상세 컨텐츠

본문 제목

구본형, ‘나’의 원형을 찾아 휴먼브랜드가 되는 방법

휴먼브랜드

by Content director 2021. 10. 29. 14:48

본문

반응형

The interview with 故 변화경영연구소 소장 구본형

 

하루는 몸이 아픈 남자에게 의사가 물었다.

“운동은 꾸준히 하고 계십니까?”

“네. 하고 있습니다.”

“어떤 운동을 하십니까?”

“등산을 갑니다.”

“일주일에 몇 번이나 가십니까?”

 

그는 내심 뿌듯하게 여기며 말했다.

“글쎄요. 일주일에 두세 번 정도는 갑니다.”

 

그러자 의사는 그에게 이렇게 말했다.

“많이 가시네요. 그러나 매일 하지 않으면 운동이라 부르기 어렵습니다.”

 

휴먼브랜드가 되기를 원하는 사람들의 가장 큰 불만은 ‘나는 왜 타고난 재능이 없을까’ 일 것이다. 그리고 누구나 재능이 있다고 믿는 사람일 경우, ‘그 재능을 어떻게 찾을 수 있을까’를 고민할 것이다. 어떻게 내 재능을 발견하고 휴먼브랜드로 거듭날 것인가?

 

자기계발 분야의 멘토이자 베스트셀러 작가, 경영 컨설턴트이자 강연자인 구본형은 ‘브랜드’가 된다는 것은 자신의 강점을 조합(‘and’ 매니지먼트)해 독특한 포지션을 만드는 것이라 말한다. 그리고 포지션을 찾으면 매일 같은 ‘수련(운동)’을 해서 브랜드로 성장하고, 어떻게 자신의 선한 영향력을 더 크게 확장시킬 것인지 고민해야 한단다. 

이것이 책을 쓰기 시작한 지 수년째, 이제 자신을 ‘작가’라고 말하고 싶다는 휴먼브랜드이자 휴먼브랜더, 故구본형의 메시지다. 

 

 

타인의 삶으로
부터 뛰어내리다. 

 

자기답기 위해서는 다른 브랜드가 만든 세상에서 나와야 했다 : “타인의 삶으로부터 나는 뛰어내렸다. 내가 되기 위해 나는 혁명이 필요했다.” 1998년 이후 10쇄 이상 발행된《익숙한 것과의 결별》, 이 베스트셀러의 첫 장은 이렇게 시작한다. ‘진정한 내가 되기 위해서는 다른 사람이 만든 삶의 기준과 환경으로부터 벗어나는 혁명이 필요하다’는 의미의 이 문장은 단지 사람의 삶에만 적용되는 것이 아니다.

브랜드도 마찬가지다. 어떤 브랜드가 되었든, 브랜드가 ‘자기답기’ 위해서는 다른 브랜드가 만든 세상으로부터 벗어나야 한다. 그런 혁명적인 사건이 있을 때만이 우리는 그것을 ‘브랜드’로 인정할 수 있게 된다. ‘다르다’ ‘혁신적이다’ ‘새롭다’는 수식어를 단 브랜드는 모두 다른 브랜드의 삶으로부터 뛰어내린 브랜드라고 할 수 있다. 휴먼브랜드라는 연구의 시작은 사람이 만들어 낸 ‘브랜드’ 혹은 훌륭한 브랜드의 법칙들이 반대로 사람에게 적용될 수 있지 않을까 하는 아이디어로부터 시작되었다.

《익숙한 것과의 결별》을 포함하여, 진정한 내가 되기 위한 고민을 담고 있는 구본형 소장의 책들은 그가 왜 휴먼브랜드라는 주제에 적합한지를 보여 준다. 물론 구 소장이(인간에게도 적용할 수 있을 만한) 브랜드라는 개념을 인식하게 된 데는 20여 년간의 IBM 근무 경험도 한몫 했을 것이다. 그러나 그는 스스로 ‘브랜드’가 되기 위해 과감하게 IBM에서도 뛰어내렸다. 

 

브랜드도 마찬가지다. 어떤 브랜드가 되었든,
브랜드가 ‘자기답기’ 위해서는 다른 브랜드가 만든 세상으로부터 벗어나야 한다. 

 

구본형 브랜드는 시장에서 불리는 이름이다. ‘불리는’ 이름이 중요한 이유는 이렇다. 사람은 누구나 존재한다. 그렇지만 그 존재에 대한 가치를 인식하는 것은 시장에 있는 사람들이다. 그래서 그것이 존재한다는 사실뿐만 아니라 타인으로부터 가치 있는 존재로 인정받고 있어야 브랜드라 할 수 있다. 

 

강점이란 사람들이 잘한다고 자신을 칭찬해 주던 어떤 것의 ‘조합’ : 존재가 가치 있다고 인정받기 위해서는 남과 다른 강점이 필요하다. 그렇다면 생기는 질문은 ‘나만의 강점은 어떻게 발견하는가?’다. 이것은 곧장, 브랜드를 구성하는 중요 요소 중 하나인 ‘차별성’으로 이어진다. 그러나 많은 브랜드들이 어려움을 겪듯, 사람도 남과 차별되는 자신만의 강점을 찾기는 쉽지 않다. 그래서 이를 발견하고 키워 낸 사람은 곧 ‘비범한(genuine)’ 인물이 되곤 한다.

 

이들은 휴먼브랜드의 3요소인 (잠재) 능력과 목표, 태도를 모두 갖추고 있다(유니타스브랜드 Vol.5 p54 참고). 이것이 결코 쉽지 않은 일이기에 하워드 가드너도《비범성의 발견》이란 책에서 “우리 대부분은 비범한 인물에 대해 애증의 감정을 가지고 있다”라고 말하지 않았을까.  그러나 하워드 가드너는 이 비범한 사람들을 상대로 우리와 다른 별개의 종種(개별성)으로 여기거나 별 다를 것이 없는 사람들(무차별성)로 여기는, 어느 한쪽에 치우친 사고를 하지 말 것을 당부했다. 어느 쪽으로든 비범함에 대해 이렇게 생각하면, 결국 자신이 비범해지는 것을 포기하고 말 것이기 때문이다.

 

구 소장은 ‘구본형’이라는 브랜드가 될 만한 자신의 강점을 어떻게 찾았을까? 강점을 ‘발견’한다고 하면 우리는 갑작스럽게 내 삶 모두를 포기하고 한 번도 보지 못한 세계로 탐험을 떠나야 할 것 같은 막연한 불안감을 느낀다. 무엇인가를 ‘발견’하려면 현재의 삶과는 동떨어진, 콜럼버스가 신대륙을 발견하듯 큰 용기와 우연이 필요하다고 생각하기 때문이다. 하지만 구 소장은 강점이란 이제까지 자신이 가장 좋아하던 것, 가장 잘하던 것, 그래서 사람들이 잘한다고 자신을 칭찬해 주던 어떤 것의 ‘조합’이라고 말한다.

 

강점이란 이제까지 자신이 가장 좋아하던 것, 가장 잘하던 것, 
그래서 사람들이 잘한다고 자신을 칭찬해 주던 어떤 것의 ‘조합’이라고 말한다.

 

or 매니지먼트에서 
and 매니지먼트로 

 

구본형 경영학과 인문학은 서로 전혀 다른 세계였다. 그렇지만 그 두 가지 모두에 관심이 있던 나는 결국 그 접점에 섰다. 두 세계의 교집합이라는 좁고, 독특한 좌표 위에 있는 것이다. 이런 몇 가지가 더 중첩될수록 차별성은 커진다.특별하다는 것은 결국 차별성이 있다는 것이 아니겠나. 많은 것 중에 하나를 선택하는 것이 아니라, 여러 개를 조합하여 내 자리를 찾는 것이다.

 

좋아하고 잘할 수 있는 것은 동떨어진 것이 아닌 평소 끌리던 것, 겹겹이 쌓아 온 여러 개를 조합하고 찾는 것 : 구 소장의 이 말은 많은 것을 생각하게 한다. 우리는 혹, 우리의 강점을 ‘특별한 한 가지’로 생각하고, 그것을 찾고자 노력하진 않았는가? 그러다 특별한 것이 없다고 생각되면 좌절하고 쉽게 휴먼브랜드 되기를 포기하고 만다. 그런 우리에게 구 소장은 다음과 같은 질문을 해 보길 권한다.

 

무엇에 끌리고, 
무엇을 좋아하는가?

 

구 소장의 인생을 돌아보면, 결코 지금 그의 위치가 ‘신대륙’은 아니었다는 사실을 알게 된다. 역사학도였던 그는 대학생 시절 유난히 혁명사에 관심이 많았다고 한다. 물론 환경적인 영향도 컸다. 군사독재 시절이던 터라 학기 중 반은 수업이 없었다. 개혁과 혁신은 시대의 코드이기도 했다. 하지만 그가 특별히 혁명사에 관심을 두었던 것은, 그의 입을 빌려서도 ‘일종의 끌림’으로밖에 표현할 수 없다. 

그 끌림은 돈을 벌기 위해 입사했던 IBM에서도 이어졌다. 2년 정도 일하고 미국으로 유학 갈 계획을 세운 그는 IBM의 경영 혁신 부서에서 일하게 되면서 진로를 수정했다. 당시 경영 혁신 부서는 다른 사람들은 일하기 싫어하던 곳이다. ‘그것은 잘못이다’ ‘바꿔라’고 말하는 것이 주 업무인 이 부서는 사람들의 미움을 사기 쉬웠다. 그렇지만 변화를 주는 것에 ‘끌림’이 있던 구 소장은 IBM에서 일한 기간 중 거의 16년 동안을 이 부서에서 보냈다. 무엇인가를 바꾸고 ‘변화’시키는 일은 그의 인생 키워드이자 독특한 자신만의 포지션을 찾아내는 데 필요한 수많은 레이어(layer, 여러 막으로 이루어진 층 중 하나의 막) 중 하나였다. 

 

무엇을 
잘할 수 있는가?

 

구 소장은 글쓰기를 잘했다. 하지만 그는 스스로 ‘소설을 쓰는 타입’은 아니라고 생각했다. 그러나 인문학에 관심이 많고, 사실에 근거한 글을 잘 쓸 수 있다는 것은 그의 타고난 강점 중 하나였다.

 

구본형 인문학적 감수성이 있다고 생각했다. 하지만 내가 문학적인 글을 쓰는 사람들처럼 잘 할 수 없다는 것은 명확했다. 그걸 스스로 안다는 것 자체가 내게 ‘소설을 쓴다면 망할 것’이라는 경고 같은 것이었다. 그리고 또 잘하는 것을 생각해 보니, 오랜 직장 경험 때문인지 수많은 자료들을 체계적으로 정리하는 것이 있었다. 흩어져 있는 것도 모아 놓고 체계를 잡을 수 있었다. 그것 또한 내 강점이라고 생각했다.

 

나를 움직이는 동력을 찾고 삶의 경험을 겹쳐 나의 것을 찾다  : 그가 좋아하고 잘할 수 있는 것은 세월을 거쳐 온 인생과 동떨어진 것이 아니라 평소에 끌리던 것, 그리고 겹겹이 쌓아 온 필살기, 그리고 환경이 만들어 준 기회였다. 처음부터 계획하고 겪은 인생은 아니기에 누구나 잘하는 것, 좋아하는 것이라고 꼽을 수 있는 것들 말이다. 

 

구본형 휴먼브랜드로 자리 잡기 위해서는 자신 내부에 끊임없이 열정을 제공해줄 에너지원이 있어야 한다. 에너지원은 보통 자신이 가장 좋아하는 것에서 얻는다. 하지만 그것이 경제적 이익을 주지 못하는 일이라면 그렇게 되도록 만들어야 하지 않겠나. 주변 사람들이 나를 보며 가장 신기해하는 것이 ‘어떻게 좋아하는 것으로 먹고살 수 있느냐’는 것이다. 하지만 ‘무엇을 할 것인가’ ‘무엇을 잘하는가’ 등 몇 가지 질문을 나에게 던져 보고 그 답을 ‘겹쳐 보면’ 꽤 괜찮은 모델이 나온다. 그저 이 모든 것을 ‘나열해 놓기만’ 하면 알 수 없다.

 

많은 것 중 하나를 선택하는 ‘or매니지먼트’가 아닌, ‘and매니지먼트’인 ‘전략적 겹침’은 브랜드의 아이덴티티를 결정하는 컨셉화 과정(conceptualization)과도 닮아 있다(유니타스브랜드 Vol.8 참고). 각각의 요소를 원으로 생각했을 때 그것이 자신의 인생에서 차지하는 넓이는 다 다를 것이다. 어떤 원은 다른 원에 포함된 것이기도 할 것이며, 나열해 두면 전혀 겹치는 부분이 없는 것처럼 보이는 원도 있다. 그러나 이것을 나열된 채로 내버려 두지 않고, 좀 더 고민해 전략적으로 겹쳐 보면 자신이 휴먼브랜드로서 어떤 좌표 위에 설 것인지 생각해 볼 수 있다. 이 모든 원이 겹치는, 아주 좁지만 명확한 위치가 당신의 위치가 된다. 휴먼브랜드로서의 구본형은 바로 그곳에 서 있다. 

<그림 1> 휴먼브랜드 구본형의 and매니지먼트

 

휴먼브랜드 and 휴먼브랜더,
변화경영연구소

 

구본형 우리는 흔히 ‘경쟁력’이라는 단어를 쓴다. 그런데 경쟁력이라는 단어 속에 숨어 있는 의미를 생각해 보니, 내가 별로 원하지 않는 기초 위에서 만들어진 단어였다. 경쟁은 지금 내가 ‘전쟁’과 ‘전투’를 하고 있는 상황을 가정으로 한다. 내 목표가 ‘승리’이고, 승리하지 않으면 싸움에서 ‘졌다’는 의미가 되는 것이다. 그래서 이 단어가 나는 싫다. 나는 전쟁처럼 뭔가를 뺏고 뺏기는 과정에 있다고 생각하고 싶지 않다. 오히려 다른 사람에게 뭔가 ‘줄 수 있는 능력’, 즉 선한 영향력이 있는 사람이고 싶다.

 

나의 관심사를 연결하고 파악하며 접점(브랜드로서 자신의 포지션)을 찾는 것 : 구 소장의 명함 제일 윗부분에는 ‘우리는 어제보다 아름다워지려는 사람을 돕습니다’라는 문구가 적혀 있다. 앞서 휴먼브랜드로서 구 소장의 위치를 만들어 준 키워드(원) 중 단연 돋보인 것은 ‘변화’라는 키워드였다. 정치적인 변화의 시대에 혁명사를 공부하고, 경영 혁신 부서에서 오랜 시간을 보내면서 그가 끊임없이 ‘변화’에 끌림을 느껴 온 이유, 그것을 그는 삶의 목적이라고 바꿔 말한다. 

 

구본형 내게 변화 이상의 삶의 키워드를 말하라고 한다면, 그것은 역시 ‘공헌’인 것 같다. 어떤 사람이 휴먼브랜드가 되어 영향력을 가진다는 것은 그 사람이 다른 사람에게 ‘줄 수 있는 것’이 있다는 것이다. 이것은 상당한 힘이자 나의 목적이기도 하다. 그래서 항상 명함에도 ‘돕는다’는 말을 쓰는 것이다. 변화경영연구소도 그일환이다.

 

구본형 변화경영연구소는 ‘인생을 다시 시작하고 싶어하는 사람들의 공간’으로 정의된다. 구 소장의 연구소는 기업을 위한 곳이기도 하지만 그보다는 ‘휴먼브랜드’를 위한 공간에 가깝다. 이 연구소는 구본형이라는 ‘휴먼브랜드’의 확장된 공간이자, 구본형과는 상관없던 사람들이 모여 스스로 브랜드가 되기 위해 준비하는 곳이기도 하다.

 

개인이나 기업을 위한 ‘변화 경영’ ‘자아 경영’ 강연 프로그램 이외에도 이곳에는 연구원 제도라는 독특한 프로그램이 있다. 연구원이 되면 처음 1년 동안은 50권의 책을 읽고 정해진 틀에 맞춰 정리하는 작업을 한다. 동시에 읽은 책과 자신의 관심사를 연결하여 50개의 칼럼을 쓴다. 이런 일을 하면서 자신이 어떤 사람인지 파악하고, 두서없이 동떨어진 원으로 존재하는 자신의 강점을 모아 그 접점(브랜드로서 자신의 포지션)을 찾기 위해서다.

 

그리고 연구원 생활 2년 차가 되면 자신의 이름으로 책을 한 권 출간해야 한다. 자신의 책이 한 권 만들어져야 졸업이 가능하며, 공식적으로 ‘연구원’이란 타이틀을 쓸 수 있는 것이다. 연구원의 졸업이 ‘책’을 통해 이루어지는 것은 구 소장이 ‘논문’ 은 큰 의미가 없다고 생각하기 때문이다. 논문은 많은 사람들이 보지 못하고, 따라서 아무리 소중한 지식을 담더라도 다른 사람에게 선한 영향력을 미치지 못하기 때문이다. 주제는 상관없다. 자신이 쓰고 싶은 것을 대중이 보는 책으로 완성한다는 데 의미가 있다. 구본형이라는 휴먼브랜드에게서 나온 것은 무엇이든, ‘공헌’이라는 키워드를 담을 수 있어야 한다.  

 

 

구본형이 만든 변화경영연구소는 그의 팬들로 인해 계속 이어져오고 있다.&nbsp;

 

 

구본형 변화경영연구소는 어떻게 보면 ‘구본형’이라는 브랜드의 확장이기도 하다. 내가 중요하게 생각하는 것들, 그리고 나의 배움이 많이 녹아 있다. 그런데 그냥 확장이 아니라 매우 ‘다른 형태’의 확장이다. 여기서는 나와 다른 휴먼브랜드들이 자라고 있기 때문이다. 그것에 가장 큰 공헌을 하는 프로그램이 바로 연구원 제도다. 연구원 제도는 즐거운 프로그램으로, 교육받는 데 직접적으로 드는 개인 비용을 제외하고는 모두 무료다. 무료가 좋은 것은 서로가 돈으로 이루어진 의무와 책임의 관계에서 벗어날 수 있다는 점이다. 돈을 벗어나면 그들과 나는 선생과 제자라고 하는 관계 안에서 자유롭다. 연구원 사이에서도 순수한 조언과 공헌이 생겨난다.

 

 

*변화경영연구소 휴먼브랜드들의 자기 파악 학습법

1)‘신화’를 통해 자신을 파악하라.

구본형 나는 ‘신화’에 등장하는 수많은 이야기가 인간에게 나타나는 공통적인 특성들을 파악하기에 매우 좋은 교재라고 생각한다. 시간과 공간을 떠나서 인간은 공통된 속성을 가지고 있다. 그래서 신화를 잘 들여다보는 것으로도 자신이 어떤 사람인지 파악할 수 있다고 생각한다.

연구원들은 맨 처음 한 달 동안 신화에 관한 책들을 보고 자신과의 공통점을 파악하는 연구를 시작한다. 숙제는 예를 들어, 신화 중에서 가장 좋은 이야기를 고르고 그 이야기가 왜 좋다고 생각하는지를 찾는 것이다. 그런 후에 다른 연구원들과 같이 토론한다. 오랫동안 자신이 좋아하는 신화에 대해 곱씹으면 거기에 자신의 해석도 가미된다.
신화에 등장하는 인물이 자신과 닮았는지 물어도 좋다. 그리고 그 인물이 자신과 왜 닮았다고 생각하는지도 말해 본다. 이런 과정은 신화에 대한 질문이기 이전에, 이를 바라보는 자신에 대한 질문이 된다. 발표와 토론을 하고, 다른 연구원으로부터 질문을 받고 대답하면서 자신이 어떤 사람인지 자연스럽게 연구하게 되는 것이다. 이것은 휴먼브랜드 관점에서 자신이 어떤 브랜드가 될 것인지 파악하고 앞으로의 계획을 세우는 데 유용한 바로미터가 된다.

2) 물어라, 그러면 답한다. 그리고 서로 묻고 답하라.

구본형 나는 조언을 그냥 하지 않는다. 그들이 먼저 질문하지 않으면 내 조언을 얻을 수 없다. 자신이 원하지 않는, 갈급함이 없는 조언은 곧 잔소리가 되기 때문이다. 나뿐만 아니라 연구원 서로에게도 질문하고 답하라고 항상 말한다. 질문과 대답은 적절한 때가 있다. 이것을 얻어 내는 것은 오롯이 자신의 몫이다.

‘50권의 책, 50 꼭지의 칼럼, 그리고 100개의 조언.’ 변화경영연구소 1년의 연구원 기간 동안 얻게 되는 것은 바로 이것이다. 소크라테스는 자신의 지식을 숨기고 계속해서 질문을 거듭함으로써 대화하는 상대로부터 더 나은 것을 끌어내는 대화법을 사용하였다. 이 대화법은 ‘산파술’로 불리기도 하는데 바로 소크라테스의 어머니가 아이의 출산을 돕는 산파였다고 한다. 어머니의 직업에서 가르침을 얻은 소크라테스는 자신이 낳을 수 없는 지혜마저 질답으로 대화하는 산파술로 탄생할 수 있을 것이라 생각한 것이다. 소크라테스의 산파술처럼 끊임없이 질문하고 대답하는 것은 자신을 아는 데 절대적인 도움을 준다.
휴먼브랜드로서 구 소장은 자신이 일일이 가르치는 것이 아니라 질문을 통해 스스로 얻을 수 있도록 ‘돕는다’.
물론 이 과정에는 구 소장과 연구원 사이뿐만 아니라 연구원 서로가 돕는, 선한 영향력의 시너지가 더 크다.

 

 

 

휴먼브랜드의 
씨앗

함께 성장할 수 있는 사람들과 또다른 관계를 시작하다 : 그렇다면 휴먼브랜드를 키워 내는 농부로서 구 소장에게도 휴먼브랜드의 씨앗, 연구원을 뽑는 기준이 있을까? 처음에는 이 연구원을 뽑는 과정이 순수하게 ‘글’을 통해서만 이루어졌다고 한다. 연구원이 되기 위해 내는 이력서와 20페이지 정도의 개인사에 관한 글로 말이다. 그리고 1년 동안 할 일을 한 달 동안 경험하게 해 준다. 그런 후 1년 동안 이것을 계속할 수 있을지를 물은 후 연구원이 되는 것이다. 그런데 5기 연구원부터는 면접도 이루어졌다. 

 

구본형 글은 사람의 표현력과 창의성, 그리고 지적 수준이나 성실성도 보여 준다. 그래서 글만 보았는데 5기부터는 면접도 보고 있다. 글만 보았더니 직접 만나 보면 표현된 자신과, 실재하는 자신이 너무 다른 경우가 많았기 때문이다. 우리는 이런 사람들을 ‘창조적 부적응자’라고 부르는데, 결코 나쁜 뜻은 아니다. 다만 나도 휴먼브랜드를 키우는 농부로서 내가 도와줄 수 없는 사람을 씨앗으로 보고 똑같은 에너지를 쏟을 수 없다는 것이다. 직접 만나니 이 사람이 내가 도와주면 휴먼브랜드로 거듭날 수 있는 사람인지 더 명확히 알 수 있었다.

 

휴먼브랜드의 중요성을 알기에, 구 소장은 휴먼브랜드가 될 가능성을 갖추고 있더라도 자신이 키울 수는 없는 사람들은 걸러 내는 작업을 한다. 자신이 키워 낼 수 없는 사람이거나, 앞으로 휴먼브랜드가 될 사람으로서의 자질을 미리 파악하는 것이다. 그리고 이를 파악하기 위하여 던지는 다음의 질문은 그 사람이 다시 다른 휴먼브랜드를 만들어 내는 데 도움을 줄 수 있을 것인가를 알기 위함이다.

 

구본형 면접에서 제일 중요한 질문은 ‘당신이 함께 연구원 생활을 할 다른 사람에게 공헌할 수 있는 것이 무엇일지 이야기해 보라’다. 쉬울 것 같지만 실제로 물었을 때 답하기 제일 어려워하는 질문이다. 내가 내 동료를 위해서 1년간 무엇을 내놓을 것인지 3개 정도 말하고 나면 그다음부터 모임의 관점이 달라진다. 

 

이런 과정을 거치면서 휴먼브랜드의 씨앗들은 변화경영연구소에서 각자 저마다 다른 휴먼브랜드로 자라난다. 구 소장은 이 과정에서 연구원들과 함께 이야기하고 이들을 키워 내며 휴먼브랜드로서 자신의 지계를 넓히고 있다. 기존에 가지고 있던 역량을 활용해 휴먼브랜드의 입지를 넓히면서 ‘공헌’이라는 키워드를 몸소 실천하며, 또 다른 휴먼브랜드를 키워 내기도 하는 것이다.

 

“변화경영연구소는 어떻게 보면 ‘구본형’이라는 브랜드의 확장이기도 하다. 
내가 중요하게 생각하는 것들, 그리고 나의 배움이 많이 녹아 있다.”




10년 법칙, 
10,000시간의 수련, 
나는 이제 휴먼브랜드다

 

휴먼브랜드는 나의 원형을 찾고 정의하고 그래도 살아가는 것 : 그의 책 한 권이 베스트셀러가 된 시점부터 사람들은 구 소장을 기억하기 시작했지만, 그는 그 책이 나온 뒤 13년이 지난 지금에야 “나는 작가”라고 말하고 싶다고 한다. 

 

구본형 1997년부터 책을 쓰기 시작했으니, 이제 13년쯤 되었다. 하루에 2~3시간은 꼭 글을 썼다. 그게 1년에 1,000시간쯤 되니, 이제 1만 시간이 넘었을 것이다. 예전에는 스스로를 작가로 생각할 수 없었다. 그런데 10년이 넘고 나니, 이제야 작가라고 말하고 싶어 진다.

 

그는 휴먼브랜드에 대해서 논하며 ‘수련’이라는 단어를 즐겨 사용했다 원래는. 인생에서 ‘내 길’ 같다는 우주적 떨림을 만나더라도 그곳에서 10년을 버티지 못하면 천재성을 가진 사람도 휴먼브랜드가 될 수 없다는 것이 구 소장의 지론이다. 

 

구본형 항상 현실을 탓하며 ‘차선책’만 선택해 온 인생이라면, 한 번쯤 용기를 내서 나를 휴먼브랜드로 만들 ‘최선책’을 선택하기 바란다. 그 계기는 아주 특별한 것이 아니라, 사소한 경험일 때가 많다. 체 게바라도 남미를 여행하다 아주 추운 날 노동자들과 모포 없이 밤을 보낸 것을 계기로 전혀 다른 사람이 되었다. 의외로 사소한 계기로 다른 선택을 한 사람들이 많다. 그런데 그 선택이 꼭, 지금 당장 회사를 그만두고 뛰쳐나오라는 게 아니다. 다만 최선책에서 10년을 버티기 위한 준비를 지금 당장 시작하라는 것이다.

 

휴먼브랜드가 된다는 것은 어쩌면 자신이 어떤 사람인지 그 원형을 찾고, 자신이 아닌 것으로부터 그곳으로 뛰어내리는 일일 것이다. 구 소장은 스스로 휴먼브랜드가 되기 위해 강점의 조합으로 자신을 정의하고, 긴 시간을 이를 튼튼히 하는 데 사용했다. 뿐만 아니라 ‘공헌’이라는 키워드를 통해 자신의 휴먼브랜드를 확장함과 동시에 휴먼브랜더로서 다른 사람을 브랜드로 키워 내는 일도 할 수 있게 되었다. 만약 휴먼브랜드가 타고난 비범함에서만 비롯된다면 우리는 휴먼브랜드를 그저 특별한 유전자를 가진 사람으로 생물학적인 관점에서만 연구하면 됐을 것이다. 그러나 우리가 휴먼브랜드를 연구하는 이유는 평범함을 비범함으로 변화시킨 휴먼브랜드가 더 많기 때문이고, 이들이 스스로, 혹은 더 나은 휴먼브랜드 육성을 통해 우리가 아는 혁신적인 브랜드들처럼 세상을 변화시킬 발화점이 될 것임을 알기 때문일 이따 어것이다.


구본형 (1954년 1월 15일 ~ 2013년 4월 13일) 대한민국의 1인기업가, 칼럼니스트, 작가이며 구본형 변화경영연구소 소장이었다. 

서강대학교와 동대학원에서 역사학과 경영학을 전공하였다. 1980년부터 2000년까지 한국 IBM에서 경영혁신의 기획과 실무를 총괄했으며 IBM 본사의 말콤 볼드리지 Malcolm Bal-drige 국제 심사관으로, 아시아태평양 조직들의 경영혁신과 성과를 컨설팅하였다. 저서로는《더 보스 : 쿨한 동행》《세월이 젊음에게》《사람에게서 구하라》《익숙한 것과의 결별》등이 있다.


출처 : 유니타스브랜드 Vol 16 브랜드십 유니타스브랜드 SEASON 2 Choice 

- 우리는 원형으로 태어나 복제품으로 죽는다 ‘나’의 원형을 찾아, 휴먼브랜드로 뛰어내리기

반응형

관련글 더보기

댓글 영역