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컨버스, 리뉴얼의 신이라고 부르는 브랜드

프로젝트 다큐

by chief-editor 2022. 12. 21. 16:4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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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908년은 대한제국(大韓帝國) 순종 2년(純宗)

영국 런던에서는 하계 올림픽이 열렸다. 

일본은 조선 수탈을 위한 동양척식주식회사법을 공포했다.

미국에서는 포드 T형 자동차가 첫 생산이 되었다.

독립 운동가 윤봉길 의사가 태어났다.

그리고  마퀴스 밀스 컨버스(Marquis Mills Converse)은 Converse컨버스라는 브랜드를 론칭했다.

지금 우리가 신고 있는 있는 컨버스 신발은 1908년에 론칭해서 100년 넘게 시장에 존재하고 있는 브랜드다. 

 

 

흑백 하이탑 컨버스 신발도 무려 70년전 스타일이다.

 

이런 컨버스 신발을 보면 브랜드 관점으로 질문이 생긴다. 명품이라도 1년만 지나면 촌스러운 디자인이 되는데 왜 컨버스는 수십 년 동안 같은 디자인으로 전 세계적인 사람들이 좋아하는 것일까? 아마 머릿속에 애플의 아이폰, 아이패드, 아이 맥 디자인이 떠오를 것이다. 컨버스 디자인실에서는 어떤 관점으로 신발을 디자인을 할까? 그들은 왜 더 차별화된 신발 디자인을 하지 않는 것일까? 그보다 왜 사람들이 이렇게 변화하지 않는 신발 디자인을 좋아하는 것일까? 아마 쉽게 설명할 수 없을 것이다. 설명이 안 되는 바로 그 지점을 [브랜딩 Branding]이라고 부른다. 마케팅이 아니라 브랜딩이다. 

  100년 브랜드가 되기 위한 브랜딩 전략을 리뉴얼이라고 한다.

하지만 놀랍게도, 황당하게도, 기괴하게도, 이해할 수 없을 정도로 [리뉴얼]에 관한 개념과 지식이 없다. 이런 일이 벌어진 이유에 대해 여러 가지 가설들이 있다. 

 리뉴얼을 하다가 실패해서, 리뉴얼 성과가 나지 않아 책임자가 해고돼서, 리뉴얼을 할 정도로 브랜드가 생존하지 못해서, 리뉴얼이 무엇인지 몰라서, 리뉴얼을 배우지 않아서 등. 분명한 것은 리뉴얼을 했다는 자칭 전문가를 만나면 마케팅의 리포지셔닝을 이야기할 뿐 리뉴얼의 핵심을 설명하지 못하고 있다. 

 

리뉴얼 브랜딩은  바꿀 수 있는 것과 바꾸지 말아야 할 것을 결정하는 것이다. 리뉴얼과 브랜딩의 시작이다. 

 

 


 

 

리뉴얼에 관해 가장 많이 하는 질문 3개. 

브랜드는 언제 리뉴얼을 해야 하나요?
리뉴얼을 할 때 가장 중요한 것은 무엇인가요?
리뉴얼 성공 사례가 많지 않습니다. 도대체 리뉴얼 성공이 어려운 것은 무엇 때문인가요? 

 


 

‘놀랍게도’ 리뉴얼에 관한 질문하는 사람은 경영자보다 직원들이 더 많다. 그것이 ‘놀라운 이유’는 리뉴얼 성공과 실패의 책임이 경영자에게 있기 때문이다. 그런데도 리뉴얼을 담당 부서의 일시적인 프로젝트로 진행된다. 브랜드 리뉴얼의 성패가 자신의 책임이라는 것을 인식하지 않는 경영자에게 지시받은 리뉴얼 프로젝트는 처음부터 혼란스럽다. 어디서 시작해서 무엇을 해야 할지 모르는 리뉴얼은 어렵게 몇 번 실행하다가 실패를 반복하게 된다. 리뉴얼 실무자가 3번 정도 바뀌는 시점에 브랜드는 사라진다. 이것은 현장에서 실제로 일어나는 리뉴얼 일상이다.

 

리뉴얼에 관한 3개의 질문을 한 번에 대답하기 어렵기 때문에 이번에는 하나씩 대답을 하겠다. 

 

[언제]라는 시점을 말해야 하는 대답이 가장 어렵다. 

베이징 동계 올림픽이 끝나면 러시아가 우크라이나를 침공한다는 이야기는 동계 올림픽이 시작하기 전부터 뉴스로 전 세계에 보도되었다. 하지만 미국을 제외하고 유럽 연합은 [설마]하면서 믿지 않았다. 푸틴은 우르라이나를 침공하지 않는다고 말했지만 바이든 대통령은 침공할 것이라고 단언했다.  미국은 자국의 첩보에 의해서 푸틴의 속셈을 모두 알고 있었던 것이다. 그렇다면 침공할 것이라는 가장 확실한 징후는 무엇이었을까? 푸틴은 군사훈련이라는 이유로 군대를 이동했다. 군사 이동 위성지도만으로 전쟁을 판단할 수 있을까? 군대 이동은 전쟁보다는 위협으로도 많이 사용하기 때문에 그것만으로 전쟁한다고 단정하기는 어렵다. 

 

  배가 침몰하기 전에 기울면 쥐들이 먼저 도망간다고 한다. 그래서 탄광의 갱坑안에서는 쥐를 잡지 않는다. 쥐가 없어졌다는 것은 곧 갱坑이 무너질 것이라는 것을 암시하기 때문이다. 예전에는 갱안에서 쥐가 무리로 움직이면 사람도 하던 일을 멈추고 모두 쥐를 따라서 갱坑을 탈출했다고 한다. 

 

 러시아의 우크라이나 침공 직전에 돈바스 지역에 친러 우크라이나 주민들을 러시아로 대피를 했다. 그전에는 친러 정치인과 사업가도 모두 비행기를 타고 우크라이나를 떠났다.  

 

리뉴얼에 관한 이야기를 이렇게 시작한 것은 리뉴얼은 전쟁과 너무나 닮았기 때문이다. 그렇다고 리뉴얼 시점이 직원들이 퇴사하는 그 시점을 말하는 것은 절대 아니다. 안타깝게도 그때는 이미 끝났다. 배(브랜드)는 가라앉고, 비즈니스 모델(갱 / 坑)은 이미 무너진 것이다. 경영자만 모를 뿐이다. 

 

 

[우리 브랜드는 언제 리뉴얼을 해야 하나요?]라는 질문을 대표이사에게 직접 받는 경우도 간혹 있다. 이런 질문을 받으면 나도 이런 질문을 하고 싶(었)다. 내가 하고 싶은 질문은 라포(rapport)가 없으면 면박을 주는 것 같아서 한 번도 대표이사에게 질문하지 않았다. 하지만 절박하게 리뉴얼을 묻는 실문자에게는 나는 다시 질문한다. 그 이유는 리뉴얼에 대한 서로의 이해도를 확인하기 위해서다. 질문은 딱 4개만 한다.

 

1)“리뉴얼을 하실 것인가요? 리 포지셔닝을 할 것인가요?”

2)“어떻게 리뉴얼을 하실 것인가요?

3)“무엇을 리뉴얼을 해야 하나요?”

4)“바꿀 수 있는 것과 바꿀 수 없는 것에 대한 매뉴얼이 있나요?”

이 질문은 잘난 척을 하려는 것이 절대 아니다.  의사가 환자에게 어떻게 아픈가를 물어보는 것처럼 아주 간단한 확인 질문이다. 하지만 이 질문을 받은 사람의 대부분은 당황해한다. 어떤 사람은 답을 하지 못해서 무안해하지만 대부분 짜증 난 눈빛으로 “그것을 알면 내가 너를 왜 불렀겠냐?”라는 식으로 쳐다본다. 아마 누군가 나의 이력을 살펴보면 나의 30대는 브랜드 리뉴얼만 했던 시기라는 것을 알 것이다. 이 질문은 그때 내가 리뉴얼을 하면서 수많은 보고서와 책을 보면서 고민했던 질문이다. 이 질문을 못 찾아서 퇴사했고, 이 질문의 대답으로 리뉴얼 컨설팅 회사를 창업했다.

 

절대로 당황스럽게 할 마음으로 하는 질문이 아니다. 만약에 경영자(브랜드 책임자)가 이 글을 읽고 있다면 옆에 있는 노트에서 자신이 생각하는 대답을 적어 보면 앞으로 벌어질 리뉴얼의 결과를 알 수 있다. 실무자도 자신의 대답을 적어보면 자신이 무엇을 할 수 있는지 알 수 있다. 마케팅팀은 무엇이라고 말할까? 디자인팀과 영업팀은 무엇이라고 말할까? 여기에서 끝나는 것이 아니다. 현장 판매사 직원은 무엇이라고 말할까? 우리의 고객은 무엇이라고 말할까? 예전에 우리 고객이었지만 지금은 우리 상품을 사지 않는 고객은 무엇이라고 말할까? 이제 마지막 한 명이 남았다. 최근에 회사에 비전이 없다고 경쟁회사로 갔거나 새로운 신규 브랜드를 론칭하겠다고 퇴사한 동료는 ‘무엇을’ 말할까? 그들의 대화에서 리뉴얼의 때를 알 수 있다.

 

아래 그림을 보면 우리가 말하는 리뉴얼이 서로 다른 리뉴얼이라는 것을 확인할 수 있다. 

 

서로가 알고 있는 리뉴얼을 퉁쳐서 말할 수 없다.

어떤 시장을 공략할 것인가에 따라서 완전히 다른 전략과 방법과 접근을 해야 하기 때문이다. 

 

소고기를 참숯에 구워 먹는 내가 가장 힘들었던 것은 스테이크의 굽기다. 시카고로 출장을 갔을 때 시카고에서 가장 맛있는 스테이크를 한다는 레스토랑에 간 적이 있었다. 스테이크 굽기에 대해서  레어 rare, 미디엄 medium, 웰던 well done 만 알았던 나에게 웨이터는 굽기를 물었다. 서울에서 친구들이 시카고 스테이크는 미디엄 레어로 먹어야 한다는 가이드를 받아서 나는 미디엄 레어를 주문하려고 했다. 웨이터는 나와 함께 앉아있는 미국 직원들에게 굽기를 물었고, 대부분은 미디엄 웰던을 택했다.

 

그런데 내 옆에 있는 에이전트 본부장은 블루 레어를 선택했다. 나는 원래 미디엄 레어를 시키려고 했는데 옆사람이 블루 레어를 시켜서 순간 호기심이 발동했다. 블루 레어라고 한다면 뭔가 현지인들이 먹는 음식처럼 느껴졌다. 왜 그랬는지는 모르겠지만 나도 블루 레어를 선택했다. 내가 에이전트 본부장과 같은 것을 시키자 본부장은 엄지 척을 하면서 웃었다.

 

내 앞에 있던 사람도 웃으면서 한국에서 나도 블루 레어를 먹어 본 적이 있다고 말했다. 나중에 확인을 해보니 그가 먹은 것은 블루 레어가 아니라 육회였다. 나중에 웨이터는 피가 쟁반에 흥건하게 적혀있는 스테이크를 가져왔고, 나는 늑대인간처럼 입에 피를 묻히고 소스를 듬뿍 적셔서 비릿한 피맛과 함께 먹었던 기억이 있다. 

 

 

  리뉴얼도 용어를 잘못 이해하거나 조직 내부에서 서로 다르면 비용과 시간 낭비 그리고 조직까지 와해된다. 리뉴얼은 상황별로 해결할 수 있는 조직 능력, 비용, 시간 그리고 환경이 달라진다. ‘리뉴얼해서 매출 좀 올려주세요’라는 개념은 ‘화장빨 좀 먹히게 해 주세요’와 같다. 특히 리뉴얼이 기업에서 정치적으로 활용할 때는 더 심각하다. 리뉴얼의 원인을 특정인과 부서의 실수로 몰아가는 마녀사냥으로 사용하는 예가 많다.

 

이것 외에도 2세 경영의 성공적인 경영 인계 퍼포먼스, 경영자의 실수를 감추기 위해, 특정 부서와 사람을 정리하기 위해서 등  수많은 방법으로 리뉴얼을 이용하는 경우가 ‘의외로’ 많다. 뿐만 아니라 리뉴얼은 어떤 이(부서)에게는 피곤한 업무가 과중이 된다. 지금의 매출을 유지하면서 리뉴얼을 성공시켜야 한다는 지시로 인해서 특정 부서를 리뉴얼을 진행하는 증오 한다. 특히 리뉴얼을 진행하는 팀과 팀장이 조직 내에 영향력이 없으면 나중에는 동네북으로 끝난다. 리뉴얼 글을 쓰는 것만으로도 그동안 있었던 수많은 기억과 앞으로 벌어질 여러 일 때문에 머리가 찌근거린다.

 

 이런 이유로 나는 리뉴얼을 의뢰하는 사람에게 “리뉴얼이 무엇이라고 생각하죠?”라고 묻는다. 그들의 저의를 파악하고 싶기 때문이다. 리뉴얼은 4/4분 면에서 하나만 선택하는 것이 아니다. 그렇게 쉬운 리뉴얼이라면 누가 못할까? 리뉴얼을 [언제 할 것인가?] 정하는 것이 가장 어렵다.

 

그림1

 

새로운 가치를 기존 고객에게 주어서 기존 고객의 구매를 확대하는 리뉴얼을 어떤 시점에서 하느냐에 따라서 완전히 다른 전략이 된다. 만약에 리뉴얼을 A 시점에서 사용한다면 리뉴얼을 공격형 마케팅 전략이라고 할 수 있다. 그러나 대부분의 사람은 리뉴얼을 D 혹은 E 시점에서 하는 것으로 알고 있다.

리뉴얼 프로젝트가 어려운 것은 4개의 서로 다른 리뉴얼 용어와 5개의 서로 다른 리뉴얼 시점이 다르기 때문이다.

 

갱생의 갱과 갱년기의 갱은 같은 갱(更 ; 고칠 경, 다시 갱)이다.  국립국어원에서 말하는 갱년기의 [갱] 의미는 ‘更은 다시의 의미로 쓰였다고 하기보다는 신체의 흐름이 크게 바뀐다는 의미로 쓰인 것으로 이해되는 것입니다.’라고 말한다. 브랜드도 사람처럼 갱년기가 있다는 것을 인정(인식) 해야 한다. 그것을 인식하고 리뉴얼(갱생)의 시점을 정하는 것은 경영자의 책임이다. 그러나 브랜드는 인간의 갱년기(노화)처럼 죽음으로 끝나지 않는다. 누구나 한 번은 신었을 컨버스는 1908년에 론칭한 브랜드다. 이 브랜드도 수많은 리뉴얼을 했고 지금도 하고 있다. 시장에는 갱년기에 들어가는 브랜드가 대부분이지만  갱년기를 모르는 브랜드도 있다.

 

 브랜드가 갱년기로 들어가면, 그러니깐  일반적으로 브랜드 갱생 시점을 D와 E에서 잡았다는 것은 개인적인 경험에서 예측한다면 존엄사와 연명치료를 선택할 시점이 조만간에 올 것이다. 그때 브랜드 리뉴얼은 심폐소생술이다. 컨설팅 쇼 show나 프로젝트 쇼 show에 가깝다. 어디까지나 ‘리뉴얼’에 관한 이야기다.

 

그림 1에는 리뉴얼 Renewal 외에 Reinforce, Revival, Repositioning은 리뉴얼과 다른 이야기다.

 

2022년 2월 4일에 쿼티(QWERTY) 키보드로 휴대전화 시장을 휩쓸었던 블랙베리가 마지막 심폐소생술이라고 할 수 있는 스마트폰 관련 약 3만 5000건의 특허를 매각하고 사라졌다. 블랙베리는 2000년대 초 미국 시장 내 점유율 50%에 육박할 정도로 휴대전화 시장을 이끌었던 브랜드다. 블랙베리는 애플 아이폰에 그렇게 사라지게 되었다. 구글 검색에 들어가서 블랙베리로 이미지 검색을 하면 그 이유를 알 수 있다.

 

블랙베리는 사라지기 일보 직전까지 자신의 아이덴티티인 블랙베리 쿼티 자판을 붙들고 있었다. 블랙베리는 2007년에 애플 아이폰이 나왔을 때 어떻게 리뉴얼을 해야 했을까? 돌이켜보니 삼성이 애니콜을 버리고 갤럭시로 리 포지셔닝과 리바이벌 중간 어느 지점에 했던 것이 탁월한 결정으로 판명되었다. 리뉴얼 사례를 찾아보면 공통점을 찾을 수 있다. 블랙베리처럼 자신의 강점이 약점이 되거나 모든 구성원이 그것을 맹신할 때, 리뉴얼을 할 수 없어서 결국 갱생生을 하지 못하고 자신이 파놓은 갱도坑道에 갇혀 나오지 못하게 된다. 

 

그래서 리뉴얼 시점이 언제일까? 

정리한다면 리뉴얼, 리포지셔닝, 레인포스, 리바이벌(그림 1)과 5개의 시점(그림 2)에 따라서 다르다.

그림 1을 공격전략으로 쓸 것인가? 방어 전략을 쓸 것인가? 에 따라서 다르다.

 

내가 대답할 수 있는 것 한 가지다. 

리뉴얼의 시점을 결정하는 책임은 경영자(브랜드 의사 결정 책임자)에게 있다는 것이다. 

스스로 리뉴얼을 하지 못하고 경쟁자와 시장 변화에서 갱생을 선택했다면 그때는 이미 갱년기이다.  

갱년기의 갱생도 불가능한 것은 아니지만 비용과 시간 그리고 많은 자원이 들어가게 된다. 

돈을 쏟아붓는다고...성공한다는 보장도 없다.

 

 

 


 

이제 컨버스 리뉴얼 실전 프로젝트 다큐멘터리를 살펴보자. 

컨버스는 무엇을 바꾸어야 하고 무엇을 바꾸지 말아야 할까? 

아래 사진 3장이 그 기준을 말해주고 있다.

 

 

 

 

 

 

브랜드란 상품에 의미를 부여하고 가치를 창조하여  상징이 되어 버린 것

 

 

 

컨버스에서 바꾸지 말아야 할 것 : 오리지널리티와 문화가 된 의미이다.

컨버스에서 바꾸어야 할 것 : 고객들. 나이 들어가는 고객들과 같이 늙어가면 안 된다. 

브랜드가 죽는 이유의 대부분은 처음 고객과 같이 성장하고 쇠퇴하기 때문이다. 브랜드가 전년도 매출, 경쟁사 매출, 전년도 히트 상품을 마케팅 기준으로 성장하다 보니 결국에는 사라지게 된다. 마케팅이 아니라 보이지 않는 가치에 대한 이해도가 없고, 브랜드 에너지가 무엇인지를 모르기 때문이다.   

 

Energy의 어원은 그리스어 Energon이다. energon은 en(~안, ~에) + ergon(일)이라는 단어로 만들어졌다. 단어를 직역하면 '일을 하게 만드는 그 안에 그 무엇'이다. 이런 애매한 단어가 지금처럼 일을 할 수 있는 능력이라는 에너지라는 의미로 쓰이게 된 것은 빛의 파동이론을 수립한 영국의 물리학자 토머스 영(Thomas Young)에 의해서다. 그 이후에 에너지는 운동 에너지, 위치 에너지, 열에너지, 소리 에너지, 빛 에너지 등 우리가 일상에서 파악하지 못했던 수많은 에너지를 인식하게 해 주었다.

 

사람이 운동을 할 때 어떤 에너지를 사용하는가를 알게 된 것은 불과 100년도 안 되었다. 음식이 입으로 들어가 어떻게 분해되고 나오는지를 전혀 알지 못했다. 인간의 몸은 운동 강도에 따라서 체내 에너지원을 다르게 사용한다. 낮은 강도의 운동은 주로 지방을 주원료로 사용하고, 높은 강도의 운동일 때는 탄수화물을 에너지원으로 사용한다. 따라서 어떤 운동을 하느냐에 따라서 에너지원을 달리 사용하면서 목표를 달성할 수 있다.

 

움직이게 하는 모든 것에는 에너지가 있다. 당연히 기업 경영도 에너지에 의해서 움직인다. 기업의 에너지는 사람이다. 사람이 모여서 조직을 이룬 기업도 사람처럼 유기적이다. 기업이 사람의 조직이기에 기업도 사람처럼 유기적이라는 관점이 당연하게 들리고 동의하겠지만 현장에서는 그렇지 않다. 기업은 브랜드를 통해서 고객과 유기적인 관계를 유지해야 하는데 이것도 현장에는 제대로 작동되지 않는다.

 

말로는 '사람이 전부'라고 말한다. 하지만 경영자는 '전부'가 어떤 의미인지, 어떻게 해야 하는지 그래서 무엇을 해야 하는지를 모른다. 더 심각한 것은 브랜드가 어떤 에너지로 성장하는지를 모른다. 결론부터 말하면 브랜드는 사람이라는 에너지가 필요하다.


억지스러운 비유이지만 사람의 에너지원이라고 하는 지방과 탄수화물처럼, 브랜드가 만들어지면 브랜드를 성장시키는 에너지가 직원과 고객으로 분리되면서 서로 같이 작동되는 브랜드 에너지를 이해해야 한다. 추가로 사람의 에너지인 당에는 몸에 좋은 복합당질과 몸에 독이 되는 단순 당질이 있다. 이처럼 기업의 에너지도 좋은 에너지가 있고 나쁜 에너지가 있다.

 

 

브랜드 에너지 = 창조·성장·혁신


브랜드를 성장시키는 에너지는 무엇일까? 브랜드가 죽어가고 있지만 그것을 알지 못하는 이유는 무엇일까? 브랜드 에너지에 대한 이해 부족과 매출(단순 당질)에 중독되어 있기 때문이다.

 

사람이 에너지원을 지방과 탄수화물을 에너지로 사용하는 것처럼 기업 에너지도 3개의 에너지를 사용한다. 기업의 첫 번째는 창조 에너지다. 창조 에너지는 차별화와 가치를 만들어내는 에너지로서 초반에는 리더십과 강력한 중간 리더에서 만들어진다. 창조적인 사람(에너지)에 의해서 상품과 브랜드가 차별화가 만들어진다.

 

이렇게 기업이 브랜드를 론칭하면 창조 에너지보다 성장 에너지를 더 많이 사용한다. 성장 에너지는 입증된 고객 가치를 확대 재생산해 유통의 확대 등을 통해 양적으로 성장하는데 필요한 에너지다. 브랜드는 성장 에너지로 내부 직원 에너지의 발현도 중요하지만, 충성도라는 옥탄가가 높은 고객 에너지를 활용한다.

 

세 번째는 혁신 에너지다. 주로 내부 경영혁신에 대한 에너지를 의미하며 주로 관리형 리더십과 안정형 직원과 조직문화 역량에서 나오는 내적 효율성 제고를 위한 에너지다. 혁신 에너지는 초기의 창조 에너지를 부정하면서 새로운 창조 에너지를 만들어낸다. 리뉴얼을 할 때 가장 많이 사용하는 에너지가 바로 혁신 에너지다.

 

창조와 성장 그리고 혁신 에너지가 마치 지방과 탄수화물처럼 완전 다른 에너지를 말하는 것이 아니다. 이런 에너지의 근본은 프로젝트와 전략이 아니라 사람이다. 그 사람들을 브랜드 에너지원으로 만들어가는 것이 기업 문화다.

 

대부분 조직 에너지 변화는 창조 에너지-> 성장 에너지 -> 경영혁신 에너지 -> 후퇴 에너지라는 사이클을 갖는다. 여기서 후퇴 에너지란 기업 내부 구성원의 사기 저하와 불신과 반목을 말하는 마이너스 에너지이다. 

지금까지 말한 내용을 아래 그림을 보면 이해할 수 있다.

 

 

 


 

 

예전에 데이비드 아커 교수와 '브랜드 지속가능성'에 관한 인터뷰 중에 이런 질문을 했다.

 

Q / 권민: 요즘에 가장 중점을 두고 연구하시는 개념은 어떤 키워드를 가지고 있습니까?

 

A / 데이비드 아커 

"최근 저의 지적 호기심을 가장 자극하는 것이 '에너지 요소'라는 것입니다. 지난 수십 년간의 경험을 통해 배운 것 중 하나가 독특하고 강력한 브랜드들은 모두 '에너지 요소'를 가지고 있다는 것입니다.

대부분 브랜드의 브랜드 자산(equity)은 시간이 지나면서 점차 떨어지게 마련입니다. 보통 7~8년 정도가 지나면 신뢰도가 40%가량 떨어지고 차별화의 강점, 심지어 인지도마저 낮아집니다. 이에 따라, 당연히 매출도 떨어지게 됩니다. 그러나 구글이나 애플 같은 브랜드들을 보십시오.

이들 브랜드는 방금 말씀드린 통상적인 경향을 완전히 뒤집는 결과물을 만들어 냅니다. 이러한 예외적 브랜드는 기존의 분석 기준들을 통한 해석만으로는 뭔가 부족하다는 생각이 들었습니다. 그래서 그들이 가지고 있는 공통점을 찾아보았더니 '에너지 요소'를 갖고 있다는 것입니다.

좀 더 구체적으로 설명하자면 에너지 요소는 '소비자의 참여를 유도하는 속성'입니다. 흥미롭고, 사람들의 입에서 끊임없이 회자하게 만들고, 역동적인 요소들을 만들어 낸다는 것이죠. 그러한 것들이 자연스럽게 '에너지 요소'가 되는 것들입니다."

 

 


 

"리뉴얼 성공을 위해서 지금 무엇을 해야 합니까?"

 

             리뉴얼 질문에 뻔하고 식상하고 구태의연한 대답이지만 이렇게 말하는 것이 진짜(진심)다.

 

"브랜드를 [제대로] 알아야 한다."

 

대부분 브랜드 관계자가 브랜드를 알고 있다고 생각하고 있다. 브랜드에 대해서 안다고 생각하고 있는 것과 아는 것을 설명하는 것은 다른 것이다. 누군가 우리에게 "시간이 무엇이죠?" 물어보면 우리는 시간을 설명할 수 있을까? 만약 설명할 수 있다면 종이에 적어보자. 그리고 다른 사람에게 읽어 주면서 이것이 무엇인지를 맞추어 보라고 물어보자. 브랜드도 똑같이 해보자. 안다고 생각한 것을 적어보고 설명해 보자. 그리고 옆 사람에게 자신이 브랜드에 관한 정의를 설명한 후에 무엇인지를 물어보자.

 

브랜드에 대해서 알고 있는 것을 설명했을 때 직원들이 이해하지 못한다면 그것으로 자신의 브랜드 운명을 알 수 있다. 설명에 따라 어떻게 브랜드가 리뉴얼 작업을 하면서 사라지게 될 것인지를 대략 짐작할 수 있다. 브랜드 설명을 이해하지 못하는 직원들이 어떻게 일하는 지도 알 수 있다. 설명할 수 없고 이해할 수 없는 브랜드를 어떻게 경영할 수 있을까?

 

그렇다면 브랜드를 어떻게 알아야 할까? 예전에는 브랜드에 관한 책과 강의를 듣는 것으로 브랜드를 알 수 있다고 생각했다. 결론부터 말하면 '절대 아니다'. 브랜드에 관한 지식도 진짜와 가짜로 구분되어 있다. 미국 MBA에서 브랜드를 공부하고 대기업에서 브랜드 전략팀에 있었다고 진짜일까? 브랜드 책을 쓰고 세미나와 강의한다고 브랜드 전문가일까? 이 질문에는 또 다른 결함이 있다. '진짜'에 관한 정의와 기준이 없다.

 

아래 사진에서 보여주는 '브랜드의 정의'는 무엇일까? 만약 독자가 브랜드를 고가, 인지도가 있는 상표, 네이밍, 대기업이 만든 상품 정도로 생각하고 있다면, [브랜드 정리 매장]의 사장이 가진 브랜드 정의와 똑같다. 결국 그런 생각으로 만든 브랜드는 10년 안에 이런 매장에서 이런 취급을 받게 된다.

 

 


진짜와 가짜 사이

지금까지 수박을 10통 넘게 먹었는데 모두 달았다. 유튜브에서 당도 높은 수박 고르기 3개 조건을 시청한 이후에 단 한 번의 실패도 없었다. 선택 방법은 간단하다. 배꼽 크기, 꽁지 방향 그리고 줄무늬만 확인하면 오이 같은 수박을 먹지 않을 수 있다. 과일뿐만 아니라 광어도 배만 보면 양식인지 자연산인지 알 수 있다. 이처럼 주변에는 진짜와 가짜, 혹은 좋은 것과 나쁜 것을 구분할 수 있는 지식이 있다. 그렇다면 브랜드 전문가를 선택하는 방법은 무엇이 있을까? 수박과 광어처럼 겉으로 드러나는 확실한 기준이 없다. 학력과 경력만으로 브랜드 리뉴얼을 성공시킬 수 있는 전문가인지를 파악하기가 어렵다. 특히 브랜드를 '인지도 높은 고가 대기업 상표'라고 생각하는 사람들은 가짜들에 쉽게 속는다. 이런 기준을 가진 사람들은 브랜드에 관한 어려운 단어 몇 개와 장표 그리고 남의 경험과 지식으로 간단히 속일 수 있다.

 

만약 봉준호 감독에게 진짜 배우와 가짜 배우를 어떻게 구분하느냐고 질문을 하면 어떤 얼굴로 질문자를 쳐다볼까? 박찬욱 감독에게 같은 질문을 하면 어떤 반응이 올까? 그렇다면 송강호 배우에게 질문을 하면 어떤 반응이 나올까? 이 질문을 나 자신에게 해본다. 나는 이렇게 말할 것 같다.

 

"영화의 배역을 완벽하게 보여주는 배우가 진짜 배우라고 생각합니다."

 

감독과 배우의 경험을 하지 않고 어디서 주워들은 것으로 대답한 내용이다. 틀린 말은 아니지만 내가 이렇게 대답을 할 수 있다고 좋은 영화를 만들거나 배우가 되지 못할 것이다. 브랜드를 좀 아는 사람도 그럴싸하게 말할 수 있다. 이 부분이 함정이다.

 

영화가 성공하기 위해서는 영화 배역에서 유명 배우의 캐릭터가 나오는 것이 아니라 배역의 캐릭터가 나와야 한다. 최고 인기 아이돌 가수가 영화 배역을 연기할 때 로봇같이 말한다면 최악의 영화가 아닐까? 그렇다면 리뉴얼을 성공시킬 수 있는 진짜 브랜드 전문가를 어떻게 찾을 수 있을까?

 

의외로 수박 고르기처럼 쉬운 방법이 있다. 브랜드 아이덴티티 휠을 그려보라고 하면 알 수 있다. 브랜드 아이덴티티 휠은 브랜드가 브랜드 되기 위한 콘셉트 휠이다. 일종에 브랜드 DNA 지도라고 할 수 있다. 이것을 모르고 그릴 수 없다면 남의 지식으로 편집한 지식을 가진 자칭 브랜드 전문가일 확률이 '상당히' 높다. 마치 진짜 감독인지 확인하기 위해서 영화 스토리 보드를 주면 카메라 동선을 그려보라는 것과 같다. 그런데 '놀랍게도' 브랜드 휠이 무엇인지 모르는 브랜드 전문가가 의외로 많다.
 
이 브랜드 휠만 보고 브랜드 당도를 확인할 수 없다. 이제부터 '진짜 확인'을 해보자. 다시 원점으로 돌아가는 것이다. '브랜드란 무엇인가?' 가란 질문이다. 감독과 배우에게 영화는 무엇이냐는 질문을 했을 때 어떻게 대답할까? 서로 그리고 모두 다르게 말할 것이다. 브랜드 전문가에게 '브랜드 전문가란 누구일까?'라고 물었을 때 어떻게 대답할까? 브랜드는 그 대답에서 시작한다. 

 

 

브랜드는 자기다움으로 남과 다름을 만드는 비 대체품이다. 그러니깐 온니 원 only one이다. 나이키를 대체할 수 있는 브랜드는 무엇일까? 애플을 대체할 수 있는 브랜드는 무엇일까? 단순히 가성비 기준을 가진 대체품을 말하는 것이 아니다. 나이키와 애플의 가치와 철학을 대체할 수 있는 브랜드는 무엇일까? 그런데 이 질문은 누구에게 해보느냐가 중요하다. 나이키와 애플을 싫어하는 사람에게 이런 질문은 의미가 없다. 진짜 브랜드는 대체품이 없다.

 

최근에 NFT라는 용어가 난무하고 있다. 모두 알고 있겠지만 대체 불가능 토큰(Non-fungible token)이란? 블록체인? 기술로 디지털 자산의 소유주를 증명하는 가상의 토큰(token)이라고 한다. 그림과 영상 등의 디지털 파일을 확인하는 주소를 토큰 안에 심어서 그 고유한 원본성과 소유권을 나타낸다. 디지털 가상 진품 증명서라고 한다.

 

대체 불가능한 Non-fungible의 의미는 이미 브랜드에서 30년부터 사용된 개념이다. 이것이 디지털로 재해석될 뿐이지 이런 개념과 가치는 이미 존재하고 있다. NFT를 구현하고 지키기 위해서는 고도화된 디지털 기술자가 필요한 것처럼, 대체 불가능한 브랜드 Non-fungible Brand를 만들기 위해서도 대체 불가능하게 만드는 브랜드 지식이 필요하다. 브랜드 아이덴티티 휠을 그리고 그 지도에 따라서 브랜드가 대체 불가능한 존재가 되기 위한 브랜드 프로그램을 설계할 수 있는 사람이 진짜 브랜드 전문가이다.

 

브랜드 전문가 배역을 잘 소화하기 위한 방법으로 브랜드 관계자들은 전문 용어들을 사용한다. 브랜드 에쿼티(brand equity), 브랜드 관리 프로세스, 플랫폼, 기능적 이익, 정서적 이익, 자아 표현적 이익, 가치 사슬, 브랜드 라이센싱, 공동 브랜드, 확장 브랜드, 브랜드 연관성, 선호도, 연상 이미지, 브랜드 자산, 통합 브랜드 관리, 브랜드 전이, 브랜드 일관성, 포트폴리오 전략, 브랜드 모델과 비즈니스 모델 등 이외에도 수백 개의 전문 용어들이 있다.

 

시장에 오직 상품만 존재했을 때는 이런 개념들이 없었다. 상품이 브랜드가 되면서 이전에는 볼 수 없었던 현상들을 만들어내자 이러한 전문 용어들이 하나둘씩 생기게 된 것이다. 이 용어들을 잘 살펴보면 성분 분석, 주의사항, 사용 방법 등이 표시된 상품 패키지에는 전혀 들어가 있지 않다. 그렇다면 이 브랜드 전문 용어들의 정체는 무엇일까?

 

이것은 브랜드와 소비자 간에 일어나는 '특이한' 사회 현상들이다. 이런 단어는 시장에 존재하는 것이 아니다. 이것은 사람의 마음속에서 존재하는 감정으로, 이 감정이 수시로 바뀌면서 변화되는 형태를 전문 용어처럼 말한 것뿐이다. 따라서 어떤 브랜드에는 '자아 표현적 이익'이 있지만 어떤 브랜드에는 그런 것이 없을 수도 있다. 또 어떤 브랜드는 성장하면서 '확장 브랜드'라는 전략을 세울 수 있지만, 어떤 브랜드는 그런 개념이 무엇인지도 모른다.

 

이처럼 브랜드 용어가 계속 많아지는 이유는 애플과 같은 특별한 브랜드가 론칭되고 성장하면서 전혀 다른 '소비자 가치'를 만들어 내기 때문이다. 이런 전문용어로 ppt를 만드는 것이 브랜드 전문가가 아니다.

 

대체 불가능한 브랜드 Non-fungible Brand 한 브랜드를 만들기 위해서 무엇을 해야 하나?
대체 불가능한 브랜드 관점에서 리뉴얼은 어떻게 작동할까?

 

브랜드 전문가라면 이 질문의 대답을 해야만 한다. 그전에 자신이 알고 있는 브랜드의 정의를 다른 사람에게 설명해 보자. 자신이 알고 있는 것이 상표인지, 라벨인지 아니면 브랜드인지를 먼저 확인해 보자. 대체 불가능한 브랜드가 되지 못하면 이런 인형들이 매장 앞에서 호객행위를 하게 될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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