되는 세상을 경험하고 있다. 모든 것이 연결되는 디지털 세계에서는 갑작스럽게 어떤 상품과 인물이 마켓 중심에 서 있다가 사라지는 기이한 사건이 종종 일어난다. 30여 년 전 앤디 워홀은 이런 특이한 일을 예견하고 “미래엔 누구나 15분 동안은 유명해질 것이다.”라고 말했다. 우리는 앤디 워홀이 보았던 그 미래에 살고 있다.


 

하지만 15분 동안에 유명해지는 경우가 그렇게 빈번한 것은 아니다. 오히려 모든 것이 초과 연결되어 있어 휘발성으로 메시지와 이슈가 잠시 올라왔다가 급작스럽게 사라진다. 이런 사회 현상의 직접 영향권에 있는 곳이 바로 마켓이다.


 

20년 전에는 신상품을 알리기 위한 매체가 매우 제한적이었고, 효과를 예측할 수 있었다. 그러나 현재는 수많은 매체의 등장과 연결로 사회 커뮤니케이션 망이 형성되었다. 심지어 개인의 SNS까지 매체인 시대다. 이제는 제한적인 마케팅 자원으로는 무한대로 확장되고 연결된 시장에서 신규 브랜드를 런칭하고 성공하기 어려워졌다. 특히 [기술] 기반의 상품인 경우에는 더욱 힘들다.

남혜성 팀장은 이렇게 설명했다.


 

뷰티디바이스는 아직 경험해본 적이 없는 신개념의 제품인 만큼고객이 제품을 사용할 때의 경험과 효과에 대해 구체적으로 상상하기 어렵다는 한계가 있었습니다.  화장품의 경우피부 유형별로 어떤 크림이  맞는지어떤 향을 좋아하는지 상상하면서 고객과 소통할 수 있지만전류의 느낌을 어떻게 전달해야 할지 어려웠습니다따라서 이런 소통의 장벽을 넘어설  있는 커뮤니케이션이 필요하다고 판단했습니다.”  

  

 

2010년 남혜성 팀장이 고민한 것은 캐즘 현상이다.

 

사회적 확산을 설명하는 캐즘 현상에 관한 연구는 농업에서 시작되었다. 1930년대 농업 혁명을 통해 다양한 품종 개발에 성공했으나 농민들이 이를 수용하는데 예상보다 오랜 시간이 걸렸다. 농업연구소들은 생산량 증대, 해충에 대한 면역 등 여러 가지 장점들에도 불구하고 우수 품종에 대한 채택률이 저조한 이유와 이를 자연스럽게 확산시키는 방법에 대한 연구를 시작했다. 시발점이 된 연구는 1943년 라이언과 그로스(Ryan & Gross)의 잡종 옥수수 연구다.


 

당시 잡종 옥수수는 자연수분 옥수수보다 에이커(Acre) 당 20%가량 높은 생산량을 보였으며, 가뭄 저항력이 우수하고, 기계로 수확하기에도 적합했다. 하지만 좀처럼 전파되지 않았다. 라이언과 그로스는 에임스(Ames)에서 서쪽으로 15마일 떨어진 조그마한 두 마을을 실험 대상으로 정하고 이곳 농부들과의 개별 인터뷰를 통해 잡종 옥수수 채택의 확산과정을 연구하였다.  


 

초기 잡종 옥수수 채택자들은 큰 규모의 농장을 소유하고 있었으며, 수익과 학력이 높았다. 외지로의 여행 빈도수 또한 높았다. 그리고 잡종 옥수수의 정보는 처음에는 판매원으로부터 퍼졌지만, 시간이 지날수록 이웃 농부들에 의해 퍼져갔다. 이 연구는 인류학의 ‘확산(Diffusion)이라는 용어가 사회학으로 확산되는 계기가 되었다.  


 

비즈니스에서 잡종 옥수수에 나타난 현상을 본격적으로 연구한 사람은 실리콘밸리에서 컨설턴트로 일했던 제프리 무어 박사였다. 그는 수많은 벤처 기업의 실패를 보면서 1991년에 캐즘 이론을 발표했다. 캐즘은 제품 출시 직후, 혁신성을 중요시하는 얼리어답터의 초기시장에서 실용성을 중시하는 주류 시장으로 넘어가는 과도기에 일시적으로 수요가 정체되거나 후퇴하는 단절 현상이다.  

제품 성능의 기대치와 예상치가 없는 제품을 파는 것 자체가 위기다. 어떻게 캐즘을 뛰어넘어야 할까?

 

 
 

 

 

우선 메이크온팀은 고객과 커뮤니케이션하기 위한 콘텐츠를 제작했다. 경험 자체가 전무한 새로운 제품과 브랜드를 소개하는 과정은 개념을 소개할 뿐만 아니라 그 개념을 고객이 받아들일 인지구조를 총체적으로 구축하는 작업이었다. 우선 아름다워지고 싶은 고객이 기존의 화장품과 시술이 아닌 뷰티 디바이스를 연상할 수 있어야 했고, 메이크온을 알게 된 고객에게는 메이크온이 뷰티 디바이스로서 목표를 효과적으로 달성할 수 있는 제품이란 확신을 줘야 했다. 메이크온팀은 두 가지 관점을 충족하는 커뮤니케이션 툴을 개발하기 위해 일상의 TPO(Time, Place, Occasion)에 맞춰 [라이프뷰티 팁] 콘텐츠를 제작했다.


 

《티핑 포인트》의 저자 말콤 글래드웰은 캐즘을 뛰어넘는 방법에 대해 이렇게 말했다.

“가장 성공적인 아이디어는 마케터와 소비자의 관계가 아니라 소비자와 다른 소비자의 관계를 통해서 퍼져 나간다.”

 

시간 [時間] 크로노스(kronos)와

시각 [視角] 카이로스(kairos)  

 

카이로스(Kairos)는 그리스어로 ‘기회(찬스)’를 의미하는 신이다. 카이로스는 원래 ‘새긴다’라는 의미에서 나왔다. 고대 그리스인은 시간을 두 개로 구분했는데 하나는 기회와 특별한 시간을 뜻하는 [카이로스]고, 하나는 과거에서 미래로 흐르고 있는 시간인 [크로노스]다. 테슬라와 아이폰처럼 신규브랜드가 기술 특이점을 활용한다는 것은 사람들의 시간과 시각을 바꾸는 것을 의미한다.


 

‘마케팅 중의 마케팅’의 다른 말을 ‘타이밍’이라고 했을 때 이견을 제시할 사람은 없다. 일반적인 마케팅의 목표는 소비자의 눈길이 머무는 시간을 잡아서 자신의 제품을 좀 더 보게 하고, 좀 더 생각하게 만들고 당장이 아니더라도 언젠가 반드시 사도록 기억 속에 오래 남기는 것이다. 일련의 소비 과정을 살펴보면 결국 소비자의 시간을 잡아 두는 것이 숙련된 마케팅 기술이라고 할 수 있다. 그렇다면 어떻게 소비자가 브랜드를 보고 싶어 하고 갖고 싶어 하는 타이밍을 알 수 있을까? 무성의하게 들릴 수 있지만 솔직한 대답은 앞서 말했듯 “알 수 없다”이다. 하지만 타이밍의 정확한 시점은 알 수 없어도 타이밍을 만드는 검증된 [방향]은 있다.

 

 

 

《브랜드 갭》의 저자 마티 뉴마이어는 이렇게 말했다. “브랜드란 당신이 말하는 ‘그 무엇’이 아니고 그들이(사용자)말하는 ‘그 무엇’이다.” 선행 기획 시 브랜드 런칭의 방향은 ‘그들이 말하는 그 무엇’을 어떻게 만들 것인가에 두어야 한다. 브랜드 런칭의 성공 여부는 미래에 접근하는 속도가 아니라 어떻게 우리가 만든 미래의 방향으로 소비자를 안내할 것인가에 달려있다.  

 

브랜드를 런칭했거나 마케팅으로 대성공과 대실패를 경험해본 사람이라면 ‘전략보다 타이밍’의 뜻을 잘 알고 있다. 아무리 탁월한 전략과 블록버스터 규모의 푸쉬 마케팅일지라도 타이밍을 놓치면 브랜드는 런칭과 동시에 폐기된다. 이러한 시장 상황을 간파하고 있는 피터 드러커는 다음과 같이 말했다. “모든 노력의 성공에서 가장 중요한 요소는 타이밍이다.”  

 

마케팅 분야에서 타이밍은 매출 폭발을 의미하는 대박, 즉 전략 집행의 ‘결정적 순간’이라는 개념으로 사용된다. 하지만 타이밍의 원래 의미를 살펴보면 더 넓고 깊은 뜻이 있다는 것을 알 수 있다. 타이밍에 관한 첫 번째 사전적 정의는 시기 맞추기, 시간적 조절, 그리고 속도 조절이다. 두 번째 정의는 계시(計時)로서 ‘소요 시간을 재는 것’이다. (여기에서 ‘계시’는 우리가 흔히 사용하는 신이 가르쳐 준 계시(啓示)와는 다르다.) 그 외 연극에서 타이밍은 연출 효과를 위해 여러 요소를 동시에 설치하는 것을 말하고, 엔진에서는 ‘점화 시기 조정’을 말한다. 이렇듯 타이밍에 대한 단순한 정의들을 마케팅 관점으로 다시 보면 단어를 풍부하게 느끼고 적용할 수 있다.  

 

런칭과 동시에 브랜드 인지도를 높일 수 있는 마케팅 전략을 계획한다면,‘소비자가 필요할 때’ 그 브랜드를 찾도록 하는 것이 마케팅의 시작이다. 브랜딩의 시작, 곧 브랜딩 타이밍이란 브랜드가 어떤 소비자의 시간에 들어가서 어떻게 브랜딩이 될 것인가를 고려함으로써 알 수 있다. 사용자가 브랜드와 어떻게 만나고 어떤 시간을 가지는지 그리고 어떻게 교감하는지 등의 모든 과정을 결정하는 시점을 말한다. 바로 브랜드가 상품(Commodity)에서 소비자의 아이덴티티(Identity)로 전환되는 임계점을 말하는 것이다.  


 2010년에 2020년 미래시장을 바라보고 런칭한 메이크온.

그 타이밍을 기다리고 있다.  

 


 

INSIGHT   

미래시장을 창조하는 인사이트를 전하다.                


 

아마존의 제프 베조스 대표는 아레퍼시픽이 사용했던 백캐스팅 선행기획 프로세스를 자신의 삶에 적용하고 있다.   

 

“1994년에 아마존을 시작하려는 결정은 생각보다 쉬웠다. 이때 나는 ‘후회 최소화’라는 생각 방식을 사용했다. 80살이 되었을 때를 상상하며 인생을 되돌아보고 어떻게 하면 후회를 최소로 줄일 수 있을지 생각하는 방법이다. 내가 80살이 되었을 때 아마존이라는 도전을 후회하지 않을 것이라 생각했다. 인터넷이 무엇인지 잘 몰랐지만, 엄청난 것이었고, 실패한다고 해도 한번 해 보는 것이 후회가 적을 것 같았다. 확실한 것은 아마존을 시작하지 않았다면 평생 후회했을 것이라는 사실이다.”

 

과거와 현재의 자료로 미래를 유추하는 것이 아니라 현재와 완전히 다른 새로운 미래를 상상해보자. 미래는 시간적 개념이 아니라 공간의 개념으로 이해해야 한다. 이미 미래는 현재에 와 있고, 그 미래가 아직 확산되지 않았다는 관점에서 선행 기획을 해야 한다.

 

 

 


 

기술의 진보는 인간이 느끼는 결핍에서 시작된다. 미래는 그 결핍을 채우려는 방향으로 흘러간다. 따라서 미래를 예상할 수 있는 특이점을 알기 위해서는 인간이 무엇에 결핍을 느끼고 있는지 봐야 한다. 또한, 자신의 업계에서만 미래를 보는 것이 아니라 라이프스타일의 관점에서 모든 결핍을 연결하여 미래를 상상해야 한다.

 

 

‘새 술은 새 부대에 담아야 한다’의 이유는 새 술에서 나오는 발효 가스 때문이다. 현시대의 문제는 현시대 사람이 풀지 못한다는 아인슈타인의 조언처럼 미래의 비즈니스 모델은 미래의 관점에서 세워야 한다. 사람들은 예측하지 못하는 미래에 대해서 본능적으로 불안해한다. 그 결과 익숙한 과거의 경험에 상상의 미래를 담게 되고 개념과 제품의 충돌로 실패를 경험한다. 미래 전략을 고안하는 여러 선행 기획 전략 중 [신시장 파괴적 혁신]은 상상하는 미래 시장개념과 제품을 맞춰가는 데 도움을 준다. 현재 시장에서는 미처 소비하지 못하는 이유를 파악하고, 기존 시장에서는 무시되었던 가치를 기준으로 움직이는 시장을 상상한다. 그리고 상상하는 시장에 최적의 제품을 제안한다. 이 외에도 선행 기획팀에서는 자신들의 미래 제품과 맞는 미래 전략 툴을 찾아야 한다

 

 

선행 기획팀에서 미래와 관련된 자료로 미래의 큰 그림을 그리기 위한 방법의 하나는 소설 쓰기다. 미래의 예상 소비자의 생활, 환경 그리고 새롭게 겪는 문제를 소설로 쓰면서 생각하지 못한 점과 미처 상상하지 못했던 세부 상황을 그려낼 수 있다.  

 

 

ACE Matrix는 미래의 자사 제품의 기능 그리고 소비자 이익과 경험을 항목에 넣어서 점검하는 표다. 특히 경쟁 제품의 특장점과 자사의 개발 제품의 특장점을 비교할 때 도움이 된다. 아모레퍼시픽 메이크온 기보에서는 다루지 않았지만 선행 기획팀에서 제품의 미래 경쟁력을 측정할 때 많이 사용되는 툴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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