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모호한 브랜드, 선명한 브랜드 03 - 내가 정의하는 브랜드란 무엇인가?

브랜딩/브랜드 B자 배우기

by Content director 2022. 3. 18. 11:0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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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brandness.co.kr

 

브랜드의 결정체는 ‘믿음(신뢰)’이다. 인간관계에서 믿음은 매우 오랜 시간이 걸려 구축되는 반면에 아주 쉽게 깨지기도 한다. 브랜드와 인간과의 관계도 똑같다. 이처럼 믿음을 구축하는 브랜드의 길은 오르막길이며, 마라톤이다. 따라서 절대로 속도에 관심을 두어서는 안 된다. 이런 믿음이 어떻게 상징과 연결되고, 문화를 만들고, 가치를 올리며, 인지도를 올리느냐에 따라 강력한 브랜드가 된다. 믿음의 정도에 따라서 ‘브랜드’와 그냥 ‘브랜드라고 부르는 (유사) 브랜드’로 나뉘는 브랜드에 대한 당신의 정의는 무엇인지 생각해보라. 

 

드러난
브랜드의 실체 

우리가 일상적으로 사용하고 있는 ‘명품 브랜드’라는 단어의 기원은 짧다. 앞 장에서 설명했듯이 1988년에 해외 여행 자유화와 외국 브랜드 수입 자유화에 의해서 만들어진 단어다. 그전까지 우리가 ‘지금’ 소비하고 있는 외국 명품 브랜드와 일명 양담배는 통칭 ‘밀수품’이라 불렸다. 이런 밀수품들을 부르는 방법은 잘 알고 있다시피 일제, 독일제 혹은 미제였다. 1980년대 초반까지 ‘중공’이라 불리는 나라에서 만든 제품은 우리나라 시장에는 없었다. 각각의 제품들은 소위 국가 브랜드에 의해 그 등급이 결정되었다. 브랜드라는 말이 나오기 바로 전 단계에서는 ‘메이커’라는 말을 브랜드 대신 사용했다. 대기업이 만들지 않으면 불량 상품이라는 인식이 강하던 시절이기 때문이다(지금도 할인점에 가면 ‘이 제품의 메이커는 ◯◯◯이다’라는 슬로건을 쓴 브랜드를 볼 수 있다).

 

우리나라에 브랜드의 세계가 도래한 것은 외환 위기를 겪으며 브랜드 가치를 알게 되었다.

 

우리나라에 ‘브랜드의 세계’가 도래한 것은 외환 위기를 겪으면서부터라 할 수 있다. 외국 기업이 우리나라 기업들과 브랜드를 인수하면서 우리는 프리미엄이라는 ‘브랜드 가치’를 알게 되었다. 이때부터 우리나라 기업에서도 브랜드 가치에 집중했다. 그러다 이 관심이 정점에 이르게 된 것은 한국 브랜드들이 일본 브랜드에 가려 있다가 서서히 세계의 시장에서 일본 제품인 척(?)하며 성과를 보이면서부터다.

 

브랜드에 대한 분별력없이 단순히 국가 이미지로 
곧 상품을 구매할 때 기준은 다름 아닌 ‘믿음(혹은 신뢰감)’이다. 

 

브랜드의 기원(Origin)을 ‘미제, 일제, 독일제’에서 찾을 수 있다면, 브랜드가 어떻게 시작(Begin)되었는지 알 수 있다. 미제가 주는 가치는 한마디로 크고 튼튼함이다. 독일제가 주는 이미지는 견고함과 세련됨이었다. 그런가 하면 일제는 정교하고 잔 고장이 없는 것을 의미했다. 브랜드에 대한 분별력 없이 단순히 국가 이미지로 곧 상품을 구매할 때 기준은 다름 아닌 ‘믿음(혹은 신뢰감)’이다. 어린 시절 친구가 자신의 아버지가 해외 출장을 갔다가 돌아오면서 사다 준 볼펜이 한 번밖에 쓰지 않았는데 망가진 적이 있었다. 그때 친구의 입에서 나온 말은 “이것 메이드 인 저머니인데 왜 그러지? 내가 너무 눌렀나?” 이처럼 친구는 볼펜을 탓하지 않고 자신의 팔뚝 근육을 의심했다. 

 

프랑스 명품 브랜드인 에르메스에 대한 고객의 믿음은 매우 오랜 기간동안 제값만큼의 가치를 유지할 것이라는 믿음이 있다.

 

프랑스 명품 브랜드인 에르메스에 대한 고객의 믿음은 에르메스는 제 값 내고 구매한 물건이 시즌이 끝났다고 해도 결코 할인하지 않고, 매우 오랜 기간동안 제값만큼의 가치를 유지할 것이라는 ‘믿음’이 있다. 또한 매우 비위생적인 나라를 여행하는 도중에 미국 브랜드인 맥도날드에 가서 햄버거를 안심하고 먹을 수 있는 것은 매뉴얼대로 햄버거가 만들어졌을 거라는 ‘믿음’ 때문이다.  

 

마치 원자핵을 분해하면 양성자와 중성자가 나오고 그것을 또 쪼개면 쿼크(quark)가 나오는 것처럼, 
브랜드도 계속 쪼개어 나가면 브랜드에 대한 ‘믿음’만 남게 된다.

 

제품에서 사용하는 품질이라는 단어는 ‘믿음’과 동의어다. 마치 원자핵을 분해하면 양성자와 중성자가 나오고 그것을 또 쪼개면 쿼크(quark)가 나오는 것처럼, 브랜드도 계속 쪼개어 나가면 브랜드에 대한 ‘믿음’만 남게 된다. 다시 말해  ‘브랜드는 믿음’인 것이다. 가장 단순하지만 진실한 사물들 간의 관계를 알기 위해서는 아주 심오하고 전문적인 지식이 필요한 것처럼, 브랜드의 실체를 파악하기 위해서는 믿음을 이루는 복합체에 관한 전문 지식이 필요하다. 

 

 

뉴스를 유심히 들어보면, 시세가 하락세면 ‘불안한 심리가 작용해서’라고 말하고, 
시세가 급등 하면 ‘신뢰가 회복되면서’라는 멘트를 사용한다. 
카드, 전세금 대출, 외상 판매 등 우리 사회의 대분은 놀랍게도 ‘제도화된 믿음’ 위에 기초한 경제체제다. 

 

이 주제에서 다룰 주제와 내용이 바로 이 내용들이다. 세계 모든 뉴스의 시작은 어제의 주식 동향을 알려주는 것이다. 뉴스를 유심히 들어보면, 시세가 하락세면 ‘불안한 심리가 작용해서’라고 말하고, 시세가 급등하면 ‘신뢰가 회복되면서’라는 멘트를 사용한다. 이처럼 믿음이라는 가치는 금융계에 있는 사람들이 믿는 신앙이다. 그래서 현대 사회를 신용사회라고 말하지 않는가. 카드, 전세금 대출, 외상 판매 등 우리 사회의 대분은 놀랍게도 ‘제도화된 믿음’ 위에 기초한 경제체제다. 

 

 

브랜드의 
믿음


브랜드와 유사 브랜드 간의 가장 큰 차이점은 바로 이 ‘믿음의 강도’에 있다. 지금부터 하게 될 실험은 ‘어떤 믿음’인가에 관한 실험이다. 웬만한 사람들은 모두 디지털 카메라를디지털카메라를 가지고 있기에 누구나 제원으로 쉽게 평가할 수 있는 디지털카메라를 예로 들겠다. 

A형 
화소 2,460만 화소, 화면 크기 2.5인치, ISO감도 6400, 센서 크기 1:1, 1:1 풀프레임, 셔터 스피드 1/8,000초, 무게 850g, 연사 3매 
B형 
화소 1,800만 화소, 화면 크기 2.5인치, ISO감도 2500, 센서 크기 1:1, 1:1 풀프레임, 셔터 스피드 1/4,000초, 무게 585g, 연사 2매 

 

같은 가격이라면 이 둘 중에 어떤 것을 고르겠는가? 

 

만약 A형이 판매가 200만 원이라는 힌트를 준다면 B형은 얼마일까? A형이 일본에서 만든 것이라면, B형은 어떤 나라의 제품일까? 모든 면에서 A형의 제원과 기능은 B보다 압도적이다. 

 

자, 진실은 이것이다. 만약 당신이 100만 원으로 A형을 구매한다면 시중보다 100만 원 싸게 사는 것이다. 하지만 100만 원으로 B형을 산다면, 무려 900만 원을 할인 받은 것이다. B형은 바로 소비자 판매가가 1,000만 원인 라이카 M9이기 때문이다. 

 

라이카는 항상 사람들에게 카메라의 명기로서 존경을 받고 있으며, 자부심을 누리고 있는 브랜드다. 라이카에 대한 믿음이 존재한다.

 

만약 독자가 디지털 카메라에 대해 잘 모르고 라이카라는 브랜드 또한 모른다면, 카메라를 잘 알고 있는 지인에게 라이카 M9를 200만 원에 샀다고 말해보라. 그러면 라이카 브랜드의 위력을 금방 알 수 있을 것이다. 아마도 그 지인은 의심이 가득 찬 눈으로 이렇게 말할 것이다.

 

“그거 가짜 아니야?”

 

절대로 그 가격에 샀다는 것을 지인은 쉽게 믿지 않을 것이다. 라이카는 자신의 브랜드 가치만으로도 아주 쉽게 돈을 벌 수 있음에도 불구하고 그렇게 판매하지 않는다. 그래서 라이카는 항상 사람들에게 카메라의 명기로서 존경을 받고 있으며, 자부심을 누리고 있는 브랜드다. 라이카는 소비재가 아니라 소장품으로 사진의 품질보다는 사진사의 격을 높이는 브랜드다. 그래서 라이카는 절대 할인해서 팔지 않으리라는 ‘믿음’이 형성돼 있다. 

 

우리가 알고 있는 성공한 브랜드 혹은 오랫동안 성공을 유지하고 있는
브랜드의 구조를 끊임없이 파헤치면 결국 ‘믿음’을 발견하게 된다. 

 

이처럼 품질의 정신적 가치 혹은 관계에서 브랜드는 고객과 ‘믿음’을 공유하고 있다. 우리가 알고 있는 성공한 브랜드 혹은 오랫동안 성공을 유지하고 있는 브랜드의 구조를 끊임없이 파헤치면 결국 ‘믿음’을 발견하게 된다. 이런 믿음이 어떻게 상징과 연결되고, 문화를 만들고, 가치를 올리며, 인지도를 올리느냐에 따라 강력한 브랜드가 된다. 예전에는 장인의 이름을 걸고 제품의 믿음을 지켰다. 이제는 브랜드의 이름을 걸고 제품의 믿음을 지키고 있을 뿐 예전과 차이는 사실상 없다. 단지 차이가 있다면 우리가 믿음의 강도와 밀도에 따라 ‘친구’와 ‘아는 친구’로 나누는 것처럼 브랜드도 믿음의 정도에 따라서 ‘브랜드’와 그냥 ‘브랜드라고 부르는 (유사) 브랜드’로 나뉜다.

 

 믿음이 어떻게 상징과 연결되고, 문화를 만들고, 
가치를 올리며, 인지도를 올리느냐에 따라 강력한 브랜드가 된다. 

 

어떤 사람이 신제품을 들고 나와서 자신이 진정성 있게 만들었다고 아무리 외쳐도 그것을 믿는 사람은 거의 없다. 그 대신에 소비자들은 브랜드에 관한 정확한 지식이 없으면 미신(迷信)을 따른다. 비싼 것이 좋고, 외제가 좋고, 백화점에 있는 것은 좋다는 미신 말이다. 연예인들이 입은 것은 좋고, 거리에서 많이 보이면 좋고, 그리고 자신의 물건을 보여 주었을 때 사람들이 부러워하면 좋은 것이라 생각한다. 이처럼 브랜드에 관한 믿음은 자신의 믿음보다는 상대방의 믿음에 의해서 판가름된다. 

 

브랜드의 실체인 믿음을 로고, 심벌, 서비스, 패키지, 유통 등 브랜드를 구성하는 수십 가지의 요소에서 하나의 본체로 보여줄 때 브랜드는 느껴질 수 있다.

 

그렇다면 의외로 단순하고 간단하다고 할 수 있는 이 믿음으로 왜 브랜드를 만들지 못할까? 원자탄을 만들 수 있는 공식인 e=mc2을 누구나 알고 있지만 원자탄은 쉽게 만들지 못하는 것은 e=mc2을 구체화하는 공식을 모르기 때문이다.

간단히 말하면 실체는 알지만 본체를 구현할 수 없기 때문이다. 여기서 본체란 브랜드의 믿음을 어떻게 보여 주고, 그것을 만지게 하며, 체험시켜 줄 것인가이다. 그러니까 브랜드의 실체인 믿음을 로고, 심벌, 서비스, 패키지, 유통 등 브랜드를 구성하는 수십 가지의 요소에서 어떻게 하나의 본체로 보여줄것인가 이다. 이것은 정반대로 수십 가지의 형태로 이루어진 이 본체에서 실체를 느끼게 해야 한다. 이것이 브랜딩이다. 

 

믿음으로 왜 브랜드를 만들지 못할까? 
원자탄을 만들 수 있는 공식인 e=mc2을 누구나 알고 있지만 
원자탄은 쉽게 만들지 못하는 것은 e=mc2을 구체화하는 공식을 모르기 때문이다. 

 

HEC의 교수이자 브랜딩학의 거장인 장 노엘 캐퍼러가 쓴《뉴패러다임 브랜드 매니지먼트》에서도 이같은 맥락을 찾아볼 수 있다. 

 

“브랜드의 제품들을 통합하는 것은 그들의 상표나 일반적인 외적 표시가 아니라 그들의 종교다. 즉 어떤 공통된 정신과 비전, 그리고 이상들이 그 브랜드에 구현되어 있는가다. 강력한 브랜드일수록 매우 강한 감정적 요소를 가지고 있다.” 

 

이것은 한마디로 브랜드를 종교성과 상품이 아닌 감정을 지닌 유기체로서 설명한다. 이제는 식상하기까지 한 ‘문화를 통해 브랜드를 만든다’ 혹은 ‘브랜드가 문화가 된다’는 표현에 대해서는 다시금 본질적인 통찰을 할 필요가 있다. 

 

(7) 브랜드란? _________________

 

브랜드의 
기준


예전에 브랜드 런칭을 막 시작한 지인이 나에게 이렇게 질문을 했다.

“우리가 런칭한 신규 브랜드를 보고 평가 좀 해주세요.”

 

관계상 그가 듣고 싶어 하는 대답을 해주었지만 속으로는 이런 말을 하고 싶었다. 
“정신 차리세요. 정자와 난자는 인간이 아닙니다!” 

 

상품에 상표를 붙였다고 브랜드가 될 수 없다. 그것은 그저 ‘신상품’ 일뿐이다. 그 이상도 그 이하도 아니다. 브랜드를 경영하는 사람의 가장 큰 실수가 바로 이제 막 태어난 자신의 상품에 붙은 상표가 브랜드라고 착각하는 것이다.

 

브랜드가 이처럼 계속 헷갈리는 것은 우리가 말하는 브랜드가 앞서 설명한대로 인간의 정의처럼 너무나 거시적이고 통념적인 일반화된 개념을 가지고 있기 때문이다. 예를 들어, 브랜드라고 부르는 것 중에는 진짜 브랜드와 가짜 브랜드 그리고 아직 완성되지 않은 브랜드가 있다. 대기업에서 어제 막 출시한 상품을 유명 연예인들이 들고 나와 광고를 한다고 해서 그것을 브랜드라고 말할 수 있을까? 그것은 단지 신제품일 뿐이다.

 

루이뷔통과 비슷한 컨셉과 스타일로 출시한 새로운 가방 브랜드는 브랜드가 아니라 가짜 브랜드다. 시장에서는 이렇게 ‘브랜드인 척’ 하는 브랜드가 많으며, 우리는 이 모든 것을 ‘브랜드’라고 통칭해서 부르기 때문에 브랜드의 진정한 정의를 내릴 수 없는 것이다.

 

브랜드라고 부르는 것 중에는 진짜 브랜드와 가짜 브랜드 
그리고 아직 완성되지 않은 브랜드가 있다. 

 

 

적절한 비유일지는 모르나, 아이를 간절히 기다리다가 낳은 사람이 브랜드를 경영한다면, 브랜드 경영이 마치 아이를 낳고 키우는 것과 똑같다는 것을 인정할 것이라 생각한다. 아이가 뱃속에 있을 때까지는 아이를 향한 꿈, 낭만, 사랑과 소망의 계획을 세운다. 그러나 일단 진통이 오기 시작하면 뱃속에 있는 아기를 향해 품었던 생각이 사라진다. 그냥 낳기만 하면 저절로 자라는 것이 아니다. 어렵게 낳았지만 아이는 수많은 병에 걸리고 사고 위험에 노출된다. 게다가 12년간의 무한 입시 경쟁에도 놓인다. 

 

브랜드를 경영한다는 것은, 아이를 낳고 키우는 것과 똑같다는 것을 인정 할 것이다. 아이가 뱃속에 있을 때까지는 아이를 향한 꿈, 낭만, 사랑과 소망의 계획을 세운다.

 

브랜드도 인간과 마찬가지로 똑같은 라이프 사이클을 겪게 된다.  

 

브랜드도 인간과 마찬가지로 똑같은 라이프 사이클을 겪게 된다. 브랜드가 사람처럼 양육의 공식이 있는 것은 아니지만, 그 당시의 상황과 경쟁에 따라 결정된다. 두 번째 브랜드를 만들었다고 첫 번째 브랜드 지식이 그대로 전수되지도 않는다. 두 번째 자식이 첫 번째와 다른 것처럼 두 번째 브랜드도 또 다르다.

 

특허청에서 발표한 자료에 의하면 우리나라에 등록된 상표는 1952년에 138개였으나 2010년에는 1,080,481개로 늘어났다. 우리나라의 총 인구가 4천7백만 명 정도라고 하니, 43명당 1개의 상표를 가지고 있는 셈이다. 경제활동 인구를 감안하여 2천만 명으로 줄여 셈을 해보아도 18명 중에 한 명이 자신만의 상표를 가지고 있는 것이다. 이것은 어디까지나 등록 상표이고 개인 상호나 디자인 등록 혹은 상표등록 대기 중이거나 보류 중인 것까지 합친다면 인구 한 명당 한 개의 혹은 그 이상의 지적 자본을 가지고 있는 셈이다. 물론 이렇게 등록했다고 해서 브랜드가 로또로 변신하는 것은 아니다. 어떻게 브랜드를 브랜드 되게 할 것인가가 문제다.

 

열매에서 씨앗 맛이 나는 경우는 없다. 수십 개의 전문 용어와 개념들이 나오지만 그것 자체가 아무리 훌륭해도 열매 맛을 내지는 못한다

 

훌륭한 맛을 내는 것은 사과 씨앗에 있는 사과 염색체라 할 수 있다. 
이 책에서 나올 여러 가지 개념들이 바로 그 염색체들이다. 

 

 

사과 씨앗에서 사과 맛이 나지 않는 것처럼 열매에서 씨앗 맛이 나는 경우는 없다. 이 주제에서 접하게 될 여러 가지 개념들은 씨앗과 같은 구조를 가지고 있다. 수십 개의 전문 용어와 개념들이 나오지만 그것 자체가 아무리 훌륭해도 열매 맛을 내지는 못한다. 그것은 사과 씨앗에 있는 사과 염색체라 할 수 있다. 이 책에서 나올 여러 가지 개념들이 바로 그 염색체들이다. 

 

브랜드가 지적 재산이라는 점을 인식하고 측정할 수 없는 가치를 우습게 여기지 말아야 한다. 

 

브랜드가 지적 재산이라는 점을 이해가 아니라 인식해야 한다. 우리는 흔히 돈만 돈인 줄 알거나 당장 측정할 수 없다고 가치를 우습게 여기는 경향이 있다. 은행이자와 주식투자의 수익률에 대해서는 어느 정도 전문 지식을 배우려고 하지만 브랜드 가치 증식에 대해서는 많이 팔다 보면 저절로 이루어진다는 이상한 믿음을 가지고 있다. 더 이상한 생각은 자신이 만들어서 이름을 붙여 팔면 자신의 것이 될 수 있다는 순진한 믿음이다. 세상은 지적 재산과 상표권이라는 법이 존재한다. 아무리 선한 동기에서 진정성 있게 만들었을지라도 누군가가 법적인 등록을 하여 권한을 가지고 있다면 아주 품질 좋은 짝퉁 혹은 가짜 상품을 만든 것과 다름이 없다. 

 

브랜드를 만들어 시장에 착상시키는 것도 3억 분의 1만큼 어렵기 때문이다.
이처럼 브랜드가 제대로 된 브랜드가 되는 것은 참으로 어려운 일이다.


인간은 약 3~5억 개의 정자가 하나의 난자와 만난 1g의 수정란으로 시작된다. 정자 하나가 난자에 도달하기까지 기본적으로 10번의 심각한 위기를 겪는다고 한다. 예를 들어 정자 3억여 개 중 1%에 해당하는 3백만 개가 질로 흡수되고 나머지 99%는 질 속에 있는 산성에 의해 죽게(달리 대체할 단어가 없다) 된다. 거기에 자궁경부의 조직에 걸려 죽고, 난관을 찾지 못해 죽고, 자궁벽에 갇혀 죽고, 백혈구의 대학살(?)을 거쳐 마지막에는 겨우 500여 개가 남는다. 500여 개의 정자는 백혈구들을 간신히 피해 난자의 외피를 뚫고 들어간다. 그러나 한 개의 정자가 난자 안에 들어가면 나머지 정자들은 난자의 주변을 돌다가 백혈구에 잡혀 먹히거나 혹은 굶어 죽게 된다. 하지만 난자 속에 들어간 정자도 안전한 것은 아니다.  7일에서 10일 동안 자궁내막에 착상될 때까지 수많은 유산의 위기를 겪어야만 한다. 

 

 

브랜드를 런칭해 보았거나 실패한 사람이라면 이 ‘정자의 여행기’를 들으면서 아마도 이상하리만큼 동기화가 될 것이다. 가장 큰 이유는 제대로 된 브랜드를 만들어 시장에 착상시키는 것도 3억 분의 1만큼 어렵기 때문이다. 이처럼 브랜드가 제대로 된 브랜드가 되는 것은 참으로 어려운 일이다.


우리 주변에 있는 브랜드 중에 제대로 된 브랜드는 찾기 어렵다. 제대로 된 브랜드의 정의는 다음과 같기 때문이다(앞으로 이 책에서는 다음과 같은 조건을 가진 브랜드를 논할 것이다).


‘시대정신과 문화의 결정체라고 말하는 브랜드.’ 
‘자기다움으로 남과 다른 브랜드.’
‘다른 브랜드로 대체할 수 없는 브랜드.’
‘자신을 모방하는 경쟁자를 짝퉁으로 만들어 버리는 브랜드.’

 

이 네 가지의 기준을 살펴보면 브랜드가 무엇인지를 파악할 수 있다. 먼저 브랜드의 기준을 보여주는 할리데이비슨을 예로 들어 보자. 요란한 소리와 독특한 스타일의 할리데이비슨은 자유와 반항이라는 시대정신을 가지고 있다. 할리데이비슨과 비교할 만한 모터사이클은 무엇이 있을까? 만약 혼다에서 할리데이비슨과 비슷한 모습의 모터사이클을 만들었다면 사람들은 그 신형 모터사이클을 보고 무엇이라고 말할까? 모터사이클의 기준을 가격과 연비로 따지는(기능으로 판단하는) 사람에게는 이 네 개의 기준은 소용없다.

 

 브랜드는 생산자가 결정하는 것이 아니라 구매자가 결정하는 것이라고 했다. 

 

우리는 앞 장에서 브랜드는 생산자가 결정하는 것이 아니라 구매자가 결정하는 것이라고 했다. 따라서 어떤 브랜드가 이 네 가지 기준을 이해하는 고객을 얼마나 많이 보유하고 있는가에 따라서 브랜드 파워가 생긴다. 그래서 이 네 가지 기준으로 생산자가 아닌 구매자의 관점을 설명하면 더 이해하기 쉽다. 

 

애플 마니아들은 다르게 생각하자라는 것을 디지털 시대의 시대정신이라고 믿고 있다.

 

‘시대 정신과 문화의 결정체라고 말하는 브랜드.’ 
‘자기다움으로 남과 다른 브랜드.’
‘다른 브랜드로 대체할 수 없는 브랜드.’
‘자신을 모방하는 경쟁자를 짝퉁으로 만들어 버리는 브랜드.’

 

애플 마니아들은  ‘다르게 생각하자’라는 것을 ‘디지털 시대의 시대정신’이라고 믿고 있다. 그들에게는 애플을 대체할 만한 다른 브랜드는 지구 상 어디에도 없다. 그들은 애플의 자기다움을 알고 있으며, 그것으로 다른 브랜드와 구별할 수 있다. 그렇기에 다른 브랜드가 애플의 제품과 비슷한 디자인을 만들면 경멸하거나 조소를 보낸다. 과격한 비유였지만 제대로 된 설명이다.

 

‘이런 조건을 충족시키지 못하는 브랜드는 브랜드가 아니다’ 고 말하는 것은 아니다. 그런 브랜드는 지금 ‘브랜드로 되어 가는 중’이다. 

(8) 브랜드란? _________________

 

무엇보다도 브랜드에 관한 스스로의 정의가 브랜드 차별화의 시작이며 
전략의 완성이라는 것은 반드시 알아야 한다


Ideas Have 
Consequences


지금까지 8번이나 브랜드에 관한 정의를 적어 보았다. 책을 읽는 독자에게 뭔가를 쓰라고 하는 것은 독서를 방해하는 성가신 방법이다. 하지만 이 책의 특성이 ‘Unitas Coaching’이라는 시즌 2.5의 컨셉에 의해 만들어졌다는 것을 다시 이야기하며 양해를 구한다. 하지만 무엇보다도 브랜드에 관한 스스로의 정의가 브랜드 차별화의 시작이며 전략의 완성이라는 것은 반드시 알아야 한다. 

브랜드에 관한 정의가 이토록 어려운데 그것에 대한 정의가 없다면 브랜드는 한낱 경쟁사의 매출과 담당자들의 심리적 상태에 의존하는 어처구니 없는 사태가 일어난다. 

 

프랑스 시인 폴 발레리(Paul Valery)는 “생각하는 대로 살지 않는다면사는 대로 생각하게 된다”고 했다. 

그의 조언에 브랜드를 집어 넣어서 생각해보자. “브랜드를 정의하지 않고 경영하면, 경영하는 대로 브랜드가 정의된다.”

 

“브랜드를 정의하지 않고 경영하면, 경영하는 대로 브랜드가 정의된다.”

 

 

아인슈타인의 조언을 들어 보자. 

“이미 공식화된 문제는 기술적 능력만 있으면 해결할 수 있다. 그러나 이보다 더 중요한 것은 문제를 공식화하는 것이다.”

이문장에도 브랜드를 대입해 보자.

“이미 정의된 브랜드는 전략만 있으면 구축할 수 있다. 그러나 이보다 더 중요한 것은 브랜드를 정의하는 것이다.”

 

예를 들어 보자. 《브랜드 갭》의 저자 마티 뉴마이어는 브랜드에 대해 이렇게 정의했다. 

“브랜드란 당신이 말하는 ‘그 무엇’이 아니고 그들이(편집자 주: 소비자)이 말하는 ‘그 무엇’이다.” 

만약 마티 뉴마이어가 브랜드 경영을 한다면 그는 이 정의에 의해 우선적으로 ‘브랜드에 관한 소비자 인식’을 중요하게 여길 것이다. 

 

디즈니의 CEO였던 마이클 아이스너는 그의 자서전에서 브랜드에 관한 정의를 이렇게 내렸다. 

“브랜드는 살아 있는 실체다. 수천 개의 작은 움직임들이 모여서 끊임없이 비옥해지거나 침식된다.” 

아마도 그는 디즈니를 보면서 이런 생각을 했을 것이고, 이런 관점으로 디즈니를 경영했을 것이다.

 

나이키의 ‘Just do it’ 캠페인을 벌인 장본인이며, 그후 스타벅스의 마케팅 부사장으로 있었던 스콧 베드버리가 정의한 브랜드의 정의를 살펴보자. 나이키와 스타벅스를 연상하며 그의 정의를 읽어보면 아마도 그의 정의가 글이 아닌 실체로 보이며 당신의 마음이 움직일 것이다. 

“브랜드란 손에 쥐거나 크기를 가늠할 수 있는 물체가 아니다. 이런 특징은 상품에나 해당된다. 브랜드는 수년간 마음속에 쌓인 살아 있는 개념이다. 어떤 것은 논리적이지만, 어떤 부분은 비이성적일 때도 있다. 가장 오래 지속되는 브랜드 이미지 중 어떤 것은 완전히 감정적인 것도 있다. 훌륭한 브랜드를 만들기 위해서는 몇 년, 또는 몇십 년이 걸릴지 모른다.”

 

그들의 이야기에서 가장 중요한 한 단어씩 뽑아 나열해 보면
브랜드는 소비자의 인식, 경영의 유기체 그리고 살아 있는 개념과 감정이다. 

 

 

브랜드에 관한 세 명의 정의가 각각 다르다.

그들의 이야기에서 가장 중요한 한 단어씩 뽑아 나열해 보면 브랜드는 소비자의 인식, 경영의 유기체 그리고 살아 있는 개념과 감정이다. 이것을 해석할 필요는 없다. 하지만 그들이 느끼는 브랜드는 경외할만한 그 무엇임은 틀림없다. 현 주제는 그들이 보았던 브랜드의 신비스러운 자태를 연구하지는 않는다. 하지만 그들이 목격한 브랜드가 어떤 형태로 존재하고 있는지는 살펴 볼 것이다. 

 

그들이 브랜드를 정의했던 것처럼, 당신이 적은 브랜드에 관한 정의를 아래에 모두 적어 보자.

브랜드의 정의는 지금부터 시작된다. 

 

 

그들의 경험이 브랜드의 방향을 말한다. 내가 생각하는 브랜드의 정의는 무엇인가?

 

 

먼저 지금까지 정의한 것을 모두 적어본 다음, 이 모든 것을 종합하여 하나의 완성된 정의를 적어보는 것이다. 완성된 정의(아래의 (9)번 항목에 적게 될 정의)를 브랜드와 관련된 직업을 가진 몇몇의 사람들에게 들려준다. 당신이 내린 브랜드에 관한 정의를 듣고 혹, 그들은 어떤 브랜드가 떠올랐을까?

 

주변 사람들이 당신의 브랜드 정의를 듣고 특정 브랜드를 일관되게 말했다고 당신의 정의가 답은 아니다.

여기서 중요한 작업은 당신이 내린 브랜드의 정의와 주변 사람이 말한 브랜드를 비교하면서 브랜드의 모호함을 찾는 것이다. 그 모호함을 찾았다고 해도 그것이 언제나 옳은 것은 아니다.

 

단지 여기에 적은 브랜드의 정의가 사전 및 경영학에서 말하는 정의와 거리가 멀다는 것만 알면 된다.

 

(1) 브랜드란? _________________
(2) 브랜드란? _________________
(3) 브랜드란? _________________
(4) 브랜드란? _________________
(5) 브랜드란? _________________
(6) 브랜드란? _________________
(7) 브랜드란? _________________
(8) 브랜드란? _________________

 

8가지의 정의를 살펴보고 이제는 종합해서 하나의 정의를 만들어 보자.

 

(9) 브랜드란? _________________

 


출처 : 유니타스브랜드 Vol 25 브랜드 B자 배우기 유니타스브랜드 SEASON 2 Choic
- 세상을 브랜드로 이해하다. Brand의 B자 배우기, Becoming : 모호한 브랜드, 선명한 브랜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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