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다른 사람의 꿈에서 깨어나다, 타인의 취향과 삶

자기다움

by Content director 2022. 9. 23. 12:2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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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월 6일.

1월 31일 퇴사 이후에 첫 번째 맞는 월요일.

알람소리에 놀래 깨어났다. 시계를 보니 알람이 없었는데... 그렇다면 7년 동안 내가 아침에 들었던 알람은 무엇일까?

알람이 울리지 않고 먼저 깨서 알람을 들었던 것일까? 

 

 

알람이 없는데 알람을 들었던 것은 불안일까? 경보일까?

2,618일 동안, 나는 '공포의 경고'로 깼던 것일까?

이제 나는 가짜 알람을 듣고 깨고 싶지 않다. 내 몸이 기억하는 알람이 아니라

morning call이 아니라 morning calling(아침 소명)으로 깨고 싶다. 

심장소리를 듣고 일어나고 싶다. 

 

 


 

 

ⓒbrandness.co.kr


세상에 나를 맡기면 세상은 나를 닳아 버리게 만든다. 하지만 내가 ‘자기다움’이라는 것을 의식하면서 ‘일’을 통해 나를 스스로 깎는다면, 나는 닳지 않고 조각될 수 있다. 스트레스, 해야만 되는 일, 생존 때문에 억지로 하는 일, 복종할 수밖에 없는 일, 먹고살아야만 하기에 하는 일을 어떻게 나를 깎는 힘으로 바꿀 수 있을까? 바람을 등지고 돛대를 올려서 태평양을 건너가듯이, 내 안에서 부는 바람인 ‘자기다움’을 이해해야 한다.

 

타인의 
취향과 삶

경쟁으로 말미암은 자기 소멸의 기원

 

“이 나이가 되도록 내가 도대체 뭘 좋아하고 잘하는지 모르겠다.”

 

45세의 나이로 한 달 뒤에 있을 명예(희망퇴직이라고도 부른다)퇴직을 기다리는 내 친구가 나에게 하소연을 하는 중이다. 친구는 아침에 전화하고 오렌지주스 두 통을 들고 점심 늦게 회사로 찾아왔다. 아마도 내가 브랜드 컨설팅 일을 하니까 프랜차이즈를 운영하는 브랜드 대표를 많이 알고 있으리라고 생각한 것 같았다. 내 친구는 유난히 더웠던 그해의 8월을 가장 춥게 보내고 있었다.

 

명예퇴직이라는 단어는 정년퇴직이 아닌 조기 퇴직을 말한다. 명예퇴직이라는 단어의 발상이 어떻게 나온 것인지 모르지만, 이 단어를 자세히 들여다보면 기분이 몹시 불쾌해진다. 명예(名: 이름 명, 譽: 기릴 예)의 정의는 세상에 널리 인정받아 얻은 좋은 평판이나 이름을 뜻한다. 브랜드 관점으로 본다면 명예란 ‘인지도와 충성도’라는 충만한 가치를 누리는 것을 의미한다. 이런 단어가 퇴직과 조합되어서 ‘젊은 사람 앞에서 추한 꼴 보이지 않고 알아서 나가는 것’이 ‘명예로운 꼴’로 전락하고 말았다.

 


 

‘내가 좋아하는 것과 잘하는 것이 무엇인가?’라는 질문에 바로 대답하는 사람은 지극히 드물다. 만약에 이 질문에 좋아하는 음식과 잘하는 게임의 종목을 대답했다면, 그 사람은 아직 이 질문의 의도를 정확히 이해하지 못하고 있다. 반면에 어떤 사람이 자신이 ‘좋아하는 것과 잘하는 것’을 정확히 알고 있다면, 그는 자신이 어떻게 죽는가를 알고 있는 사람이라고 말해도 과언이 아니다.

 

그렇다면 내 친구는 과연 자신이 무엇을 좋아하고 잘하는지를 몰랐을까? 전혀 모르지는 않았을 것이다. 단지 알려고 하지 않았을 뿐이다. 내 친구가 알려고 하지 않았던 이유는 알 필요가 없었고, 그 누구도 이런 질문이나 대답이 가치 있다고 말하지 않았기 때문이다. ‘무엇을 좋아하세요?’라는 질문은 남녀 미팅 때 나오는 질문이고, ‘무엇을 잘하세요?’는 신입생, 신병 그리고 신입사원으로 처음 조직에 들어갔을 때 받게 되는 질문이다. 둘 다 큰 뜻은 없고 다른 정보를 얻기 위한 유도 질문일 뿐이다.

 

만약 내 친구가 이 두 개의 질문에 대답하기 위해서 직장 생활 20년을 보냈다면 어떤 사람이 되었을까? 

과연 조롱에 가까운 명예퇴직을 당했을까? 아니면 스스로 만족스럽고 남들이 부러워하는 명예로운 삶을 살고 있었을까? 

분명한 것은 그 나이가 되도록 자신이 무엇을 좋아하고 잘하고 있는지 모르겠다는 말은 하지 않았을 것이다.

 


 

자녀가 있는 부모들은 자녀가 무엇을 좋아하는지 그리고 잘하는지가 궁금하게 마련이다. 그래서 일단 자녀를 학원에 보내서 남들이 하는 것을 시켜 본다. 여유가 있다면 많이 보내고, 그렇지 못해도 기본적으로 남들도 다 한다는 곳은 보낸다. 하지만 정작 학원에 보낸 후에는 자녀가 무엇을 좋아하는지와 잘하는지에 대해서는 관심이 없다. 보낸 학원에서 자신의 아이가 남들보다 얼마나 잘하는지에만 관심을 쏟는다. 경쟁으로 말미암은 자기 소멸의 기원이 바로 여기다.

 

내 친구도 이런 비슷한 출발과 과정을 거쳤다. 자신이 무엇을 좋아하고 잘하는지도 모르고 대학까지 마쳤다. 친구는 경쟁을 통해서 부지런히 쌓은 경력을 가지고 입사를 했다. 회사가 좋아할 만한 조건을 가진 친구는 자신이 좋아하는 것과 잘하는 것과는 별개로 회사의 필요에 의해 조직에 배치되었다. 

 

내 친구는 그렇게 맡은 업무에 온갖 힘을 쏟아 그것을 좋아하고 잘하려고 했다. 그런데 지금은 자신이 좋아하려고 했던 일과 잘하려고 했던 일을 하지 말라고 한다. 자신이 좋아해야만 하고 잘해야만 하는 것을 하지 말라고 하니 더는 할 일이 없어졌다. 

내 친구는 다시 원점으로 돌아갔다. 

 

‘나는 무엇을 좋아하고 무엇을 잘하지?’

 

친구는 지금 다시 35년 전으로 돌아가 여러 창업 학원을 돌아다니고 있다.


출처 : 자기다움 유니타스브랜드 SEASON 2 Choice 
- 1. 다른 사람의 꿈에서 깨어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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