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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람으로 완성하는 Gore Culture, 고어

브랜드십, 인터널브랜딩

by Content director 2021. 10. 14. 11:3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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The interview with 前 고어 아시아 태평양 지역 김인규 대표

 

 

직원의 50~60%가 자신이 리더라고 생각하는 기업, 360도 전방위 시스템을 통해 서로가 서로를 평가하는 기업, 대표의 집무실이 없는 기업, 직책이나 직급에 상관없이 서로의 이름을 부르는 기업. 실제로 존재하 지 않을 것만 같은 이 기업에는, 기업이라면 응당 있어야 할 규칙이나 법규 같은 것조차 없다. 대신 도전적이고 실험적이며, 심지어 신비롭기까지 한 ‘그들만의 약속’이 존재할 뿐이다. 이 기업은 다름 아닌 고어텍스 (GORE-TEX)Ⓡ 를 비롯, 2000개의 특허를 지닌 기업, 고어(Gore)다.

불확실성 시대에 50년이 넘는 시간 동 안 한 번의 적자 없이 꾸준한 성장을 보인 고어는 어떠한 문화와 시스템을 가지고 있을까?

*본 기사는 지난 vol.16과 vol.27에서 핵심가치가 이끄는 기업, 고어를 인터뷰했던 기사를 편집해 실었다.

 

 

 

 

고어 컬처를 만들다

Y형 인재 *고어의 기원을 거슬러 만나게 되는 것은 *더글라스 맥그리거의 ‘Y이론’이다. 빌 고어는 확실한 Y이론 지지자였다. 17년간 몸담은 듀폰에서 소규모 TFT 단위의 프로젝트를 수차례 경험하면서, 그는 ‘확실한 목표와 자율적 임무’ 그리고 ‘자유분방한 팀 운영 체제’가 얼마나 큰 에너지와 혁신적 결과를 만들어 낼 수 있는지를 깨달았다. 그는 Y이론 즉, 사람들에게 임무를 부여하지 않고, 자율성을 기반으로 한 선택권을 준다면 오히려 통제나 규율이 있을 때보다 훨씬 더 놀라운 일들을 해낼 수 있으리라는 믿음이 있었다. 빌 고어가 Y이론에 주목한 것은 바로 이 질문에 대한 답이었기 때문이다.

 

“우리는 누구인가?” 그는 자신이 어떤 회사를 만들고 싶은지 고민했다. 우리는 무엇을 하려고 하는가? 우리는 어떻게 일하려고 하는가? 우리는 어떤 결과들을 만들고자 하는가? 우리는 무엇인가? 우리는 무엇이어야 하는가? 빌 고어의 답은 이랬다. ‘혁신에 열중하는 회사, 상상력과 창의력을 마음껏 발휘하는 회사, 호기심이 많은 연구원들이 자유롭게 발명하고 투자하고 성공하는 회사.’ 하지만, 이런 회사는 당시의 경영원칙들로는 도저히 불가능했다. 새로운 경영의 패러다임이 필요했던 빌 고어에게 Y이론은 선택이 아닌 필수였다. Y이론이야말로, 그가 만들고자 하는 기업의 엔진이 되어 주리라 확신했던 것이다.

 

*고어
고어는 1958년 빌 고어와 비브 고어 부부가 설립한 미국계 회사로 동맥류 치료용 의료기기에서부터 고기능성 GORE-TEXⓇ 섬유에 이르기까지 혁신적인 기술 중심의 솔루션을 제공하고 있다. 전자, 의료기구, 폴리머 처리를 포함한 다양한 분야에서 2000개의 특허를 가지고 있고, 전 세계적으로 25개 이상의 지사를 운영하고 있다.
https://www.gore.com/


*더글라스 맥그리거의 X이론과 Y이론
심리학자이자 경영학자인 더글라스 맥그리거는 1960년 《기업의 인간적 측면》이라는 책을 통해 X이론과 Y이론을 선보였다. 이것은 기업에서 직원들을 보는 시각을 두 가지로 나누어 설명한 것이다. X이론은 직원이 선천적으로 일을 싫어하고 가능하면 피하려고 하므로, 기업에서 원하는 목표를 달성하기 위해서는 직원을 강제적으로 통제하고 처벌로 위협해야 한다는 이론이다. 반면, Y이론은 인간은 자신에게 주어진 목표 달성을 위해 스스로 지시하고 통제하고 관리할 수 있기 때문에, 직원에게 있어 일은 휴식이나 놀이처럼 자연스러운 것이라고 얘기한다.

 

 

Unitas BRAND 빌 고어는 맥그리거의 Y이론을 바탕으로 창업을 결심했습니다. 

그는 왜 인간을 Y형이라고 생각했을까요? 

 

김인규 ‘인간은 Y형이다’라기보다는, ‘고어에서 원하는 인재상이 Y형이다’가 더 정확한 표현인 것 같습니다. 고어는 고어텍스를 비롯하여, 우주, 자동차, 화학, 컴퓨터, 제약, 바이오, 반도체, 섬유 등 다양한 분야에서,  1,000종이 넘는 혁신 제품을 만들고 있습니다. ‘창의성’이 필수적인 곳이죠. 빌 고어는 창의성이 탁월하게 발휘될 수 있는 환경이 무엇인지 고민하면서 그가 과거에 몸담았던 듀폰 시절, 동료들끼리 가장 창의적인 대화를 하던 순간들을 떠올려 보았죠. 그중 하나가 ‘카 풀(Car Pool)’을 할 때였는데, 차 안에서는 회사의 위계질서에 구애받지 않고 자유롭게 대화를 나누며 새로운 아이디어가 넘쳐났던 것이 생각났습니다. 그는 사람들에게 적절한 환경을 만들어주면, 스스로 의미를 만들고 행동하도록 동기를 부여할 수 있다는 Y이론을 지지하게 되었습니다. 

 

 

Unitas BRAND  고어에게 맞는 인재상이 Y형이라면, 고어는 스스로를 어떻게 정의하고 있습니까?


김인규 ‘평범한(Ordinary) 사람을 뽑아, 특별한(Extraordinary) 제품을 만들 수 있는 회사’라고 정의할 수 있습니다. 모든 사람은 특별하지만, 사실 그 특별함이 제대로 드러나지 않습니다. 인간이 가지고 있는 능력 중에 10%도 제대로 못쓴다고 하지 않습니까? 고어는 평범해 보이는 사람들일지라도 그들을 뽑아, 그들 속에 있는 잠재된 능력을 개발하여 특별한 일을 할 수 있도록 도와주는 회사입니다. *고어의 4가지 컬처인 자유(Freedom), 평공정성(Fairness), 헌신과 신뢰(Commitment), 워터라인(Waterline)은 바로 ‘평범한 사람(Ordinary People)’에게서 잠재된 창의성을 발견하여 그것을 최대한으로 발휘할 수 있도록 도와주는 도구이죠.  핵심가치라고 부르는 가치 키워드를 고어는 ‘고어 컬처(Gore Culture)’라고 명명한다. 이유는 4가지 키워드가 하나의 양식으로 굳어져 문화가 되었기 때문이다.

 

 

김인규 전 본부장은 CEO가 여러 번 바뀌었음에도 고어가 동일한 모습을 유지할 수 있었던 이유를 고어 컬처에서 찾는다. 고어 컬처를 가장 밑바탕에 두고 비즈니스를 하다 보니, 결국 고어다운 비즈니스를 할 수 있었다고 한다. 브랜드십(BrandShip)이란 한 명의 리더가 브랜드의 운명을 책임지는 것이 아니라 모든 팔로워(Follower)들이 운명 공동체가 되어, 브랜드가 가진 가치를 기준으로 한 의사결정을 통해 브랜드를 경영하는 리더십이다. 고어는 고어 컬처라는 그들만의 아이덴티티가 담긴 유전자(Gene)로 문화를 만들어 브랜드십을 구축할 수 있었다. 

 

*고어의 4가지 핵심 컬처
고어에는 4가지 핵심가치로 이루어진 고어 컬처가 있다.

① 공정성(Fairness) 고어는 동일한 기준과 규칙을 통해 직원을 평가한다는 의미이다. 그 예로 ‘전방위 평가 시스템(360도 피드백)’이 있다. 이것은 직속상관이 직원을 평가하는 것이 아니라, 모든 동료가 각각의 직원에 대해 순위를 매기는 방식이다.

② 자유(Freedom) ‘일하는 방식’에 있어서 자신이 가진 능력과 재량을 마음껏 사용할 수 있는 자유를 말한다. 예를 들어, 고어에는 ‘장난 시간(Dabble Time)’이 있는데, 이 시간에는 직원들이 자신이 하고자 하는 것을 마음껏 해볼 수 있다. 자신이 원하는 프로젝트에 참여할 수 있는 기회를 항상 열어둔다. 또한, 스폰서 제도를 두어 동료들이 서로 성장할 수 있게끔 서포트해 줄 수 있는 자유를 부여한다.

③ 헌신과 신뢰(Commitment) 고어는 직급 체계가 없다. 따라서 스스로 고어에 헌신해야 할 뿐만 아니라, 이러한 헌신이 제대로 이루어질 수 있도록 어떤 조직이든 최대한 150명이 넘지 않도록 조직 구성을 만들어 서로 간의 끈끈한 신뢰를 유지할 수 있도록 한다.
④ 워터라인(Waterline) 고어에서는 프로젝트 단위로 업무가 이루어진다. 그래서 워터라인이라는 독특한 제도를 두는데, 프로젝트를 진행하는 사람 외에 이를 객관적으로 볼 수 있는 또 다른 책임자를 둔다.  의사결정을 할 때 프로젝트에 함몰된 의사결정이 아닌, 보다 객관적인 의사결정을 돕기 위함이다.

 

 

 

 

브랜드십(BrandShip)이란 한 명의 리더가 브랜드의 운명을 책임지는 것이 아니라
모든 팔로워(Follower)들이 운명 공동체가 되어, 브랜드가 가진 가치를 기준으로
한 의사결정을 통해 브랜드를 경영하는 리더십이다.
고어는 고어 컬처라는 그들만의 아이덴티티가 담긴 유전자(Gene)로
문화를 만들어 브랜드십을 구축할 수 있었다.




Best가 아니라
Right다

 

Unitas BRAND 50년 동안 고어 컬처로 경영하기 위해 고어는 어떤 노력을 했나요? 특별한 시스템이 있습니까?

 

김인규 시스템이 아니라 ‘사람’입니다. 고어는 사람을 중요하게 생각합니다. 결국, 고어 컬처를 만들어 가고, 그것을 지켜내는 것은 사람이기 때문입니다. 고어 컬처는 고어에게 생명과도 같은 것이라, 고어 컬처를 이해하지 못하고 지키지 않는 사람은 사실상 함께 일하기 어렵습니다. 그래서 채용 프로세스가 상당히 엄격합니다. 현재는 3개월 정도 걸리지만, 제가 입사할 때만 해도 인터뷰 프로세스에 평균 6~9개월이 걸렸습니다. 이 과정을 통해 우리가 보는 것은 ‘이 사람이 고어 컬처를 잘 지키고 보존할 수 있는 사람인가’입니다. 
지원자의 답변에서 행간 속 숨은 의도까지 파악하며 이 사람이 고어 컬처를 훌륭하게 수행할 수 있는 사람인지 가늠합니다. 고어는 ‘Best People’을 찾는 것이 아니라 ‘Right People’을 찾습니다. 채용이 확정되면, 그때부터는 전적으로 그 사람을 믿고, 모든 것을 위임합니다.

 

 

네버엔딩, 
고어컬처 교육

 

고어에 입사 한 지 얼마 안 된 직원들이 자주 하는 질문이 있다. “왜 이렇게 컬처 교육을 많이 하나요?” 고어에 입사하면서부터 퇴사할 때까지 그 수를 셀 수 없을 만큼, 시시때때로 고어 컬처에 관한 교육이 이루어진다. 하지만 절대 ‘주입식 교육’은 아니다. 오히려 이 교육은 ‘학습’ 보다는 ‘기억’에 초점이 맞추어져 있다. 바로 이 질문을 다시 한번 떠올리게 하는 것이다. “고어는 누구인가?” 만약, 질문에 대해 제대로 답을 하지 못하거나 혹은 잘못된 답을 한다면 어떻게 될까? 즉시 진단과 함께 처방전이 제시된다.

 

 

Unitas BRAND  Right people을 찾았다 할지라도, 그들이 고어 컬처를 이해하는 데는 다소 시간이 걸릴 것 같습니다. 

‘컬처’라고 부를 만큼 핵심가치가 몸과 마음에 체화되도록 하는 노하우가 있나요?

 

김인규 입사하면, 고어 컬처에 대한 기본적인 콘셉트를 설명하는 오리엔테이션을 갖습니다. 이 교육을 시작으로 어떻게 고어 컬처를 만들고, 그것을 지켜왔는지에 대한 워크숍이 계속해서 이루어집니다. 고어 컬처가 실제 어떻게 이루어지는지에 대한 케이스 스터디(Case Study) 워크숍에서부터, 이것이 왜 필요한지 혹은 각각의 부서에서 고어 컬처를 어떻게 업무에 적용하고 있는지에 대한 심도 있는 토론 등 워크숍의 종류가 다양합니다. 전 세계적으로 고어 컬처를 잘 수행하고 있는 사람들을 초청하여 그것이 자신의 업무와 삶에 어떤 영향을 미쳤는지 스토리를 공유하는 포럼을 갖기도 합니다. 

 

 

Unitas BRAND 고어 컬처를 지키고 유지하기 위해 어떠한 방법을 쓰고 계십니까?


김인규 1년에 한 번씩 전사적으로 고어 컬처가 제대로 작동되고 있는지 조사합니다. 만약, 기준치보다 점수가 낮은 팀이나 전년도에 비해 현격하게 점수가 낮아진 팀, 부서, 혹은 로컬 (국가, 사무실 혹은 공장)이 있으면 왜 그런지에 관해 철저한 원인 분석을 합니다. 그 후 해당 팀원들이 스스로 개선 및 극복할 수 있는 대안을 마련하도록 합니다. 

 

그래도 고어 컬처가 제대로 운영되지 않으면 HR 부서나 시니어들이 함께 또다시 대안을 만들어 제대로 지켜질 때까지 방법을 강구합니다. 그런 의미에서 다른 회사와 고어의 리더가 다른 점은 바로 ‘인내력’이라 할 수 있습니다. 360도 평가 시스템을 통해 어떤 사람에게 부족한 면을 발견하거나, 무엇보다 고어 컬처에 제대로 적응하지 못하는 모습을 보면, 적합한 교육과 코칭을 통해 끊임없이 케어합니다. 일반적으로 기업이란 이익을 추구하는 집단이기 때문에 그 기업이 추구하는 가치나 이념에 어긋나는 사람은 사실상 그만두게 합니다. 하지만 고어는 그렇게 하지 않습니다. 인내력을 가지고 각각의 사람들을 케어하죠. 이것 또한 *Commitment에 해당하는 고어 컬처 중 하나이기 때문입니다.

 

*Commitment 헌신과 신뢰
고어에는 리더가 따로 없는 만큼 특별한 명령도 없다. 자신이 지원한 프로젝트에 자유롭게 몰입해 업무를 수행하기 때문에 프로젝트에 대한 자연스러운 헌신만이 존재한다. 또 이러한 헌신과 책임감을 독려하는 문화가 조직 자체에 시스템화 되어 있다. 고어의 직원들은 연봉의 15%를 주식의 형태로 받는다. 그렇기에 회사의 성장이 곧 자신의 성장이다. 
UB vol.16 <영생불멸의 리더십, 브랜드십>

 

고어 컬처,
직원과 싱크로율 
100%를 이루다

 

Unitas BRAND 고어 컬처를 50년간 작동할 수 있게 한 원동력은 교육인 것 같습니다.

렇다면 고어 컬처가 실제로 기업과 브랜드에서 어떻게 작동되고 있나요?

 

김인규 만약 우리가 어떤 제품을 개발하려고 한다면, 담당자는 왜 이 제품이 필요한지에 대해 프레젠테이션 하게 됩니다. 그때 프레젠테이션은 반드시 고어 컬처를 기준으로 해야 합니다. 예를 들면, 신소재 개발이 Fairness 관점에서 어떠한지, 고어는 물론 고객과 협력사에게 얼마나 Fairness 한 것인지, 반드시 포함되어야 하는 *Waterline의 의사결정자들이 모두 포함되었는지 등. 고어 컬처에 타당성을 논의하는 것입니다. 회의 석상에 있는 모든 사람도 마찬가지로 고어 컬처를 기준으로 회의 안건을 분석하며 의사결정을 내립니다. 고어 회의는 대부분 고어 컬처에 맞는가, 아닌가에 대한 토론이 주로 진행됩니다. 

 

 

 

Unitas BRAND 왜 ‘문화’라는 용어를 쓰는지 이제 이해가 갑니다. 고어 컬처는 고어에 있어서 *공기와도 같아 보입니다.

 

김인규 고어 컬처밖에 고어가 설명되지 않으며, 고어에서는 오직 이것으로만 생활할 수 있습니다. 고어에서 일하려면 고어 컬처를 모르면 안 될뿐더러, 자신이 하는 일이 고어 컬처에 얼마나 적합한 일인지를 스스로 깨달아야 합니다. 어쩌면 이것이 교육보다 고어 컬처를 50년간 유지할 수 있었던 비결일지도 모릅니다. 고어의 의사결정 기준은 결국 ‘우리가 누구인지’에 대한 관점에서 시작합니다. 우리의 모든 비즈니스는 이 고어 컬처를 통해서 설명되고 설득되어야 하며, 그 어떤 것으로도 정의될 수 없습니다. 코 성형 수술을 할 때 필요한 보형물을 개발했지만, 결국 이 사업을 접었습니다. 특허를 통해 엄청난 이익을 얻었음에도 불구하고 접은 이유는 단 하나, 고어 컬처에 어긋나기 때문입니다. 우리는 치료를 해야 하는 사람들을 위해 개발했는데, 사용되는 곳은 미용을 위한 성형이었습니다.

 

대부분 기업에서는 기업의 비전이나 사명, 혹은 브랜드의 핵심가치를 적어 벽에 걸어 놓는다. 하지만, 고어에서는 액자 속에서 이것을 꺼내어 실재(實在)가 되게 했다. 많은 기업에서 기업의 비전과 실상이 일치하지 않을 때가 많다. 오직 손익분기점과 대차대조표가 기업의 비전이나 사명, 브랜드의 핵심가치보다 더 우위에 선다. 하지만 고어는 창립 이래, 고어 컬처 외에는 어떤 기준도 두지 않았으며 어떤 전략도 세우지 않았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고어는 여전히 성장곡선을 그리고 있다. 고어는 고어 컬처라는 브랜드십을 통해 자신들이 누구인지 잊지 않고 고어 다움으로 기업을 운영한 결과, *비전 기업이 ‘어떻게’ 만들어지는 증명 해 냈다.

 

*Waterline
고어가 가진 독특한 위임 전결 규정으로, 워터라인이란 배를 물에 띄웠을 때에 배에 그려지는 물의 수위를 말한다. 의사 결정에 상당한 리스크가 있는 것으로 판단되는 경우 이를 객관적으로 볼 수 있는 (수면 위에 있어 워터라인을 확인할 수 있는) 사람과 의논해야 한다는 것이다. UB vol.16 <영생불멸의 리더십, 브랜드십>

*브랜드 에어
브랜드의 자기다움이 문화가 된다면 굳이 집체 교육, 현장 교육, 온라인 교육 등 ‘교육’이라는 이름으로 직원들에게 브랜드를 이해시키고 동기화하지 않아도 된다. 브랜드 다움이 구성원들이 공유하는 행동양식이 된 브랜드들은 모든 직원이 브랜드에 대한 확신을 가지고 있으며 각자가 브랜드를 대표하고, 브랜드 자체가 기업에서 리더십을 갖는 브랜드십을 갖춘 브랜드가 된다.

*비전을 추구하는 기업
《성공하는 기업의 8가지 습관》 에서 짐 콜린스는 고어처럼 비전을 세우고, 그 비전을 성취해 가는 이른바 비전기업이 성공했음을 증명한 바 있다.

 

고어는 한 사람이 다양한 업무 포지션을 맡을 수 있습니다. 
물론 자기가 맡고 싶다고 해서 무조건 업무를 맡을 수 있는 것은 아닙니다. 
360도 평가 시스템을 통해 평가되고, 증명된 자신의 역량에 따라 
여러 프로젝트를 할 수 있는 권한이 주어지게 됩니다.

 


자아실현, 
브랜드십의 
선순환 구조를 만들다

 

Unitas BRAND “자신의 운명을 소유한다면 어떤 일이 일어날까요?” 이 질문은 고어 홈페이지의  첫 번째 페이지에 등장하는 질문이다. 자신의 운명을 소유한다는 것은 어떤 의미일까? Y이론에 비추어 본다면, 스스로 자신에게 주어진 일을 선택하고 그것을 결정할 수 있는 권한을 의미하는 것이 아닐까? 그렇다면, 이러한 운명은 어떻게 소유할 수 있을까?

 

김인규 고어의 승진은 다른 회사의 승진과는 그 개념이 다릅니다.  

우리에게 있어 승진이란 ‘회사에 더 많이 기여(Contribution) 할 수 있는 역량이 늘어난 것’을 뜻합니다. 

대부분 회사는 한 부서에서 하나의 잡 스테이션(Job Station)을 가지고 있지만, 고어는 조금 다릅니다. 한 사람이 다양한 업무 포지션을 맡을 수 있습니다. 물론 자기가 맡고 싶다고 해서 무조건 업무를 맡을 수 있는 것은 아닙니다. 360도 평가 시스템을 통해 평가되고, 증명된 자신의 역량에 따라 여러 프로젝트를 할 수 있는 권한이 주어지게 됩니다. 이처럼 자신의 업무 포지션이 많아지면 회사에 대한 기여도가 높아졌다고 말합니다. 자신이 보살펴야 하는 사람이 많다면 이 또한 기여도가 높은 것입니다. 회사에서 자신의 업무가 많거나, 혹은 다른 사람을 도와줄 기회가 많을 때, 이 모든 것을 합해 기여도가 높다고 얘기합니다. 

 

고어에서 승진은 직급이나 직책이 높아지는 사전적 의미와는 달리 자신이 회사나 주변 사람들에게 더 많은 도움을 줄 수 있는 성품과 능력, 인격이 ‘성장’했음을 의미한다. 이 성장의 기준은 다시 고어 컬처로 귀결된다. 고어에서 성장하려면 진급을 위한 시험이나, 목표 영업 달성, 프로젝트 결과물이 좋아야 하는 것이 아니라, 고어 컬처에 적합한 사람이어야 한다. 우리는 지금까지 고어 컬처가 고어 내부에서 어떻게 이행되고 있는지 살펴보았다. 거기에는 어떠한 명령이나 지시, 강압이 없었다. 오직 자기 스스로가 고어 컬처가 무엇인지 이해하고 그것을 이행하기 위해 부단히 노력해야 했다. 이것이 바로 운명을 소유하는 것이다. 타인이 아니라, 자신으로부터 모든 것이 시작된다는 것이다. 그렇다면 운명을 소유했을 때 어떤 일이 일어날까?

 

 

김인규 고어는 직원들이 스스로 동기 부여할 수 있어야만 행복하게 일할 수 있다고 생각합니다. 이것이 Y이론입니다.

셀프 모티베이션(Self-motivation)이 되어 일에 흥미를 느끼게 되는 순간, 그때부터 그 직원은 어떤 관리도 할 필요가 없습니다. 4가지 고어 컬처의 하부에는 ‘Belief Individual’이라는 고어 컬처가 있습니다. 셀프 모티베이션이 되게 하려면, 각 사람의 인격과 그들의 개성을 믿어주어야 하기 때문입니다. 모든 사람은 다르기 때문에 회사가 각자의 개성을 존중하여 제대로 발휘할 수 있는 장을 마련해 주었을 때, 그 사람은 회사 안에서 자신이 어떤 존재인지 알게 되고, 결국 의미를 찾기 시작합니다. 이것이 바로 자아실현입니다. Y이론의 궁극은 직원들이 자아실현을 하는 것이라고 할 수 있습니다. 

 

 

매슬로우는 《인간욕구를 경영하라》에서 자아실현에 대해 이렇게 얘기하고 있다.

“자아실현을 하는 사람들의 경우, 그들이 하는 일은 성직자들이 쓰는 말로 ‘사명’ ‘소명’ ‘의무’ ‘천직’이라 불릴 정도의 것들이다. 
삶에 있어서 이 사명은 자기와 너무나 동일화가 되어서 간이나 폐만큼 중요한 그 사람의 일부가 된다. 그렇기에 그들에게 사명인 일을 빼앗아버리는 것은 그들을 죽이는 것과 거의 다름없다.” 여기서 매슬로우가 말한 ‘사명과 자기가 동일화되었다는 것’은, 기업과 브랜드가 추구하는 비전과 사명, 핵심가치가 자신과 ‘싱크(Sync)’되었다는 말이다. 우리가 찾고자 했던 답이 이것이다. 고어는 어떻게 초전도체의 리더십을 가지게 되었을까? 정리해보면, 고어는 고어 컬처를 통해 직원 개개인이 자기다움을 발견하여 그 자기다움을 브랜드의 비전과 동기화함으로써, 결국 리더는 초전도체가 되고, 기업은 브랜드십을 구축할 수 있는 선순환 구조를 만들었다.

 

 

브랜드십, 
제자를 삼는 법칙

 

하버드 비즈니스 스쿨에서 고어를 케이스 스터디하듯이, 고어는 모든 회사가 닮고 싶어 하는 회사인 것 같습니다. 

고어의 문화를 자신의 기업이나 브랜드에 응용하고 싶은 회사를 위해 어떤 조언을 해주시겠습니까? 


김인규 사실 많은 곳에서 그런 문의를 하지만, 단호하게 거절합니다. 이 문화는 고어이기 때문에 가능한 문화입니다. 고어가 잘났고 최고라는 얘기가 아니라, 고어는 끊임없이 우리가 누구일지를 고민했기 때문입니다. 끊임없는 호기심을 가지고 다양한 사업분야에서 혁신적인 개발을 하는 사람들이기에 이런 문화가 만들어진 것입니다. 

 

고어처럼 일하지 않고, 위계질서가 필요한 곳에서는 이러한 문화를 적용할 수 없습니다. 단지 고어의 문화를 닮고자 하는 것이 아니라 ‘왜 고어가 이러한 문화를 만들었는지 고민한 태도’를 닮고자 했으면 좋겠습니다. 직원 개개인이 기업에 대한 열정을 가지고, 그것에 충분한 관심을 가지고 있으면 자연스럽게 강한 팀이 됩니다. 기업은 우리가 누구인지 먼저 정의를 내리고, 우리만의 문화를 만들어야 합니다. 중요한 것은 그렇게 만든 것이 반드시 문화가 되게 해야 한다는 것입니다. 고어 컬처라는 것은 단순히 기업의 경영에 관한 것이 아니라, ‘사람에 관한 지침이나 규칙’이라 할 수 있습니다.

 

 

고어가 강력한 브랜드십을 가지고, 리더십이 아닌 브랜드십으로 경영할 수 있었던 것은 다음과 같이 두 가지로 요약된다. 


첫째, 자신들이 누구인지, 그리고 어떻게 일하려고 하는지 알았다. 

둘째, 그것을 실천하기 위해 그들만의 핵심가치를 만들어 문화로 정착시켰다. 만약 “고어를 우리 기업에는 어떻게 적용해야 하나요?”라는 질문을 한다면, 당신의 기업과 브랜드가 누구인지 아는 것부터 시작해야 할 것이다. 


브랜드십이란 결국, 브랜드가 가진 가치를 리더를 비롯한 팔로워들이 그것을 영속적으로 지켜내기 위한 리더십이다. 기업이나 브랜드가 해야 할 것은 그저 직원이 일 속에서 의미를 찾도록 도와주면 된다. 자신들이 몸담고 있는 기업과 브랜드가 어떤 ‘의미’인지 알려주면, 인간의 선천적인 지향성에 의해 직원들은 그것을 기꺼이 지켜내기 위한 헌신을 감행하기 때문이다. 

 

이 말은 지금까지 고어의 브랜드십이 얼마나 타당한 것인지 다시 한번 확인시켜 준다. 결국, 고어는 사람들이 스스로 브랜드가 가지고 있는 가치에서 의미를 찾게 하여 그곳에서 *자아실현을 이룸으로써 브랜드의 영속 가능 경영의 엔진을 가속화시킨 것이다. 그렇기에 고어는 이렇게 얘기한다. “고어가 어떻게 하고 있는지 보지 말라. 고어가 무엇을 보며 쫓아가고 있는지를 보라.” 

 

*자아실현
《삶의 의미를 찾아서》에서 정신과 의사인 빅터 프랭클 박사는 동시대에 함께 활동했던 정신과 의사인 샬롯 뷜러의 얘기를 빌어 이렇게 얘기한다. “목적은 삶에 의미를 부여한다. 사람들은 모두 가치를 창조하고 싶어 한다. 더 나아가 인간은 창조와 가치를 향한 기본적이고 선천적인 지향성을 지니고 있다. 매슬로우가 말한 자아실현은 자기 자신에 집중하는 것이 아니라, 중요한 일에 헌신함으로써 스스로 의미를 성취하는 것이다.”

김인규 쌍용시멘트, 독일 합작법인인 Sud-Chemie Korea(구 IMK)의 공장장과 고어코리아 대표를 거쳐 한국인으로는 최초로 고어의 IDF BU 아시아 태평양 지역 사업본부장을 지냈다. 22년 동안 고어에 머물며 고어코리아의 역사를 만들어간 그는 지난 2012년 6월 정년퇴직한 후, 현재 KAIST MBA 등의 대학 출강을 비롯하여, 고어와 같은 기업 문화를 만들고자 하는 기업들을 돕고 있다.


출처 : 유니타스브랜드 Vol 42 브랜드십 유니타스브랜드 SEASON 2 Choice

- 사람으로 완성하는Gore Culture, 고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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