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후카사와 나오토, 슈퍼노멀 : 디자인의, 경영의, 그리고 삶의 아름다움을 획득하는 방법, 평범함을 다시 디자인하다

브랜딩/전략의 시각화, 디자인 경영

by Content director 2022. 2. 21. 12:2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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The interview with 후카사와 나오토(Naoto Fukasawa)

 

‘평범함 속에 진리가 있다’ ‘평범해지는 것이 가장 어렵다’ ‘가장 평범한 것이 가장 아름답다’와 같이 평범함에 대한 예찬은 너무나 당연해서 그야말로 평범해졌다. 이토록 평범해진 평범함의 가치를 ‘슈퍼노멀’이라는 이름으로 다시 고찰하는 디자이너들이 있다. 자신의 이름으로 디자인 회사를 운영하며, 알레시, 비트라, 무지, 삼성, 비앤비이탈리아 등의 세계적인 브랜드의 디자인을 돕고 있는 일본의 후카사와 나오토와 제스퍼 모리슨이다. 그들은 ‘가장 평범한 것, 즉 슈퍼노멀한 것이 가장 아름답다’는 철학은《슈퍼노멀》이라는 책이 나오기 앞서 2006년부터 도쿄, 런던, 밀라노, 뉴욕 등에서 지속적인 전시회로 먼저 소개되었다. 슈퍼노멀이라는 철학으로 디자인, 브랜드, 경영, 나아가서 사람들의 삶에까지 영향을 미치고자 하는 후카사와 나오토에게 디자인과 컨셉, 그리고 브랜드에 대해서 물었다.

 

UnitasBRAND 슈퍼노멀이란 무엇인가요?

 

Naoto Fukasawa 슈퍼노멀이란 이미 존재하는 것입니다. 이미 존재하는 평범한 것들 중에서 ‘가장’ 평범한 것이며, 이러한 평범함의 핵심을 추출하는 것이 슈퍼노멀 프로젝트 입니다. 저는 언제부터인가 ‘디자인된 디자인’ 에 질린 것 같습니다. 삶과 동떨어져서 따로 노는 것들을 만들어내는 디자인에 반발하게 된 것이죠. 이러한 생각을 공유하고 싶었습니다. 이미 알고 있던 우리 주변의 것들을 새롭게 자각하는 것입니다. 따라서 슈퍼노멀은 발견하는 순간 우리 기대에 어긋나는 놀라움을 선물합니다.

 

 

저는 언제부터인가 ‘디자인된 디자인’에 질린 것 같습니다. 
삶과 동떨어져서 따로 노는 것들을 만들어내는 디자인에 반발하게 된 것이죠. 

 

 

 

UnitasBRAND 평범함에 가치를 부여하고, 집중하는 이유는 무엇입니까? 그것이 당신의 디자인 철학이기 때문인가요?

 

Naoto Fukasawa 사람들이 디자인에 대하여 신경 쓰지 않고 무언가 고를 때를 보면 대부분이 무의식적으로 굉장히 평범한 것을 선택합니다. 자기도 모르게 평범한 것을 집어 들게 되는 이유는 우리 의식 저편에서 무엇이 옳은 것인지를 판단했기 때문입니다. 사람들은 무의식적으로 어떤 것이 자기에게 맞으며, 지금까지의 삶을 어지럽히지 않을 것이라는 사실, 즉 그 제품의 진수를 알고 있기 때문입니다. 그것을 저는 생태학적인 것, 다시 말해 당연하고 자연스러운 것이라고 생각합니다. 그래서 점점 디자인을 ‘의식’하고, 선택의 대상을 ‘판단’하는 것은 오히려 사람들에게 더 좋지 않은 결과를 가져올 것이라고 생각합니다. 이것이 저의 디자인 철학이냐고 묻는다면, 이러한 생각들은 저의 본성에 가까울 뿐이라고 대답하고 싶습니다.

 

 

UnitasBRAND 가장 평범한 것이 가장 완벽하다고 생각하시나요?

 

Naoto Fukasawa 글쎄요. 만약에 ‘디자인의 형태적 관점에서의 완벽함’에 대해서 물으시는 것이라면, ‘노멀함(Normal)’은 단지 평범할 뿐이지 완벽한 것은 아닙니다. 그러나 그 평범함을 사물과 사람, 그리고 우리를 둘러싼 환경과의 관계 측면에서 바라보면 평범함이란 ‘완벽한 조화’를 의미합니다. 무엇인가가 완벽하게 조화를 이루면, 그것은 우리의 삶에 자연스럽게 녹아들어서 관계 사이의 벽들을 허물어버립니다. 그래서 슈퍼노멀의 다른 이름은 ‘관계의 아름다움’입니다. 

 

 

우리의 삶에 자연스럽게 녹아들어서 관계 사이의 벽들을 허물어버립니다.
그래서 슈퍼노멀의 다른 이름은 ‘관계의 아름다움’입니다. 

 

 

UnitasBRAND 슈퍼노멀 프로젝트가 디자이너들에게 전달하는 메시지는 무엇입니까?

 

Naoto Fukasawa 우리가 너무 디자인에 집착한 나머지 보지 못하고 지나치는 것들을 자각하게 해주고 싶습니다. 디자인에 대해서 점차 의식적이 될수록 이미 우리 일상에 존재하는 아름다움을 알아차리기 어려워지기 때문이죠. 다시 말해 슈퍼노멀을 통해서 일상 속에 숨겨진 감동을 발견해내고, 좋은 것은 ‘평범하다’라는 것을 깨닫게 되었으면 합니다.

 

 

UnitasBRAND 당신은 ±0(플러스마이너스제로)의 디자인 디렉터이기도 합니다. 

±0의 철학이 발전한 것이 슈퍼노멀 프로젝트라고 할 수 있나요? 둘 사이의 관계가 궁금합니다.


Naoto Fukasawa 슈퍼노멀은 평범함 속에서 가치를 발견해내고 그것을 공유하기 위한 하나의 ‘활동’∞1이고, 플러스마이너스제로는 의식적으로 평범한 제품을 만들어 내려는 의지를 표현한 하나의 ‘브랜드’ 입니다. 따라서 이 둘은 같은 가치를 공유하고 있지만, 출발점이 같지는 않습니다.

 

 

 

UnitasBRAND 무지(Muji)의 CD플레이어로 대표되는 당신의 디자인은, 한국의 브랜드나 디자이너들에게도 많은 영감을 주고 있습니다.

당신의 디자인 철학을 본받고자 하는 디자이너들에게 조언하고 싶은 것이 있다면 무엇인가요?

 

Naoto Fukasawa 제가 생각하기에는 ‘소유’를 위해서 무언가 창조해내는 시대는 끝났다고 생각합니다. 그렇지 않습니까? 이를 전제로 침착하고 냉정하게 바라보면, 어떻게 디자인해야 할지에 대한 답을 자연스럽게 구할 수 있습니다. 그것은 우리가 매우 진솔한 디자인을 해야 한다는 것입니다. 만약 누군가가 어떠한 의도를 가지고 디자인을 한다면, 그것은 옳지 않을뿐더러 결과도 좋지 않을 것입니다. 그런 의미에서 무지와 같은 브랜드는 이 시대에 걸맞은 디자인을 하고 있다고 봅니다.

 

 

 

제가 생각하기에는 ‘소유’를 위해서 무언가 창조해내는 시대는 끝났다고 생각합니다.
어떻게 디자인해야 할지에 대한 답을 자연스럽게 구할 수 있습니다.
그것은 우리가 매우 진솔한 디자인을 해야 한다는 것입니다.

 

 

UnitasBRAND 최근에는 오히려 ‘평범함, 간결함’이 디자인 트렌드가 되어가고 있다는 생각이 듭니다. 슈퍼노멀이 그러한 ‘노멀(normal)’이나 ‘심플(simple)’과 다른 점은 무엇입니까?


Naoto Fukasawa 만약 ‘노멀함’을 간결한 형태를 만든다라는 의미의 심플함으로 생각한다면 그것은 트렌드일 수 있습니다. 그렇지만 이러한 이해는 ‘노멀함’이 갖는 진정한 의미와는 다릅니다. 노멀함은 단순히 간결한 디자인이 아니라 지속적으로 삶을 재발견할 수 있도록 해 줍니다. 

 

 

UnitasBRAND 브랜드의 핵심은 차별화입니다. 그렇지만 극한의 노멀한 디자인(슈퍼노멀한)을 한다면 다른 브랜드와의 차별화가 없어질 것 같습니다. 혹시 노멀함으로 차별화를 이룰 수 있다고 생각하시나요?


Naoto Fukasawa 무엇이든 그 분야에 정통하게 되면 결국 하나의 필연적인 형태로 수렴됩니다. 그래서 차별화에 집중하면 자연스럽게 필연적으로 옳은 디자인으로 옮겨가게 됩니다. 그것이 슈퍼노멀이겠지요. 어떠한 창조물이든 완성되면서 단일한 형태에 도달하는 것이야말로 좋은 것이라고 생각합니다. 그래서 브랜드의 차별화를 이루기 위해서는 그 브랜드의 본질인 제품의 질, 서비스, 브랜드 신뢰도 등을 끌어올리는 것이 중요하다고 생각합니다. 그것에 정통하게 되면 자연스럽게 차별화가 되는 것이겠죠.

 

 

UnitasBRAND 슈퍼노멀한 디자인 혹은 브랜드가 기존의 브랜드나 마케팅 활동에 미치는 영향은 무엇이라고 생각하십니까?


Naoto Fukasawa 슈퍼노멀은 무언가를 만들어내기 위한 것이 아니라, 자연스럽게 있는 그대로의 것을 의미합니다. 때문에 시장에서 어떠한 영향을 주고받는다거나, 잘잘못을 가리는 기준이 될 수는 없을 것 같습니다.

 

 

애플이나 비트라(Vitra), 그리고 비앤비이탈리아(B&BItalia)와
알레시(Alessi)는 전통을 만들어가고 있는 대표적인 사례입니다.
이들은 디자인 경영을 사회적 책임 혹은 사회에서의 역할로서 이해하고 있습니다.

그들은 좋은 디자인이란 그들의 수익을 위한 것이 아니라, 사람들을 위한 것임을 이해하고 있습니다. 

 

 

 

UnitasBRAND 당신은 세계의 여러 기업(브랜드)과 함께 작업하고 있습니다. 이러한 경험을 바탕으로 한국 기업의 디자인 경영을 어떻게 평가하고 있습니까?

 

Naoto Fukasawa 한국인들은 최고의 것을 찾아내기 위해서 헌신적이라고 생각될 정도로 열심히 합니다. 마치 당신이 좋은 글을 써내기 위해서 매우 적극적인 것처럼 말이죠. 하지만 이렇게 몰두하는 것이 때로는 실수를 낳기도 합니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한국인들은 더 나은 것을 만들려는 강한 리더십을 가지고 있기 때문에 가끔 기대하지도 못했던 진보적 결과를 보여줍니다. 

 

 

UnitasBRAND 디자인 경영을 잘한다고 생각되는 기업(브랜드)은 어디이며, 그 이유는 무엇입니까?


Naoto Fukasawa 패션 브랜드와 같이 제가 잘 모르는 분야의 브랜드에 대해서는 어떤 말도 하기 어렵군요. 그렇지만 제품 디자인과 관련해서 질문을 다시 머릿속에 그려보면, 애플이나 비트라(Vitra), 그리고 비앤비이탈리아(B&BItalia)와 알레시(Alessi)가 떠오릅니다. 이들은 전통을 만들어가고 있는 대표적인 사례입니다. 이들은 디자인 경영을 사회적 책임 혹은 사회에서의 역할로서 이해하고 있습니다. 그들은 좋은 디자인이란 그들의 수익을 위한 것이 아니라, 사람들을 위한 것임을 이해하고 있습니다. 좋은 디자인이란 사람들의 삶을 더 풍요롭게 해주는 것이기 때문에 이들 브랜드를 꼽고 싶습니다. 

 

ⓒVitra / ⓒB&BItalia


후카사와 나오토(Naoto Fukasawa)
현재 타마미술대학 통합디자인학과 교수이며, 디자이너로 비앤비 이탈리아, 드리아데, 삼성 등 유럽과 아시아 여러 기업의 디자인 컨설팅을 하고 있다. 무인양품의 디자인 자문위원이자 마루니의 아트 디렉터이기도 하다. 2001년부터 무인양품의 디자인 자문위원으로 활동하며, 2003년 플러스마이너스제로라는 브랜드를 출시했다. 2006년 Jasper Morrison과 함께 "Super Normal"을 설립했습니다. 2010년부터 2014년까지 굿 디자인 어워드 의장을 역임했다. 2012년 브라운 프라이즈 심사위원을 역임했다. 2017년 로에베 크래프트 프라이즈 심사위원이 됐다. 그는 산업을 위한 왕립 디자이너(Royal Society of Arts)라는 칭호를 받았습니다. 2018년에는 Isamu Noguchi Award를 수상하기도 했다. 2021년 레드닷 어워드에서 제품 디자인 상을 수상했다. 


출처 : 유니타스브랜드 Vol. 10. 디자인 경영 유니타스브랜드 SEASON 2 Choice 

-디자인의, 경영의, 그리고 삶의 아름다움을 획득하는 방법, 평범함을 다시 디자인하다. SUPER NORMAL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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