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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문학자 26명의 질문 02. 그리고 브랜드 편집장의 변명

브랜딩/브랜드 인문학, 인문학적브랜드

by Content director 2022. 5. 25. 18:4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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6개월 동안 특집을 준비하면서 우리는 인문학과 브랜드의 교차점에 아주 가까이 간 것만은 틀림없는 것 같다. 이 인터뷰는 인터뷰 중 인문학자들이 했던 질문과 답변을 따로 모아 편집한 내용이다. 그러나 여기에 있는 모든 답변을 인터뷰 중에 한 것은 아니다. 그때는 답할 수  없어 돌아와서 생각하고 질문에 답을 단 것도 있다. 그리고 여전히 대답하지 못해 질문만 있는 것도 있다. 

 


브랜드의 목적은 궁극적으로 세상에 대체할 수 있는 것이 없는
유일한 존재가 되는 것입니다.
이렇게 되기 위해서는 존재에 관한 지혜가 필요합니다.
존재에 관한 지혜는 인문학입니다.


Questions 
To 
UnitasBRAND

 

인문학자 유니타스브랜드의 내용들을 살펴보면 브랜드를 다룰 때 경영이나 경제 용어보다는 철학 용어들을 더 많이 사용하고 있습니다. 철학 용어를 차용해 브랜드 관점으로 재해석한 것인가요?  

 

UnitasBRAND 질문에 대답하기 위해서는 먼저 정황을 설명해야겠네요. 10년 전만 해도 브랜드에 관한 책은 많지 않았습니다.

2000년에도 한 권이 있었을 뿐이었죠. 대부분 마케팅 책에서 로고와 심벌 혹은 상품의 총체적 이미지를 대표하는 용어로 브랜드를 사용했습니다. 브랜드를 구성하는 요소 또한 소비자가 왜 그것을 사는가에 관한 이익의 관점에서 설명했습니다. 예를 들어 애플의 아이폰은 소비자가 정서적 이익, 기능적 이익, 그리고 자아 표현적 이익 때문에 사는 것이라고 설명했습니다. 하지만 그 단어들로 다 설명할 수 없는 현상들도 생겨나기 시작했습니다.

 

예를 들어 애플의 아이폰은 소비자가 정서적 이익, 기능적 이익,
그리고 자아 표현적 이익 때문에 사는 것이라고 설명했습니다. 

 

 

마케팅에서는 상품이 시장에서 성공하기 위해서는 반드시 남들보다 기능적으로 더 탁월한 면이 있어야 한다고 말해 왔지만, 할리데이비슨은 다른 모터사이클과 기능만 비교한다면 탁월하지 않음에도 여전히 시장의 흐름을 리드하고 있습니다. 고객을 왕이라고 생각하면서 왕의 취향과 스타일에 맞게 상품을 만들라는 것이 마케팅 불변의 법칙이지만 시장을 주도하는 브랜드를 보면 소비자의 욕구에 그대로 대응만 하는 것이 아니라 자신들만의 스타일을 추구하고 있습니다.

 

 

시장을 주도하는 브랜드를 보면
소비자의 욕구에 그대로 대응만 하는 것이 아니라 자신들만의 스타일을 추구하고 있습니다.

 

 

그래서 마케팅 불변의 법칙은 이제 불편한 법칙이 되고 있습니다. 대량생산과 대량소비를 주도했던 미국식 마케팅으로 성공한 기업들이 10년을 견디지 못하고 사라지지만 놀랍게도 일명 메종(maison, 집안) 브랜드라고 하는 작은 기업들이 명품 브랜드가 되고 급기야 혁신 기업이 되어 시장을 장악했습니다. 이런 기업들의 특징을 살펴보면 마케팅 지향이 아니라 브랜드 지향, 곧 자기중심적이라는 것입니다.

 

 

John Lobb는 4대째 신발을 만드는 기업. 최고의 장인정신으로 한사람만을 위한 신발을 만든다.

https://www.johnlobb.com/

 

The official John Lobb online store

John Lobb Bootmaker is a company founded in 1866 that manufactures and retails a very exclusive range of bespoke and ready-to-wear shoes.

www.johnlobb.com

 

다른 브랜드가 어떤 상품으로 얼마나 팔고 있고 시장을 얼마나 장악하고 있는가에 관심을 가지기보다는 자신이 추구하는 가치가 얼마큼 표현되고 있느냐에 더 관심이 많습니다. 이런 브랜드는 얼마나 파는가 보다는 자신이 어떻게 되어 가는가에 더 많은 관심을 가지고 있습니다. 따라서 자신의 철학과 상품을 연결하기 위해 철학적이 아니라 철학가가 되어야 했습니다.

 

메종(maison, 집안) 브랜드라고 하는 작은 기업들이
명품 브랜드가 되고 급기야 혁신 기업이 되어 시장을 장악했습니다. 

 

 

특히 기술이 상향 평준화되면서 상품의 기능적 차별화는 줄어 들었습니다. 차별화를 보일 수 있는 것은 보이지 않는 가치, 즉  브랜드 철학 외에는 없게 되었습니다. 결국 브랜드는 상품이 주는 편리보다는 자신의 아이덴티티(이것도 기원전 2,000년 전에는 철학자의 용어였습니다)를 보여 주면서 철학적 접근을 시도하고 있습니다. 일종의 마케팅 지식의 진보와 진화라고 할 수 있겠습니다. 철학 용어와 브랜드 용어가 근본적으로 다르지만 같은 방향으로 사용될 수 있는 것은 두 분야 모두가 사람이 추구하는 가치를 다루기 때문이라고 생각됩니다.

 

기술이 상향 평준화되면서 상품의 기능적 차별화는 줄어 들었습니다.
차별화를 보일 수 있는 것은 보이지 않는 가치, 즉  브랜드 철학 외에는 없게 되었습니다.

 

 

인문학자 브랜드가 철학의 내용을 다뤄서 그 철학으로 무엇을 이해하려고 하는 겁니까? 

 

UnitasBRAND 예를 들어 철학이 ‘나는 누구인가?’라는 질문에서 시작된 학문이라면 브랜드도 ‘이것은 무엇인가?’라는 질문에서 시작되는 것입니다. 예를 들어 나이키 운동화는 신발 이상의 그 무엇을 가지고 있습니다. 아디다스, 컨버스, 뉴발란스 또한 광고에서 신발의 기능이 아닌 그 이상의 ‘그 무엇’을 말하고 있습니다. 브랜드가 추구하는 것이 바로 ‘그 무엇’입니다.

 

https://about.nike.com/

 

예를 들어 철학이 ‘나는 누구인가?’라는 질문에서 시작된 학문이라면
브랜드도 ‘이것은 무엇인가?’라는 질문에서 시작되는 것입니다. 

 

 

마케팅에서는 하나의 메시지를 정확하게 표현하고 그것이 정확히 전달되는 것을 포지셔닝이라고 말하지만 강력한 브랜드일수록 정반대가 됩니다. 오히려 모호해집니다. 총체적인 경험만이 존재할 뿐 광고의 슬로건은 크게 중요하지 않게 되죠. 브랜드는 개념은 존재하지만 정의할 수 없는 부분입니다. ‘인간은 누구인가?’라는 명제는 여전히 풀리지 않았지만 그 풀리지 않은 명제의 주체가 이런 문명과 문화를 만들어 낸 것처럼 답을 내리지 못하는 또 다른 명제 ‘이것은 무엇인가?’의 주체인 브랜드도 엄청난 문화와 문명을 만들어 냈습니다. 

 

가장 강력한 브랜드는 최고의 품질을 구축한 브랜드가 아니라
가장 인간다운 브랜드라고 할 수 있습니다. 

 

 

만약 ‘브랜드 철학’이라는 학문이 생긴다면 이는 브랜드를 이해하는 학문이라기보다는 오히려 인간을 이해하는 학문이 될 것입니다. 브랜드는 문화의 결정체이자 관계의 중심이고 소비의 대상입니다. 물질 가치보다는 상징 가치가 주도하는 자본주의 사회에서는 삶 전체라고 생각합니다. 그래서 가장 강력한 브랜드는 최고의 품질을 구축한 브랜드가 아니라 가장 인간다운 브랜드라고 할 수 있습니다. 

 

마케팅이라는 전략과 전술은 생존에 관한 지식으로 
마케팅에서는 통찰보다는 통계, 진실보다는 사실을 더 중요시합니다. 

 

브랜드가
인문학을
알아야 하는 이유 

 

 

인문학자 왜 브랜드에 인문학을 접목시키려고 합니까?

 

UnitasBRAND 브랜드에게 있어서 마케팅이라는 전략과 전술은 생존에 관한 지식입니다. 마케팅에서는 통찰보다는 통계, 진실보다는 사실을 더 중요시합니다. 아기가 태어나면 최소한의 영양분을 섭취해 생존하는 것이 중요하겠지만 성인이 되면 영양분 섭취보다는 자신의 존재에 대해 알아가는 것을 더 중요하게 여깁니다. 브랜드도 생존을 벗어나면 자신의 존재에 대해 처음보다 더 심각하게 고민해야 하는데 브랜드의 개념과 지식이 없는 우리나라에서 브랜드는 생존을 넘어서도 여전히 시장에서 1등이 되는 것이 존재의 목적이자 목표입니다.

 

아기가 태어나면 최소한의 영양분을 섭취해 생존하는 것이 중요하겠지만
성인이 되면 자신의 존재에 대해 알아 가는 것을 더 중요하게 여깁니다. 

 

 

우리나라에서는 많이 팔려서 1등을 해야만 브랜드라고 합니다. 1등보다 더 중요한 것은 존재의 이유를 찾는 것입니다.

 

아이들은 먹으면 자라지만 성인이 되어서도 아이처럼 계속 먹기만 하면 비만과 각종 성인병으로 병들어 죽게 됩니다. 대부분의 1등 기업들이 1등을 하고 사라지는 이유도 인간과 똑같습니다. 여전히 우리나라에서는 많이 팔려서 1등을 해야만 브랜드라고 합니다. 1등보다 더 중요한 것은 존재의 이유를 찾는 것입니다. 소비자의 브랜드 구매 이유가 ‘소비’라면 그 브랜드는 여전히 생존하는 것이고 소비자의 구매 이유가 ‘사랑’이라면 그 브랜드는 존재하는 것입니다. 매출과 마켓쉐어를 과시하는 것은 단지 힘을 과시할 뿐입니다. 마케팅에서는 아직도 우리의 이웃을 소비자 혹은 타깃이라 부릅니다. 이런 용어 자체가 단순한 생존 중시와 고객과의 일방적 관계를 드러내고 있습니다.

 

소비자의 브랜드 구매 이유가 ‘소비’라면 그 브랜드는 여전히 생존하는 것이고
소비자의 구매 이유가 ‘사랑’이라면 그 브랜드는 존재하는 것입니다. 


 

브랜드의 목적은 궁극적으로 세상에 대체할 수 있는 것이 없는 유일한 존재가 되는 것입니다. 

BMW를 대체할 수 있는 브랜드가 있다면 무엇일까요? 할리데이비슨을 대체할 수 있는 브랜드는 무엇일까요? 이렇게 되기 위해서는 존재에 관한 지혜가 필요합니다. 존재에 관한 지혜는 인문학입니다. 인간을 소비자와 타깃으로 보지 않고 칸트가 말한 것처럼 목적으로 대하려면 인문학 관점에서 브랜드를 보아야 합니다. 

즉, 브랜드와 인문학은 단순한 ‘접목’이 아니라 생존에서 존재로 넘어가는 방향에서 브랜드를 운영해야 한다고 생각합니다. 

 

 

우리가 브랜드라고 부르는 브랜드는
‘자기다움으로 남과 다름’을 가지고 있는 것을 말합니다. 

 

 

인문학자 요즘 인문학 열풍의 이유에 대해 어떻게 생각하십니까? 경영 쪽에서 인문학을 배우려는 이유가 무엇인가요?

 

UnitasBRAND 브랜드에 관한 유니타스브랜드의 정의는 여러 개이지만 아직 유효하게 사용하는 것은 ‘자기다움으로 남과 다름을 표현해 내는 것’이라고 말할 수 있습니다. 모든 상품이 상표를 이마에 달고 시장에 나왔다고 브랜드가 되는 것은 아닙니다. 인지도가 높다고 브랜드라 말할 수 있는 것도 아닙니다. 정자와 난자가 인간이 아닌 것처럼 상품들을 모두 브랜드라고 부를 수 없습니다. 우리가 브랜드라고 부르는 브랜드는 ‘자기다움으로 남과 다름’을 가지고 있는 것을 말합니다.

 

 

‘자기다움으로 인해 남과 달라짐’이 아니라 
‘남과 달라지기 위해 자기다워짐’을 찾고 있으니까요. 

 

 

즉, 대기업에서 방금 뽑아 낸 스마트폰에 멋진 이름과 상표를 붙였다고 브랜드가 되는 것은 아니라는 거죠. 기업인들은 생존을 위해, 또 ‘남과 다름’을 찾기 위해 ‘자기다움’을 찾고 있고 이를 인문학에서 얻으려 합니다. 하지만 이는 순서가 바뀐 것이죠. ‘자기다움으로 인해 남과 달라짐’이 아니라 ‘남과 달라지기 위해 자기다워짐’을 찾고 있으니까요. 

 

마케팅에서 그동안 어떻게, 무엇을 차별화할지 많이 생각했지만
어떤 방향으로 차별화할지 생각하지 못했습니다. 

 

 

차별화는 마케팅에서 성배로 여겨졌습니다. 그동안 어떻게, 무엇을 차별화할지 많이 생각했지만 이제 그것만으로는 부족합니다. 어떤 방향으로 차별화할지 생각하지 못했습니다. 성배가 사라졌죠. ‘자기다움’을 먼저 찾는 것이 경영 쪽에서 이슈입니다. 저도 이것이 ‘트렌드’가 아니라 시장의 체질을 완전히 개선시키는 ‘트랜스(trans)’가 되기를 바라고 있습니다. 

 

 

‘자기다움’을 먼저 찾는 것이 경영 쪽에서 이슈입니다. 
이것이 시장의 체질을 완전히 개선시키는
‘트랜스(trans)’가 되기를 바라고 있습니다. 

 

 

인문학자 기업에서 인문학을 강의하면 그들의 반응은 자신들이 다 아는 이야기를 강사가 하고 있다거나 책의 이야기를 풀어 준다고 생각하는 것 같습니다. 어떤 기업에서는 반강제적으로 직원들이 아침에 인문학 강의를 듣게 하고 그 강의의 평가지를 받아 저에게 보여 주기도 했습니다. 어떻게 생각하면 당신이 말하는 인문학과 제가 기업 초청으로 강의하는 인문학은 매우 다른 것 같습니다. 브랜드 인문학은 유니타스브랜드 혼자만의 생각이 아닐까라는 생각이 듭니다.  

 

UnitasBRAND 그 대답을 하기 전에 최근의 씁쓸했던 경험을 이야기하겠습니다. 우리나라에 다섯 손가락에 드는 대기업의 브랜드 제품 컨셉에 인문학적으로 접근해서 문제를 풀어 본 적이 있습니다. 수십 명의 사람들이 모여서 자신의 브랜드에 관해 시를 쓰고, 그 시에서 키워드를 뽑아내 다시 한 줄로 정리하고, 서로 모여서 여러 명의 한 줄을 최종의 한 줄로 도출하는 과정이었습니다. 자기다움을 찾는 일종의 제련 작업이었죠. 그 당시에는 모두가 자기다움을 찾았다고 즐거워했고 만족스러웠습니다.

 

 

 

어쩌면 브랜드 인문학의 중요성을 강조하는 것은 저희들만의 생각이라고 할 수 있습니다. 

 

 

하지만 며칠 후의 통보는 매우 당황스러웠죠. 워크숍 계약금의 70%에 해당하는 비용을 받으려면 보고서 페이지수를 더 채우라는 것입니다. 다른 두꺼운 보고서를 보여 주면서 그 정도의 가격을 받으려면 이보다 더 두꺼워야 한다는 말을 하더군요. 그리고 결과도 우리가 다 아는 이야기를 했기 때문에 내용도 더 달라야 한다고 주장했습니다. 이는 마치 어머니 환갑 잔치 때 가수 불러다가 노래를 시켰는데 어머니가 노래가 마음에 안 든다고 해서 10곡을 더 부르든지 아니면 차비만 갖고 나가든지 하라는 식이었습니다.

 

수많은 브랜드들 또한 이미 인문학을 마케팅의 ‘감동’을 위한 것이 아닌
브랜드의 ‘진정성’을 보여 주는 방향으로 이해하고 있었습니다.

 

저는 이번 워크숍이 인문학적 관점으로 접근했던 것이기에 페이지 수와 워크숍 컨셉을 다르게 결정할 수 없고 내 자신이 만족한 결과물이었으므로 돈도 안 받을 것이며 일도 더 이상 하지 않겠다고 말했습니다. 이번 사례를 통해 우리나라의 브랜드 지표를 볼 수 있었습니다. 어쩌면 브랜드 인문학의 중요성을 강조하는 것은 저희들만의 생각이라고 할 수 있습니다. 오히려 생소한 접근이고 소수의 생각이라고 믿고 싶습니다. 하지만 애플을 비롯한 해외의 많은 브랜드들은 이미 브랜드 인문학을 이해하고 있고 그간 저희가 취재한 수많은 브랜드들 또한 이미 인문학을 마케팅의 ‘감동’을 위한 것이 아닌 브랜드의 ‘진정성’을 보여 주는 방향으로 이해하고 있었습니다.

 

 

기업은 더 이상 고객을 쥐로 생각하지 않고 
사자로 생각해야 된다고 답변드렸죠. 

 

인문학자 칼 융은 “쥐에게 겁을 주기 위해서 사자가 필요한가?”라고 말한 적이 있습니다. 물건을 하나 더 팔겠다고 인문학을 인용할 필요가 있을까요?

 

UnitasBRAND 수많은 인문학자들이 방금 하신 질문과 비슷한 맥락의 질문을 했습니다. 기업은 더 이상 고객을 쥐로 생각하지 않고 사자로 생각해야 된다고 답변드렸죠. 인터넷 환경에서 소비자는 더 이상 왕궁에 갇혀 세상 물정 모르는 그런 사람이 아니라고 생각합니다. 10년 전만 해도 소비자가 브랜드를 구매했을 때 문제가 생기면 기껏 할 수 있는 것이 소비자보호센터에 불만을 접수하는 것이었습니다. 하지만 요즘은 당장 블로깅을 하고, 온라인 카페에서 문제를 제기하거나 트위터로 수만 명에게 자신의 생각을 전파합니다. 그렇게 해서 무너진 기업들이나 브랜드도 많습니다. 경영 분야 사람들은 판매만을 위해 인문학을 말하는 것이 아니라 시장 자본주의가 규정한 소비자를 다시 정의해야 합니다. 지금 경영에서는 사회과학보다는 인문과학이 필요합니다.

 

인터넷 환경에서 소비자는 더 이상 왕궁에 갇혀 세상 물정 모르는 그런 사람이 아니라고 생각합니다. 
시장 자본주의가 규정한 소비자를 다시 정의해야 합니다. 



 

인문학자 인문학 분야에 있는 사람들은 대부분 브랜드에 관심이 없습니다. 아마도 브랜드에서 구별, 계급, 허구, 상징, 기호나 이미지와 같은 것들이 긍정적인 측면보다 부정적인 측면이 많아 보이기 때문체 무엇입니까?이라고 생각합니다. 당신이 생각하는 좋은 브랜드의 기준은 대체 무엇입니까?

 

UnitasBRAND 가끔 시장에서 ‘왜 이렇게 만들었을까?’라는 호기심을 자아내는 브랜드를 만날 때가 있습니다. 그런 브랜드를 보면 오직 그 브랜드만이 가지고 있는 철학, 그러니까 메시지가 있습니다. 그 메시지를 전달하기 위해서 말 대신 디자인, 로고, 컬러 등을 사용하여 자신만의 이미지를 구축한 브랜드들입니다. 이 질문에는 약간 다른 방식의 설명이 필요합니다. 과연 좋은 브랜드를 만드는 좋은 브랜더는 누구인가에 대해서 말하는 것이 더 좋을 것 같습니다. 

 

 

‘과연 나만이 만들어 낼 수 있는 가치는, 상품은 무엇인가?'
이런 브랜드 안에서는 브랜더의 아이덴티티를 느낄 수 있습니다. 

 

 

철학에서는 ‘나는 누구인가?’가 가장 큰 주제인데 이것을 파악하는 것은 매우 어렵습니다. 또한 그 답을 가지고 브랜드를 만드는 것은 더 어렵다고 생각합니다. 하지만 다른 접근을 통해서 정체성을 알아 갈 수는 있다고 생각합니다. ‘과연 나만이 만들어 낼 수 있는 가치는 무엇인가? 그것으로 나만이 만들 수 있는 상품은 무엇인가?’라는 질문에 대한 대답으로 브랜드가 만들어졌다면 그것은 좋은 브랜드라고 생각합니다. 이런 브랜드 안에서는 브랜더의 아이덴티티를 느낄 수 있습니다. 또한 자신만이 생산하고 표현할 수 있는 방법으로 만든 상품들은 시간이 지나서 쓰레기가 될 확률이 없습니다.

 

 

예를 들어 저희가 만든 노트 브랜드인 유니타스매트릭스에 대해 말씀드리겠습니다. 그렇다고 좋은 브랜드라고 말하는 것은 아닙니다. 저희가 알고 있는 기준에서 저희가 어떤 브랜드를 만드는가를 설명하기 위한 예시일 뿐입니다. 노트가 만들어지기도 전에 붙여진 이름인데, 매트릭스에는 우리가 전하려는 가치가 함축되어 있습니다. 매트릭스(matrix) 에는 ‘발생, 성장의 모체, 발생지 혹은 기반’ 등의 뜻이 있지만 우리의 주목을 끈 것은 ‘자궁’이었습니다. 정자와 난자가 자궁 안에서 인간의 씨앗으로 맺어지는 것처럼 유니타스매트릭스가 아이디어의 자궁이 되어 브랜드의 씨앗으로 탄생시키는 배지가 되길 바랐습니다.

 

브랜드를 연구하는 우리만이 만들어 낼 수 있는
가치 있는 상품이라 믿고 있으며 우리만 표현할 수 있는 것입니다.

 

 

 

유니타스브랜드라는 매거북을 사람에 비유할 때 아버지라고 한다면 그에 맞는 어머니가 되어 줄 노트가 필요합니다. 그래서 저희 노트의 이름을 보면 프로세스빌리티(Processibility), 컨셉추얼라이제이션(Conceptualization), 이미지네이션(Imagination)등 무엇이 이루어지고 있음을 보여 주고 있습니다. 그 노트에는 기하학적으로 원이 하나 있거나 사사분면과 같은 것이 있기도 하고 박스만 있기도 합니다. 처음 보는 사람들은 괴상하게 여기지만 그 안에 있는 모든 내용은 브랜드를 만들 때 아이디어를 유도 분만할 수 있도록 만든 것입니다. 이 노트는 브랜드를 연구하는 우리만이 만들어 낼 수 있는 가치 있는 상품이라 믿고 있으며 우리만 표현할 수 있는 것입니다.

 

 

인문학자 수천 년 전에 이미 소크라테스는 “만족은 천부적인 부요, 사치는 인위적인 빈곤이다”고 말했고 키케로 또한 “탐욕을 없애고 싶으면 그 어머니인 사치를 없애야 한다”고 말했습니다. 사치를 조장하는 대표적인 것이 바로 명품 브랜드라고 생각합니다. 그런 명품 브랜드는 사회에 상대적 빈곤층과 비생산적 구조를 만들어 냅니다. 결국 자본과 자원은 충분하지만 소유와 영혼으로 바뀔까요? 

 

UnitasBRAND 제가 좋아하는 영화배우인 알 파치노가 출연한 ‘데블스 에드버킷(The Devil's Advocate)’이라는 영화가 있습니다. 악마 역을 맡은 알 파치노가 극 중에 이런 말을 했습니다. “허영은 내가 제일 좋아하는 사치품이지. 원자를 분해할 만큼 인간의 욕망은 뜨겁지.” (알 파치노의 극중 이름은 존 밀턴(John Milton)인데 《실낙원》의 저자 이름과 같다)

저는 인간은 근본적으로 사치를 지향한다고 생각합니다. 수천 년 전 죽은 미라의 부장품이 그것을 말해 줍니다. 

 

브랜드를 제대로 알고 있다면 허영의 성감대만 자극하는 브랜드는 천박하게 보일 것입니다. 

 

자신이 누리던 부귀영화를 죽어서도 누리겠다는 극단적인 허영을 보여 주지 않습니까? 사치를 위한 사치, 그리고 돈을 보여주기 위한 사치는 사치가 아니라 천박함이라고 생각합니다. 단지 생산자가 가격을 높게 책정했다고 명품이 되지 않는 것처럼 명품을 샀다고 품격이 있는 사람은 아니죠. 부의 과시를 위한 소비는 그냥 허영과 사치일 뿐입니다. 이는 장사치들이 인위적으로 생각의 수준과 기준을 조작하는 것입니다. 

 

 

인문학적 영혼을 가진 브랜드의 출현과 상식적인 브랜드 소비의 시대가 온 것이라고 생각합니다.  

 

 

예전에 어떤 외국인이 김치를 보고 빨간 샐러드라고 불렀던 것이 기억납니다. 우리에게는 당연히 웃음이 나는 표현이지만 외국인이 보기에는 고추에 절인 샐러드죠. 외국인은 우리나라의 식문화를 모르기 때문에 그렇게 표현한 것입니다. 우리나라는 아직 브랜드를 교양 있게 소비하는 문화가 없다고 생각합니다. 파리 명품 매장에 줄을 서 있는 사람들은 대부분 동양인들입니다. 파리 사람들은 어떤 눈으로 그들을 볼까요? 예전에 롯데백화점에서 김을 사려고 줄을 선 일본인들을 보았을 때 받았던 제 느낌과 비슷할 것 같습니다. 그냥 웃긴 거죠. 브랜드를 제대로 알고 있다면 허영의 성감대만 자극하는 브랜드는 천박하게 보일 것입니다. 우리가 이런 이야기를 하고 있다는 것 자체가 인문학적 영혼을 가진 브랜드의 출현과 상식적인 브랜드 소비의 시대가 온 것이라고 생각합니다.  

 

 

정신에 동참한 사람들이 모이면
그때부터는 더 강력한 브랜드가 만들어지게 됩니다. 

 

인문학자 위대한 영혼을 가진 브랜드가 존재할 수 있습니까? *니체가 말하는 초인처럼 초인적인 브랜드가 있을까요? 

 

UnitasBRAND 브랜드는 사람이 만드는 것이고 그 안에 사람이 있기 때문에 위대한 영혼을 가진 사람들이 있다면 위대한 브랜드를 만들 수 있다고 생각합니다. 그래서 자본만 믿고는 위대한 브랜드를 만들 수 없다고 봅니다. 대기업에서는 돈이 안 되거나 수익이 떨어지면 손익 관점에서 브랜드를 접어 버립니다. 반면에 창업자들에 의해 바닥부터 올라오는 브랜드는 망해도 다시 하고 어려워도 계속 도전하는 경우가 많습니다. 이런 정신에 동참한 사람들이 모이면 그때부터는 더 강력한 브랜드가 만들어지게 됩니다. 이때부터 고난을 겪으며 생기는 모든 것들은 말 그대로 보이거나 보이지 않는 문화가 됩니다. 그래서 브랜드는 성공하는 것이 아니라 성숙되는 것이라고 말합니다. 

 

이때부터 고난을 겪으며 생기는 모든 것들은 말 그대로 보이거나 보이지 않는 문화가 됩니다. 
그래서 브랜드는 성공하는 것이 아니라 성숙되는 것이라고 말합니다. 

 

 

인문학자 인문학을 논하는 스티브 잡스가 고독한 인문학자처럼 보입니까? 아니면 천재 브랜더로 보입니까? 

 

UnitasBRAND 스티브 잡스는 저에게 허블 망원경과 같습니다. 허블 망원경이 지구의 천체 망원경이 볼 수 없었던 은하계 너머의 세계를 보여 준 것처럼 스티브 잡스를 통해서 저는 브랜드 너머의 세계를 보았습니다. 그것은 브랜드가 거대한 생태계를 만들 수 있다는 것입니다. 지구의 모든 엔지니어와 소비자, 그리고 관련 업체 사람들이 애플의 시간에 맞추어서 돌아가는 것을 10년 동안 목격했습니다. 대단한 일입니다. 저에게 스티브 잡스는 제가 알고 있는 기준과 수준의 브랜더이기보다는 차원이 다른 사람이었습니다. 그의 자서전을 보면 그가 브랜드를 따로 공부했다는 이야기는 없습니다. 본능적으로 그는 우리에게 브랜드 극단의 모습을 보여 준 것 같습니다. 과연 그 본능이 인문학적 감각이었는지는 모르겠습니다. 하지만 확실한 것은 그가 제가 생각했던 평범한 브랜더는 아니라는 것입니다. 

 

 

단지 돈을 벌기 위한 동기에서 시작되는 것이 아니라 보다
나은 세상을 만들기 위한 과정으로서의 브랜드를 지향하는 것이
바로 브랜드 인문학이라고 생각합니다. 

 

인문학자 인문학자들에게 인문학적으로 브랜드를 설명할 수 있겠습니까? 

 

UnitasBRAND 저는 1993년부터 ‘브랜드는 무엇인가?’를 질문했고 2007년부터 유니타스브랜드를 만들면서 계속 자문해 왔습니다. 마치 브랜드를 설명하는 것은 초등학교 1학년생에게 평행우주론과 양자역학을 설명하는 것처럼 어려운 것 같습니다. 그 이유는 저부터가 평행우주와 양자역학을 사전적으로 이해하고 있을 뿐이고 전적으로 알지 못하기 때문입니다. 예전에 브랜드의 기준은 코카콜라였습니다. 여전히 브랜드 파워를 조사하면 코카콜라가 전 세계 1위입니다. 어떤 기준인지는 모르겠지만 저는 최근 몇 년간 코카콜라를 직접 구매하여 마시거나 책상 위에 그 병을 올려놓은 적이 없습니다. 저에게 코카콜라는 1등 브랜드가 아닙니다. 그렇다면 브랜드의 조건을 이야기해야 되는데 이것 또한 기준이 너무나 많습니다. 인지도인가 혹은 충성도인가에 따라서 전혀 다른 브랜드들이 자신을 브랜드라고 우기게 됩니다. 여기에 인문학적이라는 개념을 넣어서 브랜드를 설명하는 것은 지금으로서는 할 수 없을 것 같습니다. 

 

돈이 아니라 인간을 먼저 생각하는 경영을 말합니다. 


 

인문학자 브랜드 인문학이라는 개념을 만드는 목적은 무엇입니까?

 

UnitasBRAND ‘최소 비용으로 최대 효과’라는 말은 희소성의 법칙에서 출발한 경제의 기본 원칙이라고 배웠습니다. 이것과 짝을 이룬 브랜드가 있다면 바로 해외 명품 브랜드들입니다. 수천만 원을 호가하는 핸드백의 원가는 과연 얼마일까요? 우리나라 소의 평균 가격은 400만 원이지만 그들 나라의 소는 여기에 비하면 훨씬 더 저렴할 것입니다. 하지만 과연 이것이 기본 원칙일까라는 생각을 합니다. 버려진 폐품을 이용해 만든 가방이 30만 원에 팔리기도 합니다. 쓰레기일지라도 브랜드가 되면 새로운 상품으로 거듭납니다. 그렇다면 수많은 쓰레기들이 있는데 왜 브랜드가 되지 못할까? 바로 그곳에 브랜딩이 있습니다. ‘최대 가치로 최대 효과’가 브랜드가 지향하는 것입니다.

 

브랜드 관점에서는 매출은 목표가 아니라 단지 결과일 뿐입니다. 브랜드를 만들 때는 선(先)생존 후(後)브랜딩이 아니라 처음부터 의도적인 브랜딩이 들어가야 합니다. 단지 돈을 벌기 위한 동기에서 시작되는 것이 아니라 보다 나은 세상을 만들기 위한 과정으로서의 브랜드를 지향하는 것이 바로 브랜드 인문학이라고 생각합니다. 돈이 아니라 인간을 먼저 생각하는 경영을 말합니다. 

 

 

브랜드 인문학 관점은 인간의 가치를 중심으로 브랜드를 만들어 간다는 것입니다. 

 

 

인문학자 그 대답을 들으니 존 스튜어트 밀(John Stuart Mill)이 “배부른 돼지보다 배고픈 소크라테스가 되라” 고 한 말이 떠오릅니다. 브랜드 인문학을 추구하는 경영자는 배고픈 소크라테스가 되어야 하나요? 

 

UnitasBRAND 브랜드 인문학이 공리주의를 표명하는 것은 아닙니다. 단지 돈만 많이 벌기 위한 개념은 재래식 사고방식이라는 것입니다. 앞서 설명했듯 허영을 자극하여 사치를 조장했던 브랜드도 있지만 브랜드 인문학 관점은 인간의 가치를 중심으로 브랜드를 만들어 간다는 것입니다. 브랜드를 만드는 사람이 자신의 목숨을 걸고 지키는 것이 있다면 도대체 어떤 브랜드가 될까요? 돈이 아니라 목숨보다 소중한 브랜드가 존재할 수 있을까요? 그것이 저희가 찾는 브랜드입니다.

 

 

사람과 사람 간의 관계 속에서 아이폰은 그저 오브제일 뿐입니다. 
저는 그것이 애플의 인문학이라고 생각합니다. 



 

인문학자 인문학자들이 당신이 말하는 브랜드에 대해서 더 공부해야 하는 이유는 무엇인가요?

 

UnitasBRAND 브랜드는 인간이 만든 상품과 상징의 결과물입니다. 따라서 브랜드를 연구하는 것은 인간을 연구하는 것과 같다고 생각합니다. 상품의 품질을 올리기 위한 가장 좋은 방법은 생산자의 품격을 올리는 것입니다. 브랜드 혹은 상품이라고 부르는 것은 만드는 사람의 세계관이 반영된 것입니다. 따라서 인간에 대한 기본적인 소양을 갖추어야 한다고 봅니다. 애플의 인문학은 한마디로 기술과 기능을 인간미와 인간성으로 표현했고 그것을 ‘관계’라는 품격으로 보여 주었습니다. 

 

이념화된 브랜드는 소비자들을 선동합니다.
이념화된 브랜드의 아이디어(Idea)는 대박 아이디어가 아니라 최상의 이상(Ideal)입니다. 

 

 

근에 나오는 그들의 광고를 보면 사람과 사람 간의 관계 속에서 아이폰은 그저 오브제일 뿐입니다. 저는 그것이 애플의 인문학이라고 생각합니다. 우리나라 휴대폰을 보시면 그야말로 상품이 주인공이고 사람은 그저 소비자일 뿐입니다. 이념화된 브랜드는 소비자들을 선동합니다. 이념화된 브랜드의 아이디어(Idea)는 대박 아이디어가 아니라 최상의 이상(Ideal)입니다. 이념화된 브랜드는 상상(Ideality)과 실제(Reality)가 하나 된 것입니다. 사실 인문학자들이 연구하는 그 분야가 브랜드가 추구하는 지향점입니다. 이제 서로가 브랜드와 인문학의 교차로, 즉 상품도 아니고 그렇다고 그저 개념만도 아닌 그곳에서 만나야 된다고 생각합니다. 브랜드가 상품이 아니라 사상이기 때문에 인문학자들이 브랜드에 관해 관심을 가져야 된다고 생각합니다.

 

브랜드가 상품이 아니라 사상이기 때문에
인문학자들이 브랜드에 관해 관심을 가져야 된다고 생각합니다.

 

 

인문학자 유니타스브랜드는 왜 이런 잡지를 만듭니까? 시쳇말로 브랜드와 인문학을 이야기하는 유니타스브랜드에게는 인문학적 동기라는 것이 있습니까?

 

UnitasBRAND 제 친구 중에 클래식을 좋아하는 친구가 있습니다. 반면에 저에게 클래식은 잘 때 듣는 음악이죠. 어느 날 그 친구 집에서 클래식을 들으며 이야기하다가 친구의 눈에서 눈물이 맺히는 것을 보았습니다. 저는 당황해서 친구를 보았는데 친구는 끝내 눈물을 흘리더군요. 그리고 이런 말을 했습니다. “이 부분에서는 나의 영혼이 반응하는 것 같아!” 솔직히 저는 그 클래식 곡의 제목도 잘 모릅니다. 하지만 그런 기분이 어떠할지는 이해합니다.

 

 

브랜드를 통해서 소비자가 아닌 이웃과 친구를 만들 수 있다고 믿습니다

 

 

 

저도 어떤 브랜드를 보면 눈물이 나옵니다. 절대로 비싼 브랜드를 말하는 것은 아닙니다. 자신의 가치와 꿈, 그리고 기쁨으로 그 누군가를 위해 탄생한 브랜드들입니다. 이런 브랜드를 만나면 클래식을 좋아하는 친구가 절대로 느끼지 못하는 영혼의 파동을 느낍니다. 저는 많은 패션지와 럭셔리 잡지에서 말하는 그런 고가 브랜드나 대기업에서 만든 브랜드만을 연구하거나 추구하지 않습니다. 인간이 만든 가장 인간다운 브랜드, 그래서 나의 일생의 필요와 또 다른 나의 완성을 돕도록 하는 그런 브랜드를 연구하고 싶습니다. 

 

 

브랜드를 알아가는 지식은 사람에 관한 지식으로 그것의 총체는 인류애라고 생각합니다.

 

 

그런 브랜드를 찾고, 세워 주고, 또한 사람들이 브랜드의 맛을 이해해서 이런 진정성 있는 브랜드를 사랑할 수 있도록 만들고 싶습니다. 브랜드는 단지 돈으로 만드는 것이 아니라 하늘과 사람을 움직일 수 있는 가치를 통해서 만들어야 함을 증명하고 싶기 때문입니다. 사람에게 진정한 부는 무엇일까요? 돈일까요? 아니면 친구들일까요? 저는 브랜드를 통해서 소비자가 아닌 이웃과 친구를 만들 수 있다고 믿습니다. 브랜드에 관한 지식보다는 브랜드를 알아가는 지식이 저희 책에 있습니다. 브랜드를 알아가는 지식은 사람에 관한 지식으로 그것의 총체는 인류애라고 생각합니다.

 

 

“당신의 브랜드는 소비자에게 
무엇이 되어야만 하는가?”
 

 

대답을 
기대하지 않는 질문, 
질문이 없는 대답

 

어떤 질문에는 인생의 답이 있다. 30대에 받았던 가장 어려웠던 질문, 좀처럼 답할 수 없는 질문이 있는데 그것은 ‘당신은 무엇이 되어야만 하는가?’였다. 이 질문에 답을 하지 못한 너무나 당연한 이유는 30대까지 내가 누구인지를 몰랐기 때문이다. 한마디로 내년의 성과 목표는 있었지만 내일의 존재 목적은 없었기 때문이다.  


브랜드를 만드는 브랜더에게 이와 비슷한 질문을 할 수 있다. 

“당신의 브랜드는 소비자에게 무엇이 되어야만 하는가?” 

 

‘판매 목표 달성’은 있어도 ‘존재 목적 완성’이라는 개념을 둔 기업은 거의 없다. 기업은 극단적으로 소비자는 왕이라고 하지만 그것은 구매력이 있는 이웃일 뿐이고, 그렇지 않은 왕들은 경비원이 그 왕권을 접수한다. 

결국 ‘돈 좀 벌어 보자!’라는 원색적인 목표에 대한 궁색한 변명일 뿐. 
인문학을 공부하는 브랜더 혹은 경영자에게 이런 질문을 하고 싶다.


인문학을 배우는 기업들은 인문학적인 브랜드를 만들 수 있을까? 
인문학 강의를 듣고 오는 경영자들은 어떤 인문학적 경영을 하고 있을까?
인문학적 경영을 올해 도입해서 적자를 냈다면 내년에도 인문학을 도입할까?
인문학적 경영의 결과로 자신의 제품 혹은 기업에서 어떤 부분을 고치고 싶은가?


끝으로,  당신의 인문학은 무엇인가? 

 


출처 : 유니타스브랜드 Vol 22 인문학적 브랜드  유니타스브랜드 SEASON 2 Choice 
- Insight 너 자신을 알라. 인문학자 26명의 질문, 그리고 유니타스브랜드 편집장의 변명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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