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너가 답을 맞히는데만 욕심을 내기 때문에 눈에 아무것도 안 보이는 거야.
답을 내는 것도 중요하지만 질문이 뭐인지를 아는게 더 중요한 거다.
왜냐면 틀린 질문에선 옳은 답이 나올 수가 없기 때문이지.
답을 맞추는 것보다 답을 찾는 과정이 중요하다.”
장경철 수위 아저씨(리학성 탈북 천재) -영화 / 이상한 나라의 수학자
어떤 질문은 인생의 답을 가지고 있다. 물론 자살로 끌고 가는 독한 질문도 있다. 질문을 누구에게 언제 하느냐에 따라 질문은 인생을 끌고 간다. 나에게는 1995년부터 지금까지 계속된 질문이 하나 있다.
브랜드란 무엇인가?
이 질문에 대답하기 위해 브랜드 전문 출판사, 브랜드 컨설팅, 브랜드 잡지사 그리고 브랜드 교육회사도 경영했다. ‘브랜드란 무엇인가?’에 대해서 대답하는 전문 책들은 많았지만 나는 직접 확인하고 싶었다.
‘브랜드란 자기다움으로 남과 다름이다.’
‘브랜드란 비제품이 제품을 초월하는 것이다.’
브랜드에 관해서 나의 정의는 이 두 가지다. 그러나 완성된 대답은 아니다. 나는 대답을 찾기 위해서 여러 회사와 조직을 운영한 것은 아니다. 리학성의 말처럼 ‘브랜드를 찾는 과정’이 더 중요했다. 이 과정은 죽을 때까지 지속될 것이고, 죽기 직전에 나에게 다시 질문할 예정이다. 그때 나는 브랜드에 관해서 무엇이라고 말할까?
나의 일기장은 오늘 일과를 기록하지 않는다. 주로 아침에 질문하고 저녁에 대답하는 형식이다. 물론 사람마다 일기를 쓰는 방식은 모두 다르다. 사건 열거형, 감정분출형, 법원 증거 제출용(?)에서 데스노트까지 그 사람의 하루에 따라서 일기는 달라진다.
어찌 보면 나의 일기는 주관식 시험과 비슷하다. 질문으로 하루를 시작한다. 아침에 질문을 했다고 저녁까지 답하는 질문은 아니다. 나는 일기를 매주 일주일 치를 몰아서 다시 본다. 그리고 한 달에 다시 한번 살펴본다. 분기에 다시 읽어 본다. 끝으로 노트를 바꿀 때 다시 내가 질문했던 질문을 본다. 대답을 달려고 애써 고민하지 않는다. 나의 질문은 답을 하기 위한 질문이 아니다. 이렇게 질문으로 시작하는 일기를 정확히 설명하지는 못하겠지만 비유로 설명할 수 있다.
질문으로 시작하는 일기는 아침마다 심해 잠수 deep dive 하는 것과 같다.
글을 쓰려고 앉아 있으며 잠수하는 것처럼 아무 생각과 소리도 들리지 않는다. 마음의 지진계를 기다려 보지만 전혀 움직임이 없다. 생각은 무중력 상태가 된다. 숨을 참는 것처럼, 앉아 있는 것도 고통스럽다.
내가 쓸 수 있는 글의 밑바닥을 알기 위해 자리에서 일어나고 싶지만, 그 충동을 참으며 깊이 생각(잠수)한다.
그렇게 나는
흰 종이 앞에 펜을 들고 내 마음의 바닥으로 잠수(상상과 생각)하여 들어간다.
컴퓨터로 글을 쓰면 (숨이) 막히는 부분이 있으면 바로 검색하여 자료를 찾고 싶은 마음 때문에
나는 새로운 주제를 쓰는 첫 글은 흰 종이와 펜을 잡고 잠수한다.
글을 쓰기 위한 자료, 그러니깐 스쿠버 탱크(일명 산소탱크) 없이 나는 숨을 참으며 내가 어디까지 쓸 수 있는지를 위해 종이와 연필로 글을 쓴다. 질문을 하는 것은 한번 크게 숨을 들이마시고 물어 들어가는 것과 비슷하다. 질문의 대답을 찾고자 심해 밑까지 내려가는 것이다.
어느 날은 쓰레기만 굴러다니는 내 마음의 바닥을 뒤지다가 나오는 경우도 있고,
운 좋은 어느 날은 진주를 품은 조개를 보는 경우도 있다.
내가 찾고 싶은 것은 보물선을 찾아 끌어올리고 싶지만, 항상 보이는 것은 유령 같은 해파리다. 그냥 잡생각뿐이다.
흰 종이가 바다의 바닥에 깔린 모랫바닥처럼 보인다.
바다 바닥을 손으로 뒤적이면 먼지가 일어나는 것처럼, 낙서하면서 생각을 뒤적이면서 기대하지 않았던 단어들을 찾아본다. 그렇게 대답을 찾는다.
이런 질문으로 시작하는 일기는 내가 알고 있는 것을 적어 보는 자문자답 주관식 리포트이다.
알고 있는 것과 알고 있는 것을 쓰는 것은 완전히 다르다.
그래서 나는 질문에 대해서 무엇인가를 알고 있다고 생각할 때 무조건 글을 써본다
그러면 대부분은 내가 알고 있는 것은 알고 있다는 [믿음과 감정]뿐일 때가 많다.
이렇게 믿음과 감정으로 알고 있는 착각은 나중에 [편견과 선입견]이라는 고름이 된다.
이런 가짜 지식은 자신을 스스로 속이면서 결국에는 [교만과 독선]이 된다.
알고 있다고 생각하는 것과 알고 있는 것을 써서 보는 것에 큰 차이가 있다.
특히 감정의 경우는 더욱 그렇다.
예를 들면, 내가 화나고 있지만 왜 화를 내고 있는가에 대해서 스스로 질문을 하고 그 대답을 쓰면, 화가 풀리는 것이 아니라 별거 아닌 것으로 흥분된 치졸한 나 자신을 확인하고 창피해진다.
알고 있다는 생각을 글로 써보면 무엇을 모르고 있는지를 알게 된다.
내가 지금 알고 있는 것은 기껏 한 줄도 안 되는 지식이라는 것.
그래서 아침에 질문으로 시작한 나의 일기는 저녁에 되면 반성문에 가까운 고해성사(告解聖事 penance)이다.
솔직히, 일기를 매일 쓰는 이유는 나에게 창피당하는 것이 남에게 창피를 당하는 것보다 낫기 때문이다.
나의 질문은 이런 것이다.
‘믿는다는 것은 무엇일까?’
‘브랜드는 무엇인가?’
‘자기다움과 자기기만의 차이점은 무엇일까?’
‘내가 어제 그렇게 흥분하면 변명했던 이유는 무엇 때문일까?’
‘나는 한 달 위에는 어떤 일을 해야 할까?’
개인적인 질문에서 시작해서 죽을 때까지 답할 수 없는 질문까지 다양하다. 이런 질문이 나를 숨 쉬게 한다. 그러다가 저녁때 대답하는 경우가 생긴다. 일주일 뒤에 혹은 일기장을 마지막 박스에 넣을 때 갑자기 대답하는 경우도 있다. 질문은 대답을 원하는 것이 아니라 내가 나에게 무슨 질문을 하는지를 살피는 것이다. 이렇게 1년이 지나서 그 질문들을 모두 모아 본다. 그리고 이 질문의 대답할 수 있는 사람은 누구인지를 찾아본다. 왜냐하면 그 질문의 주인이 바로 나의 자기다움, 목적 그리고 소명이기 때문이다.
글쓰기는 내가 늙지 않는다는 증거를 보여준다. 계속 성장하고 있다는 증거를 온몸으로 느끼게 해 준다. 기본적으로 나는 사람은 죽을 때까지 성장한다고 믿는다. 사람은 늙지 않는다. 낡아갈 뿐이다.
나는 글을 완성하려고 하거나 탈고할 마음이 없다. 교정교열도 생각 안 한다. 책값을 받고 누구에게 보여주는 글이라면 읽기 좋게 만드는 것은 품질 차원에서 필요하다. 하지만 자신만 읽고 버릴 일기와 회고록은 이런 검열이 필요 없다. 절대로 완성된 글은 없다. 글은 쓰다가 중도에 포기하는 것이다.
이런 대중가요가 있었다.
인생은 미완성 쓰다가 마는 편지
그래도 우리는 곱게 써가야 해
사랑은 미완성 부르다 멎는 노래
그래도 우리는 아름답게 불러야 해
사람아 사람아 우린 모두 타향인 걸
외로운 가슴끼리 사슴처럼 기대고 살자
인생은 미완성 그리다 마는 그림
그래도 우리는 아름답게 그려야 해
친구야 친구야 우린 모두 나그넨걸
그리운 가슴끼리 모닥불을 지피고 살자
인생은 미완성 새기다 마는 조각
그래도 우리는 곱게 새겨야 해
-이진관(1984)
“인생은 말이야! 미완성 교향곡이야.”
얼큰하게 취한 내 친구가 허공을 향해 이렇게 말했다. 누구 들으라고 한 말일까?
2023년 2월 5일. 친구들이 나의 퇴직 기념을 위해 모였다. 이렇게 해서 나는 친구 5명 중의 50대에 3번째로 퇴직하였다. 퇴직 기념 쫑파티에서 내 이야기보다 자기 이야기를 하면서 수다스럽게 떠들고 있었다. ‘인생은 말이야! 시리즈’는 제일 먼저 퇴직한 친구 중의 한 명이 ‘인생은 골프와 같다’라고 말하면서 시작되었다. 친구는 최근에 골프를 배우면서 다시 인생을 배우고 있다고 말했다.
이 친구가 던진 ‘인생은 골프다’라는 선언을 덥석 물은 친구들은 앞으로 2시간 넘게 시작될 골프 이야기를 스타워즈 시리즈처럼 준비할 것처럼 보인다.
CHAT GPT인공지능도 인생과 골프에 닮은 이유를 이렇게 설명하고 있다.
첫째, 삶과 골프 모두 예측할 수 없습니다. 어떤 날은 승리와 성공으로 가득할 수 있지만, 어떤 날은 실패와 도전이 있을 수 있습니다.
또한, 골프에서도 매 게임마다 상황이 다양하게 바뀝니다. 이처럼 인생과 골프는 항상 변화하고 예측하기 어려운 것들입니다.
둘째 성공을 위해서는 인내와 노력이 필요합니다. 골프에서는 기술과 기량을 향상하기 위해 꾸준한 연습이 필요하며,
실력 향상에는 많은 시간과 인내가 필요합니다.
인생도 마찬가지로 성취를 위해서는 노력하고 인내하는 것이 중요합니다.
셋째, 자기 책임과 집중이 필요합니다. 골프에서 성공하기 위해서는 자기 책임감을 가져야 하며,
집중력과 목표에 대한 집요한 태도가 중요합니다. 인생에서도 성공하려면
자신의 선택과 행동에 대한 책임감을 가지고 목표에 집중해야 합니다.
인공지능은 살아 보지 않는 인간의 인생을 그럴듯하게, 그럴싸하게 정의했다. 딱히 그 내용에 반박할 것은 없지만 골프가 아니라 농구, 야구, 당구를 넣어도 비슷하게 보였다.
그래서 인생은 등산, 자전거, 컴퓨터 게임을 넣어 보았다. 비유의 특성에 맞게 인공지능은 유사성을 잘 뽑아내었다.
친구들은 인생과 골프와 같다고 이야기하지만, 유사성에 호기심을 끄는 이야기는 없었다. ‘한방으로 끝냈다, 잘 나가다 퍼덕거렸다, 어디까지 쭉 올라갔는데 그다음부터는 안된다, 변곡점을 넘어야 한다,
그때 채를 바꾸거나 코칭을 바꾸어야 한다. 등’ 이런 이야기에 가장 흥분한 친구는 골프를 배운 지 6개월이 된 친구였다. 실력이 좋아서 코치들이 젊었을 때 시작했으면 준프로급이 될 수 있었다고 너스레를 떨고 있었다. 골프에 취한 것인지 술에 취한 것인지 모르겠지만 갑자기 우리는 식당이 아니라 골프장으로 장소를 이동한 것 같았다. 친구들은 친구의 성 뒤에 [프로]라는 호칭을 붙이면서 이제는 골프장 이야기로 넘어가는 중이다.
‘인생은 무엇일까?’ 예전에 69세 할머니가 서핑하려고 16킬로그램을 감량했다는 동영상을 본 적이 있었다. 그녀는 인생에 대해서 이렇게 말했다.
“서핑을 해보니깐 우리 인생살이 하고 똑같아요. 파도는 근심 걱정이라고 생각해요. 근데 저거를 내가 잡아타야지 내가 극복해야지 하는 마음으로 도전하는 거예요. 그럼, 저게 성공할 때도 있고. …”
실패할 때도 있거든요. 그래도 반복하고….”은발 서퍼는 파도 같은 삶을 산 것 같다. 나는 잡지 편집장일 때 브랜드와 인생에 관한 질문을 많이 했다.
“브랜드와 인생과 유사점은 무엇이 있을까요?” 내가 원하는 대답은 [브랜드는 사람과 같습니다. 사람처럼 영적인 부분이 있죠] 이렇게 브랜드 경영과 인간의 삶을 일치한 설명을 듣고 싶었다.
단순히 브랜드를 상품의 광고 혹은 포장이라고 생각하는 사람은 이렇게 대답할 수 없다. 인생을 진지하게 살아본 사람은 직업을 통해서 인생을 배운 사람들이다.
그들은 인생을 말하지 않고 직업에서 자신의 삶을 투사하여 설명할 수 있다.
비극처럼 불운한 인생을 살았던 찰리 채플린은 자칫 후회할 수 있는 인생에 대해서 이렇게 말했다.
인생은 가까이서 보면 비극이고 멀리서 보면 희극이다. Life is a tragedy when seen in close-up, but a comedy in long shot.”. 나는 배우라는 직업을 경험하지 않았지만, 시간이 지날수록 이 말의 의미를 알게 되었다.
참고로 롱샷은 카메라를 피사체(被寫體)로부터 떨어져서 촬영하여 넓은 장면 안에 피사체를 넣는 것이다. 풍경 사진이다.
롱샷이라는 인생 관점으로 자신의 과거를 본다면 어떻게 보일까? 과거는 돌이킬 수 없는 지나간 시간이 아니라 현재 연장선으로 보이지 않을까? 미래까지 연결된 과거를 볼 수 있지 않을까? 롱샷 관점은 지금 모습이 과거 실수의 결과가 아니라 탁월한 선택이라고 믿고 과거를 재조정하는 것이다. 미래, 현재, 과거를 한 장의 그림으로 보는 것이다. 비극이 희극이 될 수 있도록 과거와 현재 그리고 미래를 연결할 수 있다.
인생 비유에서 가장 최고라고 할 수 있는 것은 아인슈타인의 자전거 비유다.
“인생은 자전거를 타는 것과 같다. 균형을 잡으려면 움직여야 한다.”
나는 아들에게 자전거를 가르칠 때 이 말을 사용하면서 거들먹거리면서 쓴 적이 있다.
[자기다움] 강좌에서 [인생은 미완성] 프로그램이 있다. 인생은 미완성은 이진관 가수가 부른 가요의 제목이다.
인생을 살 때 두 가지를 선택해야 한다. 인생을, 미완성을 진행할 것인가? 아니면 완성할 것인가? 청년기와 지금부터 시작이라고 믿는 40대들은 완성형을 지향한다. 그러나 중장년 자기다움에서는 대부분 인생은 미완성이라고 고백한다.
[인생은 미완성]
인생은 미완성은 대충 만들어서 좋은 것이 좋은 것이다라고 말하는 것이 아니다. 나의 인생은 미완성이지만 브랜드로 그 완성형을 넘겨준다는 휴먼 브랜드 의미다. 이 부분은 앞으로 집중적으로 다루도록 하겠다.
이 과정에서 사람들에게 [인생은 무엇과 같다]라는 이름으로 글을 쓰는 프로그램이 있다.
여기서 무엇은 1) 자신의 직업 2) 자신이 좋아하는 것
3) 자신이 잘하는 것 4) 자신이 하고 싶은 것을 넣어서 설명하는 시간이다.
앞서 인생과 브랜드를 예로 들었던 것처럼, 자신의 업에 충실했던 사람은 우리가 볼 수 없고 상사할 수도 없는 유사성을 뽑아낸다. 하지만 자신의 업을 치열하게 살지 않았던 사람은 인공지능이 인생은 골프와 비슷하다고 말할 것처럼 남의 이야기를 한다.
중장년 목적연합 유니타스 라이프
Unitas Life for Midlife, 중장년의 삶은 나이 듦에서 나듦으로 변화됩니다. 유니타스라이프Unitas Life의 라이프L.I.F.E는 Learning Innovation For Evolution입니다. 평생 학습이 아니라 인생 혁신입니다.
www.unitaslife.net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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