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자기다운 브랜드, 보이는 것을 보이지 않게 만들기 - 브랜드별자리

브랜딩/브랜드 B자 배우기

by Content director 2022. 3. 22. 16:1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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성인은 약 3만 개에서 5만개 가량의 단어를 일상에서 사용한다고 한다. 소비자가 어떤 브랜드를 생각했을 때 떠올리는 수많은 단어와 이미지를 연결해 브랜드 별자리를 그릴 수 있어야 한다. 브랜더들은 그 옛날 목동처럼 사람들의 머릿속에 있는 수많은 단어들을 재정돈, 재정립하여 자신의 브랜드 별자리를 소비자들의 마음속에 그려 줘야 한다. 소비자들이 자신만의 북극성인 ‘진북(眞北)’을 찾기 위해서 브랜드가 큰 곰 자리와 같은 역할을 해야 한다. 

 


Cool Black

어떤 패션 브랜드 컨셉 중에서 ‘Cool Black’이라는 단어를 본 적이 있다. 그대로 번역하면 ‘시원한 검정색’이다. 내 나름의 상상력을 동원해서 이 개념이 뭔지를 파악하려고 애썼다. 겨울밤? 아니면 코발트 블루와 비슷한 검정색? 이것도 아니면 지적이면서 차갑게 보이는 여자들이 즐겨 입는 검정색을 은유로 쓴 것일까? 나는 궁금해서 이것을 만든 사람에게 조용히 물어보았다. 

 

그녀의 대답은 의외로 간단했고 왜 그런 단어를 썼는지가 명확히 이해가 되었다.

“프라다에서 쓰는 블랙톤을 말하는 거예요.”

 

ⓒPrada

 

“A 하면 떠오르는 브랜드는?” 

“아르마니 익스체인지 그리고 아가타. 아, 지금 애플 떠올랐는데.”

 

“B 하면 떠오르는 브랜드는?” “BMW, 아니 버버리.”
“C는?” “샤넬.”
“D는?” “디젤.”

“E는?” “어, 잘 떠오르지 않는데…. E로 시작하는 게 뭐가 있지? 이마트가 너무 강해서 다른 것이 안 떠올라!”
“F는?” “페덱스! 아니 통과!”
“G는?” “갭.”
“H는?” “휴고보스.”
‘I는?” “I로 시작하는 브랜드는 없어. 통과! 아, 있다. 인터메조.”

 “J는?” “JCREW.”

“K는?” “K2? 이건 한국 브랜드지. 모르겠어, 통과!” 

“L은?” “루이뷔통.”

……

“Z는?” “자라” 


이것은 A부터 Z까지, 각각의 알파벳으로 시작되는 외국 브랜드의 이름을 맞히는 게임이다. 

 

컬러 게임도 있다.
“흰색은?” “앙드레 김?”
“빨강은?” “North Face.”
“검정은?” “샤넬? 아니 알마니… 아니다, 프라다?”
“노랑은?” “이마트… 노랑은 없는데!”
“보라는?” “안나수이.”
“분홍은?” “헬로키티.” 

 

연상 이미지 게임도 있다.
정답지 : 미니쿠페  
“작지만 강하고 빠른 자동차?” 
“페라리! 미니쿠페!”

 

정답지 : 코카콜라 
“어제 돼지고기 먹을 때 먹었던 음료수?”
“사이다?”
“아니, 내가 다이어트용으로 먹는 음료수?”
“아… 제로 코카콜라.”

 

정답지 : 애플
“내가 제일 좋아하는 거?”
“애플!”

 

브랜드 상징 게임도 있다.
“숫자 3?” “아디다스!”
“숫자 5?” “샤넬 No5.”
“악어?” “라코스테.”
“나비?” “SK.”

 

이것은 가족 오락관 게임이 아니다. 어떤 브랜드를 런칭할 때, 예상 목표 소비자를 모아 놓고 실시하는 일종의 소비자 조사다. 또한 A라는 브랜드를 런칭하기 위해 프로젝트 팀을 구성할 때 그들의 취향과 스타일을 알기 위한 내부 조사이기도 하다. 

 

이것 외에도 ‘의성어와 의태어’로만 브랜드 맞히기, 하나의 브랜드를 보여 주고 30개의 연상 단어를 쓰기 등 매우 다양한 방법이 있다. 이러한 방법은 ‘브랜드 별자리’라고 부르는 브랜드 정체성을 세우는 전략 툴이기도 하다. 

 

 

 5000년 전 메소포타미아 문명 시절의 목동들은 왜 밤하늘의 별을 보고 수많은 스토리를 만들어 냈을까? 
목동에게 무엇보다 필요한 것은 ‘방향’이었다. 

 

 

이제 서울의 밤하늘에서 볼 수 있는 별들은 손에 꼽을 정도로 적지만, 지구상의 모래보다 무려 7배나 많다는 별들을 볼 수 있었던 5000년 전의 밤하늘은 그야말로 하늘의 해변이었을 것이다. 5000년 전 메소포타미아 문명 시절의 목동들은 왜 밤하늘의 별을 보고 수많은 스토리를 만들어 냈을까? 모두 시나리오 작가들의 조상일까? 

 

생각해 보자. 목동은 단순하게 말해 들판에 가축을 데리고 나와 풀을 먹이는 일을 하는 사람이다. 5000년 전은 지금처럼 국경이 있는 시절이 아니었기에 만약 방향을 잃고 적의 구역에 들어가면 모조리 죽을 수도 있는 상황이었다. 따라서 목동에게 무엇보다 필요한 것은 ‘방향’이었다. 

 

 

지금도 북극성은 큰곰 자리와 카시오페이아 자리로 찾는다. 
이렇게 시작된 이야기는 수많은 신들의 이야기까지 만들어내며
오늘날 ‘나이키’라는 브랜드 네임까지 탄생하게 했다. 

 

 

나침반도 없던 그들에게 어두운 밤 방향을 알려 주는 것은 오직 하늘에 있는 별뿐이다. 그런데 문제는 별들은 지구의 자전과 공전에 의해 그 위치가 변한다는 점이다. 다행히 지구의 자전축과 연결되어 있는 ‘북극성’은 시간과 관계없이 항상 그 자리에 있다. 그런데 문제는 북극을 가리키는 이 북극성이 너무 작다는 점이다. 또한 북극성 주변에 별이 너무나 많아서 이 북극성을 찾기가 그리 쉽지 않다. 목동들은 북극성을 찾기 위한 또 다른 방법이 필요했다.

 

바로 이런 이유로 만들어진 이야기가 7개의 별로 이루어진 큰 곰 자리와 알파벳의 더블유(W)를 닮은 카시오페이아 자리다. 지금도 북극성은 큰 곰 자리와 카시오페이아 자리로 찾는다. 이렇게 시작된 이야기는 수많은 신들의 이야기까지 만들어 내며 오늘날 ‘나이키’라는 브랜드 네임까지 탄생하게 했다. 

 

소비자가 어떤 브랜드를 생각했을 때 떠올리는
수많은 단어와 이미지를 연결해 브랜드 별자리를 그릴 수 있어야 한다. 

 

 

위에서 언급한 브랜드 스피드 퀴즈는 밤하늘의 별처럼 사람들 마음속에 있는 별(단어)을 찾는 방법이다. 성인은 약 3만 개에서 5만개 가량의 단어를 일상에서 사용한다고 한다. 소비자가 어떤 브랜드를 생각했을 때 떠올리는 수많은 단어와 이미지를 연결해 브랜드 별자리를 그릴 수 있어야 한다. 

 

예를 들어, ‘빨강-독일-순간-최고-명작-명인-유산’이라는 단어들을 보며, 어떤 사람은 ‘라이카’라고 말할 것이며, 또 어떤 사람은 ‘BMW 스포츠카’를 상상할 것이다.

 

 

브랜더들은 그 옛날 목동처럼 사람들의 머릿속에 있는 수많은 단어들을 재정돈, 재정립하여 자신의 브랜드 별자리를 소비자들의 마음속에 그려 줘야 한다. 이것은 단순하게 단어들을 연결하라는 말이 아니다. 단어들을 재정립하는 이유는 소비자들이 자신만의 ‘진북(眞北)’을 찾기 위해서 브랜드가 큰 곰 자리와 같은 역할을 해야 한다. 

 

브랜더들은 그 옛날 목동처럼 사람들의 머릿속에 있는 수많은 단어들을 
재정돈, 재정립하여 자신의 브랜드 별자리를 소비자들의 마음속에 그려 줘야 한다. 

 

할리데이비슨을 타는 이유는 할리데이비슨이 있기 때문이 아니라 그들이 가고자 하는 방향을 할리데이비슨이 가르쳐 주기 때문이다. 그 방향은 인간 본능의 욕구인 자유와 해방일 수 있다. 애플을 좋아하는 이유가 애플이기 때문이 아니라 그들이 원하는 방향을 애플이 가리키고 있기 때문이다. 이처럼 브랜드는 진북을 알려 주는 하나의 방향타이며, 더 나아가 브랜드 자체가 북극성이 되는 경우도 있다.

 

브랜드는 진북을 알려 주는 하나의 방향타이며, 더 나아가 브랜드 자체가 북극성이 되는 경우도 있다.

 

예를 들어 화려한 별자리처럼 빛나는 단어들이 연상되는 브랜드가 있다고 하자. ‘나만의 브랜드-걸작품-시대정신-경외할 만한-가치 있는-경외하는-사랑스러운’ 등으로 브랜드 자리를 가지고 있는 브랜드라면 어떤 브랜드일까?

이 단어들에는 비록 상품의 ‘기능과 속성’이 없을지라도 이런 브랜드가 있다면 그것은 강력한 브랜드임에는 틀림없을 것이다. 

 

애플을 좋아하는 이유가 애플이기 때문이 아니라 그들이 원하는 방향을 애플이 가리키고 있기 때문이다.
브랜드는 진북을 알려 주는 하나의 방향타이며, 더 나아가 브랜드 자체가 북극성이 되는 경우도 있다. 

 

다음 컬럼부터 소개될 지식은 이런 별자리를 만드는 일종의 보이지 않는 선이라고 말할 수 있다. 예를 들어 ‘은색-혁신’과 연결된 브랜드는 무엇인가 하면 대부분 애플이라고 대답한다. 또 다른 예로 ‘은-사랑’으로 연결된 브랜드를 물어보면 대부분의 여자들은 티파니라고 말한다. 남자의 경우 ‘사랑-오드리 헵번’이라고 해야 티파니라고 대답한다. 

 

보이는 것(컬러, 로고 등)을 보이지 않게 만드는(혁신, 사랑)는 과정은 ‘브랜드가 브랜드 되는 브랜딩’이다.

 

브랜드에 관해 처음 접해 보는 사람들은 이런 개념을 가지고 있지 않기 때문에 이것이 어렵게만 느껴진다. 그래서 이 모든 것을 전문 대행사에게 맡기거나 혹은 너무나 어려워서(?) 쉽게 결정해 버리고 만다. 더 심각한 것은 얼핏 보기에 개념들이 매우 쉬워 보이거나 자신과는 상관없어 보여 무시하기까지 한다. 하지만 놀랍게도 이것이 ‘브랜드가 브랜드 되는 브랜딩’이다. 

 


출처 : 유니타스브랜드 Vol 25 브랜드 B자 배우기 유니타스브랜드 SEASON 2 Choic
- 브랜드로 구축된 세상을 보다: 브랜드의 B자 배우기, BEING_보이는 것을 보이지 않게 만들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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