상세 컨텐츠

본문 제목

필립스 스테파노 마르자노, 차세대의 디자이너는 고객이다.

브랜딩/전략의 시각화, 디자인 경영

by Content director 2022. 2. 24. 14:06

본문

The interview with 스테파노 마르자노(Stefano Marzano)

 

이탈리아 건축가이자 디자이너인 그는 필립스에 입사 후 30여 년을 함께 했고, 수석 크리에이티브 디렉터이자 필립스 디자인(Philips Design)의 CEO로 약 20년간 필립스를 대변해왔다. 스테파노 마르자노는 필립스라는 브랜드와 그 디자인이 무엇을 고객에게 전달하고자 하는지 누구보다 잘 아는 사람이다. 굿디자인을 하기로 손꼽히는 필립스의 디자이너로서 콧대 높은 발언을 할 만도 하건만, 그는 오히려 “디자이너가 이 모든 것을 이룬 것은 아니”라고 말한다. 오히려 필립스의 디자인은 ‘진짜 사람들’에게서 얻은 영감으로 시작해, 마지막 순간에 디자인을 선택하고 체험하는 고객에게서 완성된다는 것이다. 필립스가 현재의 브랜드 위상을 갖게 되기까지 가장 ‘고객’ 가까이에서 디자인이 완성되도록 힘써온 그를 통해 휴먼 디자인 브랜드의 실체를 들여다보았다.

 

 

고객들은 사랑하고자 마음을 먹은 브랜드에서
고결함(Integrity), 확신(Confidence) 그리고 신뢰(Authenticity)를 찾고 싶어 합니다.
디자인의 역할은 이 세 가지를 조율하는 것이며,
브랜드에 있어 고객 접점이 되는 부분 전체를 디자인하는 것입니다. 

 

 

UnitasBRAND 경영에 참여하고 있는 디자이너로서 당신이 가진 브랜드에 대한 관점은 남다를 것 같습니다. 브랜드는 무엇이라고 생각하십니까?


Stefano Marzano 브랜드는 ‘등대’라고 생각합니다. 제 견해로는 이런 명확한 브랜드를 가진 기업은 광고와 PR까지 더해지면 얼마든지 원하는 만큼 밝은 빛을 내는 기업이 될 수 있습니다. 물론 궁극적으로는 브랜드가 제공하는 것이 신뢰할 만한 것이어야겠죠. 만약 당신이 보트를 타고 가다가 바위에 걸려 좌초되는 경험을 하게 된다면 사람들은 그 길이 잘못된 항로임을 깨닫고 다시 그곳으로 돌아가지 않을 겁니다.

 

마찬가지로 브랜드는 나의 선택이 옳다는 확신을 가지고 들어설 수 있는 ‘신뢰의 입구’와 같은 것입니다. 잘 가꿔진 브랜드가 사람들이 안심하고 진입할 수 있는 통로를 열어주는 것이지요. 고객들은 특정 브랜드를 사랑하고자 마음먹으면 그 브랜드에서 고결함(Integrity), 확신(Confidence) 그리고 신뢰(Authenticity)를 찾고 싶어 합니다. 디자인의 역할은 이 세 가지를 조율하는 것이며, 브랜드에 있어 고객 접점이 되는 부분 전체를 디자인하는 것입니다. 이는 일련의 구매 경험에서, 상품이 매장에서 고객을 만날 때부터 마침내 고객과 상호작용의 단계에 이를 때까지의 모든 과정이 “브랜드의 현시”로서 디자인되는 것을 의미합니다.

 

 

상품이 매장에서 고객을 만날 때부터 마침내 고객과 상호작용의 단계에 이를 때까지의
모든 과정이 “브랜드의 현시”로서 디자인되는 것을 의미합니다.

 

 

UnitasBRAND 고객의 입장에서는 정말 ‘필립스’이기 때문에, 필립스의 디자인이기 때문에 믿고 구매하게 되는 경우가 많은 것 같습니다. 필립스는 기업이 세워진 초기부터 지금처럼 디자인이 중요한 부분이라고 여겨왔습니까?

 

Stefano Marzano 그렇지는 않습니다. 지난 몇 세기 동안 많은 기업들도 그들의 조직에서 디자인의 역할이 어떻게 분류되어야 하는지 확신하지 못했습니다. 사실 디자인은 기술과 마케팅과는 달리 독립된 포지션을 가집니다. 디자인 만의 매우 특화된 역할과 업무가 있었던 것이지요. 더 진화된 관점에서 본다면 디자인은 마케팅이나 기술과 동등한 위치로 기업의 다른 부서에 영감을 주는 파트너이자 원천입니다. 기술이나 마케팅 등 어느 부서의 하위 개념으로 포함될 부분은 아닌 것입니다. 


80여 년 전쯤 필립스 초창기 시절의 디자이너들은 상품 개발의 마지막 단계, 즉 이미 기술적인 부분이 모두 결정된 상태에서 상품의 형태를 디자인하는 정도로만 참여했습니다. 기술이 많이 발달하지 못한 상황에서는 디자인이 그리 자유로울 수 없었던 것도 사실입니다. 그러나 상품이 점점 소형화되고, 과거에는 전혀 상관이 없어 보였던 분야의 기술들이 상호 교류가 활발해짐에 따라 디자이너들은 상품을 디자인할 때 아주 세부적인 기능 부분을 고려해야 하는 상황에서 많이 자유로워져 디자인 자체에 더 많은 노력을 투자할 수 있게 되었습니다. 

 

 

UnitasBRAND 그렇다면 과거보다 자유로운 디자인을 하는 지금은 어떤 부분에 초점을 두고 디자인을 하고 계십니까?


Stefano Marzano 필립스 디자인은 디자인에 대해 매우 광범위한 시각을 가지고 있습니다. 저희는 무엇보다도 디자인을 ‘사람’에 관한 것으로 봅니다. 그래서 어떻게 사람들이 다른 사람, 혹은 주위를 둘러싼 환경과 연결되어 있는지 보는 것을 중요하게 생각합니다. 이는 또한 저희가 사회학, 심리학, 인류학, 문화 인류학 등의 휴먼 사이언스(Human sciences)로부터 방법론과 통찰력을 얻는 이유이기도 합니다. 이렇게 다른 학문을 바탕으로 사람에 관해서 얻은 지식들이 기술이나 기존 지식과 결합되면 사람들이 진심으로 원하는 것을 만들 수 있습니다. 저희의 미적 디자인 원칙들을 적합한 형태와 컬러를 통해 고객에게 제공할 수 있는 것입니다.

 

사람들은 항상 기호학적으로 사물을 받아들이고, 감각 코드로 자신을 둘러싸고 있는 세상을 해석하고 이해합니다. 따라서 이런 디자인을 제공함으로써 우리는 말 그대로 ‘옳은 언어(right language’)로 고객과 대화할 수 있게 되는 것입니다. 
물론 저희가 기업으로서 상업적인 현실과 적당한 비즈니스 모델을 바로 볼 수 있는 눈을 가져야 하는 것은 당연합니다. 따라서 이러한 것과 디자인을 적절히 조합해야만 사람들이 원하는 것, 기업이 전달하고자 하는 것과 기술의 갭 사이에 다리를 놓을 수 있습니다.  

 

사람들은 항상 기호학적으로 사물을 받아들이고,
감각 코드로 자신을 둘러싸고 있는 세상을 해석하고 이해합니다.
따라서 이런 디자인을 제공함으로써 우리는 말 그대로 ‘옳은 언어(right language’)로
고객과 대화할 수 있게 되는 것입니다. 

 

 

필립스의 디자인협의의 과정 ⓒphilips

 

 

UnitasBRAND ‘사람’을 중심으로 생각하는 필립스의 디자인은 어떤 방법으로 개발되는지 좀 더 설명해 주십시오. 


Stefano Marzano 필립스는 과거의 전통적인 디자인 기술에, 현재 벌어지고 있거나 미래에 벌어질 복잡한 문제의 해결 방법, 새로운 도전을 위해 필요한 기술이 더해진 ‘하이 디자인(High design)’이라는 컨셉에 따라 일을 하고 있습니다.

이는 몇몇의 똑똑한 개인이나 팀에 의해서 독립된 절차로 상품이 창조된다기보다는, 관련된 자질을 가졌거나 문화적 모임 속에서 창조된 여러 분야에 걸친 조직들과 네트워크들에 의해 상품이 만들어지게 된다는 것입니다.
따라서 저희는 사람들의 욕구와 욕망의 이해를 위해 디자이너들, 심리학자들, 인간공학 연구자들, 사회학자들, 철학자들, 인류학자들과 콜래보레이션을 하고 있습니다. 이는 사람들은 위한 가치 창조와 궁극적으로 인간을 행복하게 만드는 디자인을 창조하기 위함입니다. 이는 결국 필립스의 디자인이 ‘진짜’ 사람에게서 얻은 ‘진짜’ 인사이트를 바탕으로 디자인 솔루션을 제공하고 이를 우리 제품의 모든 개발 과정에 삽입하게 된다는 의미입니다.

 

 

사람들은 위한 가치 창조와 궁극적으로 인간을 행복하게 만드는 디자인을 창조하기 위함입니다. 

 

 

 

필립스코리아 퍼스널 헬스 제품, 세계 권위 디자인 어워드 수상했다. (왼쪽부터 필립스 스마트센싱 에어프라이어, 5400 라떼고, SkinIQ 7000 시리즈 면도기, SkinIQ 5000 시리즈 면도기) ⓒphilips

 

UnitasBRAND 다양한 사람들과 일을 하시려면 경영진을 비롯한 모든 사람들이 공통적으로 필립스의 철학이나 브랜드 아이덴티티에 대해서 공유하고 있어야 할 것 같습니다. 

 

Stefano Marzano 그렇습니다. 필립스 디자인의 관리자들은 각자 다른 경영 스타일을 가졌음에도 불구하고 모두 디자인이 필립스 주요 전략의 핵심이라는 기본적 원칙을 공유하고 유지하고자 노력하고 있습니다. 그 때문에 오늘날, 필립스 디자인은 세계에서 가장 큰 디자인 조직 중의 하나가 될 수 있었습니다. 아직 다 이루지 못한 부분도 있지만 더 성공적인 브랜드 아이덴티티의 관리 차원에서 필립스와 함께 일하는 모든 사람들은 두 가지의 핵심 디자인 철학을 열정적으로 옹호하고 있습니다. 바로 앞서 말씀드린 하이 디자인과 지속가능성(Sustainability)입니다. 

 

필립스 익스피리언스 디자인은 인간의 깊은 통찰력과 첨단 기술을 적용하여 삶을 진정으로 개선하는 의료 제품과 서비스를 만들고 있다.ⓒphilips

 

필립스의 디자인 방향성 https://www.philips.com/a-w/about/innovation/experience-design.html

 

Philips Experience Design | Philips

At Philips Experience Design, we apply deep human insights and cutting-edge technologies to create healthcare products and services that truly improve lives.

www.philips.com

 

 

UnitasBRAND 필립스에서는 또한 지속적으로 *Visionary Design Project를 진행해온 것으로 알고 있습니다. 이런 프로젝트들은 다른 기업과 디자이너에게도 많은 영향을 미쳤는데, 특별히 기억에 남는 프로젝트가 있으십니까?

 

Stefano Marzano 저희는 바람직한 미래를 탐색하도록 도와주었던 우리의 프로젝트들에 대해 매우 자랑스럽게 생각합니다. 저는 모든 프로젝트들이 각각 다른 가치를 창조했다고 생각하기 때문에 특별히 어떤 프로젝트를 더 좋아한다거나 기억된다고 말하고 싶지는 않습니다. 다만 저희는 디자인의 힘으로 미래에 일어날 일과 그에 따른 변화를 예상하고 이해하는데 저희의 창의적인 기술을 지속적으로 적용하고 있는 것입니다. 또한 우리의 일상에서 일어나는 여러 문제점을 해결할 수 있는 디자인을 제안하면서 사람들에게 테크놀로지 자체를 이해시키기도 하고, 그들의 삶에 새로운 의미와 가치를 선물하게 되기도 합니다.

 

*Visionary Design Project

스테파노 마르자노가 CEO가 된 이후 필립스 디자인은 여러 분야의 Visionary Project를 시행했다. 프로젝트들은 주로 ‘인간과 새로운 기술의 상호작용을 통한 미래의 탐험’에 관한 것으로 이 프로젝트를 통해 필립스는 다양한 아이디어와 컨셉을 얻을 수 있었다. 이는 필립스뿐만 아니라 다른 산업에까지 영향을 미쳤으며 그가 언급한 Ambient Experience for Healthcare 역시 이 프로젝트의 일환이다.

 

우리의 일상에서 일어나는 여러 문제점을 해결할 수 있는 디자인을 제안하면서
사람들에게 테크놀로지 자체를 이해시키기도 하고,
그들의 삶에 새로운 의미와 가치를 선물하게 되기도 합니다.

 

 

UnitasBRAND 디자인의 역할이 지속적으로 변화해온 것처럼 앞으로도 기업과 디자인에 더 많은 변화들이 있을 것으로 예상됩니다. 디자이너들이 앞으로 더 주목하고 노력해야 할 것은 어떤 부분이라고 생각하십니까?


Stefano Marzano 많은 기술들이 기업 사이에서 공유되어 모든 상품들이 비슷한 방식으로 작동하던 시절과는 달리, 이제는 가치라는 것이 ‘눈에 보이지 않는 효익’에 집중하는 방향으로 변화하고 있습니다. 품질이라는 것은 이제 당연히 갖추어야 할 것이 된 것입니다. 따라서 가치를 높인다는 말은 소비자에게 특별한 경험(Unique Experience)을 제공한다는 말로 대체되고 있습니다.

 

특별한 경험이란 디자인이 문제에 직접 당면하게 된 한 사람의 개인을 위해 사용되는 것을 의미합니다. 이에 대한 예로 저희의 ‘Ambient Experience for Healthcare’ 프로젝트를 들 수 있는데, 이는 치료의 일환으로 환자 스스로가 그들이 원하는 환경에서 치료받을 수 있도록 주위 환경을 스스로 선택할 수 있도록 해주는 것입니다. 따라서 진정한 가치는 환자, 의료진, 그리고 환경이 상호 교류하는 바로 그 순간에 만들어지는 것입니다. 이것은 새로운 가치 창조이며, 이러한 가치를 창조하는 것이 다가올 시대에 디자이너들의 큰 도전 과제 중 하나가 될 것입니다.

 

디자이너는 최종 고객과 디자이너가 함께 경험을 디자인하고 가치를 창조하는 것이야 말로 앞으로 가장 중요한 부분이 될 것을 인지해야 합니다. 이런 경험의 협동 창출(Co-created experiences)은 보이지 않는 가치를 눈에 보이도록 재현합니다. 이것은 고객이 그들의 경험 자체와 브랜드와의 관계에 더 큰 중요성을 절감하도록 할 것입니다.

 

 

가치를 높인다는 말은 소비자에게 특별한 경험(Unique Experience)을 제공한다는 말로 대체되고 있습니다. 특별한 경험이란 디자인이 문제에 직접 당면하게 된 한 사람의 개인을 위해 사용되는 것을 의미합니다. 

 


스테파노 마르자노(Stefano Marzano)

 

전 CEO Philips Design - CDO 및 Royal PHILIPS International 수석 부사장. 창립 학장 THNK 암스테르담, 전 Electrolux Group CDO 및 그룹 관리자였다. 이탈리아 출신으로 밀라노 폴리테크닉대학(Milan Polytechnic Institute)에서 건축을 전공하였으며 필립스 이레 디자인 센터, 월풀 인터내셔널 등에서 디자이너로 활동하다 1991년 이후 현재의 직책을 맡게 되었다. 비즈니스위크지 선정 ‘2005년 최고의 리더’로 뽑히기도 하였으며 그가 CEO가 된 이후 필립스는 인간에 관련된 디자인, 미래를 생각하는 디자인으로 iF 디자인 어워드 등 각종 디자인상을 수상하고 있다. 저서로는 《Creating Value by Design: Thoughts and Facts》 《Past Tense, Future Sense: Competing through Creativity-80 Years of Design at Philips》등이 있다. 


출처 : 유니타스브랜드 Vol. 10. 디자인 경영 유니타스브랜드 SEASON 2 Choice 

- 고객과 디자이너가 경험을 디자인, 디자이너와 고객이 가치를 창조 차세대 디자이너의 출현

관련글 더보기

댓글 영역