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Ontology, 브랜드에서 아이덴티티로

브랜딩/세상이 바뀌다, 온브랜딩

by Content director 2022. 1. 19. 11:3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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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터넷은 제한적인 시간과 공간 안에서 운명에 지배 당해 왔던 ‘관계’를 재미, 이익, 정보, 관심, 참여, 개방 그리고 공유라는 이름으로 재정의하고 있다. 그것이 바로 딜레이션십(dilationship), 즉 ‘디지털 릴레이션십’이다. 초창기의 인터넷은 정보의 교환이 주요한 기능이었기에 시장에 큰 영향을 주지 않았지만 인터넷이 발달하고 본격적으로 온라인에서 비즈니스가 이루어지면서 이야기는 달라졌다. 브랜드의 본질인 ‘관계’에 대한 당연한 이야기를 과거, 현재, 미래에 대해 좀 더 깊숙히 이야기해본다. 

 

Ontology, 
브랜드에서 
아이덴티티로

 

‘잇 걸(it girl)’이라는 말이 있다. IT 업계에 있는 ‘젊은 여인’을 말하는 것이 아니라 ‘젊고 섹시한 여자’라는 뜻이다. 1927년 엘리너 글린이 쓴 《It Girl》이라는 작품이 크게 인기를 끌면서부터 ‘it girl’은 일반 명사처럼 사용되게 되었다.

그런데 오늘날 이 ‘it’은 새로운 의미로 변하고 있다.

 

먼저 it에는 여러 가지 뜻이 있는데, 사전적 정의를 살펴보면 ‘그것’이라는 뜻뿐만 아니라 ‘극치’ ‘지상’ ‘필요한 수완, 중요인물, 1인자’와 같은 전혀 예상하지 못한 뜻도 있다. 현재의 IT(Information Technology)는 현실 세계에서 ‘그 사람’에 불과한 개인을 지상에서 중요한 인물로 만들고 1인자로 만든다. 예를 들어 블로그라는 디지털 일기장 혹은 글 모음에 불과한 것이 기업의 생존을 위협하고 있지 않는가!

 

브랜드 사용자가 아니라 브랜드 철학과 비전에 대해서
공유하는 브랜드 수호자라면 태도는 달라진다.
이처럼 IT는 소비자를 it(중요한 1인자)으로 만들었다.

 

https://www.sephora.kr/pages/review-for-exclusive/makeup / 사진은 세포라 사용자의 다양한 리뷰들 
브랜드 사용자는 이제 브랜드 철학과 비전에 대해서 공유하는 브랜드 수호자이다. IT는 소비자를 it(중요한 1인자)으로 만들었다.

 

주부의 음식 만들기가 가전제품 브랜드에 영향을 미치고, 관심거리가 같은 사람들이 모여서 만든 카페가 기업의 상품에 대한 서비스를 쥐락펴락하지 않는가! 브랜드를 가지고 있는 기업에서는 유능한 인재를 온갖 스펙과 테스트를 통해 힘들게 뽑는다. 그러나 정작 자신의 브랜드를 사랑하는 사람들은 인터넷에 들어가서 그들이 만든 자료를 보고 모셔 온다. 단순히 상품과다 사용자라면 샘플 하나 더 주고 신상품 테스트맨으로 활용하지만, 그 사람이 브랜드 사용자가 아니라 브랜드 철학과 비전에 대해서 공유하는 브랜드 수호자라면 태도는 달라진다. 이처럼 IT는 소비자를 it(중요한 1인자)으로 만들었다.

 

브랜드가 좋아서 인터넷 공간에 모인 사람들은 아이덴티티로 인한 관계라고 할 수 있다.
그것은 아이덴티티로 인한 관계라고 할 수 있다.
바로 ‘관계’가 재정립되고 있다는 말이다.

 

인터넷의 태동은 자료 교환이었다. 그래서 IT가 family name(?)처럼 되었고 그들이 모여서 일하는 업계는 IT 업계라고 불렸다. 지금도 인터넷이 정보 교환의 역할이 매우 크지만, 사람들은 정보보다는 정보(情報)의 ‘보’가 빠진 정(情)을 교환하고 있다. 바로 ‘관계’가 재정립되고 있다는 말이다.

그렇다면 하나의 브랜드가 좋아서 인터넷 공간에 모인 사람들은 어떠한 관계의 재정립을 이루고 있을까? 그것은 아이덴티티로 인한 관계라고 할 수 있다.

 

사용자와 온라인에서 관계를 가지면서 브랜드를 좋아하는 것은 품질이 좋아서가 아니다.
소비자의 아이덴티티를 가장 잘 표현하기 때문이다. 

 

먼저 너무 범용되어서 오염된 단어인 아이덴티티의 어원부터 살펴보자. 아이덴티티는 후기 라틴어 표현들(identitatem, identitas)에서 공통적으로 보여지는 어근 ident-와 라틴어로 비슷한 의미를 가진 idem이 섞이면서 ‘the same’이라는 의미가 되었다고 한다. 그래서 아이덴티티의 의미는 주체성보다는 ‘무엇과의 동일시’에 가깝다.

 

 

브랜드를 가진 기업가들은 오해하지 않기 바란다. (물론 일반적인 생필품과 같은 상품이라면 다르지만) 온라인에서 관계를 가지면서 브랜드를 좋아하는 것은 품질이 좋아서가 아니다. 상표의 이름이 좋아서도 아니다. 그렇다고 로고가 예뻐서도 아니다. 물론 그럴 수도 있지만 소비자의 아이덴티티를 가장 잘 표현하기 때문이다. 그것은 자신과 너무나 비슷한 가치관과 진정성이 있기 때문에 ‘관계’를 맺는 것이다. 따라서 it에 대한 또 하나의 해석이 가능하게 된다. 온라인에서 브랜드의 it은 바로, 아이덴티티 터치(Identity Touch)인 것이다.

 

 

 온라인에서 소비자는 색다른 브랜드를 찾는 것이 아니라 자신이 원하는 아이덴티티를 찾는다. 
기업은 그것을 차별화 상품이라고 말하지만, 소비자들은 자신을 잘 표현해 주는 아이덴티티라고 생각한다.

 

 

할리데이비슨, 나이키, *애플의 마니아처럼 온라인에서 똘똘 뭉친 브랜드 수호자들이지키는 것은 상표가 아니라 브랜드 아이덴티티다. 그래서 할리데이비슨을 몰면 모두 같은 복장을 하고, 나이키 에어포스를 신으면 마치 마이클 조던처럼 머리를 만지고, 애플을 쓰면 스티브 잡스처럼 옷을 입는다. 그들은 기업의 어느 상품을 소비하는 것이 아니라 브랜드의 상징을 공유하고 하고 있는 것이다. 온라인에서 소비자는 색다른 브랜드를 찾는 것이 아니라 자신이 원하는 아이덴티티를 찾는다. 기업은 그것을 차별화 상품이라고 말하지만, 소비자들은 자신을 잘 표현해 주는 아이덴티티라고 생각한다.

 

 

물론 오프라인에서도 소비자들은 자신의 아이덴티티를 확인하는 브랜드를 선택하고, 마니아들끼리 정보와 의견을 공유한다. 그렇지만 인터넷 세상이 열리면서 그동안 쉽지 않아서, 혹은 귀찮아서 모이지 않았던 마니아들이 더 쉽게 모일 수 있게 되었다. 그들은 컴퓨터 앞에 앉아 온라인 커뮤니티에 접속해서 구매에 대한 정당성을 부여 받고, 자신의 선택에 대한 확신을 하게 되며, 단지 ‘정보와 의견’을 공유하는 데 머물지 않고 자신의 ‘감정’을 공유한다. 

 

관계는 감정에서 시작된다. 따라서 서로의 감정을 확인한 사람들은 더 끈끈한 유대감을 느낀다. 이렇듯 온라인은 소비자들로 하여금 욕망을 표출하게 하고, 그것을 공유하는 사람들 간에 욕망의 시너지가 이루어지면서 폭발하게 하는 환경을 제공했다. 인터넷으로 인해 촉발된 온브랜딩 환경에서 고객들은 브랜드를 통해 존재감을 확인하고, 브랜드는 고객들로 존재감을 확인받고 있다.

 

 

인터넷으로 인해 촉발된 온브랜딩 환경에서
고객들은 브랜드를 통해 존재감을 확인하고,
브랜드는 고객들로 존재감을 확인받고 있다.

 

 

그래서 온브랜딩은 브랜드의 온톨로지(Ontology), 즉 브랜드 존재론으로 이어진다. 인간은 왜 존재하며, 사물은 왜 존재하는지에 대한 고민은 인간의 가장 오래된 고민 중 하나였다. 그래서 고대 그리스부터 학문으로 연구된 존재에 대한 본질을 연구하는 형이상학은 라틴어로는 ‘ontoligia’라고 하는데, 이때의 on은 그리스어로 ‘존재자’ 를 의미한다. 온브랜딩에서 브랜드 온톨로지 역시 브랜드의 존재에 대한 질문으로 시작한다.

 

소비자는 자신과 동일시하는 브랜드를 선택하며, 고객들의 아이덴티티에 의해 브랜드 아이덴티티가 만들어지고, 이로써 존재감을 확인 받는다.

 

브랜드는 왜 존재하며, 인간은 왜 브랜드를 욕망하는지 말이다. 그것에 대한 답이 바로 아이덴티티에 있다. 소비자는 자신과 동일시하는 브랜드를 선택하며, 브랜드는 자신을 선택한 고객들의 아이덴티티에 의해 브랜드 아이덴티티가 만들어지고, 이로써 존재감을 확인 받는다.

 

상품, 즉 커머디티(commodity)는 아이덴티티(identity)가 되어 가고 있는 것이다. 이 현란한 이론이 어려운 것은 아니다. 애플 노트북을 쓰는 사람들은 누구일까? 어떤 음악을 좋아하고, 머리 모양은 어떻고, 체형은 어떨까? 이 질문에 대해서 10명 중 과반수가 비슷한 대답을 했다면 애플의 노트북은 상품(commodity)이 아니라 아이덴티티(identity)를 구축했다는 것이다. 실제로 그런 사람들이 많이 쓰고 있다면 애플과 소비자는 서로 완성된 관계를 이루었다고 해도 과언이 아니다. 그렇다면 할리데이비슨은 상품일까? 아이덴티티일까?

 

브랜드와 소비자 사이에 관계(소비가 아니다)가 일어나면 어떻게 변할까?
브랜드는 상징, 아이덴티티, 시대정신, 가치관의 대변자, 라이프스타일의 코드, 스토리로 변한다.

 

 

이것이 사실이라면 브랜드를 가진 기업에서는 온브랜딩의 성공을 위해서 무엇을 먼저 해야 할까? 신종기술로 무장한 현란한 플래시 사이트로의 리뉴얼이 아니라 자신의 브랜드 아이덴티티를 소비자들이 온브랜딩할 수 있도록 재정비해야 한다.

아주 간단한 관계 등식을 다시 한 번 보도록 하겠다. 남자와 여자가 결혼이라는 관계를 약속하면 남편과 아내가 된다.

브랜드와 소비자 사이에 관계(소비가 아니다)가 일어나면 어떻게 변할까? 브랜드는 상징, 아이덴티티, 시대정신, 가치관의 대변자, 라이프스타일의 코드, 스토리로 변한다.

 

소비자는 알아서 브랜드를 홍보하고 널리 알려 주는 동업자, 브랜드의 사명과 가치를 지원하고 다른 소비자를 부추기는 동역자, 그리고 브랜드에 경영 위기가 있을 때 그것을 대중에게 알려 주고 소비자들에게 이 브랜드의 존재 가치를 전파하는 동반자로 변한다. 그들 관계에서 우리가 다음 장에서 다룰 ‘브랜드 슈퍼내추럴 코드(Supernatural Code : 중독, 애정, 숭배, 찬양, 몰입, 영적인 대화 등)’가 생긴다. 왜냐하면 이제 브랜드의 역할은 자신을 일상에서 재발견하는 도구가 되었기 때문이다.

 

즉 사람들은 자신의 아이덴티티를 확인하기 위해서 브랜드를 구매한다.

브랜드 자체로서는 감동을 주지 못한다. 감동을 주는 것은 사람이다. 사람은 상품을 판매하는 과정에서 서비스라는 이름으로 감동을 만든다. 그렇다면 온라인에서는 어떻게 감동을 줄까? 감동과 같은 울림 대역인 ‘감사’와 ‘감격’은 모두 상품을 중심으로 사람과 사람 사이의 체험에서 일어난다. 

 

 

소비자는 알아서 브랜드를 홍보하고 널리 알려 주는 동업자,
브랜드의 사명과 가치를 지원하고 다른 소비자를 부추기는 동역자,
그리고 브랜드에 경영 위기가 있을 때 그것을 대중에게 알려 주고
소비자들에게 이 브랜드의 존재 가치를 전파하는 동반자로 변한다.

 

 

 

온라인에서 감동을 일으키려면 브랜더들은 진정성을 가진 댓글, 솔직한 답변, 정직한 용서, 열정적인 장인 정신, 가치의 일관성 그리고 구호로만 외치던 고객사랑이 무엇인가를 배워야 한다. 즉 ‘판매’에서 ‘관계’ 에 대한 것을, ‘전략’이 아니라 ‘진심’을 배워야 한다. 영국의 공상 소설가 *아서 C. 클라크는 “충분히 진보된 기술은 마술과 구별할 수 없다”고 기술의 실체를 말했다. 그의 말의 대구를 이루어 “강력하게 구축된 브랜드는 사람과 구별할 수 없다”고 말하고 싶다. 

 

이제 브랜드를 가진 기업가들은 소비자가 소비의 주체가 아니라 교제의 주체라고 인식을 바꾸어야 한다. 세일, 쿠폰, 대중광고, 끼워팔기로 순간의 구매 충동을 자극하기보다는 브랜드의 아이덴티티로 소비자들이 브랜드와 교제하도록 해야 한다.

 

*아서 C. 클라크 Arthur C. Clarke
아시모프, 하인라인과 더불어 서구 SF계의 빅3로 통한 SF 소설계의 대가로《유년기의 끝》 《도시와 별》 《2001년 스페이스 오디세이》 《라마와 랑데부》 등 인류의 진화와 초월적인 힘의 발현, 초지성을 지닌 외계인과 접촉 등을 주요 소재로 한 작품을 발표했다.

 

황상민 교수는 “오프라인에서 브랜드 아이덴티티가 무엇인가를 분명히 해야 온라인에서 그 브랜드 아이덴티티를 표현할 때 혼동이 없다. 오프라인의 명확한 아이덴티티에서 기인하는 표현이어야만 본래의 브랜드 아이덴티티를 강화시킨다”라고 말했다. 온브랜딩의 핵심은 기술의 향상이 아니라 브랜드와 소비자의 본질에 관한 이해가 선행되어야 한다는 이야기다. 

 

폴 길린은 온브랜딩의 아이덴티티 선행 구축에 대해서 “우리는 제품이나 서비스가 끊임없이 빠르게 복제되고, 점차 낮은 가격으로 거래되는 세상에 살고 있다. 브랜드는 이러한 환경에서 기업이 보유할 수 있는 많지 않은 자산 가운데 하나다. 소비자 그리고 비즈니스 파트너와 장기적인 관계를 구축하기 위해서 브랜드를 구축하고 타 브랜드와 구별되는 것은 선택이 아니라, 필수가 된 것이다. 이러한 브랜드가 되기 위해서 명확한 브랜드 아이덴티티는 매우 중요하다”고 말하면서 그는 변화의 온라인 시장에서 생존법을 말해 주었다. 

 

현재 온라인의 기술력은 마술에 가까워지고 있다. 그렇다면 브랜더들은 이제 브랜드를 상품에서 사람에 가깝게 만들어야 한다. 바로 아이덴티티를 정립하고 그것으로 온라인에서 소비자와 이야기하면서 ‘관계’를 맺어야 한다는 것이다. 

 

온브랜딩ON-Branding은 사람에 관한 이야기다. 더 정확히 말하면 브랜드와 사람과의 사귐과 관계에 관한 이야기다.

 

 

Branding ON, 
Storyseller와 
Bestseller

 

“이 집은 2대째 김치찌개 전문점이란 말이야. 그룹 회장들도 예약하고 먹는데, 물론 배달은 없고. 그리고 이 돼지고기는 직접 키운 녹차 먹인 돼지라고. 이 김치찌개의 핵심은 대관령에서 익힌 이 신김치에서 나오는 것인데 신맛 유지를 위해서 김치냉장고도 쓰지 않는대.” 

 

친구가 아주 맛있는 김치찌개를 하는 곳이 있다고 해서 월차까지 내며 먹으러 갔다. 약 20명이 들어갈 수 있는 5개 테이블에 사람들이 빼곡했다. 친구는 주문한 김치찌개가 나오기를 기다리며 함께 먹으면 더 맛있다며 커다란 달걀말이(이것만 먹어도 배부를 만한 크기)까지 주문해 놓고는 연신 이 집안의 숨은 히스토리를 말해주었다. 급기야 시집온 며느리가 이 비법을 알아내서 도망갔다는 전혀 확인되지 않는 이야기까지 들을 수 있었다. 마침내 주문한 김치찌개를 먹으면서 친구는 내게 형용할 수 없는 표정을 지어 보였다. 돼지고기가 많이 들어간 시큼한 김치찌개였다. 그 김치찌개에는 영혼이 있는 것 같았다. 

 

 

솔직히 브랜드 메시지란 자신이 원하는 편견을 소비자들의 마음에 만들어 가는 것이다. 
어떻게 편견을 만들어 가느냐에 따라 큰 수익을 남길 수도 있고 아예 브랜드를 접게 될 수도 있다. 

 

 

상품에는 베스트셀러인 소위 ‘대박’ 상품이 있다. 반면 대박은 아닐지라도 사람들에게 자신의 깊은 매력과 가치를 말하는 ‘스토리셀러’도 있다. 나는 이 김치찌개를 먹으러 오기 전에도 그 깊은 매력에 감염된 두 사람에게 또 다른 숨겨진 (식당) 이야기를 들은 바 있었다. 그래서 강원도 출장이 있을 때마다 그 말로만 듣던 실로암막국수를 먹기 위해 네 번이나 찾아갔지만 번번이 실패하곤 했다. 여하튼 자신의 맛을 넘어 자신의 이야기를 전하는 브랜드들이 있다. 북한군 장교들도 즐겨 먹는다는 오리온 초코파이, 얄타회담에서 썼다는 몽블랑 만년필, 소나타 뒤에 붙어 있는 이니셜 S를 가지고 시험을 보면 서울대에 붙는다는 이야기 등은 고상한 마케팅 용어로 표현하면 ‘스토리텔링 마케팅’이다. 

 

과거 대우자동차의 르망은 악성 루머가 끊이지 않았는데, 앞에서 보면 실망, 뒤에서 보면 절망, 밑에서 보면 사망이라는 유머성 루머까지 있었다. 경쟁 브랜드와 안티 소비자들이 만들어 낸 소문인 스토리텔링 전략의 공격을 받은 것이다. 요즘도 어느 회사에서 신차가 나오면 앞 다투어 확인되지 않는 정보가 흘러 나온다. 처음에는 농담처럼 웃고 넘기지만 구매할 때는 제일 먼저 그 농담이 기억 난다. 소비자 입장에서는 웃고 넘겨버릴 수 있지만, 처음 받아들인 정보는 지속적으로 상당한 영향력을 만들어낸다. 이런 각인 효과는 브랜드가 스토리셀러가 되는 데 치명적 요인으로 존재하기에 마케터가 신경 써야 하는 부분이다.

 

각인 효과는 오리가 알에서 나왔을 때 처음 본 것을 엄마라고 생각하는 습관적 본능처럼, 처음 본 것에 대한 알 수 없는 애착을 말한다. 물론 사람에게도 첫인상이라는 각인 현상이 있다. 일종의 선입관이나 편견도 유사한 의미를 담고 있다. 솔직히 브랜드 메시지란 자신이 원하는 편견을 소비자들의 마음에 만들어 가는 것이다. 어떻게 편견을 만들어 가느냐에 따라 큰 수익을 남길 수도 있고 아예 브랜드를 접게 될 수도 있다. 그래서 브랜드를 만들어낼 때는 보이는 상품도 중요하지만, 보이지 않는 상품을 어떻게 팔 것인가도 매우 중요한 전략 중 하나이다. 그렇다면 보이지 않는 그 영혼의 깊이는 어떻게 만들어지는 것일까? 지금까지의 이야기에 의하면 관계의 친밀도에 따라서 그때마다 다르다. 만약에 친구의 간절한(?) 권유가 아니었으면 월차까지 내면서 우리 회사 앞에 있는 김치찌개보다 맛없는 그곳까지 가지 않았을 것이다. 관계가 정보를 왜곡 시킨 것이다.  

 

처음 받아들인 정보는 지속적으로 상당한 영향력을 만들어낸다. 
이런 각인 효과는 브랜드가 스토리셀러가 되는 데 치명적 요인으로 
존재하기에 마케터가 신경 써야 하는 부분이다.

 

이러한 ‘관계’와 ‘이야기’에 의한 브랜딩이 온라인에서 보여진 대표적인 사례가 하나 있다.(현재는 이런 에피소드는 너무 당연하게 여겨진다) 미국 영화배우 데미 무어의 남편으로도 유명한 애시튼 커처가 자신의 트위터에 자기가 좋아하는 구두와 웹 주소를 자신의 추종 세력에게 알려 준 적이 있다. 정확히 2009년 7월 15일 오후 5시 38분부터 16일 오전10시 23분까지, 불과 16시간 45분 만에 그 웹 주소에 들어가 구찌 구두를 본 사람은 10만 명이다.

그러니까 직원이 퇴근하고 잠자고 있을 때 미국을 포함한 전 세계 사람들이 (필자처럼 김치찌개를 먹으러 서울에서 경기도까지 간 것처럼) 프랑스에 있는 온라인 브랜드 매장에 방문한 것이다. 이것이 바로 상품이 곧 이야기가 되는 스토리셀러다. 이것을 단지 구전 마케팅이라고 부르기에는 무엇인가 우리가 알지 못하는 초자연적인 공식이 있는 것 같아 보인다.

 

‘핵심 역량(core competence)’과 ‘전략적 의도(strategic intent)’ 라는 개념어로 경영학적 사고의 폭을 넓혀 주었던 경영전략의 구루 *C.K. 프라할라드 교수와 *M.S. 크리슈난 교수는 오늘날을 새로운 혁명 시대라고 정의하면서 새로운 혁명의 공식을 소개했다.

 

바로 ‘N=1, R=G’라는 것이다.

크리슈난 교수의 공식적인(?) 설명을 들어 보자. 

 

“우리는 전 세계 30억 명의 사람들이 휴대폰과 같은 기기로 연결되어 있는 세상에서 살아가고 있다. 따라서 디지털화 된 세계에서는 부를 창조하기 위한 새로운 접근이 필요하며, 이는 비즈니스 모델의 혁신으로 이루어져야 한다. 

 

N=1, R=G는 바로 이러한 새로운 환경에서 필요한 혁신의 공식으로, N=1이 의미하는 것은 ‘소비자의 수(Number)는 단 1명’이며, R=G는 ‘자원Resource은 글로벌Global 네트워크를 통해 얻어야 한다’는 것을 의미한다. 

 

이제 소비자는 단 한 명이라는 생각으로, 각각의 소비자가 느낄 수 있는 독특한 경험을 제공하는 비즈니스를 해야 하며, 소비자들과 가치를 공동 창조해야만 한다. 이를 위해서 R=G, 즉 전 세계의 크고 작은 공급자와 파트너들 간의 네트워크를 통해 자원을 얻어야 한다는 것이다. 글로벌화된 디지털 환경에서 자원을 공급해주는 파트너는 심지어는 한 사람의 개인이 될 수도 있다. 

 

우리는 이러한 비즈니스 모델의 혁신을 간단하게 설명하기 위하여 N=1(소비자는 단 1명), R=G(자원은 전 세계적으로)라는 공식을 만든 것이다. 애플은 브랜드 측면에서도 훌륭하지만, 비즈니스 모델에 있어서도 N=1, R=G를 만족시키는 혁신적 모델을 취했다. 

 

 

온브랜딩, 그것은 마케팅적 관점의 전략 수단이 아니라 
인류학적 세계관으로 바라보는 기업의 진화로다. 
그러니까 온브랜딩은 온라인마케팅이 아니라 혁신의 경영이라는 것이다.

 

 

애플의 새로운 비즈니스 모델의 중심에 있는 아이폰이나 아이팟은 개별 고객에게 개인화된 경험을 전달하기 위한 플랫폼을 만들어왔다. 예를 들어 아이튠즈와 같은 디지털 플랫폼은 음악이나 비디오, 뉴스 그리고 팟캐스트 등을 통해 브랜드 경험을 고객 스스로가 자신에게 맞게 조절할 수 있게 한다. 개인이 처해 있는 상황에 필요한 음악을 듣고 특정 관심사와 관련된 정보나 어플리케이션을 다운받을 수 있게 하는 것이다. 

ⓒbrandness.co.kr

이것이 애플이 고객을 바라보는 방식이다. 즉, 소비자 전체가 아니라 단 한 명의 소비자(N=1)를 위한 경험을 제공하려고 하는 것이다. 반면 애플은 소비자에게 제공하는 독특한 경험을 디자인하기 위하여 모든 자원을 직접 소유하는 대신 글로벌 생태계 내의 다양한 파트너 네트워킹을 활용하는 방식을 택했다. 애플은 음악이나 뉴스, 어플리케이션, 심지어 기기에 들어가는 메모리칩 하나도 직접 생산하거나 소유하고 있지 않지만 글로벌 네트워크를 통하면 그것들에 쉽게 접근할 수 있다. 

 

비즈니스 프로세스와 데이터의 투명성을 높이는 과제가 중요한 이유는 
기업은 투명한 비즈니스 프로세스와 데이터 분석을 통해, 
소비자 행동을 예측하고, 공급망에서 특정한 자원을 추가하거나 제거할 수 있기 때문이다. 

 

 

이것이 글로벌 자원을 관리하는 것(R=G)이다. 비슷한 비즈니스 모델은 구글에서도 보여진다. 1억 명의 구글 유저들은 아이구글에서 각자의 관심에 따라 페이지를 공동으로 창조해 낸다. 애플 역시 자원을 가지고 있지 않다. 파트너들과 웹사이트의 생태계를 통해 각각의 유저들이 독특한 경험을 할 수 있도록 지휘할 뿐이다. N=1, R=G의 비즈니스 모델을 시작하면, 하이테크 산업에서 한계란 존재하지 않는다. 이 혁신 모델의 숨겨진 진정한 핵심 역량은 비즈니스 프로세스의 투명성과 민첩성에 있다. 또한 철저한 분석에서 나온 인사이트가 기반이 되는 의사 결정 또한 빼놓을 수 없다. 

 

이때 인사이트란 고객들과 공동으로 창조하는 가치에 대한 깊은 이해에서 비롯된다. 비즈니스 프로세스와 데이터의 투명성을 높이는 과제가 중요한 이유는 기업은 투명한 비즈니스 프로세스와 데이터 분석을 통해, 소비자 행동을 예측하고, 공급망에서 특정한 자원을 추가하거나 제거할 수 있기 때문이다. 이러한 비효율의 제거는 기업의 효율화와 함께 혁신을 가능하게 하여 종국에는 위기의 극복을 가져오리라 본다.”

 

* C.K. 프라할라드  C. K. Prahalad
미시간대 로스 경영대학원의 경영 전략 분야 교수로, ‘경영학의 예언자’라 불리는 세계적인 석학이다. 

게리 해멀과 함께 쓴 《Compet-ing for the future》는 경영 전략 분야에서 세계적인 베스트셀러가  되었다. 

 

* M.S. 크리슈난  M. S. Krishnan
경영정보기술 분야의 전문가로, 미시간대 로스 경영대학원의 교수이자, 글로벌 자원 레버리지의 공동이사다. 

포드, IBM, ICICI, NBC 등의 기업을 컨설팅하고 있으며, 공저로 《새로운 혁신의 시대》가 있다.
- 유니타스브랜드 Vol.11 p38 참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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온브랜딩, 그것은 마케팅적 관점의 전략 수단이 아니라 인류학적 세계관으로 바라보는 기업의 진화로다. 그러니까 온브랜딩은 온라인 마케팅이 아니라 혁신의 경영이라는 것이다. 온라인 마케팅을 한다고 온라인 대행업체에게 경쟁 PT를 시켜서 디자인과 성능이 뛰어난 업체를 택하고 외주를 맡기는 것이 브랜더들의 직무가 아니다. 경영자들은 온라인은 통제 불가능하며 그저 들이대는 사람들에 의해 시시껄렁한 이야기가 오가는 곳이 아니라는 것을 알아야 한다. 온라인은 더 이상 매체로서 인터넷이 아니라 그리고 쇼핑몰으로서 새로운 유통 채널이 아니라 브랜드가 브랜딩되는 시공간이다. 

 

말콤 글래드웰의 이 말을 마지막으로 덧붙인다. 

 

“가장 성공적인 아이디어는 마케터와 소비자의 관계가 아니라 소비자와 다른 소비자의 관계를 통해 퍼진다.”

 


출처 : 유니타스브랜드 Vol 13 브랜딩 유니타스브랜드 SEASON 2 Choice 

- 7장. 세상이 바뀌다, 온브랜딩. Dilationship, 온라인 족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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