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 브랜드는 시간이 지날수록 강해지는가?
사람은 시간이 지나면 늙고 소멸한다. 하지만 브랜드는 시간이 흐를수록 더욱 강해진다.
어느 날, 나는 수백 년 된 거목 앞에 섰다. 그 거대한 나무는 수많은 비바람을 견뎌왔고, 그 흔적을 나이테로 새겼다. 그것은 단순한 나무가 아니었다. 시간이 만든 신화였다.
문득, 브랜드도 이와 같지 않을까?
미국 소설가 헨리 제임스는 "문학을 만들어내기 위해서는 아주 많은 역사가 필요하다"고 말했다. 이처럼 브랜드를 만들기 위해서도 시장의 역사와 문화적 맥락이 필요하다. 브랜드는 단순히 사람의 욕구와 필요에 의해 만들어지는 것이 아니라, 인간 역사의 축적된 경험과 가치의 결정체이다.
브랜드는 처음엔 하나의 상품으로 태어나지만, 시간이 흐르면서 전통과 정통, 그리고 상징이 된다. 자연계에서는 시간이 지날수록 생명이 소멸되지만, 브랜드는 오히려 시간이 지날수록 더 강한 생명력을 획득하는 유기체가 되어간다. 사람들이 그것을 쓰고, 기억하고, 전승하면서 브랜드는 마치 한 시대의 문화처럼 자리 잡는다.
그것은 단순한 '소비재'가 아니라 '시간을 초월하는 존재'가 된다.
"역사는 시대의 증인이며, 진실의 빛이다." – 키케로
역사가 그러하듯, 브랜드도 시대를 초월해 살아남는다. 그리고 그 생명력의 원천은 결국 '인간'이다. 사람들이 브랜드를 기억하고, 그 브랜드를 통해 자신의 정체성을 발견할 때, 브랜드는 단순한 제품을 넘어 인간의 일부가 된다.
2. 브랜드 인문학이란 무엇인가?
브랜드 인문학이란 브랜드를 인문학적으로 해석하고 적용하는 것으로, 브랜드를 통해 현시대의 가치, 문화, 그리고 인간을 이해하는 학문이다. 브랜드와 인문학은 언뜻 다른 영역처럼 보이지만, 둘 다 인간의 본질과 가치를 탐구한다는 점에서 깊은 연관성을 지닌다.
브랜드와 인문학은 결국 같은 질문을 던진다. "인간은 무엇을 원하는가?" "인간은 무엇을 원해야 더 인간다워질 수 있는가?"
마케팅은 첫 번째 질문을 연구하는 학문이다. 반면, 브랜드 인문학은 두 번째 질문을 탐구한다.
"훌륭한 비즈니스는 훌륭한 미션에서 출발한다." – 피터 드러커
"기업은 '물질의 목적을 넘어서는 자기실현'에 대해 숙고해야 한다." – 필립 코틀러,
브랜드는 단순히 '무엇을 파는가(Marketing)'보다 '무엇이 되는가(Branding)'를 고민해야 한다.
브랜드 인문 역사학은 브랜드의 관점을 통해 인간의 역사를 바라보는 새로운 학문적 접근이다. 브랜더들은 브랜드 역사를 연구할 때 단순히 '시대의 히트 상품'을 나열하듯 접근해서는 안 된다. 이는 마치 구석기 시대 유물만이 중요하다고 여기며 이후의 철기시대 유물을 무시하는 것과 같은 오류다.
브랜더는 역사학자처럼 역사가 인간에게 주는 교훈, 변하지 않는 가치들의 시대적 변화, 그리고 인간의 필요와 욕망, 결핍을 통해 보다 깊이 인간을 이해해야 한다.
3. 인간은 왜 브랜드를 찾는가?
우리는 본능적으로 '원형(Archetype)'을 추구한다. 대부분의 인간은 원본(Original)으로 태어나지만, 살아가면서 점점 비슷한 군상 속에서 복사본(Copy)이 되어간다. 그러나 인간은 본능적으로 '진짜(Authenticity)'를 찾고, '원형'을 숭배하려는 욕구가 있다.
원본과 원형은 숭고한 창조의 가치를 지닌 개념이다. 이를 이해하고 상품을 만든 것이 진정한 의미의 럭셔리 브랜드다.
명품 브랜드가 '원형'을 강조하는 이유:
에르메스 – 단순한 명품이 아니라, 자체가 원형(Archetype)이 되는 브랜드
롤렉스 – '최초의 다이버 워치'라는 원형성을 강조하여 브랜드 가치를 구축
"위대한 브랜드는 자신을 설명하면서 자기 시대의 문화를 리딩한다."
명품 브랜드는 단순히 '비싼 제품'이 아니다. 그들은 '원형'을 추구하며, 브랜드 자체가 원형이 되려 한다. 그리고 그것이 인간이 브랜드를 소비하는 이유다.
인문학적 브랜드는 욕구와 가치를 결합시킨 지적인 설계다. 브랜드 역사 관점에서 럭셔리 브랜드를 살펴볼 때, 중요한 것은 그 브랜드가 어떻게 지금의 위치에 도달했는가를 이해하는 것이다.
4. 브랜드는 강력한 기호(Sign)다
프랑스 철학자 장 보드리야르(Jean Baudrillard)는 현대 사회를 "기호와 이미지가 실재보다 더 실재와 같은 사회"라고 했다.
이것이 명품 브랜드의 본질이다.
샤넬의 로고는 단순한 알파벳 두 개가 아니라, '우아함'이라는 기호
코카콜라는 단순한 음료가 아니라, '미국 문화'라는 상징
명품 럭셔리 브랜드가 되려면 상품(Product)보다는 오브제(Objet)가 되어야 한다. 오브제란 초현실주의 예술에서 보이지 않는 욕망과 환상을 주기 위해 사용하는 상징적인 물체를 의미한다. 명품 브랜드의 가방은 단순히 물건을 넣는 도구가 아니라, 수많은 의미와 상징을 지닌 '오브제'다.
칼 융(Carl Jung) 역시 브랜드가 가진 '상징의 힘'을 설명하며, "상징(Symbol)은 단순한 도구가 아니라, 인간이 본능적으로 반응하는 깊은 의미를 갖고 있다."
애플의 아이폰을 쓰는 것은 단순한 기술적 선택이 아니다. "나는 혁신적인 사람이다." 이것을 말하기 위한 기호적 소비다.
이것이 브랜드가 가진 힘이다.
"브랜드는 기호이며, 기호는 실재보다 더 강력한 실재가 된다." – 장 보드리야르
럭셔리의 어원이 '고가'가 아닌 '풍요함'이듯, 진정한 럭셔리 브랜드는 물질적 비싼 가격이 아닌 은유와 상징의 풍요로움을 가진 브랜드를 의미한다. 윌리엄 셰익스피어가 "인간은 꿈의 재료로 만들어져 있다"고 말했듯이, 그 꿈의 재료는 바로 은유와 상징이다.
'가격이 높을수록 좋은 브랜드'라는 관념은 브랜드의 본질을 왜곡한다. 무조건 비싸야만 좋다고 주장하는 것은 반인문학적인 브랜드, 즉 브랜드의 폭력이다. 진정으로 가치 있는 브랜드는 가격이 아닌 가치로 자신의 정체성을 말하는 브랜드다.
5. 브랜드 인문학을 실천하는 방법
브랜드 인문학을 실천하기 위한 3가지 방법
a. 브랜드의 존재 이유(Why)를 정의하라
단순한 제품이 아니라, 브랜드가 창출하는 가치를 고민하라.
경쟁사가 따라 할 수 없는 철학적 차별점이 무엇인가?
예시:
애플 → 단순한 스마트폰이 아니라, '기술과 인문학의 교차점'에서 혁신을 만드는 브랜드
스타벅스 → 단순한 커피 브랜드가 아니라, '영혼에 영감을 주는 공간'
b. 브랜드의 '문화적 아이덴티티'를 구축하라
브랜드는 단순한 제품이 아니라, 문화와 역사의 결정체
브랜드는 특정 시대와 사회적 가치를 반영하는 존재
예시:
나이키 → '운동화'가 아니라, "Just Do It"이라는 삶의 철학
롤스로이스 → '자동차'가 아니라, 최고의 장인정신을 담은 오브제(Objet)
c. 브랜드를 '시간의 관점'에서 바라보라
브랜드는 시간이 지나며 더욱 강해지는 존재다.
브랜드 전략은 단기적 성과보다 100년의 생명력을 고민해야 한다.
예시:
루이비통 – 여행 가방에서 시작해 시간을 초월한 명품이 된 브랜드
코카콜라 – 단순한 탄산음료가 아니라, 미국 문화의 일부가 된 브랜드
6. 브랜드 인문학이 열어갈 미래
브랜드는 단순한 '소비재'가 아니다. 브랜드는 "시간과 인간이 만든 신화"다.
"기억되지 않는 브랜드는 존재하지 않는 것이다."
문화는 인간 역사의 결정체이고, 브랜드는 그 문화를 상징하는 기호다.
인문학적 브랜드는 생산과 소비 행위 자체를 명예롭게 만든다. 반면, 단순히 고가라는 이유로 과시의 도구가 되거나 짝퉁 시장을 양산하는 브랜드는 진정한 인문학적 브랜드라고 할 수 없다.
코카콜라가 단순한 음료에서 미국 문화의 상징이 되었듯, 브랜드는 단순한 물건이 아니라 인간의 삶을 담는 서사다.
브랜드를 통해 인간을 이해하고, 인간을 통해 브랜드를 해석하는 브랜드 인문학— 이것이 미래 브랜드 경영의 새로운 지평을 열 것이다.
"시간을 초월하는 브랜드를 만들고 싶은가?" "그렇다면 브랜드 인문학에서 답을 찾아야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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